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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15일. 제주 핀크스 골프클럽에서 열린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SK텔레콤 오픈에서 남자 골프 역사에 길이 남을 명승부가 나왔다. 54세의 최경주와 41세의 박상현이 20대와 30대 선수를 제치고 연장에서 우승을 다퉜다.
이날의 승부를 지켜 본 함정우는 “경기를 보면서 민망함을 감추지 못했다. 선배들은 저렇게 잘하는데 ‘나는 뭐했지’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라며 “그날 두 선배의 경기에서 경험이 돋보였고, 존경스러웠다”라고 말했다.
김민규도 “그 대회에서 컷 탈락해 집에서 TV를 통해 연장 경기 장면을 봤는데, 체력적으로 힘들어하면서도 그런 상황을 극복하고 우승을 만들어 내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라며 “극적인 장면을 만들어 내는 모습에서 경험이 돋보였고 50대에도 그런 경기력을 발휘하는 게 놀라웠다”라고 되새겼다.
최경주는 2차 연장 끝에 박상현을 꺾고 우승해 KPGA 투어 역대 최고령 우승(만 54세) 신기록을 작성했다.
2일 개막에 앞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한 최경주는 “후배들이 칭찬하니 민망하다”라며 “5월의 우승은 사실 기대하지 못했다. 연장에 갔을 때는 상대가 누군지도 모를 정도로 그만큼 정신이 없었다. 그만큼 정신이 없었고 체력적으로 힘이 들었으나 그런 상황을 모두 극복하고 우승을 만들어 낸 것은 골프 인생에서 가장 감동적이었고 기적이 일어난 순간이었다”라고 돌아봤다.
후배들로서는 최경주의 우승을 막아야 하는 숙제가 생겼다. 또 우승을 내준다면 체면을 구길 수밖에 없다.
함정우는 “이번 대회에서도 최경주 선배는 강력한 우승후보다. 그러나 러프가 길어 정확하게 쳐야 하고 운도 따라야 할 거 같다”라며 “경기하다 보면 러프에 안 갈 수가 없다. 하지만, 공이 러프에 들어가도 칠 수 있는 상황이냐 아니냐가 중요하다. 그러니 운도 따라야 할 거 같다”라고 예상했다.
장유빈은 장타를 앞세운 공격적인 공략을 우승 전략으로 꺼냈다. 그는 “멀리 쳐 놓고 짧은 웨지로 공략하는 게 유리할 거 같다”라며 “과감하게 공략하겠다”라고 다른 전략을 밝혔다.
후배들의 도전을 받는 최경주는 “2번 홀만 해도 오르막 경사에 490야드에 이르는 긴 파4 홀이다”라며 “아마도 첫 홀부터 마지막 72번째 홀까지 단 한 홀도 긴장을 늦출 수 없을 것이다. 경기 내내 두려움을 해결할 수 있는 능력과 코스를 잘 따라가며 경기를 풀어가는 능력 그리고 잘 참고 인내하는 전략이 중요하다”라고 쉽지 않은 승부를 예상했다.
최경주는 3일 시작하는 1라운드에서 오후 12시 40분에 장유빈, 함정우와 함께 1번홀에서 티샷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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