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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조덕제가 영화 ‘26년’의 첫 무대인사에서 건넨 인사말이다. 조덕제는 ‘26년’에서 ‘그 사람’의 곁울 지키는 충성스러운 비서실장 마상렬 역을 맡았다. 연기 생활 만 20년째, 연극과 영화에서 갖가지 역할을 맡았지만 가장 무게감 있는 캐릭터를 맡은 게 ‘26년’이다. 그의 인사말을 들은 동료 배우는 “‘26년’을 말하는 것인지, 아니면 조덕제 자신의 이야기인지 궁금하다”고 농담을 건넸다.
“영화적으로든, 개인적으로든 오래 기다린 셈이죠. 좋아하는 일이라 힘든지 모르고 연기만 했는데, 좋은 캐릭터를 만나 기뻐요.”
조덕제는 직장을 다니다 우연하게 연기에 발을 디뎠다. 1993년 서울로 출장을 왔다가 조정래 작가의 소설 ‘태백산맥’이 영화화된다는 소식에 무작정 영화사를 찾았다. 하지만 연기를 배우고 도전하라는 제작진의 말에 소개받은 극단에 들어가면서 배우 생활을 시작했다. 극단 성좌를 시작으로 극단 골목길의 창단 멤버로 활동하는 등 10년 남짓 연극 무대에서 내공을 키웠다.
“‘26년’에 출연한 건 참 행운이었죠. 마상렬 역할이 영화 속에서 하나의 반전을 주는 인물인데요. 굵직한 배우 몇몇이 거론됐으나 출연이 무산되면서 제가 덜컥 따내게 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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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덕제는 최근 대학에 입학했다. 만으로 44세의 나이에 서울문화예술대학교 연극영화과에서 연기 이론과 실제의 공부를 시작했다. 그동안 독학으로 연기를 하다보니 체계적으로 관리할 필요성을 느꼈기 때문이다. 가끔 새로 연기를 시작하는 신예들에게 노하우를 전달할 때도 실제뿐 아니라 이론도 겸비하는 게 좋다고 여겼다.
“연극과 달리 영화에서 제 성에 차는 캐릭터를 찾기 어려웠어요. ‘26년’을 만나 그 갈증을 풀었죠. 앞으로 쉼없이 대중과 함께하는 배우로 오랫동안 자리를 굳히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