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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보다 화려하고 빛났던 선수 인생을 마무리한 ‘추추트레인’ 추신수(42)는 유쾌했다. 얼굴에는 미소가 가득했다. 다른 선수들처럼 아쉬움의 눈물은 찾아볼 수 없었다. ‘충분히 할 만큼 했다’는 후련함이 가득해 보였다.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를 선언한 추신수는 7일 인천 연수구 송도에 위치한 한옥호텔 경원재 앰배서더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선수 인생을 마친 소감을 전했다.
최근 어깨 수술을 받아 보호대를 하고서 무대에 오른 추신수는 “야구선수에서 일반인으로 돌아온 전 야구선수 추신수입니다”고 인사해 웃음을 자아냈다.
추신수는 “미국에서 활약할 때 밤잠 설치면서 응원해준 팬들에게 정말 감사드린다”며 “한국에 돌아와 기대만큼 성적을 내진 못했지만(한국에서 보낸 4년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시간이었고, 한국 야구에 대해 많은 것을 배웠다”고 말했다.
은퇴를 결심한 결정적 계기는 부상이었다. 성공적인 선수 인생을 보낸 추신수는 부상에 대한 얘기가 나오자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그는 “마지막 시즌 부상 때문에 많은 경기에 나가지 못했다”며 “경기에 못나가니 선수로서 미련은 끊어야 한다는 것을 스스로 인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부상으로 1년 동안 힘든 시간을 보내다보니 경기장에 나가고 싶은 마음아 사라졌다”며 “다른 선수에게 기회를 주고 싶고 할 만큼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사실 부상은 추신수와 떼려야 뗄 수 없는 동반자나 다름없다. 화려했던 선수 인생 만큼이나 부상 이력도 화려했다. 특히 MLB 텍사스 레인저스에서 전성기를 누리던 2016년에는 종아리, 햄스트링, 손목 골절, 허리 피로골절 등 온갖 부상이 잇따라 찾아왔다. 그 해 출전 경기수는 겨우 48경기에 불과했다.
추신수는 “내게 왜 이런 상황이 계속될까 원망도 해봤다. 차라리 시간이 지나면서 부상이 올거면 한 번에 오는게 낫다는 생각도 했다”며 “부상이 없었던 해가 없었고 재활 기간을 다 합치면 3년이 넘는다고 하더라. 내게 부상은 훈장같은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추신수는 자신의 선수 인생을 돌아보면서 “야구를 처음 시작한 9살부터 마지막 타석까지 기억을 되짚어보니 입가에 미소가 지어지더라”며 “내가 원했던 만큼은 아니더라도 내가 좋아하고, 사랑한 야구에 대해선 24시간을 잘 쓴거 같아 후회없다. 내 자신에게 ‘그동안 고생했고, 잘 살았다’라고 얘기해주고 싶다”고 밝혔다.
이날 추신수의 은퇴 기자회견에는 SSG랜더스를 대표하는 투타 간판 김광현과 최정이 참석해 직접 꽃다발을 선물했다.
김광현은 “추신수 선배는 내가 미국에서 돌아온 2022년 내게 국내 복귀를 가장 강하게 요청했던 사람이었다. 내 복귀 기자회견에서 꽃다발을 주기도 했다”며 “추신수 선배, 제2의 인생을 응원하겠다”고 말했다. 최정은 “대스타. 대선배와 한 팀에서 야구할 수 있어서 영광이었다”며 “나중에 내가 은퇴할 때 꽃다발 주러 오셨으면 좋겠다”고 너스레를 떨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