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달시 파켓(가운데)가 17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독립영화를 대상으로 한 ‘들꽃영화상’ 제정과 관련된 기자회견에 나섰다. 이날 기자간담회에는 김미연 사무국장(왼쪽부터), 오동진 운영위원장도 함께했다.(사진=고규대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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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스타in 고규대 기자] 한국에서 생활한 지 16년, 그 사이 한국인 여성과 결혼했다. 무엇보다 그의 사랑은 한국 영화다. 해외 유력 매체에 글을 기고하고, 한국 영화에도 여러번 출연했다. 달시 파켓(42)이 그 주인공이다.
달시 파켓이 17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미국에는 인디펜던트 스피릿 어워즈, 영국은 브리티시 인디펜던트 필름 어워즈 같은 독립영화상이 있는데 한국은 독립영화축제는 있지만 시상식이 중심인 행사는 없다”면서 “저예산·예술영화의 발전을 위해 ‘들꽃영화상’을 제정한다”고 밝혔다. 이날 간담회에는 달시 파켓 들꽃영화상 조직위원장, 이동진 운영위원장, 김미연 사무국장이 자리했다. 달시 파켓은 “어려운 환경에서 왕성하게 피어나는 한국 독립영화를 알린다는 의미로 영화상 이름을 지었다”고 말했다.
파켓 조직위원장은 그동안 국내 인디 영화를 가장 먼저, 가장 많이 봤다고 자평했다. 한국에 상업영화만이 알려져 있어 작지만 의미있는 영화를 발굴하고 정기적인 상영회를 갖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기회가 닿는다면 국내 도시 순회 상영전, 해외 상영전 등도 열 예정이다. 파켓 조직위원장은 은 “몇 차례 한국 인디 영화에도 출연한 적이 있다. SNS를 통해 저와 뜻을 같이하는 영화 마니아들과 비정기적으로 상영회를 갖다가 시상식을 여는 게 어떨까 생각이 발전하게 돼 영화상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들꽃영화상 1회는 다음 달 1일 서울 중구 문화예술산업융합센터에서 열린다. 최우수작품상, 남녀 주연상 등 9개 부문을 시상한다. 최우수작품상 후보에는 ‘가시꽃’ ‘러시안 소설’ ‘명왕성’ ‘사이비’ ‘잉투기’ ‘잠 못 드는 밤’ ‘지슬-끝나지 않은 세월2’ 등 7편이 올랐다. 후보작의 조건은 지난해 극장 개봉한 저예산 독립영화로 관객과 영화 전문가 150여 명으로 구성된 평가단이 후보작을 선정한다. 수상작은 평가단과 다른 영화제 프로그래머들이 참여한 종합평가 70%, 관객의 온라인 투표 결과 30%를 합산해 결정한다. 영화상 운영위원회에는 오동진 영화평론가과 이현정 감독이 참여한다.
파켓 위원장은 미국 매사추세츠 주 출신으로 인디애나주립대 대학원에서 러시아 문학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1997년 고려대 영어강사로 한국에 온 그는, 그동안 한국 영화에 빠져들어 한국 영화를 소개하는 웹사이트(www.koreafilm.org)를 개설하기도 했고 2001년 한국인 연 모씨와 결혼까지 했다. 지금까지 직접 영문 번역하거나 감수한 한국 영화는 ‘괴물’ ‘마더’ ‘살인의 추억’ 등 100여 편에 이른다. 영국 영화지 ‘스크린 인터내셔널’의 평론가, 우디네극동영화제와 산세바스티안영화제의 컨설턴트로 활동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