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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기억 못 하는 제 노래 가사를 다 외우더라고요. (웃음). 음악적으로 탄탄한 실력을 갖추고 있는 데다가 긍정적인 마인드로 일하는 동생이라 함께 활동하는 게 즐거워요. 누구보다 제 목소리를 잘 아는 친구라 믿고 음악 작업을 맡기고 있고요.”(김조한)
솔리드 출신인 ‘R&B 대디’ 김조한과 UV 멤버이자 음악 프로듀서인 뮤지(Muzie)가 듀오 슬로우 모션(Slow Motion)으로 뭉쳤다. 프로젝트 음원 제작을 위한 일회성 협업이 아닌 지속적인 활동을 위한 팀을 결성한 것이란 점에서 이목을 끈다.
이미 시너지가 검증된 조합이다. 김조한은 2017년 UV와 ‘조한이 형’이라는 노래를 합작해 큰 호응을 얻은 바 있다. ‘조한이 형’은 UV 특유의 B급 감성과 위트를 가미한 곡이었지만 슬로우 모션의 음악은 ‘웃음기 제로’다. 최근 서울 강남구 역삼동 브랜뉴뮤직 사옥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한 김조한과 뮤지는 “1990년대 블랙 뮤직 하면 떠오르는 클래식한 R&B, 힙합 음악이 슬로우 모션이 지향하는 음악 색깔”이라고 입을 모았다.
“국내 음악계에서 자주 접하기 어려운, 그 시절 저희 세대가 좋아했던 음악을 떠올리게 하는 감성의 노래들을 꾸준히 들려 드리고 싶어요.”(김조한)
“꼭 1990년대가 아니더라도 클랙식함을 가지고 있는 장르는 다 도전해보려고 해요. 뉴잭스윙이나 마이애미 하우스도 괜찮을 것 같고요.”(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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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의 작사, 작곡을 맡은 뮤지는 “리듬과 가사 모두 슬로우 잼의 오리지널리티한 느낌을 살리려고 했다”고 강조했다. “로맥틱하면서 야릇한 러브송”이라고 곡을 소개한 김조한은 “그동안 주로 선보여온 곡들이 R&B 창법으로 부른 발라드곡에 가까웠다면 이번엔 정말 정통 R&B다. 오랜만에 이런 스타일의 곡을 부를 수 있게 돼 기쁘다”고 만족감을 표했다.
‘몇번이나’의 러닝타임은 무려 5분이 넘는다. 정확히 5분 28초. 3분만 넘겨도 러닝타임이 긴 노래 축에 속할 정도로 짧은 음악을 내놓는 게 대세가 된 흐름 속 슬로우 모션의 파격적인 도전이 흥미롭게 여겨진다.
“서사와 메시지, 연주가 있는 음악이 어느 순간부터 사라져 버린 것 같아서 안타까웠어요. 모든 게 짧아지는 시대에 여유를 가지고 긴 호흡으로 감상할 수 있는 곡이 하나쯤은 있어야 하지 않나 하는 생각으로 작업했어요. 한국에서 나온 슬로우 잼 중 오리지널리티를 갖춘 첫 곡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노래라고 감히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뮤지)
“예전에 솔리드 노래 러닝타임이 5분이 넘었었죠. 당시 라디오 PD분들이 길다고 안 틀어 줄까 봐 4분 59초라고 말했던 기억도 나네요. (웃음). 사실 이번에 ‘몇번이나’를 라디오 에디트 버전으로 따로 제작할까도 고민했는데 아무리 생각해봐도 자를 곳이 없어서 냅뒀어요. 그만큼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인 곡이에요. 숨소리 하나까지도 세심하게 신경 쓰며 녹음했습니다.”(김조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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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V로 함께 활동하는 (유)세윤이 형에게 제일 먼저 음악을 들려줬는데 비속어를 섞어가면서 너무 좋다고 해주더라고요. (웃음). 세윤이 형은 누구보다도 제가 이런 음악을 하길 바랐던 사람이기도 해요.”
김조한과 뮤지는 KBS 2TV ‘불후의 명곡’, SBS 파워 FM ‘두시탈출 컬투쇼’ 등 여러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하며 슬로우 모션 홍보에 한창이다. ‘불후의 명곡’에서는 한해의 지원사격 속 우승을 거머쥐는 기쁨도 누렸다.
뮤지는 “일단 잡혀 있는 방송 출연과 공연을 즐긴 뒤 다음 달부터 신곡 준비에 돌입해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김조한은 “아무리 열심히 해도 안되는 게 있는 반면 UV와 함께 한 ‘조한이 형’처럼 편하게 해도 잘 되는 게 있다”며 “슬로우 모션도 느낌이 좋다. 저는 신인 가수 발굴 작업을 하고 있고 뮤지는 UV를 비롯한 다양한 활동을 진행 중인데, 각자의 활동 또한 계속해나가면서 즐겁게 슬로우 모션 활동을 병행해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천천히 가면 빨리만 가려고 했을 때 못 보고 지나친 것들을 볼 수 있잖아요. 슬로우 모션의 음악이 모든 걸 빨리빨리 해내야 하는 치열한 삶에서 잠시 소울의 힐링이 되어주는 존재가 되었으면 합니다.”(김조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