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럴림픽]장애인 육상 간판 전민재, 女200m 아름다운 4위

  • 등록 2021-08-29 오후 2:32:03

    수정 2021-08-29 오후 2:32:03

29일 오전 일본 도쿄 신주쿠의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2020 도쿄 패럴림픽 육상 여자 200m(스포츠등급 T36) 결선에서 전민재가 결승선을 통과하고 있다. 전민재는 31초17 기록으로 4위를 차지했다.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한국 장애인 육상 간판 전민재(44·전북장애인체육회)가 여자 200m 결승에서 시즌 베스트 기록을 세우고도 4위에 만족해야 했다.

전민재는 29일 일본 도쿄 신주쿠의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2020 도쿄 패럴림픽 여자 육상 200m(T36) 결선에서 31초17을 기록, 다섯 번째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하지만 먼저 들어온 니콜 니콜라이치크(독일)가 실격(DQ) 판정을 받아 최종 4위를 차지했다.

전민재는 2012년 런던 대회에서 100m·200m 은메달, 2016년 리우 대회에서 200m 은메달을 목에 걸면서 한국을 대표하는 장애인 육상스타로 떠올랐다. 이번 대회에서 동일 종목 3회 연속 메달 획득에 도전했지만 아쉽게 뜻을 이루지 못했다. 하지만 이날 세운 기록은 이번 시즌 자신이 기록한 가장 좋은 기록이었다.

전민재는 다섯 살에 뇌염을 앓고 뇌성마비 1급 판정을 받았다. 한때 ‘스무 살까지만 살겠다’고 어머니에게 편지를 쓸 정도로 깊은 좌절을 겪기도 했다. 하지만 특수학교를 다니던 2003년 육상을 접하면서 삶이 달라졌다. 트랙에서 희망을 발견하면서 새로운 인생이 시작됐다.

뇌병변 장애로 원활한 의사 표현이 어려운 전민재는 지난 리우 패럴림픽에서 은메달을 딴 후 “주변에서 ‘넌 못할 거야, 넌 메달을 딸 수 없어’라고 비아냥거릴 때면 눈물을 삼키며 포기하지 않고 훈련했다. 응원해 준 모든 분께 감사하다. 웃는 미소가 예쁜 전민재 선수가”라는 내용의 편지로 소감을 전해 감동을 전한 바 있다.

전민재는 다음 달 1일 여자 100m(T36) 예선에 출전해 다시 한번 3개 대회 연속 메달 획득에 도전한다. 장애인 육상에서 T는 트랙, F는 필드를 뜻한다. 알파벳 옆 숫자는 선수들의 장애 유형과 정도를 뜻한다. T11∼13(시각), T20(지적), T32∼38(뇌병변), T40∼47(절단 및 기타-스탠딩), T51∼54(척수 등 휠체어), T61∼64(사지결손 등) 등으로 종목을 세분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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