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조민정 기자] 메모리 반도체 재고가 정점을 찍고 가격 반등 소식이 나오고 있지만, 수요 회복이 더뎌지면서 이번 3분기에도 실적 개선을 기대하긴 어렵단 전망이 나왔다. 다만 공격적인 감산 전략으로 반도체 가격이 상승하고 AI 반도체 수요가 커지면서 올해 4분기부터 본격적인 반도체 업턴(상승 국면)으로 전환될 것으로 관측된다. 내년엔 반도체 시장이 완전한 정상 국면에 접어들면서 가파른 상승세를 보일 전망이다.
| (사진=게티이미지) |
|
18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메모리 시장은 D램을 중심으로 가격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한 주 동안 DDR5는 1.4%, DDR4 8Gb는 2.8% 상승하면서 DDR3와 DDR4의 5개 상품군 가격을 지수화한 D램익스체인지의 DXI는 전주 대비 3.8% 상승했다. DXI는 메모리 반도체 업황·가격 추이를 보여주는 지수다.
D램 가격 상승은 메모리 반도체의 강도 높은 감산으로 재고조정이 이뤄진 데 따른 현상이다. 재고조정 마무리 국면에도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가 D램과 낸드의 강도 높은 감산 기조를 유지하면서 고객사들이 반도체 가격 상승을 수용한 셈이다. 현재 수요가 부진한 상황 속에서도 올해 4분기 말 메모리 반도체 수급 불균형이 해소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반도체 업계가 고객사를 상대로 가격 인상을 요구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최근 삼성전자는 대형 스마트폰 고객사에 공급하는 메모리반도체 가격을 약 10~20% 인상했다. 이달 들어 스마트폰과 PC업체의 반도체 재고조정이 마무리되면서 고객사도 최근 1년간 70% 이상 급락한 메모리 반도체 가격을 고려해 가격 조정을 수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D램과 달리 낸드플래시의 가격 상승은 다소 지연되면서 본격적인 업계의 실적 개선은 낸드 가격도 함께 반등하는 올 4분기부터 나타날 전망이다.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4분기 D램, 낸드의 고정거래 가격은 2021년 3분기 이후 2년 만에 동시에 상승하며 4분기부터 반도체 업체들의 실적에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낸드의 경우 가격 반등세를 보이는 제품 수는 적지만 수급 균형이 맞춰지면서 사이클을 회복할 예정이다.
올해 연말 정상 수준으로 회복하는 반도체 재고에 따라 반도체 사이클은 내년부터 크게 개선될 전망이다. 특히 삼성전자는 내년부터 AI 서버 응용처를 확대하면서 이에 최적화된 GDDR7, CXL, PIM 등 차세대 메모리 제품의 생산을 본격화할 예정이다. AI 서버 수요의 증가하는 상황 속에서 삼성전자가 향후 신규 고객사를 확대하는데 강점으로 활용할 수 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연말로 갈수록 반도체 재고가 자연스럽게 줄어들 수밖에 없어 감산 정책이 지속되는 상황에 따라 더 이상 낮은 가격에 거래를 제시할 필요가 없다”며 “스마트폰과 PC 업체들의 재고 조정 마무리와 부품 구매 확대로 반도체 고정거래 가격은 올해 4분기 2년 만에 상승 전환할 것”이라고 밝혔다.
| SK하이닉스의 HBM3와 삼성전자 HBM-PIM 제품사진. (사진=각 사)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