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윤원 전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장(現비즈대표)은 최근 대전 장동 일자리경제진흥원 내 비즈(주) 사무실에서 이데일리와 만나 이렇게 밝혔다. 그는 원자력연구원 선임연구원을 거쳐 원자력안전기술원 원장을 지낸 국내 원전 안전·규제 분야 최고 전문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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캘리포니아주는 처음 원전에 부정적이었으나 여름철 폭염으로 전력 수요가 급증하고 재생에너지 전환에 속도가 나지 않자 주 전력 생산의 약 9%를 차지하는 이 원전의 수명을 연장하기로 했다. 디아블로 캐니언 원전 2기는 각각 가동 면허가 2024년 11월과 2025년 8월에 만료된다.
박 전 원장은 “미국은 우리나라의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처럼 공공기관이 아닌 개인 사업자가 원전을 운영한다”며 “그런데도 이번에 이례적으로 주정부와 의회가 나서서 한화 약 1조5000억원의 보조금을 주면서까지 사업자를 설득해 계속운전을 결정했다. 국익과 안전을 우려하는 여론 사이에서 유연한 정책적 결정을 한 셈이다”고 했다.
디아블로 캐니언 원전 사업자인 퍼시픽가스앤일렉트릭(PG&E)은 환경단체 등의 반대와 신재생에너지 수급에 따른 출력제한이 많아 사업성이 없자 지난 2016년 시설을 2024년~2025년까지만 운영 후 폐쇄하기로 했다. 그러다가 이번 주 정부의 요청에 따라 계속운전 방침으로 전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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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전 원장은 “지난 정부가 정책적으로 폐로를 결정하면서 한수원과 원자력안전위원회(KINS), 원자력안전기술원 등 관계기관에서 계속운전 신청도 심사도 못 하는 상황이 됐다”며 “현 정부들어 친(親)원전 정책으로 기조가 변하면서 밀렸던 서류가 한 번에 들어오면서 통상 2년 걸리는 심사 기간도 늘어질 수밖에 없게 됐다”고 말했다.
1983년 4월 9일 상업 운전을 시작한 국내 세 번째 원자력발전소 고리 2호기는 운영 허가가 만료돼 작년 4월 40년 만에 발전을 중단했다. 문재인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지난 2019~2020년 계속운전 절차에 착수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당시 운영허가 만료 2~5년전(현행 5~10년전) 계속운전 신청 후 허가받았다면 재가동이 가능했다. 계속 운전은 예상 수명에 도달한 원전의 안전성을 평가해 문제가 없으면 운전을 계속하는 것을 말한다.
박 전 원장은 향후 원전 계속심사를 위해 정지사태가 계속 발생한다면 에너지수급에 반드시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원전 정지에 따른 에너지수급에 대응하기 위해 액화천연가스(LNG) 등으로 대체해야 하고 늘어난 비용은 국민이 떠안게 될 것”이라며 “에너지안보가 흔들리는 것은 물론 탄소중립으로의 전환도 늦어질 수 있다”고 했다.
에너지업계에 따르면 2030년까지 최초운전허가 만료 10기의 실효용량 8.45GW(기가와트)는 2030년 목표 용량의 약 6.5% 수준으로 계속운전 미시행 시 △전기화 수요 △데이터센터 및 반도체·AI 산업 확대 등의 지속적인 수요 증가에 대한 공급 불안전성이 대폭 증가할 전망이다.
우리나라 계속운전안전성 평가기준은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권고한 주기적안전성평가(PSR)에 미국 운영허가 갱신기준인 주요기기수명평가, 방사선환경영향평가를 추가 적용해 평가받고 있다.
박 전 원장은 마지막으로 “원전 계속운전은 현재 10년 주기로 가동 원전의 안전성을 평가하는 PSR 제도하에서 운영되고 있는데 계속운전이라는 절차가 중요한 인허가 단계인 만큼 PSR과 분리해 별도의 규정으로 외국과 같이 20년까지 한 번에 승인하는 방안이나, PSR 제도 아래에 계속운전을 유지한다면 최소한 승인시점부터 10년의 운영기간을 인정해주는 방식으로 제도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박윤원 전 원장은…
△1957년생 △서울사대부고 △서울대 공과대학 학사·석사 △프랑스 에꼴쌍트랄대 기계공학 박사 △IAEA 원자력규제협력포럼 의장 △OECD·NEA 원자력규제자위원회 부의장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장 △한국압력기기공학회장 △KAIST 원자력 및 양자공학과 위촉교수 △UAE 연방원자력안전규제청 국제자문위원 △비즈(주) 대표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