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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계약은 SK이노베이션과 SK온, 경영참여형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MBK파트너스와 글로벌 PEF 운용사인 블랙록, 카타르투자청(QIA) 등으로 이뤄진 MBK컨소시엄으로부터 8억달러(약 1조500억원)규모로 투자받을 예정이다.
SK온은 이와 함께 한국투자PE·이스트브릿지컨소시엄을 통해 투자를 논의 중이던 사우디국립은행(SNB) 자회사 SNB캐피탈로부터 최대 1억4400만달러(약 1900억원)를 투자 유치할 전망이다. 두 채널을 통해 1조2400억원 규모의 투자 유치를 일궈낸 것이다. 이번 투자 유치 과정에서 SK온의 기업가치는 약 22조원으로 평가됐다
SK온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재무적 투자자 유치를 추진해왔다. 당시에도 글로벌 PEF 운용사들과 투자 유치를 진행했지만, 막판 논의 단계에서 이견을 보이면서 협상을 마무리 짓지 못했다.
SK온은 글로벌 PEF 대신 한투PE와 이스트브릿지 등 국내 운용사를 중심으로 자금 유치를 받기로 했다. SK온은 올해 3월까지 이들 컨소시엄을 통해 1조2000억원을 조달했으며, 모회사 SK이노베이션에서 2조원을 투자받으면서 총 3조2000억원을 확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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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를 고려 중인 입장에서는 밸류에이션 책정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연일 관심이 치솟는 전기차 배터리 업종에서 디스카운트 된 밸류에이션으로 투자 유치에 나선 SK온을 바라보는 시각이 바뀌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미국 정부의 IRA(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 시행에 따른 국내 자동차 업계와의 의기투합도 긍정적인 분위기 조성에 한몫했다는 평가다.
현대차그룹과 SK온은 총 6조5000억원을 투자해 오는 2025년 하반기 가동 목표로 미국 조지아주 바토우 카운티에 연간 35기가와트시(GWh) 규모의 전기차 배터리셀을 생산할 수 있는 합작공장을 설립할 계획이다. 현대차그룹과 SK온이 투자 총액의 50%를 절반씩 부담하고, 나머지 50%는 합작법인의 차입으로 조달한다.
1년 가까운 시간이 걸리긴 했지만, 목표 이상의 결과를 거둔 SK온의 투자 유치를 보면서 ‘시장 분위기가 이렇게 중요하다는 걸 다시금 알게 됐다’는 평가가 적지 않다.
한 자본시장 관계자는 “지난해 가을만 하더라도 전기차 배터리 업종을 보는 견해가 갈렸던 게 사실이다”며 “연초 들어 해당 섹터를 보는 분위기가 달라진 결과 4조원 넘는 자금 유치에 성공한 원동력이 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