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학원 강사로 일하는 김모(49)씨는 부부 맞벌이 소득이 적은 편이 아님에도 부모 봉양과 자식 양육으로 자기계발에 ‘투자’할 경제적 여력은 많지 않다고 했다. 김씨 부부가 국민연금, 연금저축 등 노후준비를 위해 쓰는 돈은 월 수입의 10% 수준이라고 했다.
김씨만이 아니다. 주부인 김모(55)씨는 “우리는 마지막으로 부모를 봉양하고, 처음으로 자식에게서 봉양을 못 받는 세대”라고 탄식했다. 이데일리가 29일 심층 인터뷰한 4050세대 10명은 대체로 이러한 인식을 갖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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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문화·소통 면에서도 ‘낀 세대’의 애로를 토로했다. 거슬러가면 전쟁까지 겪은 부모세대와 디지털시대에 태어난 자녀세대의 간극이 너무 큰데, 그 사이에서 입지가 어정쩡하단 것이다. 고등학교 교사인 김모(45)씨는 “집안일이 힘들다고 하면 친정엄마는 ‘나 때는 세탁기도 없었다’고 하는 식으로 말하셔서 답답한데, 중고생 딸들은 나는 모르는 신조어와 은어를 쓴다”며 “부모세대는 우리한테 ‘어디 말대꾸하냐’고 혼냈지만, 우린 자녀들에 그랬다간 큰일난다”고 했다.
실제로 이데일리가 한길리서치에 의뢰해 지난달 1~5일 전국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벌인 ‘세대 의식 국민 조사’ 결과, 4050대 응답자 중 ‘평소 위 또는 아래 세대와 대화나 소통에서 어려움을 경험한다’고 답한 비율은 80%였다. 2030대(66%), 60대 이상(72%)보다 높다.
이들은 자기 자신을 돌볼 여력은 부족하지만, 노후 대비를 위한 경제력과 건강 관리 및 자기계발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이데일리 설문조사에서 4050세대가 존경하는 노인상은 △꾸준한 자기계발, 관리를 하고 새 도전을 하는 모습(27.4%) △젊은 세대와 소통하며 자신의 주장을 바꾸는 모습(26.2%) 등으로 나타났다. 전문직 종사자 이관병(56)씨는 “4050세대의 자기계발이란 심리적으로 타인을 존중하고 관용으로 대하는 ‘소프트웨어(정신)적인 성장’”이라며 “낯선 것을 틀린 것으로 치부하지 않고 받아들일 준비가 된 노인으로 늙고 싶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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