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스마트폰 결산]중저가·자급제 뜨고 폴더블도 반짝

코로나19에 '가성비' 급부상…5G폰도 중저가 제품↑
샤오미 애플 제치고 3위…삼성·LG ODM 비중 확대
실속형 소비 추세에 자급제+알뜰폰 조합 주목
불황에도 고가 폴더블폰 선전…내년엔 롤러블폰도
  • 등록 2020-12-21 오전 8:26:16

    수정 2020-12-21 오전 8:26:16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스마트폰 시장 역시 올해의 키워드는 ‘코로나19’였다. 경기침체로 중저가폰이 판매 늘었으며, 매장 폐쇄·이동제한 등으로 온라인 채널의 비중이 늘었다. 폴더블(접히는)폰은 불황을 타지 않는 프리미엄 제품군의 입지를 다지며 가능성을 입증했다.

애플이 지난해 출시한 보급형 ‘아이폰SE’는 올해 상반기까지 세계 각국에서 인기를 끌었으며, 삼성은 지난 5월 ‘중저가폰 갤럭시A51’의 5G폰을 50만원대에 출시하기도 했다. (사진= 각사)


코로나19 불황에 중저가 제품군 확대…‘가성비’가 대세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은 12억6000만대로 지난해보다 11% 줄어들 전망이다. 이는 SA가 올해 2분기 코로나19 사태 발생 이후 예상했던 전망치(11억9000만대)보다 다소 상향조정된 수치다.

이는 각국에서 소비 진작을 위해 시장에 지원금을 풀고 3분기 들어서며 억눌린 소비가 폭발하는 펜트업 효과 덕분이다. 여기에 제조사와 통신사들이 코로나19에 대응해 제품 가격을 낮추고 할인정책을 시행한 점도 주효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올해는 어느때보다 중저가 스마트폰의 출시가 많았다. 최근 몇년간 스마트폰의 성능이 상향 평준화되고 디자인까지 대동소이해지면서 이른바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따지는 경향이 강해지는 추세에 코로나19에 따른 불황이 겹쳐서다.

5G폰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80만~100만원대의 프리미엄폰으로만 출시됐으나, 올해 초부터 몸값을 낮추기 시작하더니 최근에는 샤오미를 비롯한 중국 브랜드를 중심으로 출고가 기준 40만원 안팎의 5G폰도 속속 출시되고 있다. 삼성전자(005930)LG전자(066570)는 제조자생산방식(ODM)비중을 늘리며 중저가 제품군을 확대했다.

지난해 애플이 4년만에 출시한 보급형 스마트폰 ‘아이폰SE’는 올해 상반기까지 베스트셀링 제품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으며, 삼성은 ‘갤럭시S20’ 시리즈의 보급형 모델인 ‘갤럭시S21 팬에디션(FE)을 출시하기도 했다. 올해 3분기에는 샤오미가 애플을 제치고 3위(출고량 기준)에 올라서기도 했다.

올해 1분기 미국, 인도, 중국 스마트폰 온라인 시장 온·오프라인 판매 비중.


온라인 채널 비중 증가…국내에선 ‘알뜰폰+자급제폰’ 주목

제품 판매 측면에서는 세계적으로 온라인 채널의 비중이 증가했다. 락다운(이동제한) 조치가 시행되며 코로나19 여파가 가장 컸던 2분기 이후에도 확산세가 좀처럼 잡히지 않으면서 오프라인 유통채널은 크게 위축됐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올해 글로벌 휴대폰 시장에서 온라인 판매가 차지하는 비중은 23%로 지난해(20%)보다 3%포인트(p)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 2~3년 간 휴대폰의 온라인 판매 비중은 큰 변화없이 유지돼 왔으나, 올해는 코로나19로 언택트(비대면) 소비가 늘어나면서 온라인 판매 비중이 늘어날 것이란 분석이다

국내에서는 자급제폰이 주목받기도 했다. 이동통신사의 요금제의 상품과 연계되지 않은 자급제폰은 통신사 보조금은 받지 못하지만, 요금제나 사용기간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 구매시 부담이 상대적으로 크지만 통신사 가입시 25% 요금할인(선택약정할인)이 가능해 장기적으로 보면 저렴한 요금제와 장기가입 할인 혜택까지 챙길 수 있어 오히려 이익인 경우가 많다.

자급제폰의 비중은 세계적으로는 70%에 달하지만 국내 시장에서는 2012년 첫 도입한 이후 줄곧 한 자릿수대에 머물렀다. 올해는 약 12%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자급제폰이 늘면서 이통3사에 비해 다달이 1만원 이상 통신요금을 절약할 수 있는 알뜰폰 가입자도 함께 늘었다. 알뜰폰 순증가입자는 지난 6월 5138명에서 9월에는 1만3039명으로 늘었으며, 11월에는 3만1674명으로 증가하며 크게 증가했다.

삼성이 상하반기 선보인 폴더블폰 갤럭시Z플립과 갤럭시Z폴드2(위), LG전자가 지난 10월 공개한 스위블폰 ‘윙’과 내년 상반기 출시할 롤러블폰 예상이미지. (사진= 각사, 레츠고디지털)


100만원 훌쩍 넘는 폴더블폰 인기…내년엔 롤러블폰 출시 기대

올해는 외형적인 면에서 스마트폰의 ‘변신’이 돋보이는 한해 이기도 했다. 지난해 삼성전자가 ‘갤럭시폴드’를 출시하면서 본격적으로 포문을 연 폼팩터(기기 형태) 혁신이 성과를 봤다.

불황으로 전체 스마트폰 시장이 침체된 올해 상반기에도 삼성이 첫 선을 보인 클램셸(조개껍데기) 형태의 폴더블폰 ‘갤럭시Z플립’은 50만대 가량 판매되며 전작을 뛰어넘었다. 판매량 자체로는 미미한 수준이지만 100만원대 중후반의 높은 가격대와 새로운 카테고리 제품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선방했다는 평가다.

하반기에는 삼성이 두번째 대화면 폴더블폰 ‘갤럭시Z폴드2’를 성공적으로 출시했으며, LG전자는 메인스크린을 회전시켜 ‘ㅏ’, ‘ㅗ’, ‘ㅜ’ 모양으로 사용할 수 있는 스위블폰 ‘윙’을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기능면에서는 큰 차이를 찾기 힘들어지면서 새로운 형태와 이를 기반으로 한 혁신적인 사용성을 내세우고 있는 것이다. 아직은 폴더블폰이 폼팩터 혁신의 선두에 서 있는 가운데 내년에는 화면이 돌돌 말리는 롤러블폰 등 새로운 형태의 스마트폰이 시장에 나올 예정이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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