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조기등판` 승부수…지방선거 성적표에 운명 좌우(종합)

윤 정부 견제 '일꾼론' 호소…전국 과반 목표 제시
광역 9곳 이상 승리시 당내 입지 물론 대권 행보 탄력
경기 사수 실패 등 수도권 패배, 정치 생명 타격 불가피
  • 등록 2022-05-08 오후 4:49:04

    수정 2022-05-08 오후 9:12:43

[인천=이데일리 이유림 기자] `정면 돌파`. 대선 패배 이후 두 달 만에 보궐 선거(인천 계양을) 출마 선언으로 공식 복귀를 알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이 내세운 명분은 `선당후사`였다. 이 고문은 8일 오전 인천 계양산 야외 공연장에서 연 출마 기자회견에서 “어려운 지방선거를 승리로 이끌기 위해 위험한 정면 돌파를 결심했다”고 강조했다. 자신의 출마를 향한 당 안팎의 곱지 않은 시선을 의식한 듯, 민주당이 처한 위기론을 방패막이로 삼은 셈이다. 전날 새벽까지 직접 작성한 것으로 알려진 회견문에는 `책임`이란 단어가 11차례나 등장할 정도로, 연고 없는 지역에 출마하는 `명분`에 신경을 쓴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이 8일 인천시 계양산 야외공연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6.1 보궐선거 계양을 지역구에 출마를 공식 선언하고 있다.(사진=국회사진취재단)


6·1 지방선거를 진두지휘하는 총괄 상임선거대책위원장직도 수락한 만큼, 원내 입성뿐 아니라 지선 성적표에 따라 자신의 정치적 명운도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이 고문은 “정치적 안위를 고려해 지방선거와 거리를 두라는 조언이 많았고, 저 역시 조기 복귀에 부정적이었던 것이 사실”이라며 “그러나 당이 처한 어려움과 위태로운 지방선거 상황을 도저히 외면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특히 “저의 출마를 막으려는 국민의힘 측의 과도한 비방과 억지 공격도 결단의 한 요인임을 부인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명분 없는 `방탄용 출마`”라는 국민의힘 측 공세를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정치적 고향`인 성남시나 경기도와 달리 연고가 없다는 점을 감안, 인천 계양을 `정치·경제 1번지`로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이 고문은 “판교 테크노벨리를 성공시킨 경험으로 100만 평에 이르는 계양 지구를 첨단 산업이 중심이 된 테크노벨리로 반드시 성공시키겠다”면서 “신속한 기업 유치, 양질의 일자리 창출 및 지역경제 활성화로 새로운 경제 중심, 제2의 판교 테크노벨리로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나아가 “경쟁이 아니라 전쟁 같은 대결과 증오, 실천 없는 말 잔치와 헛된 약속, 성찰 없는 기득권 정치를 극복해야 한다”면서 “견제와 균형 위에 효율 높은 잘하기 경쟁이 이뤄지는 실용·민생 정치로 바꾸라는 게 국민의 열망이다. 저의 모든 것을 던져 인천부터 승리하고, 전국 과반 승리를 이끌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보궐 선거 출마를 통한 조기 등판은 차기 대권 재도전이라는 계획을 실현하기 위해 원내 경험을 쌓고 당내 세력을 확장하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우선 인천 계양을의 경우 2004년 17대 총선 때 계양갑에서 분리된 뒤 민주당 후보가 내리 당선된 곳으로, 이 고문의 무난한 당선이 예상된다.

이에 따라 전국 과반 승리 여부가 승패를 가르는 첫 관문이 될 것으로 보인다. 광역단체장 17곳 가운데 9곳 이상의 당선을 끌어낸다면 윤석열 정부 초반 기선을 제압하고, 윤석열 당선인의 맞상대란 점을 다시 한번 각인시킬 수 있다.

하지만 경기 수성과 수도권 승리에 실패한다면, 당내 입지 축소는 물론 향후 정치적 생명도 장담할 수 없는 후폭풍에 시달릴 수 있다. 정권교체 여론이 워낙 높았던 탓에 대선 패배에도 `졌잘싸` 주장이 나왔지만, 지방선거까지 연거푸 패한다면 더 이상의 면피가 어려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민주당은 텃밭인 호남과 제주·세종 등 5곳의 승리를 유력하게 점치고 있다. 여기서 4곳 이상 추가로 민주당 깃발을 꽂아야 과반이 된다. 이와 함께 최대 승부처로 꼽히는 수도권(서울·경기·인천)에서 두 곳 이상 승리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 고문은 특유의 `일꾼론`을 내세워 지지를 호소했다. 그는 “국민의 대리인으로서 정치인은 민생에 유능해야 한다”면서 “그러기에 이번 지방선거는 견제와 균형, 잘하기 경쟁이 가능하도록 `심판자`가 아닌 `일꾼`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지방선거가 20여일 앞으로 다가온 만큼 선거 캠프 구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아울러 성남 분당을 지역구에 거주 중인 이 고문은 9일 인천 계양으로 주소지도 옮길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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