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지·할머니께 다가가는 법 알겠어요”

경기여고 학생회 9년째 겨울방학식 경로잔치
지역 노인들 반색 “이 맘 때면 항상 기다려”
  • 등록 2014-12-30 오후 3:19:40

    수정 2014-12-30 오후 3:19:40

30일 서울 강남구 개포동 경기여고에서 열린 경로잔치에서 지역 노인들이 학생들의 춤 율동을 보며 기뻐하고 있다. 경기여고는 올해로 9년째 겨울방학식에 맞춰 경로잔치를 열고 있다. (사진 = 조용석 기자)
[이데일리 조용석 기자] “매년 이맘 때면 기다린다니까. 해마다 겨울방학식 날짜가 다르니깐 전화해서 언제하나 물어봐. 손녀 같은 아이들 재롱을 보고 있으면 절로 힘이 나잖아.”

30일 오전 한적했던 서울 강남구 개포동 경기여고 식당에 트로트 리듬이 가득 찼다. 정체 불명의 트로트 음악은 경기여고 학생회가 주최하는 경로잔치에서 나는 소리다.

경기여고 학생회는 2006년부터 올해까지 9년째 겨울방학식에 맞춰 지역 어르신을 초청해 경로잔치를 열고 있다. 규모는 크진 않지만 매년 지역 노인들로부터 “언제 하느냐”고 문의 전화가 빗발칠 만큼 인기 행사다. 올해도 80여명의 어르신들이 경기여고를 찾았다.

행사를 이끈 김지윤(17) 경기여고 학생회장은 “지난해는 1970~1980년대 노래를 많이 불렀는데 반응이 생각보다 좋지 않았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올해는 ‘둥지’나 ‘굳세어라 금순아’처럼 어르신들이 더 잘 아실만한 옛날 노래로 준비했다”고 말했다.

행사에 참석한 어르신들은 손녀 같은 학생들의 다소 어설픈 트로트와 율동에도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흥에 겨운 어르신은 무대로 나와 학생들과 춤도 췄다. 김정숙(77)씨는 “손녀들이 정말 예쁘고 노래도 정말 잘한다”며 “아이들과 함께 춤추다보면 나도 젊어지는 것 같다. 매년 기다리는 행사”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학생들은 뿌듯함만큼 아쉬움도 컸다. 김 학생회장은 “내가 좀 더 숫기가 있고 활발했으면 더 재밌는 행사였을 텐데 아쉽다”며 “내년에는 활발한 학생회장이 뽑혀 어르신들과 더 재밌게 놀았으면 좋겠다”고 아쉬워했다. 이 학교 1학년생인 홍유나(16)양은 “우리 할머니께도 이렇게 다가가면 될 것 같다”고 뿌듯한 미소를 지었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57세' 김희애, 우아美
  • '쾅' 배터리 공장 불
  • 엄마 나 좀 보세요~
  • 우승 사냥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I 청소년보호책임자 고규대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