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출사표' 송영길, 송파구에 둥지…등 돌린 '강남 민심' 잡을까

1일 송영길 서울 시장 출마 공식 선언
민주당의 무덤 '강남 3구'…정면 승부
'누구나집' 프로젝트·용적률 500% 확대 실현하나
  • 등록 2022-04-01 오후 4:07:23

    수정 2022-04-01 오후 5:23:55

[이데일리 이상원 기자]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일 서울시장 출마를 위해 자신의 주소지를 서울 송파구로 옮겼다. 이번 대선에서 부동산 정책의 역풍을 맞은 `강남 3구` 중 하나로 옮긴 것인데, 부동산 민심이 결국 서울시장 선거에서 가장 큰 화두가 될 것이라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송영길(오른쪽)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달 30일 윤호중 비대위원장과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 송영길 페이스북)


송 전 대표의 `강남 3구`의 선택은 `서울 부동산 민심`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지난 3·9 대선에서 참패에 가까운 격차를 보인 `강남 3구`를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송 전 대표가 장남의 거주하고 있는 서울 모처로 주소를 옮길 것이라는 이야기도 있었지만, 부동산 문제를 정면에서 맞서겠다는 의미로 서울 송파구로 이전하기로 결정했다고 알려졌다.

`강남 3구`는 서울 25개 자치구를 통틀어 윤석열 당선인의 득표율이 높은 1·2·3위로 민주당의 최고 험지로 꼽힌다. 실제 `강남 3구`에서 윤 당선인과 이재명 전 후보의 표 차이를 보면 강남구는 12만9032표 서초구는 9만786표, 송파는 7만4676표로 세 지역구를 합산하면 총 29만4494표다. 두 사람 간 서울 전체 투표수 차이가 31만766표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강남 3구`의 비중은 95%, 사실상 당락을 좌우한 셈이다.

이렇듯 ‘민주당의 무덤’으로 평가 받은 지역에 송 전 대표가 자리를 잡은 이유는 부동산 정책 최전선에 뛰어들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특히 송 전 대표는 대표 정책인 `누구나집` 프로젝트를 서울에서 실현해 대선 패배의 가장 큰 요인으로 꼽히는 부동산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누구나집` 프로젝트는 집값의 10%만 먼저 지급하고 10년 동안 거주한 뒤 처음에 정한 집값으로 분양받을 수 있는 `송영길 표` 임대주택 정책이다. 시세보다 저렴한 임대료로 지낸 이후 10년 뒤 집값이 상승해 되팔 시, 이에 따른 차익도 벌고 장기적으로 `내 집 마련`의 꿈을 실현할 수 있는 정책이라는 게 그의 주장이다.

또한 일각에선 지난 대선 과정에서 주장한 재건축·재개발 용적률 500% 확대 방침 및 용적률 완화 시 추가 주택에 대한 세입자 분양 우선권 부여 등을 통해 중도 우파 표심을 끌어올 적임자라고 판단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한편 송 전 대표는 이날 오후 자신의 SNS를 통해 “서울시민이 됐다. 이제 누가 서울에서 승리할 수 있을지 당과 당원과 지지자들께서 판단하는 시간이 될 것”이라며 서울시장 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송 전 대표가 대선 패배 후 대표직을 내려놓은 지 22일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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