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중소벤처기업이 나아갈 길

  • 등록 2024-06-26 오후 4:39:37

    수정 2024-06-26 오후 4:39:37

[설윤 경북대학교 경영학부 교수] 혁신이론의 창시자인 슘페터는 지속적인 연구개발(R&D) 투자를 통한 기술의 응용과 확산, 즉 혁신이 산업 및 국가 경쟁력을 견인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경제성장에 대한 연구는 끊임없는 혁신 투자 및 기술진보를 통해 지속적인 성장이 가능함을 설명하는 이론적인 발전을 이뤘다. 이는 혁신으로 신제품이 기존 제품의 가치를 대체하는 슘페터의 창조적 파괴의 모형이며 기업의 혁신활동이 기술진보의 원천이고 지속적인 경제성장을 이끌 수 있음을 의미한다.

‘2023년 가장 혁신적인 기업 50’ 내 한국기업은 삼성전자가 유일하다. 포춘 글로벌 500대 기업의 우리나라 글로벌 기업 수는 2022년 기준 18개로 이는 1990년 11개와 비교해 증가했으나 전반적으로 글로벌 기업 순위는 하락하고 있다. 반면 중국은 1990년 1개 기업뿐이었으나 2022년에는 135개로 미국과 거의 동일한 글로벌 기업 수를 갖는 국가로 성장했다.

우리나라 중소·벤처기업 수는 2023년 기준 771만개로 주요국과 비교해 월등히 많다. 비중도 경제 규모보다 상당히 크다.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 사업예산은 2015년 17조 1000억원에서 2023년 35조원으로 8년 사이 두 배 이상 증가해 양적 팽창을 이뤘다.

하지만 중소기업정책이 중소기업의 혁신, 생산성, 수출에 집중했음에도 불구하고 한국기업의 혁신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1개국 중 30위, 노동생산성은 OECD 37개국 중 33위, 총수출 대비 중소기업의 수출 비중은 전체 수출의 18% 미만에 머물러 있다.

언제까지 중소기업정책이 시장과 분리돼 오로지 보호와 지원이라는 기존의 패러다임에 머물러 있을 것인가. 우리 경제는 현재 저성장에 머물러 있어 신성장 동력의 확보가 절실하다. 이에 따라 중소기업정책의 패러다임의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이미 100여년 전에 경쟁정책이 중소기업의 육성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에 대해 고민했다.

중소기업정책의 방향성을 논의할 때 경쟁정책의 목적과 관련된 논쟁은 중요한 시사점을 제시한다. 정책 패러다임은 과거 정부가 주도해 산업이 성장을 견인하는 산업정책으로부터 시장이 주도해 기업이 성장을 견인하는 기업정책으로 바뀌어야 한다. 현실적으로 정부정책은 시장을 쫓아갈 수 없으며 기업에 맞는 정책이 아니라 시장에 맞는 정책이 필요하다. 경쟁을 중심으로 기업정책에 맞는 새로운 형태의 정책변화가 필요하다.

파괴적 혁신을 주도할 세력은 중소벤처기업이다.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등과 같은 기존 정보기술(IT) 기업과 다르게 신생기업들은 새로운 그림을 깨끗한 백지에 그릴 수 있는 파괴적 혁신의 주도 세력이 될 수 있다. 이 중심에 우리나라 경제의 중추적 역할을 하고 있는 1849만 종사자로 구성된 771만개 중소벤처기업이 있다.

문제는 혁신이 끊임없이 진화하도록 이를 지속시키기 위한 원동력이 제공돼야 한다는 것이다. 파괴적 혁신이 안착하기 위해서는 초기 벤처기업이 일반적으로 경험하는 수익성의 고비를 넘겨 일정 수준 이상 시장 수요가 폭발하는 시점에 도달하기 위한 시간이 필요하다.

중소·벤처기업은 글로벌화를 통해 성장이 가능하다. 글로벌화는 수입과 수출의 자유로운 시장진입을 통해 기업의 자본, 노동 및 기술의 생산요소를 외국과의 연계를 의미한다. 이를 통해 한 국가의 기업이 아닌 다국적기업,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다. 끊임없는 혁신 그리고 글로벌화를 통해 중소기업에서 중견기업으로 궁극적으로 글로벌 기업으로의 성장이 필요하다. 글로벌 기업의 수가 증가할수록 우리 경제는 저성장을 벗어나 다시금 고성장의 길로 다시 진입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는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집중해야 할 현재 우리에게 가장 절실한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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