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송주오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대선 기간 선보였던 ‘어퍼컷 세리머니’를 26일 다시 손보였다. 대선 기간에는 더불어민주당과 경쟁자 이재명 후보(현 민주당 총괄선대위원장)를 향했지만, 이번에는 국정운영의 최고 책임자로서 ‘규제 혁파’를 외쳤다. 윤 대통령은 세종청사에서 근무하는 직원들과 간담회를 열며 스킨십을 강화했다. 그러면서 국무위원들에게는 ‘균형 발전’을 당부하고, 질병관리청을 방문해 포스트 코로나 시대 대응을 주문했다.
| 윤석열 대통령이 26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를 마친 뒤 직원들을 격려하기 위해 사무실을 둘러보다 직원으로부터 선물받은 글러브를 끼고 ‘어퍼컷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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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취임 후 처음으로 정부세종청사를 찾았다. 이곳에서 열리는 첫 정기 국무회의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윤 대통령은 지난 12일 추경 편성을 위해 임시 국무회의를 연 바 있다. 당시에는 국회 인준 문제로 한덕수 국무총리와 일부 부처 장관을 임명하지 못한 상황이어서 용산 대통령실 집무실에서 했다.
그는 이날 국무위원들에게 “어느 지역에 살든 상관없이 우리 국민 모두는 공정한 기회를 누려야 한다”며 “이것은 새 정부가 지향하는 공정의 가치”라고 힘줘 말했다. 윤 대통령은 “지방시대는 인구 절벽의 해법이기도 한 만큼 중장기 전략이 매우 중요하다”며 거듭 균형 발전 국정철학을 공유했다. 이날 첫 국무회의는 오전 10시에 시작해 11시24분께 종료됐다.
회의를 마친 윤 대통령은 세종청사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을 격려하기 위해 발걸음을 옮겼다. 윤 대통령이 세종청사 1동 4층 국무조정실 기획총괄정책관실 사무실을 도착했을 때 직원들은 사전에 준비한 케이크와 박수로 맞이했다. 여자 직원으로부터 꽃다발을 받은 윤 대통령은, 남자 직원에게는 빨간색 야구 방망이를 선물로 받았다. 평소 야구를 좋아하는 윤 대통령을 위한 맞춤형 선물이다. 윤 대통령은 “감사하다”며 즉석에서 방망이를 직접 휘두르는 자세를 취하기도 했다. 이를 선물한 직원은 “국정운영 홈런 치시라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경제조정실 직원들과 만났을 때는 빨간 권투장갑 한 쌍을 선물로 받았다. 윤 대통령은 선물한 직원과 한쪽씩 나눠 끼고 트레이드 마크인 어퍼컷 세리머니를 했다. 그는 “규제 혁파”라고 외치며 “경제조정실 화이팅”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어 조소연 정부청사관리본부장과 함께 옥상정원을 방문해 세종시의 행정중심복합도시(행복도시) 안내도 등을 살펴본 뒤 정부세종컨벤션센터 연회장으로 이동해 MZ 세대 공무원 36명과 간담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윤 대통령은 “세종시에서 근무하는 여러 부처의 사무관 여러분을 만나 뵙게 돼서 정말 반갑고 기쁘다”라며 “정부를 인수하면서 걱정도 많이 했는데 여러분을 보니까 걱정 안 하고 다리 쭉 뻗고 자도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의 세종 방문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그는 질병관리청을 방문했다. 윤 대통령은 이곳에서 겨울철 코로나 재유행을 대비한 ‘과학방역’을 논의했다. 윤 대통령은 “국민들께서 우려하지 않도록 방역에 한 치의 빈틈이 없어야 한다” 고 하면서 “국민이 신뢰할 수 있는 과학 방역체계를 조속히 마련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립보건연구원의 바이오뱅크로 이동해 국가 바이오 빅데이터 구축사업 진행 상황을 점검했다. 윤 대통령은 바이오 뱅크 사업의 정부 투자를 늘리겠다고 약속하며 직원들을 격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