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갑다, 세·투·아 '밀리언셀러'… 모처럼 꽃피운 K팝 음반시장

4월 음반 판매 숨통… 한달새 94% 껑충
세븐틴 베스트앨범 318만장 판매 '음반킹'
아이브, 걸그룹 중 유일한 '밀리언셀러'
월간 판매량 올해 첫 1000만장 돌파
'음반 밀어내기' '앨범깡' 논란은 걸림돌
  • 등록 2024-05-23 오전 6:00:00

    수정 2024-05-23 오전 6:00:00

(그래픽=이미나 기자)
[이데일리 스타in 김현식 기자] 모처럼 훈풍이다. 톱 아이돌 그룹들이 침체된 K팝 음반 시장에 활력을 더했다. 판매량 100만장을 넘긴 ‘밀리언 셀러’ 음반을 만들어낸 그룹들의 활약 속 4월 월간 음반 판매량(이하 한국음악콘텐츠협회 집계 기준)은 올해 처음으로 1000만장 고지를 넘어선 1293만장으로 집계됐다.

세븐틴·투바투·아이브 나란히 ‘밀리언 셀러’

보이그룹 세븐틴과 투모로우바이투게더 그리고 걸그룹 아이브가 ‘밀리언 셀러’를 만들어낸 주인공이다. 이들 중에선 세븐틴의 음반 파워가 가장 거셌다. 세븐틴은 베스트 앨범 ‘세븐틴 이즈 라이트 히어’(17 IS RIGHT HERE)로 318만장의 판매고를 올렸다. 이전 발매작들의 판매량까지 합치면 세븐틴 홀로 달성한 4월 월간 판매량만 328만장이 넘는다. 4월 톱400 앨범 내 세븐틴의 점유율은 25.4%로 나타났다.

신작이 아닌 그간의 활동을 집대성한 베스트 앨범으로 호성적을 거뒀다는 점이 눈에 띈다. 베스트 앨범은 수록곡이 많아 정규앨범보다 가격이 2배가량 비싼 데다가 신곡 수가 적어 팬들이 지갑을 잘 열지 않는 편이다. 그럼에도 세븐틴은 300만장이 넘는 판매고를 올리며 지난해 총 1000만장이 넘는 음반을 판매한 ‘K팝 음반킹’ 다운 저력을 발휘했다.

투모로우바이투게더는 미니 6집 ‘미니소드 3: 투모로우’(minisode 3: TOMORROW)로 186만장의 판매고를 달성했다. 지난해 발매한 앨범 두 장이 모두 초동 판매량(발매 후 일주일 간의 음반 판매량)만으로 200만장 이상 팔렸던 걸 감안하면 판매량이 다소 줄었으나 여전히 괄목할만한 성적이다.

아이브는 미니 2집 ‘아이브 스위치’(IVE SWITCH)로 166만장의 판매고를 올리며 걸그룹 중 유일하게 ‘밀리언셀러’ 달성에 성공했다. 이들은 최신작 3장을 연달아 ‘밀리언셀러’ 음반으로 만들어내며 뉴진스, 에스파와 함께 4세대 아이돌계를 이끄는 대표 걸그룹 주자로서의 존재감을 보여줬다. 이밖에 각각 68만장과 47만장의 판매고를 올린 5세대 아이돌계 신예인 보이그룹 보이넥스트도어와 걸그룹 베이비몬스터의 활약도 눈에 띈다.

아이브(사진=스타쉽엔터테인먼트)
음반 시장 숨통 트였지만… ‘음반 밀어내기’ 논란 지속

K팝 음반 시장은 지난해 연말부터 성장세가 한풀 꺾인 흐름을 보였다. 특히 아이돌 그룹들의 음반 초동판매량이 전작보다 떨어지는 추세가 뚜렷하게 관측돼 우려 시선이 나왔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수년간 이어진 초동판매량 과열 경쟁으로 인해 팬들의 피로감이 누적된 결과가 수치 감소로 나타난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올해 1~3월 누적 음반 판매량은 지난해보다 약 350만장이 줄었다. 이 가운데 톱 아이돌 그룹들의 활약이 돋보인 4월 음반 판매량 수치가 지난달 대비 94.3%, 지난해보다 22.3% 증가해 숨통이 트였다. 1~4월 누적 음반 판매량은 3150만장이 되면서 작년에 육박하는 수준으로 회복했다.

5월에는 아이브와 함께 ‘톱 걸그룹’으로 통하는 뉴진스와 에스파가 새 앨범을 발매한다. 뉴진스는 24일 싱글 ‘하우 스위트’(How Sweet)를, 에스파는 27일 첫 정규앨범 ‘아마겟돈’(Armageddon)을 낸다. 이들의 활약 여부는 5월 음반 시장 흐름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된다.

‘음반 밀어내기’ 논란 이슈가 지속하고 있다는 점은 걸림돌이다. ‘음반 밀어내기’는 아이돌 그룹들의 소속사가 음반 판매처와 모의해 초동 판매량 물량을 끌어안은 뒤 추후 진행하는 팬 사인회 등을 통해 해당 물량을 털어내는 방식을 뜻한다. 최근 민희진 어도어 대표가 모회사 하이브와 벌이고 있는 경영권 분쟁 관련 기자회견에서 공론화하면서 화두로 떠올랐다. 민 대표의 공개 발언 이후 ‘음반 밀어내기’뿐만 아니라 포토 카드만 갖고 음반을 버리는 행위, 이른바 ‘앨범깡’ 현상에 대한 문제 제기 또한 재점화했다.

김진우 써클차트 수석연구위원은 “5월에는 세븐틴 수준의 막강한 음반 파워를 지닌 그룹의 앨범 발매가 예정돼 있지 않아 판매량 회복세가 계속 이어질 거라고 장담하긴 어렵다. 음반 상술 문제에 따른 여론 악화로 자정 분위기가 형성된 점도 변수”라면서 “아직은 K팝 음반 시장이 과도기를 거치고 있는 상황”이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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