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남북 여자축구 보도 중 한국을 ‘괴뢰’로 표기[아시안게임]

  • 등록 2023-10-04 오전 10:24:56

    수정 2023-10-04 오전 10:24:56

한국을 ‘괴뢰’라고 표기한 북한 방송 장면(사진=연합뉴스 / 조선중앙TV 화면)
[이데일리 스타in 주미희 기자] 북한이 지난달 30일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북 여자 축구 8강전 결과를 보도하면서 우리나라를 ‘괴뢰’라고 표기했다.

조선중앙통신과 노동신문은 지난 1일 전날 북한의 승리로 끝난 남북 여자 축구 경기를 보도하면서 그동안 한국을 지칭하던 ‘남조선’ 대신 ‘괴뢰팀’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북한 주민이 시청하는 조선중앙TV 역시 지난 2일 이 경기 결과를 전하면서 “경기는 우리나라(북한) 팀이 괴뢰팀을 4-1이라는 압도적인 점수 차이로 타승한 가운데 끝났다”고 보도했다.

괴뢰는 꼭두각시놀음에 나오는 여러가지 인형을 뜻한다. 북한에서 ‘괴뢰’는 “제국주의를 비롯한 외래 침략자들에게 예속돼 그 앞잡이 노릇을 하면서 조국과 인민을 팔아먹는 민족 반역 집단”을 뜻한다. 주로 한국을 비난하는 선전전에서 미국에 휘둘리는 집단으로 비하할 때 사용하는 표현이다.

지난해 카타르월드컵처럼 북한은 공식적인 국제 스포츠 무대에서 한국 대표팀을 ‘남조선’이라고 불러왔으며 이처럼 ‘괴뢰팀’이라고 지칭한 과거 사례는 찾아보기 어렵다.

북한이 이례적으로 스포츠 경기에서까지 ‘괴뢰팀’ 표현을 쓴 것은 최근 남북 관계가 악화한 상황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북한 여자축구 대표팀 리유일 감독은 같은날 열린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북측’이라는 표현에 대해 “북측이 아니고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다. 시정해달라. 그렇지 않으면 (질문에) 답하지 않겠다”고 말한 바도 있다.

또 북한은 3일 한국 대표팀에 패배해 은메달을 획득한 전날 탁구 여자복식 경기와 관련해서는 자국 선수(차수영·박수경)만 언급하고 한국팀은 아예 거론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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