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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오후 현재 tvN 예능 ’유퀴즈‘ 공식홈페이지 시청자 게시판은 프로그램 폐지를 요구하는 항의성 글로 2만 개 넘게 도배돼 있다. ’유퀴즈‘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출연시키고 지난해 청와대와 김부겸 국무총리, 이재명 전 경기도지사의 출연 제안엔 거부했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다. 문제는 MC로 프로그램을 이끄는 출연진 유재석의 책임론과 해명을 요구하는 내용의 항의 게시글과 온라인 커뮤니티 악성 댓글들도 난무하고 있다는 점이다.
‘유퀴즈’의 출연진은 현재 유재석과 조세호 MC 2명이지만, 비난의 화살은 조세호 대신 유재석에 모두 쏠리는 상황이다.
이에 안테나는 지난 25일 공식 입장을 통해 “소속 아티스트를 대상으로 인터넷에 유포되고 있는 악의적인 비방과 성희롱, 허위사실 유포, 인신공격, 명예훼손 게시글과 악성 댓글에 법적으로 강경히 대응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어 “지속적인 악성 게시물로 인해 아티스트뿐 아니라 팬 분들의 정신적 피해까지도 우려되는 상황으로 판단돼 당사는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이미 내부적으로 수집한 자료들을 기반으로 악성 게시물을 작성한 이들을 대상으로 법적 조치를 준비 중”이라며 “향후 발생하는 소속 아티스트들에 대한 명예 훼손 등의 추가 피해 사례들에 대해서도 합의 없이 가능한 법률적 조치를 지속적으로 취할 예정”이라고도 강조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부겸 총리가 각기 다른 이유로 ‘유퀴즈’ 출연을 제작진에 제의했지만, 제작진이 이를 거절한 사유로 ‘유재석이 정치인의 출연을 부담스러워 한다’는 점을 꼽았다는 점이 뒤늦게 알려져 역풍을 맞았다. 해당 발언이 총리실을 통해 알려지면서 유재석의 해명도 듣기 전에 이는 기정사실화됐다. 당시 총리실 관계자는 “제작진으로부터 유재석이 (정치인 출연에) 상당히 부담감을 느낀다는 답변을 받았고 우리도 더는 제안을 진행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여기에 26일 이재명 전 경기도지사의 전 비서관을 지낸 A씨가 페이스북을 통해 이재명 전 지사 측도 ‘유퀴즈’ 출연을 제안한 적이 있지만 같은 이유로 무산됐음을 폭로하며 논란은 악화일로를 걷는 중이다. A 전 비서관도 제작진이 이 전 지사의 출연을 거절한 이유로 ‘프로그램 진행자가 정치인 출연을 극도로 조심스러워한다’는 부분을 내세웠다고 주장했다.
‘유퀴즈’ 제작진은 이에 지난 22일 이데일리에 유재석이 섭외 과정에 전혀 개입한 적이 없다고 입장을 밝혔지만, 논란은 현재 진행형이다. 제작진은 이데일리에 “MC는 제작진의 섭외에 일절 개입하지 않고 제작진 또한 MC에게 선택의 부담을 주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방송 송출의 주체인 CJ가 여전히 입을 닫고 있어 의구심만 증폭시키고 있다.
유재석이 데뷔 이래 지금까지 사생활에 관한 구설에 단 한 번도 시달린 적이 없는 점도 그를 향한 날선 반응에 한몫한다. 유재석은 여러 정권을 거치면서 일반 예능은 물론, 다양한 공익 예능에 출연해 대중과 벽 없이 소통하는 국민 MC로서 수십년 간 활약했다. 사생활에 대한 소문이 일절 없는 것은 물론, 그 어떤 공식석상에서 정치적 신념이나 색깔을 드러낸 적이 없다. 매년 차별 없이 다양한 계층과 연령, 취향, 성별, 생각을 존중하는 생각을 담은 그의 연말 시상식 대상 소감도 늘 화제였다.
한 업계 관계자는 “유재석이 실제 부담을 느껴 (정치인들의 유퀴즈 출연을) 거절했는지는 이제 더이상 중요하지 않다”며 “대중의 신뢰와 개인의 노력으로 쌓은 유재석의 정치적, 사회적 흠결 없는 이미지가 당사자의 의지와 관계없이 특정 계기 하나로 무너져 내린 것을 향한 막연한 화풀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