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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브로커’로 지난달 열린 제75회 칸국제영화제에서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송강호가 연기에 대한 굳건한 의지를 보였다.
송강호는 8일 ‘브로커’로 진행한 화상 인터뷰에서 “영화제 출품을 위해서 또 상을 받기 위해서 연기하는 배우는 아무도 없을 것”이라며 “영화라는 작업은 관객과 소통이 가장 소중하고, 좋은 작품으로 많은 관객과 만나고 싶은 게 제 유일한 목표다”고 강조했다. 결과보다 과정에, 수상의 성취보다 관객과의 소통에 더 의미를 두고 싶다는 게 그의 마음이다.
송강호는 2006년 ‘괴물’(감독주간)을 시작으로 2007년 ‘밀양’(경쟁 부문) 2008년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비경쟁 부문) 2009년 ‘박쥐’(경쟁 부문/심사위원상) 2019년 ‘기생충’(경쟁 부문/황금종려상) 2021년 ‘비상선언’(비경쟁 부문) 그리고 올해 ‘브로커’까지, 칸국제영화제에 한국 영화인으로는 가장 많은 초청을 받았으며, 한국 남자배우로는 처음 수상하는 기록을 세웠다. 이에 대해 송강호는 이창동 박찬욱 김지운 봉준호 그리고 고레에다 히로카즈 등 함께 작업한 거장과 행운에 공을 돌렸다. 그는 “훌륭한 분들과 동지로서 작업을 할 수 있었다는 것이 큰 행운”이라고 말했다. 이어 “영화라는 것이 우리의 삶과 이웃, 자신을 표현하고 연구하는 작업”이라면서 “(감독들이) 송강호처럼 평범하게 생긴 사람의 이야기를 하고 싶지 않았을까, (내가) 잘 생기지 않았기 때문인 것 같다”며 웃었다.
송강호에게 남우주연상을 안긴 ‘브로커’는 베이비 박스를 둘러싸고 관계를 맺게 된 이들의 예기치 못한 동행을 그린다. 송강호는 극중 베이비 박스에 놓인 아기 우성을 키워줄 부모를 찾아주려는 상현을 연기했다. 그는 선과 악이 미묘하게 교차하는 인물을 섬세하게 표현해내며 생명의 소중함을 얘기하는 영화의 메시지를 선명하게 받친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송강호가 이 영화의 출발점이었다” “봉준호 감독의 말대로 현장에서 송강호 덕분에 안심하고 촬영할 수 있었다”고 할 만큼 그에 대한 신뢰가 컸다. 송강호는 “일본인 감독이니까 뉘앙스 같은 디테일을 놓칠 수 있어서 그런 부분만 얘기했을 뿐인데 고레에다 감독이 자꾸 ‘도움을 받았다’고 좋게 말해줘서 민망하다”며 “고레에다 감독은 거장인데 어떤 권위도 갖고 있지 않은 덕장이었다. 덕분에 너무 즐겁고 행복하게 작업할 수 있었다”고 고레에다 감독에 대한 존경심을 나타냈다.
송강호의 스크린 복귀는 ‘기생충’ 이후 3년 만이다. 올해는 ‘브로커’뿐 아니라 오는 8월 ‘비상선언’, 그 이후에‘1승’의 개봉도 앞두고 있어 바쁜 한 해를 보내야 한다.
‘브로커’는 8일 개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