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서 낙태 금지법 가능해졌다…전세계 찬반 논쟁 가열(재종합)

미 대법원, '로 대 웨이드' 판결 뒤집었다
"미 50개 중 중 절반 낙태권 박탈 가능성"
미 정치 공방 넘어 세계적으로 논쟁 가열
  • 등록 2022-06-25 오전 6:08:11

    수정 2022-06-25 오전 6:08:11

[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미국 대법원이 낙태를 헌법상 권리로 인정한 ‘로 대(對) 웨이드’ 판결을 49년 만에 뒤집었다. 연방 차원에서 보장했던 낙태권이 폐기되면서, 낙태를 금지하는 미국 내 주(州)들이 늘어날 전망이다. 이와 동시에 낙태를 둘러싼 논쟁이 전 세계적으로 번질 조짐이다.
미국 워싱턴DC에 위치한 연방대법원 앞에 ‘로 대(對) 웨이드’ 공식 폐기에 반대하는 시위대가 항의하고 있다. (사진=AFP 제공)


미국서 낙태 금지법 가능해졌다

2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 대법원은 임신 15주 이후의 낙태를 전면 금지하는 미시시피주 법의 위헌법률심판에서 6대3 의견으로 합헌 판결했다. 1973년 당시 대법원의 로 대 웨이드 사건 판결은 낙태를 공식 합법화한 판례였는데, 이를 무려 49년 만에 뒤집고 공식 폐기한 것이다.

대법원은 49년 전 당시 “태아가 자궁 밖에서 스스로 생존할 수 있는 시기(약 임신 28주) 전까지는 여성이 어떤 이유에서든 임신 중단 결정을 내릴 수 있다”고 판결했고, 이에 미국 내 각 주의 낙태 금지 입법은 사실상 사문화했다. 그러나 지난해 대법원이 로 대 웨이드 판결과 상충하는 미시시피주 법에 대한 심리에 들어가면서, 이번에 결국 판결이 뒤집혔다.

대법원은 “헌법은 낙태에 대한 권리를 부여하지 않는다”며 “헌법의 어떤 조항도 그런 권리를 보호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번 판결은 전체 9명의 연방 대법관 중 6명이 보수 성향으로 평가 받는 게 영향을 미쳤다. 반대한 대법관들은 소수의견을 통해 “헌법적인 보호를 상실한 수백만 미국 여성들을 위해 반대한다”고 했다.

이번 판결에 따라 낙태권을 인정할지 여부에 대한 결정권은 주 정부와 주 의회로 넘어가게 됐다. 대법원이 낙태권을 두고 헌법이 보장하는 권리가 아니라고 결정하면서, 미국 내 각 주들은 자체적으로 낙태 관련 입법과 정책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CNN은 “전체 50개주 가운데 절반은 낙태 권리를 박탈할 것으로 보인다”며 “이 중 6개주는 대법원 판결에 따라 시행하도록 조건부 규정을 담은 낙태 금지법을 이미 마련했다”고 전했다.

미 넘어 전 세계 찬반 논쟁 가열

이번 결정은 당분간 최대 정치 이슈 중 하나로 떠오를 전망이다. 특히 오는 11월에는 미국 중간선거가 예정돼 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당장 백악관에서 대국민 연설을 하면서 대법원의 결정을 두고 “슬프다”며 “대법원이 미국을 150년 전으로 되돌려 놓았다”고 규탄했다.

그는 “이번 판결이 싸움이 끝났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며 “오는 11월 중간선거에서 낙태권을 지지하는 후보를 선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또 “낙태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행정부가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지율이 사상 최악으로 떨어진 바이든 대통령 입장에서는 정치적인 이슈화에 적극 나설 유인이 높다.

반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폭스뉴스에서 “(이번 판결은) 헌법에 따른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른 공화당 소속 주지사들 역시 환영의 입장을 밝혔다.

미국을 넘어 국제사회까지 찬반 논쟁을 벌일 분위기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낙태는 모든 여성의 기본 권리”라며 “반드시 보호해야 한다”고 했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낙태권을 잃을 수 있는 수백만 미국 여성들에게 마음을 보낸다”고 비판했다.

이에 반해 교황청은 이번 판결을 환영했다. 교황청 생명학술원은 성명을 통해 “오랜 민주주의 전통을 지닌 큰 나라가 낙태에 대한 입장을 바꿨다는 것은 전 세계에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라고 썼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대국민 연설을 통해 대법원이 낙태를 합법화한 ‘로 대(對) 웨이드’ 판결을 49년 만에 뒤집은데 대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AFP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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