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지어 10년물과 3개월물간 역전까지 발생했다. 치솟는 인플레이션 탓에 연방준비제도(Fed)가 공격 긴축에 나서면서 침체 공포가 커지는 게 채권시장에 그대로 나타나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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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물-3개월물마저 금리 역전
26일(현지시간) 마켓포인트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현재 뉴욕채권시장에서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전거래일 대비 8.9bp(1bp=0.01%포인트) 하락한 4.021%에 거래됐다. 장중에는 3.995%까지 내렸다. 미국 10년물 국채는 글로벌 장기시장금리 벤치마크 역할을 한다.
같은 시각 2년물 금리는 4.424%를 나타냈다. 10년물보다 40bp 이상 높다. 연준 통화정책과 사실상 연동돼 움직이는 2년물 금리는 2007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에 있다. 단기적으로 볼 때 연준이 기준금리를 더 올릴 것이라는 관측이 여기에 반영돼 있다.
10년물과 2년물 역전은 7월 초 이후 거의 4개월째다. 그 폭은 높게는 50bp에 육박하고 있다. 닷컴버블이 월가를 덮친 2000년 이후 22년 만에 찾아온 채권시장의 위기 경고등이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심지어 3개월물 국채금리마저 10년물을 넘어섰다. 현재 3개월물 금리는 4.032%로 1.1bp가량 더 높다. 3개월물의 경우 이날 4.107%까지 올랐다. LPL 파이낸셜의 퀸시 크로스비 수석전략가는 “(10년물과 3개월물 금리 역전은) 경기 예측 도구로 매우 강력하다”고 말했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 초기인 2020년 2월말~3월 초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월가 일부 인사들은 10년물-2년물보다 10년물-3개월물을 더 유심히 지켜보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6~15개월 이후 경기 침체 시작”
이 때문에 일부에서는 연준이 긴축을 늦춰야 한다는 속도조절론이 비등하다. 연준은 다음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75bp 금리를 인상할 게 기정사실화돼 있다. 4회 연속 자이언트스텝을 밟는 것인데, 이는 역사상 가장 강경한 돈줄 조이기다. 심지어 오는 12월에도 75bp를 올릴 것이라는 관측이 적지 않다.
그 연장선상에서 이날 캐나다 중앙은행(BoC)은 인상 속도를 늦춰 주목 받았다. BoC는 통화정책회의를 통해 기준금리인 콜금리(overnight lending rate)를 기존 3.25%에서 3.75%로 50bp 올렸다. 월가 전망치(75bp 인상)보다 작은 폭이다.
BoC는 치솟는 인플레이션에 맞서 7월 100bp를 인상하는 파격을 선보였고 9월에는 75bp 올렸다. 주요국 가운데 금리 인상 속도가 가장 빨랐다. 블룸버그는 “캐나다 경제가 침체에 허덕이면서 금리 인상 속도를 예상 외로 낮췄다”고 전했다. 이날 BoC는 올해와 내년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을 각각 3.3%, 0.9%로 제시했다.
티프 맥클렘 BoC 총재는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긴축 종료에 가까워지고 있다”면서도 “아직 거기까지 도달하지는 못 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