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멱칼럼] 지방선거, ‘윤심’과 ‘명심’의 오징어게임

  • 등록 2022-04-11 오전 6:00:00

    수정 2022-04-11 오전 6:00:00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 대선은 끝났고 지방선거 열기가 부풀어 오르고 있다. 이제 50여 일 밖에 남지 않았다. 각 정당은 후보자를 공모하고 본격적인 경선 일정을 진행하고 있는 상황이다. 진영 간 치열한 다툼으로 끝이 난 대선 후유증이 아직 극복되지 않은 상태에서 지방선거를 향해 가고 있는 국면이라 대선 2차전 또는 대선 연장전으로 해석되고 있다. 지방선거는 대통령 선거와 국회의원 선거를 합친 숫자보다 더 많은 후보자들이 출마를 준비하고 있는 가장 대규모의 선거다. 지방권력 뿐만 아니라 지방 교육 행정 수장까지 선출하는 교육감 선거까지 포함하고 있어 사실상 우리 일상에 가장 영향을 많이 주는 자리가 선택받는 선거다. 한편 중앙 권력은 국민의힘이, 의회 권력은 더불어민주당이 쥐게 되었다. 그런 면에서 지방권력이 어느 쪽 승리가 되는지 여부에 따라 전체 판의 승부가 가려진다.

지방선거의 특별한 성격 탓인지 벌써부터 대선 대리전 성격이 농후하게 나타나고 있다. 국민의힘 소속으로 경기도지사 선거에 출마 의사를 내비친 후보들 사이에 ‘윤심’ 공방이 가열되고 있다. 유승민 전 의원이 출마의 뜻을 밝힌 직후 대체로 경기도는 유 전 의원을 중심으로 국민의힘 진용이 짜일 것으로 예상되었다. 하지만 윤석열 당선인 대변인이 출마 선언을 하면서 예측하기 힘든 경선이 될 전망이다. 정치적 관록과 경륜이야 유 전 의원이 차고 넘치겠지만 이번 대선이 윤석열 당선인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의 대리전 성격이 된다면 후보자 개인의 역량보다 ‘윤심’과 ‘명심’이 더 중요해진다. 국민의힘 경선 후보 초반 판세는 유 전 의원이 앞서가는 모습이다. 한길리서치가 쿠키뉴스의 의뢰를 받아 지난 2~3일 실시한 조사(경기1001명 유선전화면접 및 무선자동응답조사 표본오차95%신뢰수준±3.1%P 응답률9.6% 자세한 사항은 조사 기관의 홈페이지 및 중앙선거여론조사 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에서 ‘국민의힘 경기도지사 후보로 누구를 지지하는지’ 물어보았다. 전체 결과로 유승민 전 의원이 31.4%, 김은혜 의원이 11.8%로 나타났다. 국민의힘 지지층에서 유 전 의원이 44.1%, 김 의원이 20.5%로 나왔다. 여론조사 결과만 놓고 보면 초반 판세는 유 전 의원이 앞서고 있다.

그렇지만 조사 시점이 윤석열 당선인의 마음인 ‘윤심’이 작동되기 전이고 강용석 가로세로연구소 소장의 복당이 불허되기 전이므로 ‘윤심’이 김은혜 의원쪽으로 무게가 실리고 강용전 소장의 거취 판단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강 소장을 지지하는 표심이 김은혜 의원쪽으로 가게 되는 경우라면 판세는 더욱 접전 양상이 될 수도 있다. 이 과정에 가장 중요한 변수는 무엇보다 ‘윤심’이다. 당선인 신분에서 특정 후보를 공개적으로 지지하지는 않겠지만 경선 투표권이 있는 당원들이 무언의 영향을 받는다면 국민여론조사 영향보다 당원투표의 결정권이 더 커질 것으로 판단된다. 그래서 ‘윤심’이 더욱 중요해진다. 더불어민주당 역시 마찬가지다. 당내 5선 중진들이 경기도지사 선거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안민석 의원과 조정식 의원은 앞 다투어 이재명 고문과 ‘깐부’라며 친분을 과시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재명 고문의 마음인 ‘명심’은 김 전 부총리를 향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선거도 ‘윤심’과 ‘명심’의 치열한 전쟁이 예고되고 있다. ‘윤심’을 지원받게 될 현직인 오세훈 서울시장과 더불어민주당 후보 사이의 한판 승부다.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출마 후보로 거론되는 인물 역시 ‘명심’의 간택을 받아야 선거 경쟁력이 발동된다.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많은 논란에도 불구하고 서울시장 출사표를 썼다. 최재성 전 송파구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은 송 전 대표가 대선 패배를 책임지지 않고 서울시장 출마 선언을 한 것에 대해 ‘송탐대실’이라고 비꼬았다. 당내외 비판에도 불구하고 송 전 대표가 출마한 배경에 이재명 고문의 마음인 ‘명심’이 부각되고 있다. 이 고문의 동의 없이 송 전 대표가 출마 결심을 했을 리 만무한 까닭이다. 다른 지역이라고 사정은 다르지 않다. 원내대표를 희망했었던 김태흠 의원은 윤 당선인과 몇 시간 동안의 독대 이후 충남지사행을 선택했다. 공식적인 의사 표명은 없었다고 하더라도 ‘윤심’의 영향으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대선이후 정치권은 소통, 협치, 통합을 강조하고 있지만 선거를 앞 둔 시점에 국민들이 인식하는 정치판은 대결, 충돌, 갈등이 더 두드러지는 양상이다. 입으로는 민생을 최우선으로 강조하지만 지방선거를 앞두고 당리당략을 앞세우는 광경이 연출되고 있다. 여기에다 선거 성격이 국정 안정이냐 아니면 정권 견제냐하는 싸움판으로 변질되고 있다. 바야흐로 ‘윤심’과 ‘명심’이 충돌하고 대결하는 ‘오징어게임’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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