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멱칼럼]일하는 국회 만드는 법

  • 등록 2023-05-08 오전 6:15:00

    수정 2023-05-08 오전 6:15:00

[박영범 한성대 경제학과 명예교수]국회 정치개혁특위가 현재 300명인 국회의원의 정수를 늘리는 논의를 했다가 여론의 질타를 받고 없던 일이 됐다. 국민들은 국회의원 수를 현재보다 줄여야 할 뿐 아니라 국회의원의 급여도 삭감해야 한다고 보고 있는데 정반대로 간 것이다.

여론조사 기관 조원씨앤아이의 설문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2000명의 66.6%가 ‘의원 수와 세비를 모두 줄여야 한다’고 대답했다. 의원 정수와 세비를 전부 축소해야 한다는 의견은 지역, 연령, 성별, 이념 성향을 불문하고 높았다. 이어 ‘의원 수는 늘리고 세비는 줄여야’ 18.8%, ‘현재 수준 동결’ 6.9%‘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일 안하는 우리나라 국회에서 의원 수를 늘리는 논의를 한 다는 자체가 기가 막힐 노릇이다. 21대 국회는 ‘일하는 국회법’을 처리했으나 오히려 이전 국회들보다 일을 더 안하고 있다. 21대 국회의 상임위 회의 횟수가 19대 국회에 비해 16.8% 줄었다. 정부 부처를 소관하는 국회 12개 주요 상임위의 21대 국회 개의 이후 33개월간 회의 횟수는 19대 국회는 1695번 이었으나 20대 국회는 1439번, 21대 국회에선 1410번으로 줄어들었다.

의회가 고비용·저효율의 온상이라는 비판은 다른 나라에서도 마찬가지지만 그래도 다른 나라 국회들은 의원 정수를 줄이는 개혁을 하고 있다. 이탈리아는 2020년 315석의 상원을 200석, 630석의 하원을 400석으로 줄였다. 독일은 연방하원의원의 수를 736석에서 630석으로 줄였다. 영국은 상원 25% 감축, 프랑스 마크롱 정부는 상원 348석을 261석으로, 하원 577명을 433명으로 감축하는 개혁을 추진하고 있다.

우리나라 국회의원은 일반수당, 정근수당과 명절휴가비 등 상여수당, 입법활동비, 특별활동비를 받는다. 연봉(2022년 기준)은 1인당 국민총소득보다 3.4배 가량 높은 1억5400여 만원이다. 이 외에도 사무실 운영지원(의원차량 운행 유류비 지원, 의원차량 유지비, 식비)과 출장 교통지원, 입법 및 정책개발 지원, 보좌직원 급여를 지원받는다. 가족수당, 자녀 학비 보조수당도 받을 수 있다. 의원 1명당 최대 9명(인턴 포함)까지 채용할 수 있는 보좌진의 인건비를 합하면 의원 1명에게 들어가는 총 예산은 연간 약 7억 원이다.

국회의원들은 우리나라 경제력에 비해 과다한 보수를 받고 있다. 국회의원 1인당 보수는 1인당 국민소득(2021년 기준)이 우리나라보다 2배 가까이 높은 노르웨이, 덴마크, 스웨덴 보다 상당히 높다. 독일과 비교해도 1인당 국민소득은 우리나라보다 47% 높지만 의원 보수는 별반 차이 없다. 반면 국회에 대한 국민 신뢰도는 최하위이다. 한국행정연구원의 ’사회통합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2022년 국회 신뢰도는 24.1%로 2021년보다 10.3%포인트 떨어졌으며 조사 대상 공공기관 중 가장 낮았다.

국회의원 숫자를 줄여야 할 뿐 아니라 국회의원의 보수체계를 완전히 뜯어 고쳐 일하는 국회를 만들어야 한다. 현재 국회의원의 보수는 국회의원 재임기간, 나이, 역량과는 관계가 없다.

현재의 총보수 수준을 상한선으로 정한 후 기본급과 성과급으로 구분하고 성과급을 차등화해야 한다. 기본급은 역량이나 경력에 따라 차등화해야 한다. 경력을 고려한 호봉체계에 기준한 기본급을 지급해야 한다. 국회의원 평가를 위해선 공공기관장처럼 평가지표를 개발하고 평가단을 구성할 필요도 있다. 한발 더 나아가 무노동 무임금 원칙도 예외일 수 없다. 1심에서 유죄판결을 받아 교도소에 수감된 의원들부터 급여 지급을 중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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