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 문턱에서 희비 엇갈린 VC와 AC

[위클리IB]
코스닥 상장 추진했던 AC·VC, 희비교차
LB인베, 일반·기관 청약서 인기몰이
금감원 제동에 발목 잡힌 블루포인트파트너스
  • 등록 2023-03-25 오전 9:10:00

    수정 2023-03-25 오전 9:10:00

[이데일리 지영의 기자] 이번주 투자은행(IB) 업계의 이목은 국내 벤처캐피탈(VC) LB인베스트먼트 청약 성공 소식에 쏠렸다. LB인베스트먼트는 기관 및 일반투자자 청약에서 잇따라 흥행에 성공하면서 무난히 코스닥 시장 문턱을 넘을 수 있게 됐다. 최근 상장을 철회한 액셀러레이터(AC) 블루포인트파트너스 사례를 감안하면 주목할만한 성공 사례다.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사태로 국내 스타트업 및 투자사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는 상황에서 증시 입성 희비가 엇갈린 모양새다.



◇ 코스닥 입장권 따낸 VC, 밀려난 AC...LB인베·블루포인트파스너스 희비


LB인베스트먼트는 지난 20일~21일 양일간 진행한 일반 청약에서 3조4326억원의 증거금을 모았다. 총 청약건수는 13만 874건으로, 청약 경쟁률 1165.8대 1을 기록했다. 역대 상장 VC 중에서 가장 높은 청약 경쟁률로 기록을 경신했다.

앞서 진행한 기관 수요예측에서도 경쟁률 1298 대 1을 확보하며 희망공모가 최상단(5100원)을 달성하는 등 흥행에 성공한 바 있다. 기관 및 일반 청약에서 모두 성공한 LB인베스트먼트는 오는 29일 코스닥 시장에 입성할 예정이다.

VC인 LB인베스트먼트는 증시 문턱을 넘게 됐지만 AC인 블루포인트파트너스는 최근 끝내 상장 철회 고배를 마셨다. 블루포인트파트너스는 지난 17일 상장 철회 신고서를 제출했다. 지난 2020년에 IPO에 도전했다가 물러선 이후 두 번째다. 한국거래소의 심사 문턱은 넘어섰지만, 금융감독원의 AC 사업 모델에 대한 의구심을 걷어내지 못해 발목을 잡혔다.

블루포인트파트너스는 금감원 측에서 세 차례에 걸쳐 정정 요구를 받았다. 지난 1월 정정 요구에 응하기 위해 공모 일정을 연기하고 실적 비교군을 정정했다. 비교군을 정정하며 할인율도 기존 31.2~19.0%에서 30.3~19.0%로 낮춰 잡았다. 이에 따른 주당 희망공모가 밴드는 8500원~1만원대였다. 이어 지난 2월 두 번째 정정 신고에서는 투자 내역 및 평가이익 등 성과를 더 구체적으로 공개했지만 끝내 금감원의 눈높이를 맞추지는 못했다. 지난 7일~8일로 예정돼 있던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을 앞두고 끝내 세 번째 정정 요구를 받자 상장 철회로 돌아섰다.

벤처·스타트업 무너지면 투자사도 생존 위기

아직도 시장에 AC의 사업 모델에 대한 신뢰가 그리 두텁지 않은 상황에서 시장 여건까지 최악으로 치닫는 점이 악재를 더했다는 평가다. 지난해부터 고금리 여파에 시장 유동성이 줄어들면서 스타트업 및 벤처기업들의 몸값은 줄줄이 조정되고 있다. 비상장기업 몸값 조정에 투자사들의 평가 손실 급증을 우려할 수밖에 없는 처지다.

올해는 SVB 파산에 크레딧스위스(CS) 사태까지 대형 위기가 겹치면서 시장 불안이 더 가중돼 성장기업 투자가 사실상 ‘빙하기’를 맞았다. 신규 투자가 끊긴 시장에서는 ‘런웨이(추가 투자 없이 살아남을 수 있는 기간)’가 최대 화두로 떠오른 상태다. 매출을 낼 기반을 갖춘 후기 스타트업 및 벤처기업도 경영위기를 맞을 상황. 초기 스타트업은 더 버텨내기가 쉽지 않은 환경이라는 지적이다. 후기기업 투자가 상대적으로 많은 VC 대비 AC에 대한 평가가 더 박할 수밖에 없는 배경이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올해는 스타트업·벤처기업 생태계에서 구조조정 폭이 클 것이라는 점은 모두가 안다”며 “빙하기가 얼마나 갈지 모르지만, 피투자기업 포트폴리오에서 회생·구조조정 대상이 쏟아지면 그 투자사도 버티기 쉽지 않다“고 평가했다.

이어 “LB인베스트먼트에 대한 시장 반응이 나쁘지 않았던 건 VC 중에서도 올해 시장을 버텨낼 가능성이 있는 몇 안 되는 곳 중 하나였기 때문”이라며 “AC의 경우 초기기업 투자금 회수 불확실성으로 인해 도무지 좋은 평가를 받을 수가 없는 시기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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