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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F 2021]노벨상 석학 "美·EU, ESG 국제표준 주도해 中동참 압박해야"

[인터뷰]에릭 매스킨 미 하버드대 경제학 교수
"세금 우대 등 미·유럽 주도 ESG 표준화 시급"
"GDP 외에 ESG 포함 '포괄적 부' 규범 있어야"
"기후위기, 코로나처럼 국가간 불평등 키운다"
"국제사회서 중국의 화석 연료 감축 압박해야"
  • 등록 2021-06-17 오전 6:00:00

    수정 2021-06-17 오전 6:00:00

2007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에릭 매스킨(70) 미국 하버드대 경제학과 교수는 “중국이 빠른 시일 내에 화석 연료 사용을 줄일 수 있도록 국제사회에서 압박해야 한다”고 했다. (사진=하버드대 제공)
[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미국, 유럽연합(EU) 같은 국가에서 ESG(환경·사회·지배구조)를 지지해 국제적인 목표로 만들어야 합니다.”

2007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에릭 매스킨(70) 미국 하버드대 경제학과 교수는 15일(현지시간) 이데일리와 인터뷰에서 ESG 정책의 국제 표준화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정부에서 표준화를 주도해야 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세계적인 게임이론의 대가다. 환경을 보호하거나 양질의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려면 시장의 힘에만 의존하면 안 되고 정책 측면의 적절한 선택이 필요하다는 게 그의 이론의 핵심이다.

매스킨 교수는 23~24일(한국시간) ‘자본주의 대전환: ESG 노믹스’를 주제로 열리는 ‘제12회 이데일리 전략포럼’ 둘째 날 기조연설을 한 뒤, 김부겸 국무총리와 함께 대통령 직속 2050 탄소중립위원회 공동위원장을 맡고 있는 윤순진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와 기후 위기 대응을 위한 에너지 전환의 필요성에 대한 지혜를 공유한다.

“ESG 친화 기업에 세금 우대해야”

매스킨 교수는 ESG 표준화 추진에 적극 공감했다. 그는 “가장 중요한 건 중앙정부가 ESG 친화적인 행동에 대한 기준을 표준화해 그 기준을 준수하고 우수한 실적을 거두는 기업에 대해 보상 조치를 시행하는 것”이라며 세금 우대 등을 거론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탄소 배출량에 따라 기업에 세금을 부과하는 탄소세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며 “이렇게 하면 기업은 경제적인 이익을 위해 우수한 환경 정책을 시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같은 작업을 서방 진영의 미국과 EU가 주도해 전 세계에 전파해야 한다는 것이다.

매스킨 교수의 말마따나 최근 ESG 열풍의 최대 과제 중 하나는 표준화 작업이다. 예컨대 최근 녹색채권(Green Bond) 같은 지속가능 자산에 대한 투자 수요는 높아지고 있음에도 공시 요건에 일관성이 없다는 지적이 관련 업계에서는 꾸준히 나온다.

기업들이 거짓 혹은 과장으로 ESG를 홍보하는 이른바 ‘그린워싱(greenwashing)’이 많다는 지적도 있다. 이에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은 최근 한 컨퍼런스에서 “다른 국제기구들과 협력해 일관된 기후 변화 공시 요건을 만들어 나라별로 비교 가능하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매스킨 교수는 아울러 “ESG 흐름에 맞춰 국가 회계 규범을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매스킨 교수는 “현재 국내총생산(GDP)은 국가의 경제적인 성공을 측정할 수 있는 중요한 수단”이라면서도 “그러나 수익을 창출할 때 많은 자산, 특히 환경 자산을 파괴하기도 한다는 사실은 GDP에 반영되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그러면서 “국가가 GDP 대신 ‘포괄적인 부’를 측정 기준으로 삼는 게 바람직하다”며 “포괄적인 부에는 GDP와 마찬가지로 일상적인 재화와 자산의 가치를 포함하지만 삼림과 무기질, 깨끗한 공기 등 환경 자산의 가치 역시 들어간다”고 했다. 매스킨 교수는 “환경 자산을 파괴하면 국가의 부 또한 이에 따라 감소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국제사회, 중국에 ESG 압박해야”

그렇다면 전세계가 ESG를 위해 움직여야 하는 건 무엇 때문일까. 매스킨 교수는 갈수록 심화하는 불평등에서 그 이유를 찾았다. 매스킨 교수는 “안타깝게도 기후 변화는 코로나19 팬데믹과 마찬가지로 여러 국가에서 불평등을 더욱 심화시킬 것”이라며 “높은 제방을 쌓거나 불모가 된 토지를 관개하는 등 부유한 나라들이 기후 변화에 대처하고 자국을 보호하기 위해 취할 수 있는 조치를 가난한 나라들은 취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 때문에 기후 위기를 완화하는 게 더욱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매스킨 교수는 그 연장선상에서 중국의 ESG 동참 필요성을 역설했다. 그는 러시아 상황부터 운을 뗐다. 그는 “러시아는 현 푸틴 정권의 파괴적인 성향을 감안하면 ESG 프로그램에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연간 전세계 탄소 총 배출량 중 러시아의 비중은 3% 정도밖에 되지 않으므로 큰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고 했다.

매스킨 교수는 그러면서 “중국은 얘기가 다르다”며 “중국의 배출량은 전세계 총량의 4분의 1이 넘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중국은 원전과 태양 전지판 등 친환경 에너지 도입에 있어 세계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지만, 화석 연료 사용을 중지할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실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주도해 40명의 국가수반급 인사들을 불러모아 지난 4월 개최한 기후정상회의에서 각국은 진전된 탄소 감축 계획을 공개했지만, 정작 중국과 러시아는 새로운 목표치를 제시하지 않았다. 오히려 기후 변화 대응을 미국이 주도하는 데 대한 경계감마저 드러냈다.

매스킨 교수는 이를 염두에 둔듯 “중국이 빠른 시일 내에 화석 연료 사용을 줄일 수 있도록 국제사회에서 압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매스킨 교수는 ‘ESG를 가장 잘 실천하는 회사를 꼽아 달라’는 질문에는 “가장 높은 등급을 받을 수 있는 기업은 마이크로소프트(MS)”라고 답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100% 친환경 에너지로 가동하는 ‘해저 데이터센터’ 프로젝트로 유명한 회사다.

매스킨 교수는…

△1950년 뉴욕 출생 △하버드대 수학과 △하버드대 응용수학 박사 △케임브리지대 연구원 △매사추세츠공대 교수 △프린스턴대 고등연구소 교수 △하버드대 교수 △2007년 노벨경제학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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