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손정민 父 "'그알', 공지 없이 '다시보기' 수정" 주장

  • 등록 2021-06-07 오전 7:00:00

    수정 2021-06-07 오전 7:00:00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한강공원에서 실종됐다가 숨진 채 발견된 손정민 씨 아버지는 아들의 사망 경위를 다룬 SBS ‘그것이 알고싶다(이하 그알)’가 공지 없이 ‘다시보기’ 영상을 수정했다고 주장했다.

손 씨 아버지는 7일 네이버 블로그를 통해 자신이 그알 측에 몇 가지 수정사항을 요청했었다고 밝히며 “혹시나 해서 다시보기를 하니 다 수정이 되어버렸다. 뭘 바꿨는지 공지 자체가 없다”고 했다.

그는 “정민이 휴대전화가 아니라 다른 휴대전화를 찾는 건데 황당한 멘트(가 방송됐다)”라며 그알 내용 중 한 전문가의 발언 내용을 지적했다. 그러면서 자신이 지적했던 부분이 다시보기 영상에서 “자연스레 사라졌다”고 했다.

아울러 그알이 손 씨와 친구 A씨의 모습을 재연한 장면에 대해서 “2시 18분 사진에 (A씨가) 짐 싹 정리하고 쪼그리고 앉아 휴대전화 보는 것이 나와 있는데 3시 37분의 재연 장면은 어떠한 목격자의 진술과도 맞지 않는다. (경찰보고서 참조)”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알 측) 답변은 3시 37분에 (A씨가) 전화한 것을 봤다는 멘트를 재연한 것이라고 했다. 그래서 2시 18분 사진하고 맞지 않는다 했더니 (다시보기 영상에서) 당연히 사라졌다”고 덧붙였다.

손 씨의 아버지는 또 “(A씨의) 가족이 집에서 나오는 시간들이 CCTV 시간과 맞지 않다. 애초 집에 오는 시간은 3분 보정을 했는데 나가는 엘리베이터 시간은 수정을 하지 않았다”며 그알 방송 중 A씨 가족이 엘리베이터에 오르는 장면의 시간이 방송된 5시 5분이 아닌 5시 2분이 되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이 또한 “경찰서 확인했다”며 “(A씨가 집에) 들어간 지 11분 만에 나오는 건데 14분이 되어 보인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그알 측) 답변은 최종 집에서 나오는 시간이 5시 5분이라서 그렇게 (자막을) 넣었단다. 그래서인지 마지막 주차장 화면엔 시간이 없다. (그런데 경찰보고서를 보니 5시 4분에 나왔다고 한다)”고 전했다.

손 씨의 아버지는 “이걸 갖고 계속 왈가왈부할 기운도 없어서 이 정도에서 그쳐야 할 것 같다”며 “준비할 시간이 없어서인지, 의도적인지는 모르겠다”고도 했다.

한강에서 숨진 채 발견된 손정민 씨 (사진=SBS ‘그것이 알고싶다’)
앞서 그알은 지난 1일 오후 홈페이지 시청자 게시판을 통해 “고(故) 손정민 씨의 부친 손현 씨께서 개인 블로그를 통해 언급하신 지난 5월 29일 ‘그것이 알고싶다’ 1263회 방송의 ‘고 손정민 씨 가족-(손 씨 친구) A씨 가족 간의 대화 녹취 파일’ 관련 내용에 관하여 설명 드린다”고 운을 뗐다.

그알 제작진은 “해당일의 고 손정민 씨 가족과 A씨 가족 간의 대화 내용 녹취 파일 전체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당시 대화의 전후 맥락을 따져볼 때, ‘고 손정민 씨가 옛날에 한 번 이렇게 뻗어 가지고’ 챙겨준 적이 있다는 내용으로 판단했다. 하지만 다시 한 번 고 손정민 씨의 부친과 A씨 측에 크로스 체크 해본 결과 해당 문장의 주어는 고 손정민 씨의 이름과 발음이 유사한 다른 인물 B씨로서 고 손정민 씨, A씨와도 친하게 지냈던 친구로 확인되었다. 따라서 방송에 인용된 A씨 발언의 정확한 내용은 다음과 같다”고 덧붙였다.

그알은 지난달 29일 ‘의혹과 기억과 소문 - 한강 실종 대학생 죽음의 비밀’ 편에서 A씨의 실제 대화 음성을 공개했다.

본 방송에서 “(제가 일어났을 때) 정민이는 확실히 없었을 거예요. 정민이는 옛날에 한 번 이렇게 뻗어 가지고”라고 전달됐다.

그러나 손 씨 아버지는 방송 후 블로그를 통해 “(A씨의 발언에서 정민이는) 우리 정민이가 아니다. 다른 친구가 있는 데 의도적인지 실수인지 정민이로 자막이 나왔다”며 “(그알) PD에게 수정을 요청했는데 답이 없고 아직도 안 바뀌어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마치 둘이 술 마신 적이 있고 우리 정민이가 뻗었는데 A가 챙겨준 것처럼 오해하게 돼 있다. 실수라고 하기엔 부적합하다”며 정정을 요청했다.

이에 그알은 A씨의 실제 대화 음성을 “(제가 일어났을 때) 정민이는 확실히 없었을 거예요. 다른 친구 B는 옛날에 한 번 이렇게 뻗어 가지고 되게 고생한 경험이 있어서 (친구들을) 무조건 챙겨야겠다 이런 생각이 취해도 좀 있었거든요”라고 수정했다.

제작진은 “위와 같은 사안에 대해 고 손정민 씨 부친 손현 씨와 시청자 여러분께 사과드리며, 이를 정정하여 바로 잡고 콘텐츠 다시 보기에 수정하여 업로드 하였다”고 전했다.

이에 손 씨 아버지는 2일 블로그에 이러한 내용을 올리며 “엎드려 절받기 같긴 하지만 오해 하나라도 풀어서 다행입니다”라는 반응을 보였다.

또 3일에는 “제가 (그알 측에) 눈에 띄는 거만 수정을 요청했는데 아내가 후에 자세히 보고 몇 가지를 수정 요청했다. 작업은 한다고 했는데 아직은 공지가 없다. 한다고 했으니 해줄 거다. 반영되면 다시 알려 드리겠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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