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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믹 View]숲이 뒤집히는데 나무가 안전할까

이종우 이코노미스트
  • 등록 2022-05-10 오전 7:40:50

    수정 2022-05-10 오전 7:40:50

[이종우 이코노미스트]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이 연 3.4%를 넘었다. 1년 전에 해당 금리가 1.7%였고, 2년 전에는 1.3%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대단한 변화가 아닐 수 없다. 지금이 끝이 아니다. 인플레 여하에 따라서는 10년물 금리가 4%를 넘는 상황으로 발전할 수 있는데, 이는 모두가 두려워하는 상황이다.

금리가 오르면 주식시장이 어떻게 될까?

이론적으로는 주가가 하락하는 게 맞다. 대부분 기업이 금융자산보다 금융부채를 많이 가지고 있어 금리 상승이 비용 증가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2000년대 10년 동안의 사례가 이를 잘 보여준다. 당시 미국 시장 금리가 0.6~1.0% 오를 때마다 선진국시장이 평균 6.5%, 신흥국 시장은 8.5% 하락했다.

문제는 현실이다. 이론과 달리 금리와 주가가 동시에 오르거나 떨어지는 경우가 많았다. 2004년이 대표적이다. 12월에 국채금리가 3.8%로 최저치를 기록하고 1년후 5.6%까지 오르는 동안 코스피가 895에서 1390이 됐다. 금융위기 직후에도 같은 모습이 나타났다. 2008년 말 4.2%였던 국채 수익률이 5.4%까지 오르는 동안 코스피가 1100에서 1680으로 상승했다.

주가와 금리가 같은 방향으로 움직인 건 경기의 영향 때문이다. 호황으로 금리가 오르는 동안 경기가 주가를 끌어올리는 힘이 금리가 주가를 밀어 내리는 힘보다 세 결과적으로 주가와 금리가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것처럼 보인 것이다.

이번에도 과거 사례가 그대로 적용될까?

이번은 사정이 조금 다를 것 같다. 저금리일 때 주가가 너무 많이 올라 금리가 상승하면 주가가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 금융위기가 발생한 후 연준은 0.25% 수준의 기준금리를 84개월동안 유지했다. 이 기간 동안 나스닥이 3배 올랐는데, 이번은 금리가 0.25%였던 2년간 2.5배 올랐다. 주가가 짧은 시간에 크게 올랐기 때문에 과거 금리와 주가 관계가 성립하기 힘들다.

부동산도 금리 상승의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 부동산 시장에서는 새 정부가 출범하면 규제 완화로 집값이 오를 거라 기대하고 있다. 현실은 이보다 높은 집값과 금리 인상에 규제완화가 압도되는 형태가 될 것이다.

작년 한해 미국의 집값이 18.8% 올랐다. 우리나라의 두 배다. 지난 10년간 미국가계의 소득이 16% 늘어나는 동안 집값은 118% 상승했다. 큰 버블이 만들어진 것이다. 그래서 소비자물가가 안정되면 미국의 다음 정책 목표는 집값 안정이 될 가능성이 높다. 14년 전에 부동산 때문에 나라가 망하기 일보 직전까지 갔었는데, 그만큼의 위험이 또 생긴다면 이는 그냥 넘어갈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우리도 사정이 비슷하다. 부동산 가격 상승으로 정권이 교체됐기 때문에 새 정부는 집값을 올리는 정책을 쓸 수 없다. 물가가 오르고 1년이 지난 후에 경기가 급랭했다는 과거 사례도 부담이 된다. 1990년이 대표적인데, 1.9%였던 미국의 성장률이 다음 해에 -0.1%로 떨어졌다. 하반기에 국내 경제가 본격적으로 둔화되면 자산시장은 또 한번의 홍역을 앓아야 한다.

경기 불안이 커져도 중앙은행의 정책은 높은 물가를 안정시키는 쪽에 계속 맞춰질 것이다. 인플레가 너무 심해 다른 걸 생각할 여유가 없어서다. 이 때문에 단기금리가 주요국 중앙은행이 적정하다고 보는 금리수준보다 높아지더라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연준이 6월과 7월에 0.5%포인트 금리 인상을 단행할 경우 미국의 기준금리는 2.0%가 된다. 여기에 하반기 금리 인상이 더해지면 연말에 3%가 될 수 있다. 불과 석달 전에 기준금리가 0.25%였음을 감안하면 엄청난 변화가 아닐 수 없다.

지금은 나무가 아니라 숲을 볼 때다. 개별 자산이 처해있는 상황이 나무라면, 경제는 숲이다. 숲이 뒤집히는데 나무가 안전할거라 생각하면 오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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