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한컵에 폐지가 새 종이로 변신" 엡손 페이퍼랩 직접 보니[르포]

'도쿄돔 4.5배' 히로오카 사무소..프린터 솔루션 총집합
드라이 화이버 기술 토대..성형공정 거쳐 재생종이 생산
"日금융기관서 이용..한국서 업그레이드모델 내년 출시"
패브릭도 인쇄..패션분야서 높은 품질 경험 제공
  • 등록 2023-05-25 오전 9:18:48

    수정 2023-05-25 오전 9:24:54

[나가노(일본)=이데일리 최영지 기자] “친환경 프린터 사업에서 주력하는 제품이 페이퍼랩입니다. 아직 가격이 비싸고 수요가 많지 않지만 앞으로 가야 할 방향이라고 생각합니다.”(오가와 야스노리 세이코엡손 글로벌 대표)

오가와 대표가 강조하듯 세이코엡손(이하 엡손)은 그간 주력하던 프린터 사업에서 잉크젯 프린터에서 나아가 페이퍼랩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우리나라에 아직 출시되기 전이라 일본과 일부 유럽지역에서만 실물을 볼 수 있는 상황이다. 프린터 솔루션 개발기지라고 볼 수 있는 엡손 히로오카사무소에서 폐지 분해를 거쳐 새 종이로 탈바꿈시키는 페이퍼랩 공정을 볼 수 있었다.

폐지를 새 종이로 만들기 위해 분해, 결합, 가공 과정을 거치는 모습.
일본 나가노 시호지리시 소재 엡손 히로오카사무소 전경. (사진=한국엡손)
엡손의 미래먹거리는 페이퍼랩…“폐지 재생에 필요한 건 물 한컵”

24일 찾은 일본 나가노 시호지리시 소재 히로오카사무소는 인근 엡손 본사의 사무소로, 본사보다 웅장한 규모를 드러냈다. 총 면적은 22만㎡로 도쿄돔의 4.5배 크기다. 이곳에선 임직원 6800여 명이 프린터 관련 사업을 전담하고 있으며, R&D(연구개발)와 제품개발 및 설계 등이 이뤄지며, 프린터 칩과 잉크리퀴드, 카트리지 등 생산라인도 갖추고 있다.

세이코엡손 직원이 자체개발한 프린터 칩을 보여주고 있다.
엡손의 준 모로후시 영업·마케팅본부 매니저는 “프린터와 프로젝터, 로봇사업의 핵심은 모두 엡손이 자체 개발, 생산한다”며 “이러한 기술이야말로 우리의 가장 경쟁력있는 역량이며, 사회에 공헌하고자 한다”고 했다.

엡손이 세계 최초로 개발한 친환경 종이재생장치(페이퍼 업사이클링 시스템)인 페이퍼랩도 소개했다. 사용된 종이를 다양한 크기(A4·A3)·두께로 업사이클링할 수 있으며, 건식 공정으로 종이를 생산하고 있어 종이 재활용 과정에 필요한 물 사용량을 획기적으로 줄인 것이 특징이다.

페이퍼랩에 폐지를 넣고 제품을 작동시킨 후 3분 정도가 지나자 약간의 소음이 발생했다. 공정이 시작됨을 알 수 있었다. 새 종이를 출력하기 위해선 분해, 결합, 가공 과정을 거친다. 먼저 분해 과정에서는 사용된 용지의 색상 등이 제거되고 남은 폐지가 긴 모양의 섬유로 분해된다. 이어 이를 엡손 카트리지인 ‘페이퍼플러스’와 결합시킴으로써 종이 성형 과정을 여러번 거치고 재생종이가 출력됐다. 출력된 종이를 보니 색상은 연한 회색빛을 띄었지만 부드럽고 매끈한 재질을 갖췄다. 재생용지를 활용한 메모장, 명함, 달력 제품이 진열돼 있어 관람객들의 눈길을 끌기도 했다. 페이퍼랩을 통해 A4용지 기준 1분에 약 12장, 1시간에 약 720장을 생산할 수 있다. 엡손 관계자는 “폐지 100장을 넣으면 70장 상당의 새 종이를 생산할 수 있다”고 했다.

폐지에서 새 종이를 만드는데 열이나 물을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엡손의 기술인 드라이 화이버(Dry-Fiber) 기술이 있기에 가능했다는 게 엡손 측 설명이다.

엡손 관계자는 “시스템 내부 습도 유지를 위한 한 컵 분량의 물만으로 폐지를 분해해 새로운 종이로 재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며 “극소량의 물만 쓰기 때문에 폐수 문제도 거의 없고, 큰 배관 공사도 필요 없다”고 설명했다. 잉크 제거를 위해 물을 대량으로 쓰는 일반 폐지 재활용 설비와는 대비되는 장점이기도 하다.

페이퍼랩은 일본에서 2016년 출시돼 미쓰이스미토모 은행을 비롯해 은행과 보험사, 건설사, 공공기관 등에서 사용되고 있다. 한국 시장에는 업그레이드된 모델로 오는 2024년 출시 예정이다.

페이퍼랩에서 재생종이가 나오고 있는 모습.
엡손 페이퍼랩 제품.
밀라노를 패브릭으로 구현…“흡사 예술작품”

히로오카 사무소에는 페이퍼랩 말고도 디지털 텍스타일 프린터인 ‘모나리자’와 라벨프린터, 포토프린터 등을 볼 수 있었다. 4개로 나뉘어진 솔루션 센터 중 이탈리아를 테마로 다양한 텍스타일 프린트물을 전시한 공간은 층고가 높았음에도 천장에서 바닥까지 이어지는 직물들이 여러개 전시돼 있었고 예술작품만큼이나 화려한 색채를 뽐냈다. 패션 분야에서 활용되는 다양한 직물에 모나리자를 통해 프린팅 기술을 구현함으로써 높은 품질 경험을 제공한다는 게 엡손 계획이다.

엡손 솔루션센터 내 이탈리아를 테마로 한 인쇄물이 전시돼 있다.
아날로그 방식이 아닌 디지털 방식을 통해 프린팅을 하게 돼 폐기물 발생 등을 막을 수 있는 데다 기존 작업 공정도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히트프리 기술을 탑재한 잉크젯 프린터인 만큼 열이 거의 발생하지 않아 출력물 이미지 품질에도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잉크젯 디지털 라벨프레스 제품.
라벨 인쇄에 특화된 제품인 디지털 라벨 프레스 제품도 선보였다. 아날로그 장비로 출력하던 라벨을 쉽고 빠르게 디지털 장비로 출력할 수 있도록 개발된 것으로, 프린트 헤드와 UV 잉크 등도 자체제작한다. 우수한 내수성과 내광성, 분당 최대 50m의 고속 프린팅으로 다량 출력이 요구되는 식음료품의 라벨이나 포스터, 사이니지, 판촉물, 팬시 스티커 출력 등에 사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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