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 타개·분위기 쇄신…삼성 반도체 새 수장에 전영현(종합)

삼성전자, 신임 DS부문장에 '반도체 신화' 전영현 임명
경계현 사장, 미래사업기획단장 이동…"새 먹거리 총괄"
  • 등록 2024-05-21 오전 10:35:00

    수정 2024-05-21 오전 11:35:53

[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삼성전자가 반도체 수장을 전격 교체했다. 삼성전자 미래사업기획단장을 맡고 있던 전영현 부회장을 반도체(DS)부문장에 위촉하는 ‘원포인트’ 인사를 단행했다. 삼성 반도체를 둘러싼 위기론이 비등한 가운데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하고 조직 분위기를 쇄신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전영현 삼성전자 신임 DS부문장 부회장.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005930)는 전영현 부회장을 신임 DS부문장에 임명한다고 21일 밝혔다. 전 부회장이 맡고 있던 미래사업기획단장에는 기존 DS부문장이었던 경계현 사장을 위촉했다.

경 사장은 최근 반도체 위기 상황에서 새 돌파구 마련하는 차원에서 스스로 부문장에서 물러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원포인트 인사와 관련해 삼성전자의 두 대표이사인 한종희 DX부문장과 경 사장이 협의했고, 이후 이사회에 사전 보고해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는 내년 정기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통해 전 부회장의 사내이사 및 대표이사 선임 절차를 밟을 계획이다.

삼성전자가 반도체 수장을 전격 교체한 것은 위기론이 나올 정도로 사업 불확실성이 커진 여파가 크다. 지난해 삼성전자 DS부문의 영업적자는 14조8800억원에 달했다. 2021년(29조2000억원), 2022년(23조8200억원) 등과 비교하면 실적이 급격하게 고꾸라졌다. 이보다 위기론을 더 부채질 한 것은 메모리,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등 주요 사업에서 차세대 사업 주도권을 놓치고 있다는 징후들이 속속 나왔다는 점이다. 고대역폭메모리(HBM) 초기 경쟁에서 SK하이닉스에 밀리고 파운드리 업계에서 1위 TSMC를 따라잡는 속도가 더딘 게 대표적이다.

‘삼성 반도체 신화’의 주역인 전 부회장이 ‘소방수’로 전격 투입된 것은 이같은 배경에서다. 그는 삼성전자 DS부문 메모리사업부장, 삼성SDI 대표이사 등을 거친 반도체 전문가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전 부회장은 삼성 메모리와 배터리 사업을 글로벌 최고 수준으로 성장 시킨 주역”이라며 “그간 축적한 풍부한 경영 노하우를 바탕으로 반도체 위기를 극복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특히 최근까지 삼성전자 미래사업기획단장을 맡으면서 최신 미래 기술 트렌드에 밝다는 점이 이번 인사에 영향을 미쳤다. 인공지능(AI) 시대 들어 반도체 산업의 중요성이 커지는 만큼 주도권을 잡기 위한 기술 경쟁이 전례가 없을 정도로 격화하고 있는데, 이같은 중책을 담당할 적임자라는 것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전 부회장은 최근까지 삼성전자와 전자 관계사들이 미래 먹거리 발굴 역할을 수행해 왔다”고 설명했다.

이번 인사는 다소 위축돼 있던 DS부문의 분위기 쇄신을 위한 목적 역시 있다. 기술 혁신과 조직 분위기 쇄신을 통해 임직원이 각오를 새롭게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삼성 측의 기대다.

DS부문장에서 물러난 경 사장은 전 부회장이 맡던 미래사업기획단을 총괄한다. 사업 일선에서 한발 물러나 DS부문장 때 쌓은 경험과 네트워크를 활용해 미래 먹거리 발굴에 주력하는 역할을 맡는 것이다. 종전에 맡고 있던 SAIT(옛 삼성종합기술원) 원장은 경 사장이 그대로 맡는다.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이번 원포인트 인사는 삼성전자의 불확실성을 해소하고 현재와 미래의 두 마리 토끼 잡는 ‘윈윈’ 전략의 일환으로 보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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