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企 절반 "중처법상 안전체계 구축 어렵다…지원 절실"

대한상의, 중처법 관련 50인 미만 중소기업 조사
  • 등록 2024-06-20 오후 12:00:00

    수정 2024-06-20 오후 12:00:00

[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올해 1월부터 중대재해처벌법 적용을 받게 된 50인 미만 기업들이 안전보건관리체계 구축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이에 대한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0일 대한상공회의소가 중처법 순회설명회에 참여한 50인 미만 중소기업 702개사를 대상으로 ‘중처법 전국 기업 실태조사’를 실시한 결과를 보면, 응답 기업의 절반에 가까운 47.0%는 중처법상 이행사항인 안전보건관리체계 구축에 어려움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축했으나 부족함’(35.7%), ‘거의 구축하지 못함’(11.3%) 등의 반응이 많았다.



안전보건관리체계 구축은 중처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사용자의 의무사항이다. 이를 갖추지 못한 상황에서 중대재해가 발생할 경우 사용자는 처벌 받게 돼 있다. 안전보건관리체계는 ‘사업 또는 사업장의 안전·보건에 관한 목표와 경영방침 설정’, ‘안전·보건에 관한 업무를 총괄·관리하는 전담조직 설치’ 등 9가지로 구성돼 있다.

기업들은 이런 조치 사항 중 가장 부담이 되는 것으로 ‘안전보건에 필요한 예산 마련’(57.9%)을 꼽았다. ‘안전보건관리자 등 전문인력 배치’(55.9%), ‘안전보건업무 전담조직 설치’(53.8%) 등이 뒤를 이었다.

실제 50인 미만 기업의 안전보건 예산과 인력은 열악한 것으로 파악됐다. 응답 기업의 50.9%가 안전보건관리에 연간 1000만원 이하 예산을 투입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산이 거의 없다는 기업은 13.9%에 달했다. 1000만원이 넘는 예산을 투입하고 있는 기업은 35.2%였다. 전담인력을 배치하고 있는 기업 또한 28.2%에 그쳤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중소기업계는 여전히 중처법 유예를 요청하고 있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최근 중소기업인들을 만난 자리에서 “중처법을 2년 유예하는 법 개정안을 공식 발의했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에서 법 보완에 대한 목소리 역시 컸다. 중소기업들은 ‘고의·중과실 없는 중대재해에 대한 면책규정’(76.2%)을 가장 많이 꼽았다.

중처법 대응과 관련해 기업들이 가장 필요로 하는 정부지원책에 대해서는 ‘안전보건 전문인력 양성·인건비 지원’(60.9%)과 ‘업종·직종별 안전보건매뉴얼 보급’(59.4%) 등을 꼽았다.

유일호 대한상의 고용노동정책팀장은 “중처법이 유예되지 않고 시행된 만큼 인력과 재정 지원을 통해 소규모 중소기업들이 법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안전보건 역량을 이끌어내는 게 중요하다”며 “특히 현행 처벌 중심의 법 체계를 사전인증제 도입 등 예방체계 구축을 위한 지원법으로 역할할 수 있도록 입법 보완이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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