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일자리 종료 후 고용시장 드러난 '민낯'…75만명 일자리 잃어

고용보험 가입자수 증가폭 23.9만명 둔화…상실자 75만명 급등
정부 재정 투입한 단기 직접 일자리 종료하자 '고용 쇼크' 드러나
구직급여 작년 한 해 11.8조…제조업 '고용한파' 16개월째 지속
  • 등록 2021-01-11 오후 12:00:00

    수정 2021-01-11 오후 9:36:43

[이데일리 최정훈 기자] 지난해 12월 고용보험 가입자 수 증가폭이 23만 9000명으로 크게 둔화했다. 또 고용보험을 상실한 사람도 75만6000명으로 직전 달인 지난해 11월보다 27만 5000명이 늘었다. 정부가 추가경정예산(추경) 등 예산을 투입해 마련한 공공일자리 사업이 지난달 마무리하면서 정부 재정으로 버텨온 고용시장의 민낯이 고스란히 드러났다는 지적이다.

공공일자리와 더불어 제조업의 고용보험 가입자 수도 지난해 9월부터 16개월째 감소하면서 고용한파가 이어지고 있다. 코로나19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가 길어지면서 도소매업, 숙박음식점업 등 대면 서비스업 고용시장 충격도 심화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고용보험 가입자 수 증가폭은 30대의 경우 역대 최저치를 나타냈고 20대도 2010년 이후 최저치를 보이면서 좀처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달 10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0 대한민국 일자리 엑스포에서 구직자들이 채용 상담을 받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공공일자리 종료…고용보험 가입자 증가 폭 ‘뚝’

11일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2020년 12월 고용행정 통계로 본 노동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고용보험 가입자 수는 1408만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23만 9000명 증가했다. 이는 지난 5월 15만5000명으로 가장 낮은 증가폭을 보인 이후 지난해 11월 39만4000명까지 오르다 갑자기 증가폭이 크게 둔화했다.

가장 큰 원인으로는 정부가 추가경정예산을 들여 마련한 30만여개의 단기 공공일자리 사업이 연말에 마무리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정부가 재정을 투입해 만든 직접 일자리 사업의 영향으로 공공행정 분야의 지난해 8월 고용보험 가입자 수는 전년 동월 대비 증가폭 13만3000명 △9월 18만1000명 △10월 19만9000명 △11월 20만5000명으로 늘어났다. 그러다 연말 사업이 끝나자 지난달엔 6만2000명으로 뚝 떨어졌다.

또 연말 코로나19가 급속도로 확산하면서 다른 서비스업종의 고용 상황도 나빠졌다. 특히 숙박업은 관광객이 급감하면서 고용보험 가입자 수가 계속 줄어들었고 음식·음료업도 연말 회식과 모임이 사라지면서 감소폭이 커졌다. 여행업과 콜센터도 가입자 수 감소가 이어졌고 인터넷·모바일뱅킹 등 비대면거래 활성화로 금융업도 감소세였다.

김영중 고용부 고용정책실장은 “지난해 고용보험 가입자 수 증가폭은 통계를 확인해 보니 20대는 2010년 이후에 최저치인 것으로 확인했고 30대는 역대 최저였다”며 “20대는 코로나19 위기로 신규 채용이 많이 위축됐고 30대는 인구 감소가 크게 나타난 부분이 가장 큰 원인으로 꼽혔다”고 설명했다.

(자료=고용노동부)
공공행정 고용보험 상실자 치솟아…“30대 증가폭 역대 최저”

공공일자리의 거품은 구직활동을 하는 실업자에게 지원하는 수당인 구직급여에서도 나타났다. 지난달 구직급여 지급총액은 956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달(6038억원)보다 3528억원 증가했다. 구직급여는 정부가 구직활동을 하는 실업자에게 고용보험기금으로 지급하는 수당으로 실업급여 대부분을 차지한다.

특히 고용보험 상실자는 75만6000명으로 11월보다 27만5000명 늘었다. 정부가 재정을 투입한 지난해 8월 이후 최대치다. 공공행정 분야의 상실자가 15만2300명으로 치솟으면서 공공일자리 사업 종료 영향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이에 따라 전체 구직급여 신규 신청자도 10만8000명으로 전년 동월(9만 6000명) 대비 1만2000명이 늘어났다.

구직급여 신규 신청도 공공행정에서만 1만3900명이 몰리기도 했다. 이외 구직급여 신규 신청은 주로 △제조업(1만4700명) △건설업(1만4600명) △도·소매(1만1500명) △사업서비스(1만1400명) △숙박음식업(9300명) 등 코로나19 피해가 큰 업종에 몰렸다. 이어 구직급여 수급자는 60만명으로 전년 동월(41만 9000명) 보다 18만 1000명 증가했다. 다만 지난 6월 구직급여 수급자가 70만명을 넘어선 이후 수급자 수 증가세는 둔화하고 있다. 1인당 평균 수급액은 139만원이다.

주요 산업별 고용보험 자격 상실자. (그래프=이동훈 기자)
제조업 고용한파는 16개월째…자동차·조선업 감소

아울러 우리나라 산업의 중추인 제조업의 고용 한파도 1년이 넘도록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전체 제조업 고용보험 가입자수는 354만 6000명으로 전년 동월(356만 70000명) 대비 2만 1000명(0.6%) 줄었다. 제조업 고용보험 가입자수 감소는 지난해 9월부터 16개월째다.

제조업 고용보험 가입자 수 감소폭은 △5월 5만4000명 △6월 5만9000명 △7월 6만5000명 △8월 6만3000명 △9월 5만1000명을 기록했다. 지난 7월 감소폭이 역대 최대를 기록한 뒤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는 추세다. 그럼에도 제조업 중 자동차(4700명), 금속가공(3300명), 조선업(8300명), 의복·피복(5500명) 등이 전년 동월 대비 감소하면서 제조업의 고용상황은 단기간 회복이 어려울 것으로 분석된다.

김 실장은 “고용행정통계는 상용직과 임시직을 대상으로 하고 일용, 자영자 등 노동시장 전체 상황을 반영한 것이 아니다”며 “코로나19의 고용충격이 가장 큰 대면서비스 업종에는 자영업자, 임시·일용 근로자가 많고 고용보험 가입률도 낮은 편이어서 실제 고용충격은 더 컸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자료=고용노동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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