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치러진 20대 대선에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에게 한 표를 던졌다는 직장인 박모(30·남)씨는 정권교체를 바라는 마음이 가장 컸다고 설명했다. 박씨는 “후보보단 정당과 정권교체 때문에 지지했는데 앞으로 지역감정이든 남녀갈등이든 모두가 포용할 수 있는 방향으로 완화됐으면 한다”며 “여가부 폐지에 동의하는 건 차별을 조장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더 나은 상대적 평등을 원해서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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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손모(28·여)씨는 이날 아침 당선 결과를 보고 착잡한 마음을 감출 수 없었다고 토로했다. 손씨는 “젠더이슈를 대선 공약으로 삼는 걸 보고 초반엔 일부 커뮤니티의 극단적인 생각이라고 여겼는데 당 대표까지 나서서 대선에 이용하는 모습이 굉장히 부정적이었다”며 “더 이상 갈라치기는 그만하고 여가부 폐지나 최저임금 폐지, 주 80시간 이상 근무 등 내놓은 정책들이 과연 다수를 행복하게 하는 정책인지 제고하길 바란다”고 했다.
남성들은 논란이 된 여가부 폐지 공약뿐 아니라 그동안 문재인 정부가 해결하지 못한 부동산과 경제 정책 등 다방면에서 결단력 있는 모습을 기대하는 분위기였다. 3년 뒤 결혼을 계획하고 있어 ‘내 집 마련’이 가장 급하다는 김종민(29·남)씨는 “문재인 정부가 벼룩 잡다 초가삼간 다 태우는 정책을 펼쳐서 서울에선 집을 아예 살 수가 없더라”라며 “윤 당선인이 부족한 만큼 전문가 의견을 경청하고 현장 의견도 수용할 줄 아는 지도자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성별과 상관없이 윤 당선인에 대한 싸늘한 반응도 적지 않았다. 20대 대선 무효표가 1·2위 득표 차보다 많아 ‘비호감 대선’에서 유권자들이 결국 아무도 선택하지 않는 결과를 낳은 것이다. 이번 대선의 무효표는 30만7542표로 25년만에 나온 최다치로 집계됐다.
이 후보를 지지하진 않았지만 윤 당선인은 뽑을 수 없었다는 조모(25·남)씨는 “머릿속에 있는 걸 말하는 게 아니라 머릿속에 주입된 것만 말하는 사람이 대통령이 돼서 바라는 게 없다”고 꼬집었다. 새벽까지 개표 현황을 보다가 잠들었다는 전모(27·여)씨는 “바라는 것도 없고 할 말도 없다. 웃는 게 웃는 게 아닌 마음”이라고 불만을 드러냈다. 박정진(28·남)씨 또한 “지지하지 않은 후보가 당선돼 출근길이 즐겁지 않았다”며 “협치를 통한 국정을 보길 간절히 원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