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삼진아웃 적용"…금감원, 고강도 자산운용사 때리기

금감원, 자산운용사 개체수 줄일 방침 시사
업계 간담회서 “운용사가 너무 많다” 발언
금감원 “5개사 200개 펀드부정 적발했다”…업계 “못 믿겠다”
  • 등록 2022-06-29 오후 5:18:00

    수정 2022-06-29 오후 9:26:32

[이데일리 지영의 박정수 기자] 금융감독원이 자산운용사를 대상으로 고강도 ‘삼진아웃’ 감사 원칙을 적용할 예정이다. 가장 가벼운 수준의 제재인 과태료 부과 3번만 받아도 즉시 등록 취소 검사 대상이 될 수 있다. 금융업계에서는 검사출신 금감원장 부임 이후 고강도 시장 때리기가 시작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2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최근 VIP자산운용과 마스턴운용 등 6개 운용사를 소집해 비공개 간담회를 진행했다. 자산운용감독국이 주재한 이번 내부 간담회에는 6개사 대표들이 참석했다. 금융투자협회가 증권·부동산 등 대표성이 있는 운용사들을 2개사씩 불러모아 참석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은 본 간담회에서 고강도 시장 감독 강화 방침을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대표적으로 소위 ‘삼진아웃’ 제재 원칙을 적용하겠다는 입장이다. 서류 제출 및 운용보고 지연·누락 등으로 과태료 처분을 세차례 받을 경우 즉시 운용사 등록 취소 검사가 들어가고, 회사 운영을 중단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사실상 가장 가벼운 단계의 제재만 누적되어도 바로 등록을 취소하는 강경한 입장을 취하는 셈이다. 마침 지난해 자본시장법 하위규정이 개정되면서 금융당국이 운용사를 신속 퇴출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도 마련됐다. 법개정에 따라 당국은 운용사를 직권말소할 수 있고 재등록은 5년간 제한된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20일 오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은행장 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방인권 이데일리 기자)
금감원이 이처럼 고강도 감독 강화에 나선 배경에는 수년 사이 늘어난 자산운용사 수를 크게 줄이겠다는 의지가 반영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 간담회에서도 자산운용감독 국장이 ‘운용사 수가 과하게 많다’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지난 2015년부터 당국이 자산운용사 설립을 인가제에서 등록제로 전환하고 자본금 요건을 완화한 이래 회사 수가 크게 늘어난 상태다. 등록제에서는 신청 후 특별한 결격사유가 없으면 바로 설립이 가능하다. 특히 사모운용사의 경우 지난 2015년 말에는 19개에 그쳤으나 지난해 기준 272곳으로 집계됐다. 6년새 253개사가 늘어난 것이다.

간담회에서 최근 금감원이 집중적으로 진행한 사모운용사 검사에서 부정 사항이 많이 발견됐다는 지적도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한 운용업계 고위 관계자는 “금감원이 최근 1년 안팎 검사를 진행해보니 부정사항이 발견된 운용사만 5개, 부정한 펀드가 200개에 달한다고 전했다”며 “조만간 순차적으로 정리 들어간다고 하는데 정말 곧 발표할 사실인지 시장을 압박하기 위한 경고성 멘트인지 알 수가 없다. 우려만 높아지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간담회 이후 금융투자업계에는 ‘작정한’ 금감원의 타겟 검사 대상이 될 수 있다는 불안감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검사 출신인 이복현 금감원장이 새로 부임하면서 금감원이 고강도 시장 때리기에 나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새 금감원장이 지난 두 번의 정부 동안 금융사 관리가 부실하게 진행됐고, 그로 인해 라임·옵티머스 등 대규모 환매중단 사태가 터졌다는 인식을 가지고 압박에 나섰다는 것. 일각에서는 최근 금감원이 메리츠자산운용, 라이프자산운용 등 유명 운용사들을 선제적으로 조사에 나선 것도 문제가 있는 운용사들을 쳐낸다는 여론을 만들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또 다른 운용업계 관계자는 “최근 금감원장 간담회에서도 사모펀드 규제 강화하고 조사를 강하게 하겠다고 했다. 당연히 추가조치가 있을 것 같았다”며 “큰 그림에서 보면 최근 메리츠운용 조사도 사실상 타겟 설정이 강하게 들어간 것이 아니었나 싶다”고 평가했다.

이와 관련 금감원 고위 관계자는 “사실상 운용사 대상 압박이나 불편한 분위기 조성은 없었다. 단순히 금감원이 안내할 내용을 전달하고 업계에서 불편한 게 있다면 들어보는 자리였다”며 “운용사 숫자가 많다고 말한 것은 맞으나 경쟁이 심해 고생이 심하겠다는 차원이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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