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고무 저작권 논란 마침표 찍나…법원 "유족에 권리"

이매방 명인 춤 둘러싼 유족-제자 저작권 논란
법원, 유족 저작권 인정…제자 측 조건부 공연 기회
유족 측 "춤 원형 보존·전승 기념사업 추진할 것"
  • 등록 2022-05-24 오후 4:48:07

    수정 2022-05-30 오후 1:09:55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한국 전통춤 명인 우봉 이매방(1927~2015)의 삼고무·오고무 저작권 논란과 관련해 “유족에 권리가 있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우봉 이매방 명인. (사진=이데일리 DB)
24일 이매방 명인의 유족 측인 우봉이매방아트컴퍼니 등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제60민사부는 지난달 29일자 화해권고 결정문에서 “삼고무, 오고무, 장검무, 대감놀이의 총 4개 안무는 고(故) 이매방의 창작물”이며 유족이 이에 관한 저작권을 승계한 저작권자라고 결정했다.

이번 판결로 이매방 명인의 제자 측인 사단법인 우봉이매방춤보존회는 저작권자인 우봉이매방아트컴퍼니의 동의를 받지 않고는 삼고무·오고무·장검무·대감놀이를 공연할 수 없게 됐다.

다만 법원은 저작권법 제29조에 따라 영리를 목적으로 하지 않는 공연인 경우, 그리고 우봉이매방춤보존회 정회원(법원에 제출된 명단에 포함된 이매방 명인 직계 제자들)이 참여하는 연 1회 공연에 한해 이매방 명인의 창작물임을 명시하는 등의 조건으로 공연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이번 판결에 대해 이혁렬 우봉이매방아트컴퍼니 대표는 “전통 창작춤도 저작권을 인정 받을 수 있다는 것, 그리고 안무에도 저작권이 있음을 인정 받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삼고무·오고무 등의 저작권 논란은 2018년 우봉이매방아트컴퍼니가 이매방 명인의 춤 4개를 저작권으로 등록하면서 불거졌다. 유족 측은 “고인이 창작한 작품을 원형 그대로 보존하고 알리겠다”며 이들 춤에 대한 저작권을 저작권위원회에 등록했다. 그러나 이매방 명인의 제자 측인 우봉이매방춤보존회는 “전통춤을 사유화한다”며 반발하면서 논란이 커졌다.

삼고무는 북 3개를 놓고 추는 춤이며, 오고무는 삼고무에서 파생돼 북 5개를 놓고 추는 춤이다.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한 시상식에서 삼고무를 활용한 퍼포먼스를 선보여 화제가 됐다. 장검무는 이매방 명인이 중국 경극배우 메이란팡에게 배운 춤사위를 우리 전통음악에 맞춰 새롭게 창작한 춤이며, 대감놀이는 무당춤의 연희적 요소를 바탕으로 창작한 무용이다.

이 대표는 “최근 베이징동계올림픽에서 한복을 입은 조선족이 등장했을 때 삼고무를 추는 장면이 나올 정도로 삼고무, 오고무의 변형은 너무 많이 이뤄졌다”며 “이번 판결을 바탕으로 이매방 선생님의 작품을 원형 그대로 보존하고 전승하기 위한 기념사업을 다양하게 추진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제자 측은 이번 법원 결정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아 이번 결정은 확정판결과 같은 효력을 지니게 됐다. 김묘선 우봉이매방춤보존회 이사장은 “소송으로 스승님을 더 이상 비하시키고 욕보일 수 없어 법원의 화해 권고를 받아들였다”며 “영리를 목적으로 해도 보존회 회원은 1년에 한 번 공연할 수 있고, 비영리 공연일 경우 언제 어디서든 누구나 공연할 수 있다”고 추후 법원 판단에 따라 공연을 추진할 뜻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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