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시급으로 사람 뽑는 경찰서 공고 “육아휴직은 이기적”

서울 광진경찰서 영양사 채용 공고 논란
  • 등록 2024-05-02 오후 6:50:23

    수정 2024-05-02 오후 7:36:47

[이데일리 홍수현 기자] 서울의 한 경찰서 채용담당자가 구내식당 영양사를 채용하는 글을 올리는 과정에서 육아휴직 중인 영양사를 ‘이기적 집단’이라고 표현해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게티 이미지)
서울 광진경찰서는 지난달 22일 영양사 구인 커뮤니티에 최근 육아휴직에 들어간 구내식당 영양사의 대체인력을 채용한다는 채용공고를 올렸다. 주 5일, 하루 7시간 근무에 연봉은 약 2500만원이었다.

이에 영양사 면허를 가지고 있다고 자신을 밝힌 누리꾼 A씨는 “저희는 식품위생법에 근거하여 일하고, 문제시 과태료와 영업정지라는 페널티가 존재하는 직무를 가진 사람들이다”라며 “올려주신 근로 조건을 보면 영양사라는 직업을 너무 가벼이 여기시는 것 같다”라고 아쉬움을 전했다.

A씨 댓글에 채용 공고를 올린 경찰서 소속 채용 담당자는 “기존 영양사가 출산휴가, 육아휴직을 내 월급은 받으면서 출근을 안 하고 있다”라며 “영양사 업무도 제대로 수행을 안 한 상태에서 추가 인력을 채용한다고 하니 윗분들이 보시기에 영양사는 이기적인 집단으로 취급되고 있다”고 답변을 달았다.

이 같은 답변은 강한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누리꾼들은 “정당하게 쓰는 육아휴직인데 국가기관이 비난하다니”, “공공기관도 육아휴직 쓰는 것을 눈치 주는데 사기업에서는 잘도 쓰겠다”, “언제는 저출산이라더니 육아휴직 쓰면 욕하는 대한민국” 등의 반응을 보였다.

반응이 격해지자 결국 지난 26일, 채용 공고를 작성한 직원이 사과문을 게시했다. 그는 “육아휴직 영양사 대체인력을 채용하는 과정에서 급여가 적게 책정된 부분을 설명하다 오해가 생기게 말을 한 것 같다”라며 “출산휴가와 육아휴직 사용자를 비난하려는 의도는 아니었다”고 밝혔다.

A씨가 올린 댓글과 논란이 된 답변, 사과문이다. (사진=‘영양사 도우미’제공)
하지만 사과 이후에도 비판은 잦아들지 않았다. 대한영양사협회는 지난달 29일 성명을 내고 “영양사는 국민의 급식 및 영양·식생활을 전담하는 보건의료인력으로 그 역할과 책임을 다함에도 (광진서의) 언급은 깊은 유감”이라며 “일·가정 양립과 모성보호라는 당연한 가치가 존중되고 보호돼 이런 불미스러운 일이 재발되지 않기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광진서 관계자는 “채용 담당 행정관의 글은 경찰서의 공식 입장이 전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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