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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00m 차량 테러로 130여명 사상…‘테러 청정국’의 이면 [그해 오늘]
- [이데일리 강소영 기자] 2017년 8월 17일 한가로운 오후 5시.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구시가지에서 가장 아름다운 거리로 불리는 ‘람블라 거리’와 ‘카탈루냐 광장’이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800m 거리를 흰색 벤이 지그재그로 질주했고 7살, 3살 아이를 비롯해 16명이 사망, 130여 명이 넘는 시민이 크게 다쳤다. 바르셀로나 차량 테러가 일어난 당일 밤, 스페인 경찰은 해당 테러 사건의 범인을 잡지는 못했으나 추가 테러는 없을 것이라 단언했다. 하지만 2시간 뒤 이른 새벽 바르셀로나에서 120㎞ 떨어진 캄브릴스 도시에서도 5명의 괴한이 대로를 전력 질주해 8명이 중경상을 입었다.두번째 테러 용의자들은 경찰을 피해 도주하려다 차가 전복돼 현장에서 전원 사살됐다. 스페인 연쇄 테러 당시 모습. (사진=연합뉴스)그런데 이 사건들이 있기 전 16일 밤, 200㎞ 떨어진 카탈루냐 알카나르의 한 주택에서 폭발이 발생해 2명이 사망하고 수 명이 부상을 입었다는 사실이 발표됐다. 당시 사망한 이들은 테러 조직원이었으며 폭발 테러를 준비하다 이들의 부주의로 폭발했던 것이었다. 충격적이게도 이 세 번의 사건들은 모두 연관돼 있었다. 주택 폭발 사고로 인해 폭탄 테러를 준비하던 조직은 테러가 불가능해지자 차량 테러로 선회한 것이었다. 3일에 걸쳐 일어난 사건 사고들은 모두 연쇄 테러의 ‘고리’였다.더군다나 사상자들은 스페인, 프랑스, 독일, 네덜란드, 아르헨티나, 베네수엘라, 벨기에, 페루, 루마니아, 아일랜드, 쿠바, 그리스, 마케도니아, 영국, 오스트리아, 파키스탄, 대만, 캐나다, 에콰도르, 미국, 필리핀, 쿠웨이트, 터키, 중국 등 최소 24개국 국적자들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 중 한국 국적자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2015년부터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에 의해 프랑스 파리·니스, 벨기에 브뤼셀, 독일 베를린, 영국 맨체스터 등 서유럽 등지에서 테러가 일어날 당시 ‘테러 청정국’으로 여겨지던 스페인에서 연속 테러가 발생했다는 것은 크나큰 충격으로 다가왔다. 언제 어디서든 누구나 죽음을 맞닥뜨릴 수 있다는 불안과 공포가 유럽 사회를 파고 들었다. 그럴수록 연쇄 테러가 ‘어떻게’, ‘왜’ 일어나게 된 것인지에 대한 궁금증은 더욱 커졌다. 이슬람 수니파 무장단체인 IS(Islamic State)는 당시 일어난 스페인 연쇄 테러가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발표했다. 미국이 주도하는 반IS 연합에 대한 보복이라는 것. 하지만 구체적인 증거를 내놓지는 못했다. 이에 전문가들은 IS라는 큰 조직보다 개인이 행한 테러일 수 있다는 의견과 함께 단순 스페인을 향한 보복이 아닌 전 세계를 겨냥한 보복이라고 보았다. 그 안에는 혐오와 차별이라는 의미가 숨겨져 있었다. (사진=SBS 뉴스 캡처)지난해 3월 공개된 넷플리스 다큐멘터리 영화 ‘800m’는 스페인 연쇄 테러 사건이 일어나게 된 배경을 들여다보고 있다. 이같은 연쇄 테러는 스페인 사회에서 차별을 받는 이들과 혐오 문제가 주된 이유임을 조명했다. 해당 사건의 배후였던 이슬람 성직자(이맘) 압델바키 에스 사티(사건 당시 40세)는 2000년대 초반 스페인으로 넘어와 자신이 이슬람 급진파라는 사실을 숨기고 극단적 폭력 사상을 전파했다. 그가 노린 것은 스페인에서 터전을 잡고 살아가고 있지만 스페인 사람은 아니라는 정체성에 대한 혼란을 겪고 있는 모로코인들이었다. 그들 사이를 파고들어 ‘삶’보다는 ‘죽음’에 초점을 맞춘 사상을 전파해 급진화시켰다. 2014년 종교적 활동에서 테러 조직으로의 변모한 이들은 차량 테러를 일으키기 전까지 함께 생활하며 테러를 계획했다.그들의 본래 테러 대상은 3곳이었는데 안토니 가우디가 설계한 바르셀로나의 대표적 가톨릭 성당인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과 FC 바르셀로나의 홈구장이자 세계에서 11번째로 큰 경기장인 캄프 누 그리고 에펠탑이었다.하지만 차량 테러 전날 주택에서 일어난 폭발로 사티가 사망하자 조직원들은 흩어져 각각 차량 테러를 저질렀던 것이었다. 해당 사건 이후 많은 시민이 거리로 나와 테러 사건에 대해 애도를 표했으며 FC 바르셀로나 축구팀은 희생자들에게 애도를 표하고자 선수들이 훈련 전 묵념의 시간을 가졌다. 그 주 열린 라리가 개막전에서는 선수들이 자신의 이름이 아닌 ‘바로셀로나’가 새겨진 유니폼을 입고 경기를 뛰었다. 바르셀로나의 라이벌 클럽인 레알 마드리드 선수들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애도를 표했고 훈련 시작 전 묵념의 시간을 가졌다. 다른 나라 정부들도 이번 테러 사건에 대한 안타까움과 함께 규탄 성명을 발표했다.4년 후 스페인 법원은 차량 테러를 감행했던 조직원 중 붙잡힌 모하메드 훌리 켐랄(24)과 드리스 오카비르(32)에게 테러 모의 등 혐의로 각 징역 53년 6개월과 징역 46년을 선고했다. 폭탄 재료 구입을 도운 사이드 벤 이아자(28)에게는 테러조직 협력 혐의로 징역 8년이 선고됐다.
- 롤스로이스 사고 피해자 상태 악화…“성형외과 의사 4명 고소”
- [이데일리 강소영 기자] 지난 2일 서울 강남 압구정역 인근에서 발생한 롤스로이스 사고 피해자의 상태가 악화된 가운데 피해자 측이 가해자 신모 씨(28)에게 마약류 약물을 처방한 성형외과 의사 4명을 고소했다. 16일 피해자 법률대리인 법무법인 해광 소속 권나원 변호사는 기자간담회를 열고 20대 피해자 A씨에 대한 상황을 전했다.권 변호사는 “피해자는 사고 직후 약 14시간 동안의 1차 수술을 포함해 총 두 차례 수술을 받은 뒤, 5일부터 상태가 악화됐다”며 “사실상 뇌사 상태로, 회복이 어렵다고 본다”고 밝혔다.이어 “가족들은 현재 피해자에 대한 연명치료를 계속할지 여부를 신중하게 고민 중”이라며 “어떤 쪽이든 가족들에게는 고통스러운 결단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신 씨가 최근 한 유튜브에 출연해 사고 직후 ‘구호 조치를 했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서는 “신 씨가 사고 수습과 구호 조치가 완전히 끝나기 전 현장을 이탈한 사실을 확인했다”며 “신 씨에게 특가법상 도주차량 혐의를 적극적으로 의율해달라고 경찰에 요청했다”고 설명했다.롤스로이스 차량을 운전하다 20대 여성을 다치게 한 혐의를 받는 신모 씨가 지난 11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뒤 이동하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또한 사고 당일 신 씨에게 향정신성 의약품 2종을 처방한 성형외과 의사 등 4명을 고소했다고 전했다.권 변호사는 “해당 성형외과 의사가 교통사고와 직접적 연관성 있다고 판단해 업무상과실치상죄, 도로교통법상 약물운전 방조, 마약류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고소했다”면서 신 씨에게 마약류를 처방했다고 알려진 의사 3명을 상대로도 마약류관리법 위반과 의료법 위반으로 고발했다고 전했다.첫 경찰 조사 과정에서 신 씨에게 마약류 약물이 검출됐음에도 17시간 만에 석방된 것에 대해서도 권 변호사는 “당시 경찰의 석방 결정을 피해자 가족들은 모르고 있었다”고 밝히며 “법률적으로 납득이 어려운 부분 있었지만 석방 이후, 보강 수사를 통해 이후 뒤늦게라도 구속한 건 다행”이라는 입장을 밝혔다.그러면서 “사고 이후 신 씨가 용서를 빌고 싶다는 취지를 변호인을 통해 전달해, 스스로 마약 투약과 약물 운전 혐의를 솔직하게 밝히는 조건을 전제로 사과를 받아들이겠다고 답했지만 그 뒤로 신 씨는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앞서 JTBC 보도에 따르면 경찰은 신 씨가 사고 당일 오전 10시 30분쯤 압구정역 인근 병원에서 피부 시술을 받던 중 수면유도제와 신경안정제 주사를 함께 맞은 것으로 파악했다.오후 12시에 깨어난 A씨는 다른 시술을 받겠다고 했고 병원은 수면유도제, 신경안정제, 피로회복제를 추가로 넣어주는 등 하루에 두 번의 수면 마취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전문가들은 하루 두 번의 수면 마취를 하는 게 일반적이지는 않다는 의견인 가운데, 병원 측은 “치료 목적 외 약물 투여는 없었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신 씨는 강남의 단골 병원에서 케타민과 프로포폴 등 4가지 향정신성의약품 등을 11차례나 투약한 사실이 밝혀졌다. 지난 1일과 2일 각각 다른 병원에서 이를 투약하기도 했다. 경찰은 향정신성의약품을 치료 이외 목적으로 처방했는지, 치료 목적이었더라도 과다 투여한 것은 아닌지 등을 수사할 방침이다.신 씨는 지난 2일 오후 8시10분께 서울 강남구 신사동 압구정역 4번 출구 인근 도로에서 롤스로이스 차량을 운전하다가 인도로 돌진해 20대 여성을 다치게 한 혐의로 지난 11일 구속된 상태다. 피해자는 현재 뇌사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으며 피해자의 오빠는 해당 사건을 쫓는 유튜브 채널에 “수술이 더 남았지만 동생 몸상태가 너무 안 좋아 수술을 더 진행할 수 있을지 없을지도 모른다”며 “(동생이) 일어나주기만 하면 좋을 텐데”라고 말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 한 총리 “잼버리서 가장 먼저 짐 싼 英, K팝 콘서트 참석 의사 밝혀”
- [이데일리 강소영 기자] 한덕수 국무총리가 종료된 새만금 세계잼버리 대회와 관련 대회 기간 각국 대사들과 주고받은 통화 내용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공개했다.한덕수 국무총리 (사진=한국온라인사진기자협회 공동취재단)한 총리는 1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잼버리 비상 대책반을 지휘하는 짬짬이, 다른 참가국들보다 일찍 숙영지를 떠났거나 혹은 여러 가지 사정으로 우리 정부가 마련한 숙소 대신 다른 곳을 선택한 국가의 대사님들께 모두 전화를 드렸다”고 말문을 열었다.그는 “가장 먼저 새만금 숙영지에서 철수한 영국 스카우트 대원들이 개러스 위어 주한 영국 대사 대리를 통해 자신들도 꼭 폐영식과 K팝 콘서트에 참석하고 싶다고 전해왔다”고 전했다.이에 한 총리는 “이를 흔쾌히 허락했다”며 “여러 숙소에 흩어진 4000명 넘는 영국 대원이 우리 정부가 보내준 버스를 타고 K팝 콘서트를 즐겼다”고 소개했다.또 한 총리는 “위어 대리대사가 ‘대한민국 정부의 선의(善意)와 문제 해결 능력에 놀랐다’며 감사를 표했다”고 덧붙이며, 아흐마드 알헨다위 세계스카우트연맹 사무총장에 대해서도 “태풍 대피가 워낙 급히 이루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연맹도 여러 가지 미흡한 점이 있었는데, 한국 정부가 그러한 점을 이해해 주고 연맹과 서로 협력해 대규모 인력 이송을 거의 완벽하게 실행해 줘서 정말 고맙다”했다고 전했다.아울러 지난 9일 전남 순천에서 스위스 스카우트 대원들이 탄 버스와 시내버스가 부딪혀 대원 3명과 시민 5명이 다친 사고에 대해서도 그는 “다그마 타르탈리 주한 스위스 대사님께 교통사고를 당한 대원들의 안부를 여쭤봤다”면서 타르탈리 대사는 “직접 전화해줘서 고맙다”며 “3명 모두 경상이고, 아이들이 아닌 어른들이어서 쉽게 회복해 치료하고 병원에서 나와 이동 중”이라고 답했다고 전했다.그러면서 한 총리는 “본국으로 조기 귀국한 홍콩 대원들은 본국(홍콩)의 태풍 대피 권고에 따라 출국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마음이 조금 놓였다”고 했다.지난 11일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K팝 슈퍼라이브 콘서트에서 대원들이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모습. (사진=뉴스1)대회 기간 정부의 비상 대응에 대해 전한 한 총리는 “화장실과 샤워 시설 관리 인력을 보강하고 쓰레기 수거 시스템을 바꿨다”며 “영내·외 버스 가동률을 끌어올리고 얼음과 생수를 공급했다. 곳곳에 작은 물놀이장도 설치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화장실 불시 점검을 다니다가 운영요원 식당에 들렀을 때 다국적 젊은이 수백 명에게 난생 처음 연예인처럼 격려의 박수갈채를 받고 얼떨떨해지기도 했다”는 소회를 밝히기도 했다. 태풍 ‘카눈’이 닥쳐왔을 무렵, 정부가 대회를 안정화하고 있을 때쯤이었다는 그는 “세계스카우트연맹의 요청에 따라, 숙영지에 머무르던 참가자 3만6000여 명을 버스 1014대에 태워 8개 지자체에 대피시켰다”며 이후 K팝 콘서트와 관련 “어떤 분이 ‘1·4후퇴 이후 최대 규모 민간인 대피 작전’이라고 하더라. 각국 아이들이 탄 버스를 한 줄로 세우면 12㎞에 달했다”고 적었다.이와 함께 한 총리는 대회에 생수를 지원했던 군산·부안 주민, 선크림과 화장지 등을 보내준 기업, 화장실 청소를 위해 ‘화장실 특공대’를 조직해 달려온 정읍 시민 등에 “정말로 큰 힘이 됐다”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한편 정부는 잼버리가 끝난 이후에도 각국의 스카우트 대원들의 숙식·교통·문화체험·관광 등에 대해서 최대한 지원한다는 계획이다.한 총리는 이날 오전 중앙재난안전상황실 서울상황센터에서 ‘새만금 잼버리 비상대책반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잼버리 공식 일정은 마무리 되나 일부 대원들은 잼버리 이후 프로그램을 진행한 뒤 출국할 예정”이라며 “행정안전부·여성가족부·조직위 등은 당분간 상황 기능을 유지하면서 남아 있는 잼버리 대원들의 편의를 제공하고, 관련부처나 지자체와의 협조 필요사항을 조율해 주시기 바란다”고 지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