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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인표, 삼선 슬리퍼 신고 할리우드 영화 촬영? 코믹 사진 공개
- 차인표(왼쪽부터), ‘헤븐퀘스트’ 남자 주인공 패트리 톰슨, 프로듀서 겸 배우 리키 김, ‘헤븐퀘스트’ 여자주인공 피타 서전트.사진=차인표 페이스북.[이데일리 스타in 고규대 기자] 배우 차인표가 삼선슬리퍼를 신고 미국을 누비는 코믹한 모습을 공개했다.차인표는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에 하얀 줄 세 개가 선명한 이른바 삼선슬리퍼를 신고 영화 ‘헤븐퀘스트’ 촬영 현장에서 찍은 사진을 올렸다. 차인표는 “급하게 떠나느라 집에 있던 삼선슬리퍼를 그냥 신고 나왔는데, 근 3주 동안 산으로, 들로 다니는데 끄떡 없네요”라면서 “남들은 등산화로도 어려워하는데 그 어려운 걸 대한민국 삼선 슬리퍼가 해냅니다”라고 코믹한 글을 올렸다. 선글라스를 쓴 차인표가 헤븐퀘스트의 남녀주인공과 함께 서 있는 모습에서 삼선슬리퍼를 발견한 팬들도 재치있는 답글로 화답했다. 사진에서 차인표(왼쪽부터), ‘헤븐퀘스트’ 남자 주인공 패트리 톰슨, 프로듀서 겸 배우 리키 김, ‘헤븐퀘스트’ 여자주인공 피타 서전트가 나란히 포즈를 취하고 있다.차인표는 ‘헤븐퀘스트 : 필그림스 프로그레스(Heavenquest : A Pilgrim’s Progress)’에 제작자 겸 배우로 참여한다. 차인표는 주인공을 보호하는 역할로 출연한다. 차인표가 최근 설립한 영화사 TKC 픽쳐스와 미국 영화제작사 킹스트릿 픽처스가 공동제작하는 영화다. 차인표는 지난 3월 가족을 만나러 LA에 왔다가 이 영화에 출연하는 한국계 배우 리키 김의 소개로 댄 마크 킹스트릿 픽처스 대표를 만나 공동제작에 나서게 됐다. 댄 마크는 미국 엔터테인먼트업계에서 오랫동안 변호사로 활동했던 중국계 이민 4세로 알려졌다.앞서 차인표의 소속사 측은 “차인표는 최근 미국에서 활동할 수 있는 예술가 비자를 취득했고 앞으로 향후 3년간 킹스트릿 픽처스에서 제작하는 세 편의 미국 영화에 출연 계약을 맺었다. 미국과 한국을 오가며 활발한 연기 활동을 펼칠 계획”이라고 공식 입장을 발표했다. 2018년 여름 전 세계 개봉을 목표로 제작되는 ‘헤븐퀘스트: 필그림스 프로그레스’는 기독교 고전인 존 버니언의 소설 ‘천로역정’을 현대적으로 각색한 액션 판타지 영화다. 영화는 총 3부작으로 제작되며 내년 개봉 예정인 1편은 100만 달러 미만으로 제작되고 2편은 200만 달러, 3편은 1000만 달러로 각각 제작할 계획이다.
- 이기상 "프리랜서 방송인의 위상 높이는 것..20년 방송인인 제가 해야할 일이죠"
- 이기상 한국프리랜서방송인협회 회장.(사진=구호스튜디오)[이데일리 스타in 고규대 기자] “겉으로는 화려해 보이지만, 방송의 사각지대에 놓인 게 현실입니다. 출연료를 떼어먹는 몰지각한 행태는 물론이고, ‘호프 면접’이라고 출연을 미끼로 불러내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VJ 출신 방송인 이기상(47)이 국내 프리랜서 방송인의 권리와 복지를 위해 나섰다. 이기상은 지난 2013년 한국방송진행자연합(KFBA)를 만들고, 페이스북 비공개그룹을 통해 의견을 나누고 있다. 현재 가입한 인원만 1,100명 내외다. VJ부터 아나운서, 리포터, 쇼호스트, 기상캐스터, MC 등 프리랜서로 활약하는 남녀 방송인이 망라됐다. 신뢰감있고 매력있는 진행자들을 찾는 방송업체등과의 가교 역할을 하는 국내 최초의 방송진행자 단체를 표방하고 있다. 이기상은 이 단체에서 회장·기획·홍보 등 1인 다역을 하면서 조만간 사단법인 형태로 협회를 발전시킬 계획이다.“방송 경력이 20년 넘은 선배라서 후배들이 가끔 상담을 원하고 했어요. 어려움을 이야기하다 어느 순간 울컥하는 후배들이 열에 대여섯이더라고요. 아, 이들의 의견을 한 데 모아야 하겠다, 이런 생각이 들어 한국방송진행자연합를 만들게 됐습니다.”이기상은 서강대 신문방송학과 출신으로 1994년 엠넷 ‘비디오 자키’(VJ) 콘테스트에서 은상을 받고 방송가에 데뷔했다. 이후 케이블 TV 방송 Mnet을 비롯해 각 지상파에서 두루 MC로 활약했다. KBS ‘세계는 지금’ SBS ‘한밤의 TV연예’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 EBS ‘생방송 60분 부모’ 등이 그가 출연한 대표 프로그램이다. 엠넷 ‘와이드 연예뉴스’를 8년 남짓 진행할 당시 방송 진행에 익숙하지 않은 신인 배우 등 여성 MC를 키워내 ‘학원장’이라는 별명도 얻었다.“지난해 말 ‘한국방송진행자의 밤’을 처음 열었는데, 250명의 회원이 참석할 만큼 열기가 뜨거웠습니다. 물론 낯익은 방송인이 한자리에 모이니 매체의 관심도 팬들의 열기도 뜨거웠습니다. 이미 올해 말 열리는 2회 행사 준비 절차를 시작했습니다.”이기상이 각종 행사를 기획한 이유는 프리랜서 방송인에게 방송 업무에 대한 열정과 사회 봉사에 대한 자부심을 높이기 위해서다. 방송사 공채 시스템외에 다양한 경로로 방송에 입문하는 후배들이 많아지면서 요청 또한 다양해졌다. 무엇보다 프리랜서 방송인에 대한 폄훼, 불공정한 처우 등의 개선에 앞장 설 예정이다. 두 달에 한 번 정기모임을 통해 회원 간 교류와 정보 공유에도 나섰다.“오랜 기간 프리랜서 방송인으로 활약하다 보니 울타리 없이 방송을 한다는 게 얼마나 힘든지 알죠. 20여 년 전 겪었던 프리랜서 방송인의 어려움이 지금도 크게 개선되지 않았어요. 후배들에게 든든한 버팀목이 되고 싶어요.”이기상은 앞으로 예술인복지법을 바탕으로 프리랜서 방송인의 권리보호 방안에 매진할 계획이다. 무엇보다 계약서도 없이 주먹구구식으로 방송 업무를 맡기는 관행을 없애고 직접적이고 투명한 방송 환경을 만들고 싶다. “영어·일어 등에 능통한 후배들도 많고, 경제·과학 등 특정 분야에 전문인 후배들도 다수예요. 미인대회 출신도 몇몇 있죠. 빛나는 한 명 한 명이죠. 그 빛이 더욱 환하게 대중에게 다가가도록 노력하겠습니다.”
- '군함도' 김중희 "일본 배우라고, 야비할 거라고 오해마세요"
- 최근 개봉한 영화 ‘군함도’에서 야마다 역을 맡은 배우 김중희가 31일 서울 강동구 영화사 외유내강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노진환 기자)[이데일리 스타in 고규대 기자] 치아를 활짝 보이는 미소. 언뜻 보면 누구나 지을 수 있는 표정 같다. 찬찬히 들여다보면 눈가에 서린 욕망부터 입꼬리에 담긴 자존심까지 만만치 않다. 광기가 섞인 비웃음이랄까?배우 김중희(33)는 영화 ‘군함도’로 연기의 꽃을 피웠다. 지옥 같은 군함도에서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치는 조선인들을 다그치다 못해 학대하는 야마다가 그가 맡은 캐릭터다. 야마다는 영화 중반부터 자신의 입지를 다지면서 영화의 막판 광기 어린 행동으로 조선인을 핍박한다. “역할이 일본인이어서 일본어로 오디션을 봤어요. 초등학교 2학년부터 고등학교 3학년까지 일본에서 살았으니, 일본어는 자신있었죠. 막상 오디션을 붙고 나니 문제더라고요. 영화 속 대사는 현대 일본어라기 보다 근대 일본어였거든요. 몇몇 단어가 입에 붙지 않아 아예 통째로 외웠어요.”표정이나 연기만 봐서는 비중 있는 캐릭터를 자주 맡았을 것 같다. ‘가문의 영광4: 가문의 수난’의 노점상 주인, ‘연애의 맛’의 포장마차 손님 등 그동안 단역을 주로 맡아왔다. 그런 그에게 ‘군함도’는 행운 같은 작품이다. “불 타는 장면이 있는데, 진짜로 해야 하는 줄 알고 잔뜩 긴장했거든요. 화장실에서 불에 타면 어떤 소리, 행동해야 하나 연습 중인데, 결국 특수효과팀이 나서더라고요. 하하”영화 촬영을 시작하고 첫 대사를 할 때였다. 너무 긴장한 나머지 카메라 동선 밖에서 연기를 했다. 특정 지점까지 걷다가 멈추고 대사를 해야 하는데, 긴장한 나머지 다른 인물 뒤에서 먼저 연기를 했다. 김중희는 “감독님이 ‘야마다 역할에 뽑힌 데에는 분명히 이유가 있다’라며 자기 자신을 믿으라고 말해주셨고, 황정민 선배님은 동선을 알려주시면서 도움을 줬다”고 말했다.김중희는 주위의 조언으로 연극영화과에 지원했다 경희대학교 연극영화과에 덜컥 합격하면서 배우의 길로 접어들었다. 학창 시절 응원단장으로 활약하는 등 숨겨졌던 자신의 끼를 발견했다. 우연찮게 ‘가문의 영광 4: 가문의 수난’의 일본어 통역 스태프로 참여했다가 단역으로 캐스팅됐다. 그 인연으로 같은 제작사의 작품인 ‘연애의 맛’ ‘인천상륙작전’ 등에 출연하게 됐다. 최근 촬영을 끝낸 작품도 같은 제작사의 ‘물괴’라는 영화다. “소속사도 없이 혼자 오디션을 찾아다녔죠. 다행히 ‘군함도’를 통해 제 얼굴을 더 알리게 돼 행복합니다.”김중희가 ‘군함도’에서 맡은 야마다 캐릭터.◇‘앙상블(ensemble) 수다’는 영화 속에서 주연에 버금가는, 주연보다 빛난 조연들이 모여 영화 속 이야기를 전하는 코너입니다. 다음은 앙상블이 꼽는 ‘바로 이 장면’.“군함도는 갇힌 공간이죠. 별로 크지도 않은 그 공간은 커다란 벽에 막혀 넘어갈 수도 없어요. 영화의 종반 부서진 컨베이어 벨트가 벽을 타고 세워질 때 카메라가 벽을 넘어 바다와 하늘이 맞닿는 지점을 보여줘요. 전, 그 장면에서 당시 조선인의 희망을 봤어요. 항상 지하에 있던 사람이 꿈꿨던 자유, 희망, 고향….”
- [화통토크] 이준익 감독·김별아 작가"박열 동주 바라는 관점 비슷해 동질감 느꼈죠"
- 영화 ‘박열’의 이준익(오른쪽) 감독과 소설 ‘열애’의 김별아(왼쪽) 작가는 일제강점기의 이야기는 관객이나 독자에게 고통스러운 시간이라고 입을 모았다. 두 사람은 “외면적 비극을 내면화한 인간의 존재에 대해 다룬 게 비슷하다”고 입을 모았다.(사진=방인권 기자)[이데일리 고규대 기자] 지금 왜 일제강점기인가. 청년 박열의 이야기를 다룬 각기 다른 장르의 두 편이 우리 앞에 섰다. 개봉과 함께 박스오피스 1위에 올라 230여 만 관객을 만난 영화 ‘박열’(감독 이준익)과 그의 부인 가네코 후미코의 시선과 전지적 작가 시점으로 박열을 다룬 소설 ‘열애’(작가 김별아)가 그 주인공이다. 관동대지진으로 조선인 학살이 자행되던 시기 불령선인(不逞鮮人)을 자처하며 황실을 조롱하고 제국주의를 무너뜨리려 한 아나키스트 혁명가 박열. 그의 곁에는 동지이자 아내인 일본인 가네코 후미코가 있었다. 23일 경북 문경 박열의사기념관에서 가네코 후미코의 91주기 추도식도 진행됐다. 이준익(58) 감독과 김별아(48) 작가가 한 자리에서 만나 70여 년 전 불꽃 같은 삶을 보여준 박열 등 당시의 이야기가 오늘 우리에게 어떤 의미를 건네주는지 들어봤다.“저희, 인연이라면 인연이네요. 제가 윤동주 시인의 연희전문대(현 연세대학교) 후배여서 최근 탄생 100주년 기념사업을 하고 있거든요.”김별아 작가가 지난 18일 서울 중구 충무로에 있는 이준익 감독의 영화 프로덕션 작업실을 찾아 인사말을 먼저 건넸다. 최근 펴낸 책 ‘탄실’을 건네주면서 윤동주와 박열 등으로 이어진 작품 세계에 동질감을 표현했다. 이준익 감독은 김 작가를 만나기에 앞서 자신의 컴퓨터 모니터 화면에 영화 ‘박열’의 포스터와 김 작가의 소설 ‘열애’ 표지 이미지를 띄워놓고 손님 맞기에 분주했다. “김별아 작가의 프로필을 보다 ‘가미가제 독고다이’라는 일본 자살 특공대(가미가제)에 동원된 조선인들의 이야기를 다룬 책을 쓴 걸 보고 반가웠어요. 저도 제주도에서 일본까지 헌팅을 하다 엄두를 못 내고 잠시 접었던 소재였는데, 아무튼 동질감을 느꼈네요. 하하.”두 사람은 10년의 나이 차이에도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를 바라보는 시각에서 비슷한 관점을 가졌다고 서로 추켜세웠다. 이 감독이 영화 ‘황산벌’부터 ‘박열’ ‘동주’로 시대를 훑은 것처럼, 김 작가도 드라마로 화제를 모은 소설 ‘미실’을 포함해 ‘논개’ ‘백범’ ‘열애’ ‘탄실’ 등 근대까지 망라하는 역사 소설을 써왔다. 인터뷰는 기자의 화두 제시에 이 감독과 김 작가가 각자의 생각을 던지고, 토론하는 형태로 두 시간 남짓 진행됐다.-박열로 만난 인연이니, 먼저 왜 현재가 아닌 과거 이야기를 작품의 소재로 다뤘는지 궁금합니다.이준익 감독(이하 이준익) “내가 왜 과거만 이야기하느냐, 이렇게 말할 순 없어요. ‘라디오스타’처럼 바로 지금 이야기도 했잖아요. 소재는 그냥 소재일 뿐이지, 과거에 매달린다거나 그런 건 전혀 없어요. 예술은 다시 말해 판타지라는 거지. 미래는 물론이고 과거나 현재도 현실에 없으면 다 판타지죠.”김별아 작가(이하 김별아) “‘해리포터’의 배경이 미래인가요? 과거같지만 미래와 따로 구별하지 않아요. 과거 이야기가 어느 나라든 예술 장르에 자주 등장하는 건, 여전히 해야할 이야기가 많기 때문이죠.”영화 ‘박열’의 이준익(오른쪽) 감독과 소설 ‘열애’의 김별아(왼쪽) 작가는 아나키스트 박열이 이후 전향 논란이 있었다는 점에 의견을 달리했다. 다만, 당시 시대의 파편화된 정보로 인해 어느 한쪽으로 결론을 내린다는 건 섣부르다고 입을 모았다.(사진=방인권 기자).-공교롭게 두 분 모두 박열·동주 등 일제강점기 인물을 깊게 들여다봅니다. 이준익 “일제강점기는 역사적 트라우마가 있는 때죠. 독립운동으로 그 시대를 보기도 하고, 댄스홀이나 모던보이, 그리고 신여성으로 근대를 다루기도 하죠. 수혈된, 혹은 이식된 근대라고 보는 관점도 있을만큼 우리 근대사가 여러 모습이에요. 요즘도 그렇지만 당시 알려진 건 주류의 이야기잖아요. 사실 아주 극소수 인물의 이야기죠. 저는 영화를 통해 그 시대에 살던 아주 소수의 이야기를 하고 싶었어요.”김별아 “60·70년대에 공부했던 세대는 시대정신을 강요받은 게 아닌가 싶어요. 개인을 자세히 보지 않았죠. 2010년 즈음부터 개인을 보는 시대의 관점이 이동했어요. 소설이라는 장르로 개인을 통해 시대를 보는 내러티브를 찾아낸 것으로 봐야죠.”-우리 예술이 미래보다 과거에 집중한다고 해석하는 시각도 있던데요.이준익 “1917년생 인물로 박정희·윤이상·윤동주 세 사람이 있어요. 박정희는 국내자, 윤이상은 국외자죠. 속지주의라는 현대 국가의 개념으로 보면 윤동주는 용정에 살았으니 중국 사람인데, 여권은 일본여권을 쓰고 정신은 한국인으로 살았죠. 각 인물마다 100주년을 맞아 말도 많고 화젯거리도 많잖아요. 이처럼 보는 관점에 따라 조선, 그리고 근대가 달라지는 게 아주 아주 아이러니합니다.”김별아 “동주문학회에 있었는데, 이 감독님의 영화 ‘동주’를 보고 부활시켜 주셔서 고마웠어요. 하하. 이 감독의 말씀처럼 근대를 볼 때 개별적으로 인식하는 게 대부분이에요. 그런데 구멍 난 데를 이으면 하나의 그림이 돼요. 마치 퍼즐처럼. 문학이 하는 역할이 그 부분이 아닐까 싶어요.”-미래든, 과거나 현재든 모두 판타지라면 예술 장르가 인물을 미화하거나 왜곡될 위험도 크지 않을까요.김별아 “이 감독님이 만든 ‘황산벌’ ‘평양성’ 그리고 요즘 영화까지 보면서 속으로 반가웠어요. 마치 마음의 길이 같이 간다고 할까. 근대까지 다루는 역사를 바라보는 지점이 다르지만 같은 게 있다고 봤죠. ‘왕의 남자’ 정도면 역사를 변형시키거나 상상할 수 있는 정도의 전범이 아닐까 싶어요.”이준익 “‘황산벌’은 제 판단으로 실제와 가장 가까운 영화라고 생각해요. 위인이라는 계백이나 김유신이나 사실 누군가 만들어놓은 허상 아닐까요? 영국의 제국주의를 조롱하는 것은 영국 자신이고, 미국의 팍스아메리카를 비판하는 것도 미국 자신이어야 하죠. 우리는 우리 과거와 현재, 미래에 ‘딴지’를 걸고 ‘허상’을 깨어 실체를 드러내야 발전이 있어요.”-작품 소재를 어디서 어떻게 찾나요. 비결이 있을까요.김별아 “역사적 소재를 찾을 때 조선왕조실록을 많이 참조해요. 아직도 연구 중이고, 앞으로도 연구가 필요한 게 바로 역사여서 소재를 찾는 게 무궁무진하다고 봐야죠.”이준익 “영화는 소설과 달라 다수의 동의를 얻지 못하면 장편영화로 만들기가 불가능해요. 먼저 시대의 요구를 담은 소재라 하더라도 투자사의 경제 논리, 극장가의 흥행 논리에 따라 무산되는 게 부지기수죠. 아마 1년에 수천 편의 아이디어가 중단될 거예요. 역으로 그만큼 영화적 메시지가 무엇인지의 고민이 필요하다고 봐야겠죠.”-소설가로서의 영화, 감독으로서 소설을 바라보는 느낌이 어떨지 궁금합니다.김별아 “요즘 서사를 이야기할 때 텍스트보다 영상이 친숙한 이들이 많아요. 평론하는 분들도 텍스트로 상상하던 게 화면으로 모두 나오는 세상이니 압도된다고 하더라고요. 소설이 침몰하지 않나 불안해요.”이준익 “영화의 아버지, 아니 모든 것의 아버지가 텍스트죠. 요즘은 문자언어를 마치 구비문학처럼 보지 않고, 요약본을 듣는 시대라는 게 아쉬워요. 따지고 보면 말에서, 글에서, 영상으로 문명이 이동하는 것뿐이죠. 김 작가님이나 저나 여전히 해야 할 이야기가 많다고 생각합니다. 하하.”영화 ‘박열’의 이준익(왼쪽) 감독과 소설 ‘열애’의 김별아 작가는 각각 영화 ‘동주’의 DVD와 소설 ‘탄실’에 사인을 나누기도 했다.(사진=방인권 기자)△이준익 감독은…잡지사 미술기자로 영화와 인연을 맺고 영화수입·영화제작사로 활동하다 영화 ‘키드캅’으로 감독에 입문했다. 이후 ‘황산벌’(2003) ‘왕의 남자’(2005) ‘ 평양성’(2010) ‘사도’(2014) ‘소원’(2014) ‘동주’(2015) ‘박열’(2017) 등 1000만 관객을 동원한 작품 등 화려한 필모그라피를 써내려가고 있다. 현재 래퍼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 ‘변산’을 준비 중이다.△김별아 작가는…1993년 소설 ‘닫힌 문밖의 바람 소리’로 등단해 2005년 장편소설 ‘미실’로 제1회 세계문학상을 수상해 주목 받았다. ‘미실’은 MBC 드라마 ‘선덕여왕’(2009)의 소재가 돼 큰 인기를 끌었다. 역사 소설에 관심이 많은 김 작가는 ‘조선 여성 3부작’인 ‘채홍’과 ‘불의 꽃’ ‘ 어우동, 사랑으로 죽다’를 펴냈다. 이후 ‘논개’를 비롯해 근대 인물을 다룬 ‘가미가제 독고다이’ ‘백범’ ‘열애’ 등을 썼다.
- '박열' '랜드오브마인' 등 4편 '청소년을 위한 좋은 영화' 선정
- ‘박열’(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랜드오브마인’ ‘목소리의 형태’ ‘직지코드’ 등 영상물등급위원회가 선정한 올해 2/4분기 ‘청소년을 위한 좋은 영화’.[이데일리 스타in 고규대 기자] 영상물등급위원회(위원장 이경숙·이하 영등위)가 올해 2/4분기 ‘청소년을 위한 좋은 영화’로 극영화 한국부문 ‘박열’과 외국부문 ‘랜드 오브 마인’, 다큐멘터리 부문 ‘직지코드’, 애니메이션 부문 ‘목소리의 형태’ 등 4편을 선정했다.극영화 한국부문 좋은 영화로 선정된 ‘박열’(이준익 감독, 12세 이상 관람 가)은 일제강점기 시절 관동대지진 이후 괴소문으로 무고한 조선인학살이 자행된 1923년을 시대적 배경으로 한 영화로, 일본내각은 이를 은폐하기 위해 독립운동가 박열을 배후로 지목한다. 이 과정에서 박열과 그의 동지이자 연인인 가네코 후미코는 조선인학살을 덮으려 하는 일본에 대항한다. 영등위는 “부당한 힘에 대한 정의를 실현함에 따라 청소년들이 독립운동가의 정신을 기리고 애국정신을 함양·고취하는데 의미 있는 작품”이라고 평했다.극영화 외국부문 좋은 영화로 선정된 ‘랜드 오브 마인’(마틴 잔드블리엣 감독, 15세이상관람가)은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 독일의 어린 아이들이 덴마크 군의 포로가 되어 독일군이 매설한 지뢰를 해체하는 작업에 투입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동안 수많은 전쟁영화가 있었지만 해당 영화는 덴마크 해변의 지뢰 해체작업이라는 종전 후 목숨을 건 독일 아이들이 처했던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만큼 전쟁의 후유증과 인간애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만든다.다큐멘터리 부문 좋은 영화로 선정된 ‘직지코드’(우광훈, 데이빗레드맨 감독, 전체관람가)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금속활자인 직지에 대해 알게 된 캐나다인이 고려시대 금속활자 기술이 원나라를 통해 유럽에 전파됐을 가능성을 찾아가는 내용을 그린 다큐멘터리다. 영화를 통해 우리 문화의 숨겨진 비밀과 우수성을 살펴보는 과정을 유쾌하게 풀어나가고 있으며, 역사를 바로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유의미하다.애니메이션 부문 좋은 영화로 선정된 ‘목소리의 형태’(야마다 나오코 감독, 전체관람가)는청각장애 소녀와 동창생들이 서로의 상처를 어루만지면서 관계를 딛고 진정한 친구가 되어가는 과정을 세밀하게 그리고 있는 애니메이션으로 어린이와 청소년에게 우정 등 인간의 소중한 감성을 느낄 수 있도록 한 작품이다.‘청소년을 위한 좋은 영화’는 국내외 극영화, 다큐멘터리, 애니메이션 분야에서 온 가족이 함께 볼만한 영화를 각 1편씩 분기별로 선정·추천하는 정책이다. 2사분기 ‘청소년을 위한 좋은 영화’는 개봉일 기준으로 2017년 4월 1일부터 2017년 6월 30일까지 전체관람가, 12세관람가, 15세관람가로 결정된 국내외 작품 중에서 완성도, 교육적 가치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등급분류에 참여하는 위원들이 1차적으로 후보작을 추천한 후 내외부 인사로 구성된 선정회의에서 최종 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