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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줌인]부조리 꼬집은 봉준호, 삶 위로한 BTS...그 자체로 장르 되다
- 그룹 방탄소년단이 ‘러브 유어셀프 : 스피크 유어셀프’(LOVE YOURSELF: SPEAK YOURSELF) 스타디움 투어를 지난 4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로즈볼 스타디움에서 시작해 11일부터 12일까지 시카고 솔저필드, 18일부터 19일까지 뉴저지 메트라이프 스타디움까지 총 3개 도시 6회 공연으로 32만 관객을 모았다고 20일 소속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가 밝혔다.(사진=연합뉴스)[이데일리 고규대 기자] “오직 한없이 가지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 방탄소년단의 리더 RM은 제6회 이데일리문화대상 대상 수상 소감으로 백범 김구가 남긴 구절을 인용했다. 무기나 돈이 아닌 문화의 힘을 높이 산 백범 김구의 말씀을 가슴 깊이 새겼다는 의미였다.야구·축구·K팝·영화 등 요즘 선전하는 한국 문화의 힘이다. 그 중심에 류현진·손흥민·방탄소년단에 이어 봉준호 감독이 합류했다. 봉준호 감독이 제72회 칸국제영화제에서 최고 영예인 황금종려상을 한국 감독 최초로 수상한 후 ‘한류 4대 천왕’이라는 축하의 말이 이어졌다.◇ MESSAGE - 명확한 주제 의식방탄소년단과 봉준호 감독의 공통점은 자신의 스토리텔링을 갖고 있는 데 있다. 그 스토리텔링은 메시지·스타일·재미로 이어진다. 방탄소년단은 그간 ‘너를 사랑하라’는 뜻의 ‘러브 유어셀프’를 주제로 시리즈 앨범을 내면서 스토리텔링으로 팬들을 사로잡았다. 방탄소년단은 팬클럽 아미를 넘어서 전 세계의 음악 팬에게도 현실을 이겨내는 힘, 그 과정에서 찾는 행복을 설파했다. 봉 감독은 열두살 소년 시절 영화감독의 꿈을 꿨고 김기영 감독을 존경하고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의 팬이 됐다. 첫 장편 데뷔작인 ‘플란더스의 개’를 시작으로 ‘살인의 추억’ ‘마더’ 등을 통해 기존 장르의 클리셰에 자신을 가두지 않고 자신만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옥자’에서 대량생산·대량소비를 꼬집었고 ‘기생충’에서 빈부격차의 현실에서 살아가는 현대인의 속내를 다뤘다. 지극히 한국적 메시지 같지만 오히려 전세계 영화팬의 공감대를 이끌어내 황금종려상을 받는 원동력이 됐다.◇ STYLE - 자신만의 개성방탄소년단은 2013년 데뷔해 올해 7년차다. 기존 K팝 그룹이 정상에 올랐다 인기에 취하는 전철을 반복하지 않았다. 또 다른 연작 ‘맵 오브 더 솔 : 페르소나’를 시작하면서 팬들에게 ‘스피크 유어셀프’를 외쳤다. RM은 “멜로디 바이브를 즐기는 스트리밍 시대에 역행하고 싶었다”면서 “가사가 주는 아름다운 언어와 청각적 질감을 아미에게 바치고 싶었다”고 말했다. 봉준호 감독의 스타일은 그의 연출 스타일에서 찾을 수 있다. 그의 출세작이자 한국 영화의 이정표가 된 ‘살인의 추억’은 무려 17번 고쳐쓴 시나리오다. “‘천재’라는 말이 너무 여기저기 남용되는 것 같아서 별로 안 좋아하는데, 봉준호 감독은 진짜 천재인 것 같다”고 김혜자는 평했다. 봉 감독의 지인들은 그를 태어난 천재가 아니라 끊임없이 자신의 스타일을 만들어낸 ‘강박형’ 천재라고 한다. 사소한 설정에 강하다는 ‘봉테일’(봉준호와 영어 ‘detail’의 합성어)도 그의 완벽한 준비자세에서 나왔다. 봉 감독은 27일 공항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기생충’으로 감독 본인이 하나의 장르가 됐다) 가장 듣고 싶었던 말이었다. 그 문장 한 줄이 기뻤다”고 표현했다.◇ FUN - 팍팍한 세상, 웃음을 주다방탄소년단은 지난 5월초 미국 LA 로즈볼스타디움 공연에서 쉴 새없이 뛰고 노래 부르는 모습 자체로 팬들에게 감동을 줬다. 무대 말미 “어디 출신이든, 무슨 언어든, 어떤 나이든 함께 있는 우리 모두는 하나다”면서 “우린 같은 말을 하고, 같은 목소리로 말하고, 같은 언어로 말한다”고 외쳤다. 이처럼 자신을 표현하고, 그 과정에서 열정을 지속하고, 함께 나누는 게 방탄소년단의 매력 중 하나다. 음악평론가 김작가는 “팬들의 보편적 고민을 트렌디한 스타일로 풀어낸 재미가 방탄소년단의 현재를 만들었다”고 평했다. 봉준호 감독의 작품을 이야기할 때 의외의 대사와 설정을 찾는 게 색다른 재미를 준다. 그만의 영화적 재미를 프랑스 유명 잡지 카이에 뒤 시네마는 ‘L’art du Piksari’(삑사리의 예술)이라고 표현했다. ‘살인의 추억’에서 논두렁에서 미끄러지거나 ‘괴물’에서 괴물에게 화염병을 던지다 놓치는 어이없는 ‘장면의 삑사리’부터 ‘밥은 먹고 다니냐’는 ‘대사의 삑사리’가 그 예다. 정민아 성결대 교수(한국영화평론가협회원)는 “봉준호 감독은 메시지·스타일·재미가 철학적 하모니를 이뤄 우리 문화가 세계로 뻗어갈 수 있다고 증명했다”고 말했다.◇ 그리고, 다시 문화의 힘방탄소년단은 오는 6월1일과 2일 이틀 동안 영국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공연을 갖는다. ‘비틀스의 나라’ 영국은 ‘21세기 비틀스’로 불리는 방탄소년단을 기다리고 있다. 9만명 수용 가능한 웸블리 공연 티켓 이틀치는 이미 매진됐다. 봉 감독은 27일 오후 2시40분께 인천국제공항에서 만난 취재진에게 “폐막식 파티 때 심사위원들과 얘기를 나눴는데, 한국 영화 100주년 소식을 전하니 기뻐하더라”라며 “이번 수상은 칸이 한국 영화 100주년에 준 큰 선물이 아닐까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90년전인 1929년 백범 김구는 “문화의 힘은 우리 자신을 행복되게 하고, 나아가서 남에게 행복을 주겠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방탄소년단과 봉준호 감독은 저마다 메시지·스타일·재미를 무기로 우리 자신을 넘어서 전 세계에 행복을 줄 또 다른 스토리텔링을 준비하고 있다.칸의 남자 봉준호 감독과 배우 송강호.(사진=연합뉴스)
- [혼행의 역설④] 안전한 혼행을 위한 '혼행 안내서'
- 외교부 여행경보제도(그래픽= 이동훈 기자)[이데일리 고규대 기자] “보라카이, 여행유의 지역이라고?” 20대 고 모씨는 동남아 배낭여행을 준비하다 깜짝 놀랐다. 게스트하우스에서 묵을 요량으로 보라카이 인근 저렴한 숙소를 알아보다 우연찮게 보라카이가 정부가 ‘여행유의’ 지역으로 분류한 장소였다. 친구의 소개로 ‘외교부 해외안전여행’ 사이트를 찾았더니 필리핀 보라카이뿐 아니라 수빅시·보흘섬, 중국 용정시·단둥시 등도 ‘여행유의’ 지역이었다. 고 씨는 결국 에어비앤비같은 가성비 숙소를 따지는 대신 안전한 숙소를 찾아 ‘혼행’하기로 마음먹었다.고 씨처럼 ‘혼행’을 떠나면서 안전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게 현실이다. 외교부는 ‘여행유의’보다 한단계 높은 ‘여행자제’ 지역으로 벨기에 브뤼셀, 스페인 바르셀로나 등도 올려놓았다. 많은 이들이 익숙한 지역이어서 안전할 것이라 생각하단 큰코다친다. 외교부는 홈페이지를 통해 “필리핀·과테말라·중국 등 인질 및 납치가 빈번한 국가를 여행할 때에는 치안 불안지역을 사전에 파악해 여행을 자제해야 한다”고 설명했다.현재 정부는 특정국가 여행·체류시 특별한 주의가 요구되는 국가·지역에 대한 경보를 지정해 위험수준을 경고하고, 이에 따른 행동지침을 안내하는 여행경보제도를 운영 중이다. 해외 주재원·출장자, NGO, 선교사, 여행자 등 해외에 체류하는 모든 국민을 대상으로 한다. 전 세계 여러 나라와 도시를 ‘여행유의’(청색), ‘여행자제’(황색), ‘철수권고’(적색), ‘여행금지’(흑색) 등 4단계로 나눴다. 1~2단계인 여행유의와 여행자제까지는 여행전문가의 안내를 받아 여행하는 것에 큰 어려움은 없다. 3~4단계인 철수권고, 여행금지 지역으로 설정된 지역은 업무 등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혼행’ 지역으로 생각조차 할 필요가 없다. 부르키나파소의 경우 원래 전 지역에 ‘철수권고’가 설정돼 있었다.‘혼행’을 떠나는 이들은 미리 안전지식을 따로 숙지할 필요가 있다. 납치가 되어 인질이 된 경우, 자제력을 잃지 말고 납치법과 대화를 지속하여 우호적인 관계를 맺어야 한다는 것도 전문가의 조언이다. 외교부는 해외여행자가 해외안전여행홈페이지에 신상정보·국내비상연락처·현지연락처·일정 등을 등록해 안전정보를 제공하는 ‘동행서비스’도 운영 중이다. 또 외교부 ‘해외안전여행 애플리케이션’을 내려받아 수시로 변하는 여행경보 지역을 알아볼 필요가 있다.
- 연극 '사랑해 엄마'로 돌아온 '태보해' 배우 조혜련 (영상)
- [이데일리 이준우 PD] 연극 ‘사랑해 엄마’로 코미디언에서 배우로 거듭난 조혜련. 연기에 목마른 배우들과 함께 어려운 과정에서도 작품을 올려 호평 속에 연장 공연까지 확정했다.‘사랑해 엄마’는 연출가 윤진하 감독의 자전적인 내용이 담긴 창작극으로 1980년대를 배경으로 남편 없이 홀로 시장에서 생선을 팔며 억척스럽게 아들을 키우는 엄마의 애환을 그린다.2015년 초연 이후 매년 앙코르 공연을 이어오며 각박한 시대를 사는 우리에게 가족의 사랑을 잊지 말자는 따뜻한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조혜련은 인터뷰에서 “작년에 후배가 출연하는 연극 ‘사랑해 엄마’의 마지막 공연을 우연히 보러 갔다가 이대로 묻히기 아깝다는 생각에 맴버들을 모아 공연을 올리게 되었다”며 “이 작품을 통해 엄마에게 ‘사랑해’라는 표현을 자주 할 수있는 분위기가 되었으면 한다.”고 바람을 전했다.또한 전문적으로 연기를 배우지는 않았지만 진지한 열정과 나름의 사연으로 작품에 참여하게 된 배우들에게 고마움을 표시했다. 이번 캐스팅에는 엄마 역에 조혜련, 정애연, 허윤이 출연하며 가수 류필립이 아들 철동 역을 맡았다. 그리고 방송인 박슬기, 배우 정애연, 이상화, 손진영, 개그맨 홍가람, 박은영, 임종혁, 김진 등이 출연하고 아나운서 김경란씨가 배우로서 새롭게 연기에 도전한다.조혜련은 “분위기가 좋아 지방 공연도 얘기되고 있다”며 “시즌1 종료 후 2~3달 휴식을 취하고 바로 시즌2로 이어서 갈 계획도 있다.”고 언급했다. “연기를 위해 순수한 마음으로 모였기 때문에 오랫동안 작품을 같이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인터뷰 말미에 요즘은 청소년들에게 조혜련이 아닌 ‘태보해’ 아줌마로 불린다며 유튜브에 화제가 된 ‘태보해’ 동영상을 언급했다.조혜련은 “태보를 하는 영상을 1분 30초짜리로 재편집한 것으로 그게 너무 웃겼다.”며 “세계 각국 언어로 번역되어 열풍을 일으키고 있어 강제 해외진출 중”이라고 영상을 소개했다.베테랑 연예 전문 기자 겸 영화평론가 고규대 부장이 화제의 배우들과 만나는 ‘고규대의 레드카펫’은 이데일리 홈페이지(etv)와 이데일리 유튜브, 이데일리 페이스북, 이데일리 네이버TV, 이데일리 카카오TV에서 시청할 수 있다.
- 이수성 감독 "완성도 높은 작품도 빠르게..'제2의 남기남', 칭찬 같다"
- 영화 ‘메모리즈’의 이수성 감독이 최근 서울 중구 통일로 KG타워에 있는 이데일리 사옥을 찾아 인터뷰에 나섰다.(사진=노진환 기자)[이데일리 스타in 고규대 기자] “‘제2의 남기남’ 감독으로 불리워도 좋죠.”2010년 감독 데뷔 이후 올해 햇수로 10년. 25일 개봉한 영화 ‘메모리즈’가 감독 겸 제작을 맡은 10번째 작품이다. 다른 사람의 고민을 들어주는 지역주민 심리 상담가(이선구 분)가 반복되는 일상에 지쳐가던 중 이사 간 새집에 남겨진 전에 살던 여자(한주영 분)가 남겨 놓은 메모를 발견하며 세상과 소통하게 되는 이야기다. 이수성 감독은 ‘미스터 좀비’로 감독 데뷔한 후 액션·멜로·사극 등 다양한 장르에 도전했다. 특징이 있다면 짧은 기간 안에 저예산으로 영화를 만들어낸다는 것이다. 이수성 감독은 “촬영 현장의 거품을 빼고, 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해야 완성도 있는 작품이 나온다”고 말했다.“한 선배 감독을 우연히 만났는데, ‘한국의 로저 코먼’이라고 농담을 건네시더라고요. 할리우드 B급 영화의 거장과 비교해 주신 것만 해도 영광스럽죠. 빨리 효율적으로 찍는다고 하니 제2의 남기남 감독이라고 부를 수도 있겠죠.”로저 코먼은 1950년대 후반에서 1960년대에 걸쳐 수많은 작품을 제작하면서 할리우드 B급 영화의 대부로 불린다. 남기남 감독은 100여 편이 넘는 셀 수 없는 작품을 만들어낸 감독이다. 이수성 감독은 이들 ‘괴짜’ 감독과 비교를 서운해 하지 않는다. 52시간 근무제, 최저임금 인상 등으로 외부적 요인을 딛고 영화제에 나갈 만한 완성도 있는 작품을 만드는 그만의 노하우도 있기 때문이다. “감독 데뷔할 때 몇 시간만 늦춰져도 기하급수적으로 올라가는 제작비에 어려움을 겪었어요. 아예 영화 후반작업 회사를 만들면 비용을 줄일 수 있지 않을까 아이디어를 냈죠. 이때부터 색 보정, 자막, 종합편집 등 후반작업 회사를 운영하면서 영화를 찍으니 제작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게 됐어요.”영화 ‘메모리즈’의 한 장면.이수성 감독은 자신이 대표로 있는 리필름을 통해 촬영·조명·녹음 등의 도움을 받아 ‘메모리즈’를 완성했다. 배급 역시 리필름에서 맡는다. ‘메모리즈’는 4회 인도 인디우드 국제영화제 장편 부문 초청, 11회 상록수 영화제 특별상 부문 초청 등 완성도에서 평가를 받았다. 제작 스타일은 로저 코먼이나 남기남 감독과 비교 당한다지만, 작품의 내용은 다른 평가를 받고 싶다는 게 이수성 감독의 속내다. 이수성 감독은 “감독작을 포함해 모두 17편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하면서 각기 다른 장르에 도전한 게 좋은 경험이 됐다”고 말했다.“이번 영화의 장르는 드라마예요. 1인 세대, 독거 노인, 혼밥 등 외로운 요즘 사람의 소통을 소재로 한 작품이에요. 인간의 본성, 그 중에서도 외로움이라는 내면에 집중했습니다. 다양한 장르를 다뤄본 경험이 인간의 심리를 색다른 시선으로 보는 데 도움이 됐어요.”이수성 감독은 영화 ‘전망좋은 집’ 개봉 당시 배우 곽현화와 법적 분쟁으로 화제가 된 적 있다. 당시 곽현화는 이 영화의 무삭제 노출판이 공개되자 “허락 없이 노출 장면을 공개해 큰 피해를 입게 됐다”며 3억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했고, 이 감독을 성폭력처벌법 위반 혐의로 형사 고소했다. 이수성 감독은 1심과 2심에 이어 최종적으로 무죄를 판결받았다. “2~3년 동안 아주 힘들었죠. 이제 과거의 아픔이죠. 저의 영화에 대한 편견이 생긴 것 같아 아쉬웠어요. 다양한 장르의 작품도 만들고 싶은데 보지도 않고 비판만 하지 않을까. 무엇보다 스무 살 때부터 영화만 보고 살아온 인생인데, 그 영화를 못하게 될까 두려웠어요. 다행히 이렇게 10번째 작품으로 관객을 만나게 돼 행복합니다.”
- [포토] '2019 선현문화나눔협회 후원의 밤' 성료
- ‘2019 선현나눔협회 후원의 밤’ 행사에 참석한 이사진. 앞줄 왼쪽부터 박성찬 다날 부회장, 김수한 국립오페라단 사무국장, 김려원 본다빈치 대표, 양선희 세종대 명예교수, 이창기 마포문화재단 대표, 곽재선 선현나눔협회 회장(KG 이데일리 회장), 박명성 신시컴퍼니 프로듀서, 최현주 상명대 교수, 김예분 방송인, 신계화 구리시오페라단장.(사진=노진환 기자)[이데일리 고규대 기자] ‘2019 선현문화나눔협회 후원의 밤’이 10일 오후 서울 중구 KG타워에서 열렸다. 이날 행사는 선현나눔협회 이사회에 이어 티켓 기부에 활발하게 나선 본다빈치와 국립오페라단에 감사패 전달식, 후원의 밤으로 이어졌다. 감사패는 김려원 본 다빈치 대표와 김수한 국립오페라단 사무국장이 받았다. 이날 행사에는 곽재선 선현나눔협회 회장(이하 앞줄 왼쪽에서 여섯번째)과 박성찬 다날 회장(첫번째) 등 30여 명의 이사진이 참석했다. 사진=노진환 기자
- [고규대의 컬처키워드] 문화와 산업…3만 달러 시대의 무게추
-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지난 2월2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로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열린 ‘제6회 이데일리 문화대상’에서 문화대상을 받은 후 소감을 말하고 있다.(사진=방인권 기자)[이데일리 고규대 기자] ‘총매출 3조원, 관련 상품 300조원.’ 2008년 영국의 대표적인 문화 콘텐츠인 ‘해리포터’ 시리즈를 소개할 때 쓰던 표현이었다. ‘해리포터’ 시리즈로 영국의 문화가 다시 주목받은 현상보다, ‘문화’가 바로 차세대 먹을거리였고, 돈이 되는 ‘산업’이라는 게 강조됐다. 당시 ‘해리포터’ 시리즈의 매출액은 우리나라 반도체 수출 총액인 231조원을 웃돌고 현대자동차가 대략 10년 이상 매출 수준에 해당한다면서, 새삼 문화 ‘산업’이 주목 받았다.2008년은 우리나라 국민총소득(GNI)이 주춤했던 시기였다. 1960년대 이후 고속성장을 거듭하며 1977년 1000달러를 돌파했고 1994년 1만 달러, 12년 만인 2006년에 2만 795달러로 들어섰다. 하지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졌고, 2009년 1만 8256달러로 줄었다. 조금 더 허리띠를 조이고 달음박질을 하면서 4만 달러도 문제없다는 이른바 ‘747’의 대선공약도 이어 등장했다. ‘문화’와 ‘산업’이라는 다소 어울리지 않는 조합이다. 문화(Culture)는 서구식 어원 ‘경작’을 뜻하는 데서 출발해 한 사회의 생활방식을 포괄하는 등 변화를 거듭했다. ‘산업’(Industry)은 인간이 생계를 유지하기 위하여 일상적으로 종사하는 생산적 활동을 일컫는다. 정신적 가치를 강조한 문화와 물질적 수단을 추구하는 산업이 가끔 충돌하는 이유다. 문화예술단체의 장이 임명될 때 즈음 단체의 운영을 기업 경영과 비교해 투입-과정-산출을 따지는 경제적 효율성을 따지는 게 관심을 받는 배경이다.지난 8일 박양우 중앙대 예술대학원 예술경영학과 교수가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 장관에 지명됐다. 문체부 차관의 관료 출신으로 전문지식을 갖고 있는 박양우 교수(이하 지명자)가 지명된 것을 놓고 기대 반 우려 반 시선이 엇갈리고 있다. 기대는 자주 시를 읽었고, 주로 블랙리스트 해결에 몰두했던 도종환 현 장관의 아쉬움을 지울 거라는 거다. 반면 우려는 그래도 ‘문화’에 천착했던 도 장관에 비해 박 지명자가 ‘산업’에만 몰두하지 않을까 염려한 때문이다. 우려는 박 지명가가 한국영화배급협회장, 한국영화산업전략 센터 공동대표를 맡으면서 대기업의 이해를 대변했다는 의심에서 출발한다. 박 지명자는 앞서 2014년 3월1일부터 2021년 7월1일까지 임기로 CJ ENM의 사외이사 및 감사를 맡은 바 있다. 일부 영화계에서는 투자-제작-배급-상영으로 이어지는 수직계열화 등 독과점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박 지명자가 대기업의 편에 서는 게 아닌가 염려한다. 실제로 한 편의 블록버스터가 스크린을 싹쓸이하는 통에 관객이 보고 싶거나 봐야 할 다양성 영화가 사라진다는 아쉬움이 현존한다. 와이드릴리즈로 개봉 초기 투자금액을 회수하는 할리우드식 시스템이 한국 영화의 양적 성장을 가능케 한다는 논리도 일견 설득력이 있다. 결국 수직계열화는 영화 ‘문화’의 다양성이 우선이냐, 영화 ‘산업’이 우선이냐 등 가치 판단과 얽힌 문제다.박 지명자가 차기 문체부 장관에 이름을 올린 8일, 2018년 1인당 국민총소득 3만 달러를 돌파했다는 뉴스가 함께 등장했다. 2006년 2만 달러를 돌파한 이후 12년 만에 3만 달러 시대에 들어선 것이다. 1인당 국민총소득 3만 달러는 선진국의 상징으로 여겨왔다. 뉴스가 전해진 후 실제 체감과 다르다는 국민의 반응은 문화적 선진국과 경제적 선진국의 심리적 괴리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바라건대 3만 달러 시대에는 문화가 가진 ‘무형의 힘’을 높이 평가하는 게 어떤가. 문화를 산업으로 바라보던 2만 달러 시대의 시각을 벗어내야 진정한 선진국이 아닐까. 방탄소년단의 멤버 RM이 제6회 이데일리문화대상에서 인용한, ‘오직 갖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라는 백범 김구의 말씀이 매출 몇조, 관련 상품 몇조를 뜻하는 게 아니다. 백범 김구는 “문화의 힘은 우리 자신을 행복되게 하고, 나아가서 남에게 행복을 주겠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3만 달러 시대의 문체부 장관이 문화 ‘산업’의 강국이 아니라 “가장 아름다운 나라”를 만드는 데 힘써주길 기대한다.
- [고규대의 컬처키워드] 스카이캐슬, '유사 금수저'만의 해피엔딩
- ‘SKY캐슬’ 최종회를 장식한 화해와 미소.[이데일리 고규대 기자] “‘스카이캐슬’ 20회 재촬영해주세요.” 청와대 국민청원에 등장한 글이다. “혜나만 불쌍한데, 이게 말이 됩니까”라는 게 이 글을 올린 이의 말이다.JTBC 금토드라마 ‘SKY캐슬’(극본 유현미·연출 조현탁)의 마지막회가 해피엔딩인지 언해피엔딩인지 아리송하다. 해피엔딩은 금수저(지금의 금수저와 과거 흙수저였던 ‘유사 금수저’를 포함해서)에게 해당하는 말이다. 내신에 매달리던 예서(김혜윤 분)는 머리에 반짝이는 핀을 꽂고 천진난만한 얼굴로 자기주도학습을 준비한다. 고액 코디에게 금괴를 갖다 바치고, 아이의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절도도 방관하던 한서진(염정아 분)은 딸의 서울대 의대 진학이라는 굴레를 벗고 당장의 삶에 만족한다. 그의 아빠 강준상(정준호 분)은 떼어놓은 병원장 자리를 박차고 새로운 삶을 시작한다. 손녀의 잘못도 참지 못하던 할머니마저 이기주의적 일평생 삶을 벗어던졌다. 노승혜(윤세아 분) 차민혁(김병철 분) 부부와 진진희(오나라 분) 우양우(조재윤 분) 부부도 아이들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믿어주기로 다짐했다.살해당한 흙수저 혜나(김보라 분)가 눈에 밟힌다. 혜나의 죽음은, 드라마의 극적인 전개를 위한 ‘맥거핀’으로 활용됐을 뿐이었다. 그의 죽음으로 스릴러로 치닫던 드라마가 거대한 파국으로 이어지길 기대했던 시청자에게 허탈한 결말이었다. 또 다른 흙수저 출신인 김주영(김서형 분)의 몰락만으로 해결될 위안이 아니었다. 차기준(조병규 분)은 자신의 요약 노트를 오픈하겠다는 강예서(김혜윤 분)에게 “너, 강예서 맞아?”라고 되묻는 JTBC 드라마 ‘SKY캐슬’ 마지막회의 한 장면. 스카이, 그 중 서울대 의대가 지상목표였던 금수저의 개과천선이 해피엔딩인지 언해피엔딩인지 판단하기 어렵다.‘SKY캐슬’ 반향의 원인을 분석해봐도 시원치 않을 판에 “하도 얘기를 들어서 한 번 봤다”는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의 발언에서 대한민국의 교육 시스템과 그것을 유지하기 위한 카르텔이 얼마나 단단한지 가늠해볼 수 있다. 시청자가 ‘SKY캐슬’에 열망한 건, 금수저가 되고 싶은 우리의 욕망을 민낯처럼 드러낸 설정이 공감됐고 견고한 현실의 교육 시스템이 드라마에서라도 깨지길 바라는 기대 때문이었다. 아쉽게도 ‘SKY캐슬’ 결말은 불공정이라는 위험에 직면한 학종 등 지금의 교육 시스템에 불신만 키운 꼴이 됐다. ‘SKY캐슬’ 마지막회를 두고 ‘흙수저가 금수저에게 대항하는 마지막 방법, 선거권을 강조한 빅픽쳐’라고 네티즌이 적은 글이 농으로만 들리지 않는 이유다.‘SKY캐슬’은 정확히 말하면 ‘유사(類似) 금수저’와 흙수저의 대립 구도다. ‘SKY캐슬’은 상위 1%의 이야기일 수는 있으나 ‘진짜’ 금수저의 이야기는 아닐 터이다. ‘유사 금수저’는 흙수저의 삶과 이들의 과거를 폄훼한다. 과거 흙수저였으나 지금 더 나아가면 진짜 금수저가 된다는 욕망에 피라미드의 정점에 올라야 한다는 강박에 사로잡혔다. 그래서인지 선짓국을 파는 시장통 가게의 딸로 태어나 신분 세탁하고 강준상과 결혼한 곽미향(염정아 분)이나 공부 하나는 기가 막히게 잘해 사법시험 최연소 합격에 이어 세탁소집 아들에서 금수저의 지위에 다다른 차민혁은 흙수저를 멀리하고 심지어 혐오한다. ‘진짜’ 금수저가 이들 ‘유사 금수저’의 욕망과 그 욕망을 위한 악다구니를 본다면 그저 헛웃음을 터뜨릴 블랙 코미디로 보일 터이다. JTBC 드라마 ‘SKY캐슬’‘SKY캐슬’의 엔딩은 영화 ‘밀양’을 떠올리게 한다. ‘밀양’을 주인공 신애의 시각으로 쫓다 보면 이해하기 어려운 결말로 이어진다. 단 하나 남은 희망, 그 아들마저 잃어버린 신애가 종교를 접하고 구원받았다는 아들의 살인범을 만났을 때의 심정. 용서는커녕 용서라는 단어조차 겨우 끄집어낸 그에게 ‘셀프 구원’을 받았다는 살인범의 말은 당혹스럽고 혼란스러운 충격이었다. 끝내 주체할 수 없는 오열을 터뜨리는 신애, 그의 아픔을 누가 위로해줄까.다시 ‘SKY캐슬’로 돌아가 혜나의 시각으로 최종회를 만난다면 어떤 기분이었을까. ‘유사 금수저’들의 ‘셀프 회개’를 어떻게 받아들일까. ‘권선징악’은커녕 ‘권금징흙’처럼 보이는 마지막은 누구를 위한 엔딩인가. 방송 초기 블랙코미디를 표방한 ‘SKY캐슬’이 회를 거듭할수록 스릴러에 가깝다는 평을 듣더니, 최종회에서 블랙을 빼고 코미디로 마무리한 격이다.
- [데스크칼럼] 역경에서 빛난 진실한 우정
- [이데일리 고규대 문화·레저산업부장] 나이 지긋한 이들이 모인 연말 송년회 자리마다 건배사가 등장한다. 재치 있는 문구는 해마다 화제가 된다. 내용은 대동소이하다. 함께 가자, 우정을 지속하자 등이다. ‘이멤버, 리멤버’ ‘이상은 높게, 우정은 깊게’ 등은 꾸준히 사랑을 받는다. 모름지기 구호(口號)란 요구나 요청을 담는다. 이미 이룬 게 있다면 구호가 무슨 필요 있으랴. 여전히 허전한 사랑이고 우정이니 연말에서나마 다짐하고 싶은 욕심이 아닐까.방송인 이영자가 지난 22일 열린 ‘2018 KBS 연예대상’에서 대상을 받았다. KBS가 ‘연예대상’을 신설한 후 첫 여성 수상자다. 본격적으로 지상파 연예대상이 시작된 이래 박경림(2001년 MBC)에 이어 두 번째 여성 방송인 단독 대상 수상이다. 이영자는 올해 KBS 예능프로그램인 ‘안녕하세요’ 보다 MBC ‘전지적 참견시점’ 등에서 활약이 두드러진 터라 궁금증이 무성하다. KBS가 화제성 높은 이영자에게 상을 먼저 줘 내년 주요 프로그램을 안길 것이라는 추측부터 MBC마저 ‘연예대상’을 안기면 방송 최초 여성 2관왕이 탄생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높다. 이영자의 수상은 올해 문화연예계를 휩쓴 여풍 열풍으로도 해석된다. 이영자가 방송 제작진을 애먹이는 꼼꼼한 스타일이라는 점을 차치하고서라도 그의 부활이 얼마나 대단한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이영자의 수상은 방송 활동을 오래 지켜본 이라면 또 다른 감회에 들게 한다. 지금 이영자에게 이른바 ‘이영자 패밀리’인 고 최진실을 시작으로 최화정·홍진경 등 ‘우정’을 나눈 이들의 공감과 응원이 있었다. 이영자는 케이블채널 올리브 ‘밥블레스유’ 출연을 결정할 때도 또 다른 ‘우정’인 김숙·송은이의 거듭된 권유 끝에 카메라 앞에 섰다. ‘2018 KBS 연예대상’ 수상 소감에서 “이걸 꼭 이야기하려고 했다. 저를 힘들 때마다 다독여준 우리 김숙 씨, 송은이 씨 너무 감사하다”고 두 사람을 콕 집은 이유다. 이영자는 수상 무대에서 ‘전지적 참견 시점’에서 세월호 사건 비하 논란으로 하차하려고 고민한 순간, 본인과는 무관한 오빠 ‘빚투’ 의혹, 그리고 모든 어려움에도 제2의 전성기를 맞게 된 올해의 일들이 주마등처럼 스쳐갔을 터이다.이영자는 지난 2001년 다이어트 구설수로 정상에서 갑자기 내려왔다. 당시 이영자는 40kg을 운동과 철저한 식이요법으로 감량했다고 주장했으나 후에 지방흡입 시술을 한 게 드러나 거짓말 파문에 휩싸여 기자회견 끝에 방송을 중단했다. 이영자는 당시를 회상하면 “30대에 큰일을 겪었다. 패가망신한 일이다. 그때 ‘완전히 새로운 내가 되어야겠다’고 다짐했다. 매일 집에서 오른쪽으로 돌아가던 길을 왼쪽으로 가보니 새로운 것들이 보이더라. 죽어도 못 하겠다는 일 하나만 해보면 인생이 바뀌더라”고 고백했다. 모든 걸 바꿨으나 결코 바꾸지 않은 건, 그 시기 그의 곁을 지킨 이들이다. 이수근을 곁에 둔 강호동, 송은이·김숙을 둔 이영자 등이 방송가에서 부러움을 받은 이유다.“성공은 친구를 만들고, 역경은 친구를 시험한다.” 로마의 한 작가가 남긴 말이다. 연말 구호로만 우정을 외치면 얼마나 공허할 것인가. 행동이 말보다 낫고, 관계가 결과를 낳는다. 나의 어려움은 우정 깊은 이와 나누고, 그이의 어려움은 내가 먼저 헤아려 본다. 2019년 제조업의 위험에 자영업자의 위기까지 경기 침체의 우려가 크다지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