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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달러 大이동)⑤ 한·중·일의 대응
- [edaily 강종구기자] 한국,일본,중국 등 동북아 3국의 환율정책에 대한 태도가 눈에 띄게 달라지고 있다.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 민간자본의 해외유출을 촉진하기 위한 대책을 쏟아내고 있다.
동북아 3국의 행보는 한 방향을 향하고 있다. 미국의 금리인상과 달러화 약세에 대한 대응이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3국의 변화가 필연에 가까운 것이라고 진단하고 있다. 97년 외환위기 이후 대미무역을 통해 누적된 경상수지 흑자와 과다논쟁으로까지 비화된 세계 최대의 외환보유액이 이제는 오히려 부메랑이 되어 경제를 위협할 수 있다는 위기의식이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 외환보유액, 너무 많이 쌓았나
97년 외환위기이후 아시아 신흥시장국들은 아껴쓰고 저축하며 수출에 매진한 결과 엄청난 무역흑자를 쌓아나갔다. 또 위기당시 꼭 필요할 때 바닥났던 국가 비상금에 대한 아픈 기억으로 벌어들인 달러를 외환보유액으로 차곡 차곡 쌓아 나갔다.
지난해말 현재 일본, 중국, 대만, 한국은 나란히 세계 1~4위 외환보유국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외환보유액의 확충은 아시아가 외환위기에서 벗어났다는 가장 확실한 증거로 거론되지만 또 한편으로는 2002년 이후 지속된 달러약세에도 불구하고 아시아 통화가 강세를 보이지 않는 근거가 되고 있다.
미국와 유로지역 국가들은 "아시아가 수출을 위해 환율을 조작하고 있다"고 비난하는가 하면 세계 투기자금들은 외환보유액을 좋은 먹잇감으로 여겨 군침을 삼키고 있다.
중국은 위안화 환율을 1달러당 8.27위안에서 고정시켜 놓고 유입되는 달러를 외환보유액으로 흡수했다. 미국 시각으로 보면 한국도 별반 차이가 없어 보일 수 있다. 실제로 미국은 한국의 환율제도를 자유변동환율제가 아닌 관리변동환율제라고 칭하고 있다.
원화 환율은 지난해말 이후 급락했지만 외환위기 이후 수년동안 거의 횡보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수출로 번 달러를 국가가 거의 사들인 다음 미국 국공채 등을 주로 매입하는 식으로 다시 미국으로 돌려 보냈기 때문이다.
◇ 민간자본 유출 유도
그러던 아시아가 확실히 변했다. 일본은 지난해 3월 이후 외환시장 개입을 중단했고 95년부터 유지해 오던 예금전액 보장제도를 이달 1일부로 전면 폐지했다.
이는 국내자본의 해외유출을 유도해 엔화 강세 압력을 줄이겠다는 포석으로 이해되고 있다. 예금 전액보장제가 완전 폐지됨에 따라 일본 국내자본의 해외증권투자 등 자본유출이 보다 확대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광주 한국은행 국제국장은 환율이 1000원선을 위협하던 지난 3월초 "일본의 예금 전액보장제 폐지가 다가오면서 엔화 환율이 예전에 비해 훨씬 안정적이 됐다"며 "원화 환율도 다소 안정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망했다.
중국도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중국 최초로 외환시장 조성자(마켓메이커)를 지난달말 외국은행 7곳, 국내은행 2곳으로 선정했고 그에 앞서 중국 기업들의 외화소지 한도를 높이고 중국 시중은행들이 투자할 수 있는 외화투자상품의 범위를 확대했다.
조중재 굿모닝신한 수석연구원은 "중국은 환율제도면으로만 보면 고정환율제에서 변동환율제로 넘어갈 수 있는 조치들을 거의 다 취했다고 볼 수 있다"며 "사실상 정치적인 선택이 남아 있을 뿐"이라고 평가했다.
우리나라 역시 해외증권투자 확대를 유도하기로 하는 등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보험사의 해외투자한도를 늘리고 해외부동산투자를 완화할 방침이다.
재미있는 것은 한중일 3국의 공적연금들이 일제히 해외투자 확대에 나서고 있다는 사실이다. 2003년까지 거의 없다시피 했던 우리나라 국민연금기금의 해외채권 투자액은 지난해 4조원으로 급증했다. 국민연금이 `제2의 외환보유액`을 표방하며 미국 국채 5년물을 집중적으로 사들였고 올해는 한도를 더 늘렸다.
단일펀드로는 세계 최대 규모인 일본의 정부연금투자펀드(GPIF)는 현재 12조6000억엔(약 120조원)인 해외투자규모를 2009년초까지 두배인 25조5000억엔으로 대폭 확대할 방침이다. 이 연금펀드는 특히 아예 환율변동위험을 전혀 헤지(hedge)하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 중국정부는 지난 2월 후생기금(한국의 국민연금격)을 비롯한 주요 연기금들의 해외투자방안을 승인해 자국내 연금의 해외채권 매입 발판을 마련했다.
아시아 3국의 이같은 움직임은 환율하락 압력을 공식 외환보유액이 아닌 연금을 통해 조절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김우찬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는 "국민연금기금의 해외투자는 최근의 급격한 원화가치 상승세를 둔화시킬 수 있다. 해외자산을 취득하려면 필히 외환시장에서 달러화 매입이 필요하기 때문이다"며 "외환당국의 외환시장개입 비용을 줄여주는 효과도 있다"고 말했다.
◇ `공식` 환율개입의 후퇴 신호?..민간자본서 절상압력 `김빼기`
지난달 전세계를 강타한 이른바 `한국은행(BOK)쇼크`에 대해 익명을 요구한 국내 증권사 한 애널리스트는 "미국 국채를 무리하게 사들여 금리를 억지로 끌어내리지 않겠다는 앨런 그린스펀 미국 연준 의장에 대한 약속"이라고 말했다.
그린스펀 의장이 의회 증언에서 "금리를 올리는데 장기금리가 낮은 것은 수수께끼"라고 한 말은 아시아 국가들이 미국 국채를 사는 바람에 금리인상의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다는 `경고`였고 통화다변화는 그에 대한 아시아의 메아리라는 설명이다. 우연의 일치인지 BOK쇼크 이후 일본은 고이즈미 총리가 직접 나서 "투자다변화가 필요하다"고 언급했고 중국도 최근 "외환보유액에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달러약세 압력이 아시아 신흥시장국에 집중되고 있는 마당에 더 이상 외환보유액을 통한 환율방어는 국제적인 비난의 빌미가 될 수 있다"며 "외환보유액을 통한 개입의 후퇴신호로 받아들여진다"고 덧붙였다.
한 외국계증권사 이코노미스트는 "한국을 비롯한 3국 중앙은행들이 외환시장개입에서 확실히 후퇴하고 있다"며 "특히 장기간 개입중단을 하고 있는 일본과 고정환율제를 고수하고 있는 중국보다 최근까지도 강력한 시장개입을 해왔던 한국의 변화는 충격적이다"고까지 지적했다.
최근 외환보유액과 관련된 고위 당국자들의 발언은 이같은 해석을 설득력 있게 들리게 한다. 지난달 31일 이해찬 총리는 "외환보유액은 연말 2200억~2300억달러나 돼 적정 외환보유액보다 300억~500억 달러 많게 된다"며 "원화가 절상된 것 자체는 우리 경쟁력이 그만큼 강해진 것이고 겸허하게 받아들여야한다"고 말했다. 또 "97년 외환위기때는 국민소득 1만달러를 유지하기 위해 800원을 고수하다가 충격이 왔다"고 강조했다.
한덕수 경제부총리 역시 "외환보유액이 과다하다"고 지적했고 심지어 이성태 한은 부총재도 가세했다. 이부총재는 "우리나라의 적정 외환보유액 수준을 명확히 말하거나 판단할 순 없지만, 적정 수준을 넘어섰다는 확신이 선다면 초과분에 대해서는 수익률 제고 차원에서 국제 금융시장을 통해 공격적으로 운용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중국이 위안화를 절상했을 경우나 미국 달러화가 달러가 약세에서 강세로 돌아섰을 경우 혹시라도 발생할지 모르는 급격한 자본 유출입에 대한 사전 대비책이란 해석도 나오고 있다. 대규모 자금이동이 금융불안으로 이어지기 전에 `바람빼기`에 나선 셈이라는 지지적이다.
이와 관련해 관심을 끄는 것이 이성태 부총재의 지난 28일 발언이다. 이 부총재는 이날 한 국제세미나 개회사에서 "동아시아지역 많은 나라들이 금융시장의 개방화와 세계화가 빠르게 진전되면서 97년 금융위기를 겪었다"며 "각고의 노력으로 위기를 극복했지만 외국자본의 유입과 유출 규모가 계속 확대되면서 환율, 주가, 금리 등 금융시장 가격변수의 변동성이 대폭 확대되고 있으며 이는 금융시장 가격변수를 통해 그 영향이 전파되는 통화정책의 효과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해석하기 나름이지만 외국자본의 대규모 유출입으로 금융불안이 발생할 수 있고 이 경우 통화정책으로 어찌할 도리가 별로 없다는 우려로 들린다고 말하고 있다.
특히 한국의 경우 주식투자자금의 해외유출입 규모는 매년 몰라보게 커지는 추세다. 특히 주식투자자금의 90%이상이 직접투자가 아니라 단기차익을 노리는 증권투자자금이고 이중 환위험을 헤지하는 비율은 극히 낮다는 것이 한은의 관측이다.
- 금감원 임원 내정자 프로필
- [edaily 김기성기자]
◇전홍렬 부원장 내정자(48년생)
본적: 전남 영암
학력: 배문고-연세대 행정학과-서울대 행정대학원
경력: 78년 재무부 이재국
83년 국회 재무위원회, 입법조사관
85년 재무부 국고국, 증권보험국
95년 금융정책실 증권총괄 서기관
97년 국무총리실 규제개혁담당 과장
99.5~03.6 금감위 규제심사위원회 위원
97년~ 김&장 법률사무소 상임고문
◇이장영 국제담당 부원장보 내정자(55년생)
본적: 경북 칠곡
학력: 경북고-서울대 경제학과-美 뉴욕대 대학원(경제학 석·박사)
경력: 88.9~90.2 뉴욕주립대 경제학과 교수
90.3~92.8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연구위원
92.9~93.7 한국조세연구원 연구위원
93.7~96.7 국제통화기금(IMF) Staff Economist
00.11~03.2 재정경제부장관 자문관
96.8~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
감사원장 특별보좌관
◇김대평 비은행담당 부원장보 내정자(50년생)
본적: 경남 거제
학력: 부산상고
경력: 69.2 한국은행 입사
81.2 인사부, 검사제2국, 금융개선국
92.9 검사제5국, 검사통합국, 금융지도국
96.9 검사통합국 부국장
99.1 금감원 검사4국 팀장, 검사총괄국 팀장
01.6 비은행검사2국장, 비은행검사국장
03.2~은행검사2국장
◇정태철 증권담당 부원장보 내정자(53년생)
본적: 경기 안양
학력: 용산고-서울대 수학과
경력: 79.4 증권감독원 입사
83.10 조사부, 검사1부, 검사총괄부
91.5 국제업무국, 지도평가국, 기업재무국
99.1 금감원 소비자보호실 팀장, 은행검사4국 팀장
03.4 증권검사1국장
04.4~증권감독국장
- 금감원 부원장에 전홍렬..파격 인사(종합)
- [edaily 김기성기자] 금융감독위원회는 오는 16일 임기 만료되는 오갑수 금융감독원 부원장(시장·증권담당) 후임에 구(舊) 재정경제원 서기관 출신인 전홍렬 김&장법률사무소 상임고문을 내정했다고 12일 밝혔다.
또 신설되는 비은행담당 부원장보와 국제담당 부원장보에는 김대평 은행검사2국장과 이장영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감사원장 특별보좌관)이 내정됐다.
이와함께 증권선물거래소(통합거래소) 시장감시위원장 겸 본부장에 내정된 이영호 부원장보 후임에는 정태철 증권감독국장이 내정됐다.
금감위는 오는 21일 정례회의에서 의결 절차를 거쳐 이들 내정자를 정식 임명할 예정이다.
전홍렬 부원장 내정자는 배문고, 연세대 행정학과 출신으로 지난 78년 재무부 행정주사보(7급)로 공직에 입문, 국회 재경위원회 입법조사관, 재정경제원 증권제도과 서기관, 행정쇄신위원회 규제개혁팀장을 거쳐 지난 97년부터 김&장법률사무소 고문으로 일해왔다.
전 부원장 내정자는 공모 과정을 통해 2순위로 청와대에 추천됐으나 1순위로 추천된 현직 대학교수가 검증과정에서 문제점이 발견돼 부원장으로 최종 낙점됐다.
김대평 비은행담당 부원장보 내정자는 부산상고 출신으로 지난 69년 한국은행에 입사해 지난 27년동안 줄곧 검사국에서 일해온 검사부문 베테랑으로 평가받고 있다.
정태철 증권담당 부원장보 내정자는 용산고, 서울대 수학과를 졸업한 뒤 지난 79년 증권감독원에 입사, 조사부, 국제업무국, 소비자보호실 팀장, 증권검사1국장, 증권감독국장을 거쳤다.
이장영 국제담당 부원장보 내정자는 경북고 서울대 경제학과 출신으로 미국 뉴욕주립대 경제학과 교수,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연구위원, 재경부 자문관을 거쳐 96년8월부터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과 감사원장 특별보좌관으로 일해 왔다.
이번 임원 인사는 상당히 파격적인 인사로 평가되고 있다.
정부 1급 출신이 차지하는 금감원 부원장 자리에 비(非)고시 출신으로 보직과장도 아닌 서기관으로 공직생활을 마감한 전홍렬 김&장법률사무소 상임고문이 발탁됐다.
전 부원장 내정자는 재무부와 재경원에서 10년 이상 증권업무를 맡았고, `증권거래법해설`을 저술하는 등 증권정책의 산증인으로 평가받고 있다.
또 김대평 은행검사2국장은 금융감독기구 사상 최초의 고졸 출신 부원장보라는 점이 눈에 띈다.
이번 임원 인사를 총괄한 김창록 부원장은 "전 부원장 내정자는 증권 관련 법률에 정통하고 코스닥위원회 위원으로도 활동하는 등 증권분야의 전문가라는 점이 높이 평가됐고, 김 부원장보 내정자는 자타가 공인하는 비은행 검사부문 베테랑"이라고 발탁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나 금감원 노동조합은 전 부원장 내정과 관련, "전 부원장 내정자는 당초 2순위로 청와대에 추천됐으나 재경부 등 관료의 로비에 의해 순위가 바뀌었다"는 의혹을 제기하는 등 반대 입장을 표명하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한편 금감원은 오는 14일 변화 혁신을 위한 조직개편안을 확정하고 내주초 후속 국실장 인사를 단행할 예정이다.
- 금감원 부원장에 전홍렬씨 내정(상보)
- [edaily 김기성기자] 금융감독위원회는 오는 16일 임기 만료되는 오갑수 금융감독원 부원장(시장·증권담당) 후임에 전홍렬 김&장법률사무소 고문을 내정했다고 12일 밝혔다.
또 신설되는 비은행담당 부원장보와 국제담당 부원장보에는 각각 김대평 은행검사2국장과 이장영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감사원장 특별보조관)이 내정됐다. 이와함께 증권선물거래소(통합거래소) 시장감시위원장 겸 본부장에 내정된 이영호 부원장보(기획·총무담당) 후임에는 정태철 증권감독국장이 내정됐다.
전홍렬 부원장 내정자는 배문고 연세대 행정학과 출신으로 재무부 행정주사보(7급)로 공직에 입문, 국회 재경위원회 입법조사관, 재정경제원 증권제도과 서기관, 행정쇄신위원회 규제개혁팀장을 거쳐 지난 97년부터 김&장법률사무소 고문으로 일해왔다.
김대평 비은행담당 부원장보 내정자는 부산상고 출신으로 지난 69년 한국은행에 입사해 지난 27년동안 줄곧 검사국에서 일해온 검사부문 베테랑으로 평가받고 있다. 정태철 증권담당 부원장보 내정자는 용산고 서울대 수학과를 졸업한 뒤 지난 79년 증권감독원에 입사, 조사부, 국제업무국, 소비자보호실 팀장, 증권검사1국장, 증권감독국장을 거쳤다.
이장영 국제담당 부원장보 내정자는 경북고 서울대 경제학과 출신으로 미국 뉴욕주립대 경제학과 교수,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연구위원, 재경부 자문관을 거쳐 96년8월부터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과 감사원장 특별보좌관으로 일해 왔다.
금감위는 향후 의결 절차를 거쳐 이들 내정자를 정식 임명할 예정이다. 또 금감원은 오는 14일 변화 혁신을 위한 조직개편안을 확정하고 내주초 후속 국실장 인사를 단행할 예정이다.
한편 금감원 노조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전홍렬 부원장 내정과 관련, "전 내정자는 당초 2순위로 청와대에 추천됐으나 재경부 등 관료의 로비에 의해 순위가 바뀌었다"는 의혹을 제기하는 등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 (게임 수출대국)②중국-김창근 NHN 롄종 부총재
- [edaily 전설리기자] 중국은 어떤 산업에서도 그렇듯 놓칠 수 없는 인구 13억의 거대 시장.
지난해 NHN(035420)은 1000억원이 넘는 막대한 자본을 들여 중국 게임포털 1위를 달리고 있는 롄종(아워게임)의 지분을 인수함으로써 거대 시장에 발을 들였다.
중국 칭화대학교에 인접한 NHN의 롄종 사무소는 멀리서도 한 눈에 보이는 신식 마천루. 부서질듯한 문을 덜컹 닫고 택시에서 내려 막 지은 듯한 신식 건물로 들어서니 시대를 넘나드는 듯 한 곳이다.
이 말끔한 건물에서 반가운 한국말을 구사하는 NHN 롄종 김창근 부총재를 만났다. 지난 해 여름 중국으로 옮겨 본격적으로 중국 사업을 맡게 된 김 부총재는 엄청나게 큰 시장에 국산 게임을 소개하려니 뿌듯함과 동시에 어깨가 무거울 만큼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고.
김 부총재는 "지난 해 조직과 서비스의 현지화에 주력했다면 올해는 NHN이 보유한 비지니스 모델과 컨텐츠를 가지고 많은 수익을 내는 게 목표"라며 포부를 밝혔다.
다음은 김 부총재와의 일문일답.
-중국 온라인 게임 시장 현황과 전망은.
▲2004년 중국 온라인 게임 시장 규모는 20억위엔(약 25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온라인 게임 유저는 약 2030만명으로 올해는 2630만명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2007년까지 온라인 게임 시장 규모는 지난 해의 세배 이상인 67억위엔(약 8400억원)으로 성장하고 인터넷 게임의 이용자 수는 4180만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온라인 게임업체는 약 300여개로 샨다가 시장점유율 46%로 독보적인 1위를 기록중이다.
-중국 게임 시장의 온라인, PC, 비디오 등 플랫폼별 현황과 전망은.
▲온라인 게임은 점유율 52%로 매년 초고속 성장을 기록중이다. 한국 온라인 게임이 점유율 50% 이상을 장악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 정부의 자국 게임산업 보호정책으로 최근 중국에서 개발한 온라인 게임도 점차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다음으로 비중 있는 플랫폼은 PC게임. 점유율 26%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 해 시장 규모가 전년대비 75% 정도 성장했다. 잠재력은 높은 편이지만 불법 복제가 판을 치고 있어 장기적인 대책 없이는 성장에 제약이 따를 전망이다. 모바일 게임은 점유율 14%를 기록중이다. 경제 성장에 따라 휴대폰 보급율이 20%를 넘어서면서 다양한 무선 컨텐츠가 개발되고 있는 가운데 모바일 게임 시장도 점차 커지고 있다. 비디오 게임 시장은 점유율 8%로 미미한 수준이다.
-중국 인터넷과 휴대폰 보급율 현황과 전망은.
▲중국 경제일보에 따르면 2003년말 중국 네티즌 숫자는 세계 2위에 올라섰지만 인터넷 보급율은 여전히 6.1%에 불과한 실정이어서 성장 잠재력이 크다. 지난 해 상반기 말 기준으로 인터넷 이용자수는 8700만명, 초고속인터넷 사용자는 3110만명을 기록했다.
중국 문화부에 따르면 현재 정식으로 영업 허가를 받아 영업하는 PC방이 10만개이며 PC방 산업이 관련 산업에 직간접적으로 미치는 영향은 1295억위엔(약 18조1300억원)으로 추정되고 있다.
중국 정보산업국에 따르면 휴대폰 보급율은 지난 해 말까지 24.5%로 추정되고 있다. 지난 해 상반기 기준으로 휴대폰 사용자는 3억500만명을 기록했다.
-중국 게임 관련 저작권 보호 현황은.
▲중국은 `카피의 천국`이다. 영화, 게임, 음반 모두 복사본이 많아 저작권 보호가 미비하다. 그러나 최근 `지식재산권침범죄`가 형사법으로 규정되면서 희망이 보이기 시작했다.
-해외 게임업체의 진출에 대한 정부 규제 수준은.
▲최근 수입산 온라인 게임에 대해 판호를 통해 직접적으로 규제하기 시작했다. 중국신문출판총서와 국가판권국이 지난 해 8월 통지를 통해 전자 게임이나 인터넷 게임을 출판할 경우 사전에 저작권법의 관련 규정에 의거, 합법적인 판권을 취득하도록 강제했다. 특히 한국 게임업체들이 중국 인터넷게임 시장 매출의 40%, 이윤의 60% 이상을 차지함에 따라 한국산 게임에 대한 규제 움직임 강화되고 있다.
중국 정부는 또 최근 자국산 온라인 게임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중국 민족 온라인 게임 출판 프로젝트`를 통해 5년 이내에 중국 전통적인 문화를 소재로 한 100여종의 온라인 게임을 개발한다는 목표다.
그러나 NHN은 롄종으로부터 지분 50%를 인수해 외자 유치한 중국 기업으로 인식되고 있기 때문에 규제면에서 상대적으로 제약이 적은 편이다.
-영화 등 다른 엔터테인먼트 산업과 비교했을 때 게임 산업의 위상은.
▲전체 엔터테인먼트 산업에서 게임 산업은 압도적인 지위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온라인 게임의 경우 불법적인 복제로부터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편이어서 산업적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
중국영화협회가 베이징, 상하이 등 5대 대도시를 중심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40%가 여가 시간에 영화관람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으로 인터넷 서핑, TV 시청, 독서, 운동, 전자 게임 순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영화의 경우, 극장 관람료가 비싼 반면 불법 DVD를 싼 값에 손쉽게 구할 수 있어 극장방문 횟수가 상당히 적고 산업적 발전이 더뎌지고 있다. 미국인들이 1년 평균 5.7회 극장에 간다면 중국인들은 1회 극장에 간다.
-롄종 사업현황은. 현재 서비스중인 게임과 동시접속자수 등.
▲현재 회원 1억4000만명, 동시접속자수 60만명을 기록중으로 중국 큐큐게임과 경쟁 구도에 놓여 있다.
지난 8월 빙고, 세임스페셜, 지뢰찾기, 윷놀이 등 한국에서 개발한 11종의 게임이 추가 보강돼 현재 카드, 웹보드, 캐주얼, 스포츠 게임 등을 포함한 60여개의 게임을 서비스하고 있다. 이밖에 아바타, 메신저, 모바일(SMS, 무선 게임) 등 다양한 엔터테인먼트 서비스도 제공중이다. 향후 한게임의 게임을 들여와 라인업을 확대하고 수익 모델을 강화해 중국에서의 선두 지위를 확고히 할 방침이다.
-롄종의 조직 현황은.
▲전체 직원은 292명으로 중국인이 260명, 한국인이 30명이다. 한국인 30명중 10명은 통번역을 담당하고 있는 조선족이다.
-롄종의 매출 현황은.
▲지난해 매출 120억원 달성이 목표였다. 아직 추정치는 집계가 안된 상황이다. 올해 목표치는 오는 20일이 지나야 나올 것 같다.
-중국 진출 원년인 지난해 이뤄낸 성과와 내년 사업 목표는.
▲지난 해에는 중국인들과 협력하는 인프라를 구축하고 관리와 인사제도 등의 개선과 현지화 작업에 주력했다. 올해는 NHN이 가지고 있는 비지니스 모델이나 컨텐츠를 가지고 많은 수익을 내는 게 목표다.
-중국 시장 공략 마케팅 전략은.
▲중국은 광대하다. 따라서 인터넷 환경이 우수하고 인터넷유저와 게임유저가 풍부한 화동(절강성, 상항이 등), 화남(광주 등), 화중(사천 등), 화북(북경 등) 지역을 중심으로 지역별로 특화된 집중 공략 전략을 구사할 계획이다.
NHN은 특히 현지법인의 지분과 경영권을 인수해 시장에 뛰어들었기 때문에 어느 정도 기반을 확보한 상황에서 비지니스를 하고 있어 마케팅 등의 전략과 플랫폼 등에서 경쟁우위 요소를 갖추고 있다.
-현재 중국에 진출한 한국 게임업체 현황은.
▲유료화 성공한 중국 온라인 게임의 3분의 2가 국산 게임으로 한국 게임업체들의 중국 시장 잠식이 두드러지고 있다.
그러나 최근 샨다의 액토즈소프트 인수를 시작으로 중국 온라인 게임업체의 한국 게임개발업체 인수 추진이 시작돼 한국 게임업계에 위기감이 확산되고 있다. 향후 한국 게임업체들의 중국 시장 진출에 대한 부담 및 어려움이 증가될 것으로 예상된다.
업체별로는 액토즈소프트(052790)의 `미르의 전설`이 2001년 9월 중국 서비스 개시 후 동접 70만을 기록하는 등 1위 온라인 게임으로 인기를 누리고 있으며 넥슨의 `크레이지아케이드비앤비`도 지난 8월 중국에서 동시접속자수 70만을 넘어섰다. CJ인터넷(037150)이 시나닷컴과 합작으로 `아이게임`을 운영중이며 웹젠(069080)이 `뮤`, 엔씨소프트(036570)가 `리니지II`를 각각 중국 시장에서 서비스중이다. 모바일 게임업체로는 국내업체 컴투스가 모바일 게임업체 순위 선두권을 다투고 있다.
◇김창근 부총재 약력
71년 서울 출생
90년 중동 고등학교 졸업
94년 서울대학교 경영학과 졸업
96년 한국과학기술원 경영과학 석사
98년 한국과학기술원 경영과학 박사
01년 NHN 한게임 사업부장
04년 NHN 전략기획팀장
04년 7월 NHN 중국부문 렌종 서비스실장(렌종 부총재)
- (edaily인터뷰)김영재 칸서스자산운용 회장
- [edaily 최한나기자] `돈 잘 벌면서 투명한 기업`
칸서스자산운용의 목표는 두가지로 압축된다. 김영재 회장(57)의 철학이 담긴 이정표다.
IMF 구제금융 시절 알토란 같은 우리 기업들이 외국 자본에 매각되는 모습을 수도 없이 지켜봤던 그이기에 자산운용사를 설립하고 사모펀드(PEF) 조성에 나선 지금, 그의 각오는 남다를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그가 강조하는 것은 투명·신뢰·정도경영. 여기에는 금감위 대변인 시절 노하우가 배어있다.
"금감위 재직 시절, 이헌재 당시 금감위원장께서 하신 말씀이 있습니다. `우리는 지금 5000년 동안 없었고 5000년 이후에도 없어야 할 절체절명의 위기를 겪고 있다. 성공적인 개혁을 위해 필요한 리더십과 대국민 홍보중에 리더십이 대통령의 몫이라면 대국민 홍보는 당신(당시 금감위 대변인 김회장)에게 달려있다`"
당시 금감위에 상주하는 기자만도 70여명. 기업구조조정의 전 과정이 김 회장의 입을 통해 중개되던 때였다. 기사 마감 시간 전후 기자들을 상대하면서 `일관성있는 대응`의 중요성을 배웠다. 어떤 경우에도 평상심을 잃지 않고 항상 불편부당한 자세를 견지해야 한다는 것도 절실히 느꼈던 시간이었다.
"지금도 그 시절 제가 맡았던 일들을 자신있게 꺼내놓을 수 있는 것은 모든 일을 원칙에 따라 처리해왔기 때문입니다. 모든 사람이 믿을 수 있는 말과 행동만 해왔다는 얘기지요. 자산운용업도 마찬가지입니다. 저를 밑고 자금을 맡긴 사람들의 신뢰를 잃어버린다면 그 것은 실패로 직결되는 일입니다."
투자자들의 믿음을 저버리지 않는다는 것은 수익성과도 밀접한 관계를 지닌다. 투명 경영이 나쁜 성적표를 덮어주지는 못할 터, 그가 "내 인생의 결산서를 여기서 받겠다"라며 결연한 의지를 보이는 이유다.
"그동안 우리나라 투자자들은 지나치게 단기 매매에만 매달려 왔습니다. 시장이 성숙하지 못하고 인력이 충분하지 못했던 탓이 큽니다. 그러나 이제는 다릅니다. IMF시절 이후 축적된 경험과 인력이 간접투자시장의 가능성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100억원 이상 주식펀드 327개를 분석해보면 수익률이 연 17% 정도 됩니다. 상위 주식펀드 10개를 보면 3년 수익이 100%이상 나고 있습니다. 장기 대형 펀드를 키우면 반드시 성공할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우리금융(053000)지주와 대우건설(047040)에 관심을 보이는 이유도 그만한 성과를 거둘 수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겉으로 나타나는 것보다 잠재된 가치가 크다는 얘기다.
특히 워크아웃을 거치며 내실있는 기업으로 다시 태어난 대우건설의 경우 단기적인 매매차익보다 지속적인 성장을 우선해 매각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매각가격을 올리려 애쓰기보다 기업 가치를 높이고 우리 경제에 보탬이 되도록 노력할 수 있는 주체를 찾아야 한다는 것.
또 토목, 플랜트 등 특화 분야가 아닌 종합 건설을 통해 재기하기 쉽지 않음에도 단기간내 소기의 성과를 거둔 임직원들의 노고가 매각 과정에서 충분히 인정돼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회장은 "우리금융지주의 경우 정부에서 블럭세일이나 미국예탁증권(ADR) 발행 등을 통해 자연스러운 매각을 유도할 것으로 보인다"며 "경영권 프리미엄을 포함해 지분의 50% 이상을 인수한다면 최소 5조원 이상이 필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회장은 특히 "하나의 컨소시엄만으로는 어렵고 여러 컨소시엄이 연합, 자금력을 동원해야 인수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여기에 칸서스 자금운용이 빠져야 할 이유는 없다"고 말해 사업성이 충분히 인정되는 매물은 놓치지 않겠다는 말도 덧붙였다.
아울러 우리은행의 국내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고려할 때 국내 경영진에 의해 인수되도록 해 국민 경제에 보탬이 되도록 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성과는 결국 사람이 만들어낸다. 그가 다른 어떤 일보다도 검증된 인력 확보를 우선하는 이유다. 템플턴운용의 토대를 만든 이정철 전무를 영입한 것을 비롯해 욕심나는 사람이 있으면 가리지 않고 직접 나섰다. 이전 연봉의 절반만 받는 조건에도 함께 하겠다는 사람이 많았다. 정작 그 자신은 자리에 대한 욕심은 크지 않다고 했다.
"대표이사 회장직을 맡고 사장 자리를 비워둔 것은 어느 정도 회사의 토대가 다져졌을 때 적임자를 찾아 앉히기 위함입니다. 당초 2~3년 정도 소요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내년 말쯤이면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칸서스자산운용은 오는 27일 공식 출범식을 갖고 본격적인 영업에 나선다. 김 회장에게 이날은 다시 태어나는 `제2의 생일`이나 다름없다.
"성과를 가지고 말하겠습니다. 이 시장은 반드시 됩니다."
칸서스자산운용은 군인공제회가 40%의 지분을 보유, 1대 주주로 있고 한일시멘트 29%, 하나증권 15%, 보성건설 11%, 한국저축은행 5% 등의 주주로 구성돼 있다.
◇김영재 회장 경력
▲47년생 ▲광주 제일고, 성균관대 행정학 전공 ▲중앙대 대학원(경영학) 졸 ▲미 미시간대 VIP프로그램 수료 ▲한국투자공사 ▲증권감독원 기업공시부, 정보분석실 ▲금융감독위원회 검사국, 지도평가국, 홍보실 ▲금융감독위원회 대변인 ▲금융감독원 부원장보 ▲현 칸서스자산운용 대표이사 회장
- (현대하이니스호 승선기)①뱃고동을 울려라
- [edaily 조진형기자] 수출강국 코리아. 우리나라 경제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막대하다. `메이드 인 코리아` 마크가 붙은 우리 수출품들은 지금도 전 세계 각지로 건너가 우리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어 주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 전체 수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급격히 커지고있다. 지난 99년 9.5%에서 2000년 10.7%로 상승했고, 올해들어서는 지난 1~5월중 19%에 달해 최대 수출국으로 자리매김했다. 중국을 빼고 수출을 얘기하기가 어려울 만큼 비중이 커졌고 상대적으로 미국은 지난해 이후 2위로 내려앉았다.
edaily 조진형 기자가 지난달 14일 우리나라를 비롯, 전세계 경기에 지대한 영향력을 미치고 있는 `중국효과`를 직접 체험하기 위해 컨테이너선 현대 하이니스호(선장 김성주)에 올랐다. [편집자 註]
현대 하이니스호는 부산 신선대를 출발, 카오슝(대만)-홍콩-싱가포르-포트겔랑(말레지아)-르하브르(프랑스)-로테르담(네덜란드)-함부르크(독일)-사우스햄튼(영국)-콜롬보(스리랑카)-싱가포르-홍콩-카오슝-하카다(일본)-광양항까지 아시아-유럽 항로 3만657㎞를 56일간 운항한다.
현대 하이니스호는 5551TEU급 컨테이너선. 5551TEU급이란 20피트(6m) 컨테이너를 5551개를 실을 수 있다는 뜻이다. 5551개의 컨테이너를 일렬로 길게 줄지어 놓으면 33.8km로 경인고속도로(24km)의 1.5배나 되는 길이다. 하이니스호를 수직으로 세워놓으면 길이가 63빌딩보다 29m가 높은 285m나 된다.
바다 위에서 상암 월드컵경기장이 움직인다고 상상하면 된다. 이런 거대한 수출 선박을 21명의 선원들이 움직인다. 선장의 지휘하에 항해사, 기관사 등 선원 21명이 일사분란하게 움직인다.
◇수출증가로 분주한 부산항 = 부산항 신선대터미널에 접안중인 현대 하이니스호 간판위로 컨테이너가 차곡차곡 쌓였다. 컨테이너 트럭이 선박 옆에 정차하자 갠트리(gantry) 크레인이 컨테이너를 실어나른다. 컨테이너 한개를 선박으로 옮기는 시간은 대략 2분정도.
선원들은 엔진점검 등 출항준비에 정신없고 화물트럭 기사들는 정해진 자리에 줄기차게 트럭을 정차시켰다. 또 크레인 기사는 트럭에 실린 컨테이너를 선박에 옮기는데 분주했다. 모두 각자 맡은 일에 분주하게 움직였다. 수출전선에서 뛰고 있는 우리 수출역군들의 비지땀이 보기 좋았다.
현대 하이니스호에 실린 수출품은 주로 냉장고, TV 등 전자제품과, 자동차 부품 및 타이어, 기계류 등이다.
정해진 물량을 다 선적한 현대하이니스호가 뱃고동을 울리며 서서히 움직였다.
김성주 선장이 "풀 어해드"(Full Ahead)라고 선원들에게 지시하자 현대 하이니스호는 어느덧 대만 카오슝항을 향해 전속력으로 질주했다.
◇환적 물량 늘어나는 카오슝항 = 부산항 신선대터미널을 출발한 현대 하이니스호가 대만 카오슝항에 도착하는데 걸린 시간은 이틀. 지난달 14일 출항, 시속 46km의 속도로 물살을 가른 현대 하이니스호는 16일 오전 10시10분에 대만 카오슝항 현대상선터미날에 접안했다. 현대 하이니스호는 9시간 정도 정박하며 대만 수출물량을 실었다. 대만 카오슝항이 목적지인 일부 컨테이너는 선박 밖으로 옮겨지기도 했다.
부산 신선대터미널과 마찬가지로 컨테이너 트럭이 정해진 위치에 정차하면 갠트리 크레인이 컨테이너를 배로 옮겼다. 대만 카오슝항에서 선적된 물량은 870TEU. 대만의 수출품과 환적물량이 현대 하이니스호에 실렸다.
김인용 현대상선 카오슝터미널 법인장은 "카오슝항은 대만 수출입물량 대부분을 차지했지만 최근들어 수출입물량보다 환적물량 비중이 늘어나고 있다"며 "환적물량이 늘어남에 따라 대만 입항료 수입과 터미날 수입이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법인장은 "오는 2008년에 200만TEU를 처리할 수 있는 신규 터미널이 카오슝항에 완공될 예정"이라며 "신규 터미널이 개장되면 처리 속도는 물론 컨테이너 물량도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대 하이니스호는 당초 출항시간인 오후 7시보다 3시간이 지난 오후 10시에 다시 출항을 알리는 뱃고동을 울렸다.
◇중국효과로 물동량 늘어난 홍콩항 = 카오슝항을 떠난지 18시간이 지난 17일 오후 4시경 현대하이니스호는 홍콩항에 도착했다.
카오슝항과 달리 홍콩항 앞바다에는 크고 작은 선박들이 분주히 운항하고 있었다.
홍콩을 떠나 마카오로 향하는 쾌속정이 현대하이니스호 바로 옆을 아슬아슬하게 지나는가 하면 여객선 한 척이 하이니스호 앞을 손살같이 지나치기도 했다. 역시 세계 최대의 항(2003년 컨테이너 2000만TEU처리)이라고 불릴만큼 홍콩항은 복잡했다.
홍콩은 중국효과의 덕을 톡톡히 보고 있었다. 올 상반기에 처리한 컨테이너 물량만 전년대비 11.7% 증가한 상태다. 지난 6월에 처리한 물량은 194만3000TEU로 전년동월대비 17% 증가하는 등 지난해에 이어 두자리수의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케네스 웡 홍콩인터네셔널터미널(HIT) 전무는 "현재 중국경기는 우려할 정도로 과열되지는 않았다고 판단되며 이 기조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해 중국효과는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현대하이니스호는 광양항에서 670TEU, 부산 2517TEU, 카오슝 870TEU의 컨테이너를 선적한데 이어 홍콩항에서 999TEU를 실고 다음 항인 싱가포르로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