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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집단 탈당에 '당원권 강화' 꺼내든 이재명…내막은?[국회기자 24시]
- [이데일리 김범준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이번 주부터 사실상 ‘당원 권한 강화’ 작업에 본격 시동을 걸었습니다. 최근 진행된 제22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 후보 경선 이후 ‘집단 탈당’ 움직임을 ‘달래기’ 위한 조치로 보이는데요, 내막에는 당원권을 바탕으로 한 당권 경쟁이 깔려있다는 해석도 따릅니다.23일 충남 스플라스리솜에서 열린 제22대 국회 더불어민주당 당선인 워크숍에서 당선인들이 결의문 채택 후 구호를 외치고 있다.(사진=더불어민주당)◇“당원 중심 민주당을 만드는 길에 더욱 노력한다”민주당은 지난 18일 광주, 19일 대전, 23일 부산에서 당원들이 참여하는 콘퍼런스를 열고 ‘당원 중심의 민주당’을 지향하기 위한 당원권 강화 체제로의 개편을 선언했습니다. 모두 이재명 대표가 참석해서 직접 권리당원(회비를 납부하는 당원)의 의사 반영 비중을 강화하겠다고 공표했죠.민주당은 지난 22~23일 양일간 충남 예산 스플라스 리솜리조트에서 열린 제22대 국회의원 당선인 워크숍에서도 주제 발표와 토론 등을 통해 당원권을 둔 논의를 벌였습니다. 이후 결의문 채택을 통해 총 네 가지 결의안 중 하나로 당원 의사가 반영되는 시스템을 확대·강화하기로 의견을 모았죠. 구체적 해당 결의문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우리는 당원 중심 민주당을 만드는 길에 더욱 노력한다. 당원은 민주당의 핵심이자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자산이라는 점을 명확히 하고, 당원의 의사가 민주적으로 반영되는 시스템을 더욱 확대하고 강화한다.>강유정 원내대변인은 이번 당선인 워크숍 중 기자들과 만나 “당원 민주주의에 ‘당심(黨心)’을 반영하겠다는 게 중도층을 반영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고, 윤종군 원내대변인은 “의장 선거 이후에 정당 지지율이 많이 떨어졌다. 소수 팬덤에 의해 발현됐다면 국민 여론조사까지 영향이 미칠 수 있겠느냐”고 했습니다.민주당에 따르면 전체 일반당원은 약 500만명에 달하고, 그중 일정액을 당비로 1회 이상 납부한 사람은 절반가량인 약 250만명, 계속 당비를 납부 중인 당원은 약 100만~130만명으로 추산됩니다. 이 중 권리당원은 당규로 정한 당비를 납부한 당원으로, 최소 약정 금액은 1000원부터입니다.현 더불어민주당 전신인 새정치민주연합이 2015년 12월16일 ‘온라인 입당 시스템’을 구축하면서 간편한 절차 덕분에 권리당원이 대폭 늘었습니다. 이후 지속적으로 당원권을 넓혀 오면서 현재 권리당원은 당내 일부 선거의 선거권과 피선거권 등 권한을 부여받습니다.당대표를 뽑는 전당대회와 달리, 원내대표와 국회의장 경선 투표는 의원(당선인 포함)들만 참여할 수 있어 당원들의 의견, 즉 당심과 다른 이변을 낳기도 합니다. 이번 국회의장 경선에서 당초 ‘명심(明心·이재명의 마음)’을 받았다고 알려진 추미애 경기 하남갑 당선인이 많은 이의 예상과 다르게 낙선했죠.이에 격분한 일부 강성 당원들과 내홍에 실망한 일부 온건 중도 성향 당원들이 줄줄이 탈당 신청을 한 것으로 보이면서, 국회의장 경선 이후 현재까지 민주당 탈당 신청자는 무려 2만명에 이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이재명(가운데)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박찬대(왼쪽) 원내대표가 지난 23일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에서 열린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5주기 추도식에 참석하고 있다. 오른쪽은 천준호 당대표 비서실장.(사진=연합뉴스)◇이재명, 盧 정신 기리며 ‘당원 중심 대중정당’ 제시집단 탈당 신청에 이어 최근 민주당 지지율도 하락하자 이재명 대표가 직접 구원 투수로 나섰습니다.이 대표는 광주·대전·부산 당원 콘퍼런스에 이어, 지난 23일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5주기를 맞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깨어 있는 시민이 함께 만들어낸 ‘참여 정치’의 시대부터 ‘당원 중심 대중정당’의 길까지, 아직 도달하지 않았을지 몰라도 우리가 반드시 나아가야 할 미래”라며 ‘노무현 정신’을 잊지 않겠다고 고인의 넋을 기렸습니다.이 대표는 같은 날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에서 추도식 후 기자들과 만나 ‘당원 중심 대중정당’ 의미에 대해 “미래 시각으로 현상을 근본적으로 들여다보고 이에 걸맞게 당의 조직·운영·정책에도 권한 배분이 이뤄져야 한다”면서 “국민이 주인인 ‘국민주권 국가’의 진정한 완성, 당원이 주인인 ‘당원 민주주의’ 체제, 우리 역사에 없고 경험해 보지 못한 일이지만 이번 기회에 그 길을 향해 나아갈 때”라고 거듭 강조했죠.황정아 민주당 대변인은 지난 2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당원권 강화 방안에 대해 “시·도당위원장 선출 시 당원 참여율(표 반영 비율)을 높이고 당 조직사무국에 지원 부서 만들자는 것 정도로, 상세한 논의는 구체적으로 진행해 봐야 알 것”이라며, 구체적인 비율에 대해선 “분임 토의 과정에서 여러 숫자가 제안됐지만 확정적이지는 않아 의견이 모아지려면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습니다.이재명 체제의 민주당은 지난해 12월 당대표와 최고위원 등 지도부를 선출하는 전당대회 관련 당규를 개정, 대의원과 권리당원의 표 가중치를 60대 1에서 20대 1 미만으로 조정하며 권리당원의 의사 반영 비중을 3배 높였습니다. 전당대회 전체 투표 반영 비율은 △대의원 30% △권리당원 40% △일반 국민 25% △일반당원 5%입니다.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15주기 추도식이 열린 지난 23일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 노 전 대통령 사저에서 (사진 왼쪽부터)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 문재인 전 대통령,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환담을 나누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조국 대표 페이스북)◇국회의장 경선 ‘암초’에 ‘親文 김경수 등판설’ 견제?민주당의 당원권 강화 움직임은 이번 4·10 총선 직전부터 시작해, 올 8월로 전망되는 이 대표의 연임 여부가 달린 차기 전당대회를 앞두고 더욱 탄력을 받는 상황입니다. 노림수가 있는 걸까요, 이번 총선 과정에서 이른바 ‘친명횡재 비명횡사’ 공천을 거치며 친명(친 이재명)과 비명(비 이재명) 간 내홍도 눈에 띄게 줄었습니다.그렇게 ‘이재명 일극체제’로 순항하던 중 국회의장 경선이 ‘암초’로 나타났고, 공교롭게도 ‘친문(친 문재인) 적자’로 꼽히는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가 영국 유학 중 일시 귀국해 문재인 전 대통령을 예방하고 노 전 대통령 15주기 추도식에도 모습을 드러냈습니다.그러자 정치권 일각에서는 김 전 지사가 친문·비명 측의 새로운 ‘구심점’으로 세력화하는 ‘재등판설’을 점치며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이 대표 체제의 민주당이 당원권 강화를 서두르는 게 김 전 지사 등 새로운 세력의 급부상 가능성을 일찌감치 견제하기 위한 복안 아니냐는 시선도 따릅니다.한 민주당 당선인은 “민주당의 수백만 당원 규모는 중도층을 포함한 집단 지성의 힘이 있기 때문에 각종 경선과 의사 결정에서 당원의 참여 권한을 확대하는 게 공당(公黨)으로 나가는 방향”이라고 했고, 다른 당선인은 “명분은 그렇더라도 ‘이재명 사당(私黨)화’ 등 특정 세력의 지배력 확대와 견제를 위한 것이라면 바람직하지 않다”고 봤습니다.
- 100년 만에 개방된 대관령소나무숲길..흐드러진 솔향기에 숨·쉼 흠뻑
- [편집자주] 산과 숲의 의미와 가치가 변화하고 있다. 가치와 의미의 변화는 역사에 기인한다.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을 거치면서 황폐화한 산을 다시 푸르게 만들기 위해 우리는 어렵고 힘든 50년이라는 혹독한 시간을 보냈다. 산림청으로 일원화된 정부의 국토녹화 정책은 영민하게 집행됐고 불과 반세기 만에 전 세계 유일무이한 국토녹화를 달성했다. 이제 진정한 산림선진국으로 가기 위해서는 산림을 자연인 동시에 자원으로 인식해야 한다. 본보는 지난해 산림청이 선정한 대한민국 100대 명품 숲을 탐방, 숲을 플랫폼으로 지역 관광자원, 산림문화자원, 레포츠까지 연계해 지역 경제 활성화에 미치는 영향을 모두 100회에 걸쳐 기획 보도하고 지역주민들의 삶을 조명하고자 한다. 대관령 소나무숲길 전망대에서 봐라본 강원도 강릉시 전경. (사진=동부지방산림청 제공)[강릉=이데일리 박진환 기자] 5월 강원 대관령에서의 산행은 소소하지만 작은 행복감을 준다. 100년 소나무의 숨(息)과 걸으며 쉼(休)이 있는 길이 너무 편안하고 아름답기 때문이다. 소나무가 좋기로 유명한 강원도 강릉에서도 대관령 소나무숲길에 있는 울창한 황장목(금강송)은 단연 으뜸이었다. 소나무를 품고 있는 흙은 푹신했고 솔향기는 맑았다. 내가 숲이고, 숲이 내가 되는 물아일체(物我一體)의 순간이었다. 대관령은 백두대간의 동쪽에 위치한 지역으로 지난 1000여년간 동해안 일대의 문화 형성에 정신적 지주 역할을 해왔다. 대관령은 고개가 험해 다닐 때 ‘대굴대굴 크게 구르는 고개’라는 뜻의 ‘대굴령’에서 음을 빌려 ‘대관령’이 됐다고 한다.대관령 소나무숲길의 황장목(금강송) 군락지. (사진=동부지방산림청 제공)◇1922년 소나무 종자 직파조림 통해 조성…총면적 400여㏊ 축구장 571개 규모강원도 강릉시 성산면 어흘리에 있는 대관령 소나무숲길은 낯선 이방인도 반갑게 맞아주었다. 이 숲은 1922~1928년 소나무 종자를 산에 직접 뿌리는 직파조림을 통해 관리 조성됐다. 당시 일제는 조림용 묘목을 조달하기 위해 대관령 일대에 소나무를 집중 조림했다. 첫 직파조림을 한 1922년에는 소나무 종자 170㎏을 69㏊에 파종했고 1928년까지 7년에 걸쳐 530여㏊에 소나무 종자 1452㎏을 파종 조림했다. 그러나 당시 기상은 잦은 폭설과 함께 산불로 조림에 어려움을 겪었다. 현재 총면적은 400여㏊로 축구장 571개 규모다. 이후 1976년부터는 11년간 전나무와 잣나무, 독일가문비나무 등 84만3000본의 나무를 키운 특수조림지로 활용됐다.◇2021년 우리나라 최초의 국가숲길 지정…지난해 대한민국 100대 명품숲 선정100년간 가꾼 소나무숲은 1997년부터 2001년까지 68㏊를 간벌해 문화재 복원용 목재 3422㎡를 매각했다. 이 일대 소나무 숲 284㏊는 2002년 1월 문화재 복원용 생산림으로 지정됐고, 2000년에는 제1회 아름다운 숲 전국대회에서 ‘22세기를 위해 보존할 아름다운 숲’으로 지정됐다. 대관령 소나무숲길은 대관령 옛길과 선자령 순환등산로, 백두대간 마루금, 국민의숲 트레킹 코스 등 대관령 일대 12개 숲길 중 하나이다. 2017년 경북 울진 금강소나무숲, 충북 단양 죽령옛길 등과 함께 산림청에서 지정한 경영·경관형 10대 명품숲에 선정됐다.또 2021년에는 12개 노선, 대관령 숲길 102.96㎞ 전 구간이 우리나라 최초로 국가숲길로 지정됐다. 국가숲길은 산림 문화·휴양에 관한 법률에 따라 산림·생태적, 역사·문화적 가치가 높아 국가의 체계적인 운영·관리가 필요한 곳을 산림청 심의를 거쳐 지정한 숲길을 말한다. 지난해에는 산림청이 선정한 대한민국 100대 명품숲에도 이름을 올렸다.대관령 소나무숲길 내 삼포암 폭포. (사진=동부지방산림청 제공)◇100년 만 일반에 개방…국유림 활용한 산촌활성화 시범사업도 시작대관령 소나무숲길은 어흘리산림관광안내센터를 시작으로 삼포암폭포, 솔숲교, 솔고개, 노루목이, 풍욕대, 대통령쉼터, 금강송정, 숯가마터 등을 잇는 6.3㎞ 구간이다. 트레킹에 필요한 시간은 2시간30분~3시간으로 어렵지 않은 편이었다. 여러 이유들로 그간 이곳은 출입이 금지됐다. 2018년 조성된 지 100년 만에 이 비밀의 숲은 일반에 개방됐다. 개방과 함께 같은해 국유림을 활용한 산촌활성화 시범사업이 시작됐고, 2019년부터 한국등산트레킹지원센터가 숲길에 대한 운영관리 위탁 기관으로 선정,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개방 첫해인 2018년 254명에 그쳤던 방문객은 입소문을 타고, 유명해지면서 지난해 연간 2만여명이 이곳을 다녀갔다.대관령 소나무숲길의 관리·운영을 맡고 있는 한국등산·트레킹지원센터의 김정란 숲길관리실 팀장은 “다른 곳과 달리 대관령 소나무숲길은 밑에 거의 생강나무만 좀 있다 보니 완전히 소나무가 드러나서 보인다”며 “소나무들이 빽빽하게 들어서 있어 훨씬 더 아름답게 느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 팀장은 “대관령휴양림 이용객들은 물론 당일 코스로 방문객들이 엄청나게 오고 있다”며 “지역주민들도 생강나무에서 채취한 꽃차를 판매하는 등 지역과의 상생 프로그램들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정말 아름답게 조성된 숲길을 국민들이 잘 이용하기 위해서는 운영·관리를 위한 예산 확보에도 좀 더 노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대관령 소나무숲길. (사진=동부지방산림청 제공)◇2007년 4월 노무현 전 대통령이 방문한 곳을 기념해 ‘대통령 쉼터’ 조성김 팀장의 안내에 따라 숲길에 들어서자 그 어디에도 볼 수 없었던 풍경이 들어왔다. 제비동자꽃과 노랑무의붓꽃 등 희귀식물과 96종의 다양한 식생이 이방인을 반겨줬고, 소나무 사이로 솔내음 품은 바람은 상쾌했다. 소나무숲길의 정상에 해당하는 전망대에서는 저 멀리 강릉 시내가 한눈에 들어오고 있었다. 전망대 옆의 ‘대통령 쉼터’도 방문객들이 좋아하는 장소였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재임 시절인 2007년 4월 28일 이곳을 방문했다. 노 전 대통령이 권양숙 여사와 함께 벤치에 앉아 쉬는 사진이 담긴 팻말이 세워져 있었다. 당시 노 전 대통령은 “이렇게 좋은 숲은 오래 가져가야 한다”고 당부했고, 이를 기념해 쉼터를 만들었다.대관령 소나무숲길 전망대 인근 대통령쉼터. (사진=동부지방산림청 제공)대관령 소나무숲의 주수종은 황장목으로 현재 금강송으로 더 유명한 소나무이다. 황장목은 단단하고 우수한 재질을 인정받아 조선 시대에 궁궐과 사찰의 건축자재로 쓰였고, 왕의 관(棺)을 만들 때도 사용됐다. 이어진 숲길로 들어가니 붉은빛을 띠는 소나무들도 적지 않았다. 붉은 소나무의 밑동은 검푸른 소나무와 마찬가지로 굵은 껍질로 둘러싸였지만 2m 정도 위부터는 껍질이 얇아지며 붉은색을 띠었다. 적황색인 심재부(나무 중심의 단단한 부분)가 크게 발달하는 황장목은 수피(나무 표면)가 붉은색을 띤다고 한다.대관령휴양림 입구를 따라 내려가니 삼포암 폭포가 보이기 시작했다. 완만한 경사로를 따라 가보면 하나씩 등장하는 아담한 규모의 폭포 3개가 경쾌하게 물줄기를 쏟아내고 있었다. 일포, 이포, 삼포가 이어진다고 삼포암 폭포라고 불린다. 백두대간 선자령에서 시작된 물줄기는 이곳을 거쳐 강릉 남대천으로 흐르고, 안목해변을 지나 동해로 들어가 바닷물이 된다. 삼포암 폭포에서 쏟아지는 맑은 물은 당장이라도 뛰어들고 싶은 마음이 들게 했다. 대관령 소나무숲길 내 도둑재 삼거리. (사진=동부지방산림청 제공)◇1000년간 서울~영동 잇는 주요 교통로…산적들이 많았던 ‘도둑재’는 관광코스김정란 숲길관리실 팀장은 “잘 가꿔진 숲길이 지역의 산촌을 살릴 수 있다”고 전제한 뒤 “그간 연구에서 숲길 조성·운영이 비용 투입 대비 19배의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를 주는 것으로 조사됐다”며 숲길 조성·관리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대통령 쉼터를 지나 도착한 곳은 대관령 옛길이다. 태백산맥의 주요 고개로 영서와 영동을 나누는 대관령(해발 832m)을 관통하는 대관령 옛길은 지난 1000년간 서울과 영동을 잇는 주요 교통로였다. 태백산맥 줄기의 아름다운 자연과 흥미로운 이야기가 넘쳐나는 길로, 원형이 잘 보존돼 있어 2010년 명승 제74호로 지정됐다. 김 팀장은 “예전에 이길의 또다른 이름이 ‘도둑재’였다. 대관령을 넘는 사람들의 짐을 약탈해 이곳으로 도망치면 산세가 험해 쫓아오지 못했다해서 붙은 이름”이라고 말했다. 대관령 소나무숲길 전망대 전경. (사진=동부지방산림청 제공)빽빽한 황장목 사이로 서어나무, 물푸레나무, 소태나무, 단풍나무, 생강나무, 쪽동백나무, 졸참나무, 신갈나무 등의 활엽수가 사이좋은 이웃처럼 서 있었다. 조선시대 강릉으로 온 관리들은 보통 2번 운다고 한다. 오는길이 험해서 울고, 임기를 마치고 떠날때 아쉬워서 운다고 해서 유래했다. 이 숲은 관할하고 있는 동부지방산림청과 한국등산·트레킹지원센터는 숲의 조성·관리는 물론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각별한 관심을 보이고 있었다. 배연우 동부지방산림청 산림복지문화팀장은 “대관령 소나무숲길이 점점 유명해지면서 방문객들이 늘고 있다. 다만 방문객이 많이 온다는 것 보다 이를 연계하는 것이 당면 과제”라며 “많이 알려지는 것 보다 이곳을 어떻게 활용해 지역민들한테 도움이 되게 할 것인지를 고민하고 있다”고 강조했다.산림청과 한국등산트레킹지원센터 관계자들이 대관령 소나무숲길 내 삼포암 폭포를 지나가고 있다. (사진=박진환 기자)◇산림청, 생강나무꽃 상품화·숲 도시락 개발 등 산촌경제 활성화 사업도 주력산림청은 100년 만에 개방한 대관령 소나무숲길의 우수한 산림자원을 지역·지역주민과 연계한 지역경제 활성화 사업도 추진 중이다. 인근 마을을 경유하도록 4개의 테마 순환숲길을 조성했고, 바우길, 두메길 등 지역의 걷는길 법인과 공동이용 및 관리로 상생 기반을 마련했다. 또 지역의 특산물인 생강나무꽃을 디렉팅한 대관령 달빛차 노을차의 상품화 및 기부펀딩으로 착한소비를 촉진하고 있다. 여기에 지역주민을 숲길등산지도사로 고용하고, 숲도시락 등 마을체험프로그램으로 양질의 일자리 창출에도 주력하고 있다. 평범한 숲길로 생각하고 쉽게 올라온 대관령 소나무숲길은 너무 평온하지만 아름다운 절경으로 떠나기에 아쉬운 마음이 컸다. 옛 조선시대 관리들이 다시 한양으로 가면서 아쉬움에 눈물을 흘렸다는 말을 실감하면서 다시 돌아오는 차편에 몸을 기댔다.
- [미리보는 이데일리 신문]산업계 귀한몸 된 ‘닥터 코퍼’ 물가 흔든다
- [이데일리 김국배 기자] 다음은 22일자 이데일리 신문 주요 기사다.△1면-산업계 귀한몸 된 ‘닥터 코퍼’ 물가 흔든다-삼성전자 반도체수장 전격교체…‘위기론 돌파’ 초강수-돈 안 되는 안내견학교 31년 운영 이젠 일본·대만서도 배우러 오죠-尹, 10번째 거부권…물건너간 협치△종합-삼성 반도체 신화 주역 전면에…‘AI 시대 주도권 확보’ 중책-‘월가 황제’ 다이먼, 조기 은퇴 시사…“5년 내에 물러나겠다”△다시 재개된 원자재 랠리-중동 불안에 뛴 금, AI 열풍 탄 구리…‘인플레 전쟁’ 아직 끝나지 않았다-‘전기 먹는 하마’ AI…빅테크, 에너지 확보 전쟁-금·은·동 펀드, 동·은·금 순으로 빛났다△종합-10번쨰 거부권 행사에…野 “국민과 맞서는 길” 與 내부 표단속 ‘진땀’-프리랜서·배달라이더에도 최저임금 도입 논의-하루 당겨지는 美주식 결제일…‘미수거래·배당 투자’ 주의보△전공의 미복귀 후폭풍-데드라인에 복귀한 전공의 31명뿐…필수의료 전문의 수급 ‘빨간불’-의대 증원 기정사실화에…고심 커지는 의료계-의대 노린 반수·재수생 급증 조짐에…수험생들 ‘불수능’ 걱정△정치-‘검수완박’ 재시동 건 민주당…민생 외면 지적에 “정기국회 전 완수”-K9 자주포, 루마니아 수출 초읽기…세계시장 1위 굳힌다-떠나는 김진표 작심발언…“국회 불신 키운 팬덤 정치 멈춰야”-“신산업 퍼스트무버 절실한데 정부, 신기술 허가에 소극적”△경제-“고금리에 대출부터 갚자”…1분기 가계 빚 2.5조 줄었다-채해병 특검법 밀려 ‘고준위법’ 폐기 위기…방폐물 어쩌나-“소주 ‘한잔’만” 잔술 판매한다-“올해 세계경제 3.0% 성장…중동·美대선 불확실성 유의”△금융-인뱅도 ‘주기형 주담대’ 출격…대출경쟁 본격화-‘배임 혐의’ 동양생명 전 대표 수사 ‘회사에 불리한 계약했나’가 관건-은행 LCR 규제, 완전 정상화 내년으로-“해외투자로 수익률 잡아”…미래에셋생명 MVP펀드 주목△글로벌-멕시코·브라질도 중국산에 ‘2배 관세폭탄’ 예고-“올트먼 제안 거절했는데”…AI 목소리에 뿔난 요한슨-“트럼프 관세인상땐 수입품값 ↑ 美 소비자 연 680조원 부담”-ICC “전쟁범죄”…이·하마스 지도부 체포영장 청구△산업-현대차 ‘아세안 전기차 허브’ 인니 공략 속도-인니 경제조정장관 만난 정의선 전기차·수소사업 협력방안 논의-니켈 가격 급등에…배터리업계 공급 차질 우려-“프리미엄 V낸드로 AI 시대 주도할 것”-“유럽 넘어 전 세계 방산시장 개척 준비해야”-“명확한 방향·목표 갖고 변화에 적극 대응을”△ICT-될놈만 남겨준다…‘가지치기’ 나선 韓게임사-“사천바다 한눈에 보이는 뷰 맛집…리모델링 한창”-“네이버 생성형 AI, 싸고 쓰기 편해”-젠슨 황과 한무대 선 황성우 삼성SDS 대표 “AI 협력” 강조△소비자생활-수출로 단맛 본 식품 기업…글로벌 눈도장 찍기 본격화-“미국 MZ 입맛 잡은 꼬북칩…K스낵로드 선도할 것”-‘황금올리브 2만3000원’ BBQ 내일부터 가격인상-시세보다 저렴하고 0.5g도 구매가능…금테크 성지된 편의점△증권-라면부터 김·우유까지…불기둥 뿜는 K푸드-“회계사들과 40년 동고동락…통합·조정의 리더십 보일 것”-“사모자산 대중화 시대 왔다”△증권-알테오젠, 반토막 HLB 제치고 코스닥 3위 우뚝-글로벌 랠리서 또 ‘나홀로 소외’-‘냉온탕’ 오가는 태양광株-무너지는 엔터주 속 에스엠만 반등…왜△부동산-전농구역 ‘제로에너지’ 의무화 조기 도입 건설업계 ‘공사비 예상치 두 배 이상’ 우려-재건축 앞뒀는데…아파트 고치는 까닭은-새로 지은 아파트인데 하자투성이 국토부, 준공 앞둔 단지 특별점검-“서울시 지속가능한 도시개발 노하우 배웠어요”△건강-심장·폐 압박하는 척추측만증·척추고정 범위 줄여 후유증 최소화-갑작스러운 발작에 화들짝…소아뇌전증 조절할 수 있어요-합병증에 취약한 ‘골다골증 골절’ 주의해야△Book-“거친 정치판서 마당만 좀 쓸다 왔다”-매일 지옥 같은 출퇴근, 벗어날 방법없나-‘활자중독자’가 전하는 ‘읽고 쓰기’ 매력△MICE-서울, 도쿄 6년만에 추월…‘亞 2대 국제회의 도시’ 탈환-국제회의 순위, 시드니 제치고 2위 우뚝…방콕, ‘다크호스’ 급부상-“호텔서 항공권 발권까지 ‘세계 유일’…홍콩~마카오 무료 페리 서비스는 덤”△이데일리가 만났습니다-에스테틱이 새 캐시카우…혁신신약 발판 될 것-“마취제·점안제 수출 확대…글로벌 종합 헬스케어 도약”△오피니언-[목멱칼럼]우리 軍 위상에 먹칠하는 장군들-[기자수첩]‘저출산 대책’ 말잔치로 끝낸 21대 국회-中企도 예외 아닌 ESG경영△피플-인생의 고난과 역경, 음악 향한 강한 의지 일깨워-김병훈 LG전자 CTO, 발명의 날 ‘금탑산업훈장’-최원목 “중소기업 매출채권보험 이용확대 노력”-분식집 운영하며 40년간 학생들 도와 광운대, 권순단 대표에 명예학사 학위-세종연구소장에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사회-불법 리베이트·허위 건강기능식품 꼼짝마…“국민건강 보호 앞장”-“사고 내고 또 술 먹고 잠수”…“제2 김호중‘ 어디에나 있다-악성 민원에 몸살 앓는 청원경찰-오동운 공수처장 취임…채해병 사건 수사 속도낼까-대화방 200개…‘서울대판 N번방’ 터졌다
- 황석영 최종 수상할까…英 부커상 22일 새벽 발표
- 소설가 황석영이 20일 오후(현지시간) 런던 주영 한국문화원에서 열린 ‘철도원 삼대’(영제 ‘Mater 2-10’) 대담 행사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소설가 황석영(81)이 장편 ‘철도원 삼대’로 영국 권위 문학상인 부커상에 도전한다.황석영의 장편 ‘철도원 삼대’ 영문판 ‘Mater 2-10(마터 2-10)’이 영국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 최종후보 6편에 포함된 가운데 부커상 심사위원회는 현지 시간 21일 저녁 7시(한국시간 22일 새벽 3시) 영국 런던 테이트모던에서 열리는 시상식에서 이 부문 수상작을 저녁 9시30분께(한국시간 22일 새벽 5시30분) 발표한다.‘철도원 삼대’와 함께 최종 후보작에 오른 다른 5편은 △셀바 알마다 ‘강이 아닌’(Not a River) △옌테 포스트후마 ‘내가 생각하고 싶지 않은 것’(What I’d rather not think about) △이아 겐베르크 ‘디테일들’(The Details) △이타마 비에이라 주니어 ‘구부러진 쟁기’(Crooked Plow) △예니 에르펜벡의 ‘카이로스’(Kairos)이다.‘철도원 삼대’는 최종 후보에 오른 유일한 아시아 작품으로,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 수상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영문판 번역을 맡은 소라 김 러셀(김소라), 영재 조세핀 배(배영재)도 함께 최종후보에 이름을 올렸다.부커상 심사위원회는 황 작가의 최종 후보 지명 소식을 전하면서 “이 작품은 현대 산업노동자들의 삶을 반영하는 마술적 리얼리즘 소설로, 황석영이 30년을 바친 최고의 걸작”이라며 “한 나라의 역사적 서사와 정의에 대한 개인의 추구가 섞여 있다. 서구에서 보기 힘든, 한국에 관한 포괄적이고도 총체적인 작품”이라고 평가했다.한국 작가의 작품이 부커 인터내셔널 부문 최종후보에 오른 것은 이번이 다섯 번째다. 우리나라 작가 중에서는 한강 소설가가 장편 ‘채식주의자’로 2016년 이 상을 처음 받았고, 이듬해 ‘흰’으로 다시 최종 후보에 올랐다. 2022년에는 정보라 작가의 소설집 ‘저주토끼’, 지난해에는 천명관 작가의 ‘고래’가 최종후보에 올랐다. 황석영 작가의 부커상 도전은 2019년 ‘해질 무렵’ 이후 두 번째다. 당시 영문판인 ‘앳 더스크’(At Dusk)로 1차 후보에 올랐으나 최종 후보엔 오르지 못했다. ‘철도원 삼대’가 수상한다면 한국 작품으로는 두 번째가 된다.철도원 삼대의 영어판 제목은 ‘Mater 2-10’(마터 2-10)으로, 조선총독부 철도국이 1943~1946년 운영한 증기기관차 ‘마터 2형 10호’에서 따왔다.출판사 창비에 따르면 작품은 구상부터 집필까지 30년이 걸린 황 작가 필생의 역작이다. 일제강점기 이후 철도업에 종사했던 이씨 일가 삼대를 통해 한국 현대사 노동자들의 질곡을 다룬 작품이다. 2019~2020년 ‘마터 2-10’라는 제목으로 채널예스에 연재된 후 2020년 지금의 제목인 단행본으로 창비에서 출간했다.다양한 매력을 지닌 인물들, 현실과 환상을 넘나드는 서사, 황석영 특유의 구수한 입담이 어우러져 지금까지 해외 6개국에 번역 출판됐다.영국 부커상은 노벨문학상, 프랑스 공쿠르상과 함께 세계 3대 문학상으로 불리는 최고 권위의 상이다. 2005년 신설된 인터내셔널 부문은 비영어권 작가들의 영어 번역 작품이 대상이다. 작품에 공동 기여한 작가와 번역가에게 상금 5만 파운드(약 7300만원)를 균등하게 지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