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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인자 모두 법관 출신…공수처 '수사 역량 확보' 최우선 과제로
- [이데일리 남궁민관·이성웅 기자]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조직 구성 및 수사 체계 정비에 속도를 내고 있는 가운데 ‘살아 있는 권력’에 맞설 수사 역량 확보가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법관 출신 초대 처장과 차장 인선을 두고 부족한 수사 경험이 한계로 지적되는 가운데, 이들의 지휘 아래 실질적으로 고위공직자들의 부정부패 비리를 수사할 능력 있는 수사처 검사·수사관들을 확보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김진욱(왼쪽) 초대 공위공직자법죄수사처장과 여은욱 차장.(사진=연합뉴스)지난달 29일 문재인 대통령의 재가로 임기를 시작한 여운국 공수처 차장은 1일 오전 정부과천청사에서 취임식을 갖고 본격 업무에 돌입했다. 김진욱 처장에 이어 공수처 2인자인 여 차장 인선까지 마무리되면서, 공수처는 향후 수사 체계를 완성하기 위한 수사처 검사와 수사관 선발 등 조직 구성에 집중할 전망이다.수사 체계 정비의 핵심 과제로는 단연 수사 역량 확보가 꼽힌다. 공수처는 검사 23명과 수사관 40명으로 구성돼 규모 면에서 검찰의 순천지청 정도로 작지만, 수사 대상인 고위공직자는 무려 7100여 명에 이른다. 그간 권력형 비리 사건들이 복잡한 역학 관계와 폭넓은 수사범위를 보였다는 점에서 적절한 수사 역량 발휘 없인 공수처가 제 역할을 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특히 공수처를 이끌 1~2인자가 모두 법관 출신으로 수사 경력이 거의 없다는 점은 이미 한계점으로 지적돼 온 상황이다. 김 처장도 이 같은 우려를 의식한 듯 향후 수사처 검사·수사관 인선을 통해 수사 역량을 확보하려는 의지를 여러 차례 내비쳤다. 먼저 “검사는 검찰 출신을 법이 허용하는 한 최대한 많은 12명을 뽑으려고 한다”고 밝히는가 하면, 검사들 중 수사 1·2·3부 및 공소부 부장검사 선발을 두고는 “15~20년 검사장급 경력을 가진 중견 법조인들도 많이 지원하실 것”이라며 자신감을 표출하기도 했다.이를 두고 검사장 출신 한 변호사는 “검사장급 경력을 가진 변호사들이 공수처에 지원할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 다만 고검검사나 부장검사급 중 변호사로 개업한, 공직에 다소 아쉬움이 남은 이들이 지원할 가능성은 있어 보인다”며 “이들 중 수사 역량이 있는 이를 뽑는다면 처장과 차장의 부족한 수사 경험을 벌충할 수 있겠지만, 그런 이들이 실제 지원을 하느냐가 문제”라고 지적했다.지원자들에 대한 동기 부여 역시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다. 대검찰청 검찰개혁위원을 지낸 한 변호사는 “공직자들의 유일한 바람은 승진인데 기간제 공무원 신분인 공수처 검사 및 수사관에 매력을 느낄 지가 의문”이라고 꼬집으며 변호사 자격을 가진 경찰 출신 확보를 대안으로 제시하기도 했다.이와 관련 김 처장 역시 “법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최대한 연임이 보장되고 정년을 마칠 수 있도록 하겠다”, “수사관으로서 경험을 쌓은 뒤 검사가 되는 길이 열려 있다”고 강조하는 등 지원자 끌어모으기에 골몰하는 모양새다.한편 여 차장은 이날 취임사를 통해 공수처의 성공적 안착을 위해 힘쓰겠다고 밝혔다. 그는 “약 20년 간 법관 생활을 하는 동안 형사부 판사, 영장 전담 판사, 서울고등법원 부패전담부 고법 판사로서 형사 사건을 다룬 경험이 있다. 최근 약 5년 간은 변호사로서 다양한 형사 재판을 담당해 왔다”며 “그간 쌓아온 경험과 노하우를 토대로, 김 처장을 비롯한 공수처 직원들과 합심해 신설 조직인 공수처가 성공적으로 궤도에 안착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 [줌인]박범계 "페북 자제"에 담긴 차별화 전략…첫 시험대는 檢 인사
- [이데일리 남궁민관 기자] “제가 페이스북을 옛날에 참 많이 했는데, 앞으로는 좀 자제 하려고 합니다.”논란 끝에 제68대 대한민국 법무부 장관으로 공식 취임한 박범계 장관은 취임 당일인 지난달 28일 기자들과 처음 만난 자리에서 뜬금없이 페이스북 얘기를 꺼냈다. 검찰개혁이라는 묵직한 과제를 짊어진 자리에 오른만큼 ‘자중하는 모습’을 보이겠다는 한 마디 정도로 끝낼 수 있었겠지만, 굳이 이같은 발언을 한 데에는 페이스북을 주요 메신저로 활용해왔던 추미애 전 장관과는 ‘확실히 다르다’는 메시지를 부각 시키려는 의도 아니겠느냐는 관측이 나온다. 실제로 언론과 각을 세웠던 추 전 장관은 아들 군 휴가 특혜 의혹 등 본인 개인적 논란은 물론 검찰 인사,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수사지휘권 발동과 징계 청구,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출범 등 검찰개혁과 관련된 세세한 사안까지 주로 페이스북을 통해 메시지를 전달했다. 언론과의 쌍방향 소통보다는 일방적인 메시지 전달에 치중했던 셈이다. 반면 박 장관은 인사청문회를 준비하던 후보자 시절부터 소통에 공 들이는 모습을 보였다. 서울고검 청사에 자신의 인사청문회 준비단 사무실을 꾸린 그는 지난달 31일 첫 출근길엔 “여의도에는 민심이 있고, 서초동에는 법심(法心)이 있다. 민심에 부응하되 법심도 경청해야 한다는 차원에서 검찰청에 사무실을 정했다”고 말하는 등 유독 소통을 강조했다. 박범계 신임 법무부 장관이 지난달 28일 임기 첫 일정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방역 상황 점검을 위해 서울 송파구 동부구치소를 방문, 청사를 둘러보고 있다.(사진=연합뉴스)◇첫 일정엔 동부구치소…檢 인사도 尹과 협의 ‘차별화’ 부각추 전 장관과의 차별화를 위한 박 장관의 시도는 곳곳에서 드러난다. 그는 공식업무를 시작한 첫 날 취임식도 열지 않고 곧장 서울 송파구 서울동부구치소를 방문했다. 박 장관은 이 자리에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이 곧 민생 아니겠나”라며 “법무부가 관리하는 이곳 동부구치소에서 많은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다는 점에서 정말로 국민 여러분께 다시 한번 송구한 말씀을 드린다”고 사과했다. 앞서 추 전 장관이 지난해 11월 27일 동부구치소 내 첫 코로나19 확진자 발생 한달여 만인 지난달 29일에야 동부구치소를 처음 방문한 데 이어 35일 만인 지난달 1일 페이스북을 통해 첫 사과 메시지를 내놓은 것과는 비교되는 모습이다. 추 전 장관이 취임 직후 단행한 첫 검찰 인사에서 윤 총장 ‘패싱’ 논란을 빚었던 것과도 다른 행보를 예고하고 있다. 박 장관은 지난달 29일 출근길에서 “오늘 인사 관련 부서로부터 현황을 보고 받고 인사 원칙을 정해 2월 초 윤 총장을 만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검찰총장이 엄연히 현존하고 있고, 법상 검사들의 인사를 함에 있어 보직 제청은 장관이 하고 총장의 의견을 듣도록 돼 있다”며 “법대로 할 것”이라고 말했다◇“정무적 능력, 秋보다 뛰어나”…기대 속 檢 인사·수사 조치에 이목법조계 안팎에서는 “추 전 장관에 비해 정무적 감각이 뛰어나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그가 펼칠 검찰개혁 2라운드의 방향성에 관심이 모아진다.일단 검찰개혁 추진이라는 대전제에 대해선 추 전 장관과 다를 바 없어 보인다. 검찰 수사권 전면 폐지, 검찰 권한 남용을 견제하기 위한 적극적인 수사지휘권 행사 등 일련의 조치에 대해선 추 전 장관과 이견이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직구 말고 변화구도 던지겠다”는 그의 표현은 방법론에 있어 좀 더 유연하게 접근할 것임을 시사한다. 첫 심판대로는 검찰 고위·중간간부 인사와 현재 속도를 내고 있는 정권 관련 수사에 대한 그의 입장이다. 대검찰청 검찰개혁위원을 지낸 김한규 변호사는 “추 전 장관 당시 인사 자체가 워낙 논란이 돼 왔기 때문에 일단 2월 검찰 인사를 눈여겨봐야 한다”며 “단적으로 (윤석열 총장의 직계로 분류되는) 한동훈 검사장을 어떻게 할 것이냐가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검찰 내 대표적인 추 전 장관 라인으로 꼽히는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 심재철 법무부 검찰국장 등에 대한 인사 조치 여부, 그리고 윤 총장 징계 청구 과정서 주목을 받은 조남관 대검 차장검사와 박은정 법무부 감찰담당관 등의 거취에도 이목이 쏠린다.김 변호사는 “최근 공수처 이첩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 월성 원전 1호기 경제성 부당 평가 사건이나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불법 긴급 출국금지 사건 등 민감한 사건들이 2월이면 대략 정리가 될 텐데, 박 장관이 어떤 입장을 취할지도 지켜봐야 할 대목”이라고 강조했다. 검찰 수사권 전면 폐지, 현 정권과 관련된 각종 검찰 수사 등 갈등의 불씨도 산적해 있는 만큼 박 장관이 이를 어떻게 풀어낼지도 관심이다. 검사장 출신 한 변호사는 “판사는 물론 청와대 경험,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등을 거치면서 정무적 감각과 법조 관련 전문성이 뛰어나다는 평가”라며 “더욱이 박 장관은 윤 총장과 (사법연수원 23기 동기로) 가까운 사이였고 신현수 청와대 민정수석도 윤 총장과 친분이 있어 검찰과의 소통도 확실히 원활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박범계 신임 법무부 장관은…△1963년 충북 영동 △연세대 법학 △1994년 사법연수원 23기 △1996년 서울지방법원 판사 △2002년 대통령인수위 정부분과 인수위원 △2003년 청와대 민정2비서관 △2003년 청와대 법무비서관 △2010년 민주당 대전광역시당 위원장 △2012년 19대 국회의원 △2016년 20대 국회의원 △2016년 국회 국정농단 국조특위 간사 △2018년 국회 사법개혁 특위 간사 △現 21대 국회의원 △現 법무부 장관
- [줌인]대한변협·서울변회 회장 '청년'이 결정했다…변호사계 '세대 교체' 바람
- [이데일리 남궁민관 기자] 변호사 3만명 시대. 청년 변호사들의 일자리 부족 문제는 자체 경쟁뿐 아니라 회계사·세무사·변리사 등 유사 전문직과의 직역 갈등으로 이어지면서 그 어느 때보다 위기감이 높다. 변화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는 이 같은 분위기는 결국 청년 변호사들의 결집으로 이어졌고, 이는 대한변호사협회(이하 대한변협)와 서울지방변호사회(이하 서울변회) 회장을 뽑는 선거전에 고스란히 반영됐다. 변호사업계도 바야흐르 세대교체의 바람이 불고 있다.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지난 25일 제96대 서울변회 회장을 뽑는 선거에서 114년 서울변회 역사상 처음으로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출신 김정욱(42·변호사시험 2회) 변호사가 당선됐다. ‘세대 교체’를 통해 변화를 모색하자는 젊은 변호사들의 탄탄한 지지를 등에 업은 결과다. 이 같은 분위기는 이틀 뒤인 27일 대한변협 회장 선거전에도 그대로 이어졌다. 제51대 대한변협 회장 선거 결과 김정욱 변호사와 연대, 젊은 변호사들의 지지를 이끌어낸 이종엽(58·사법연수원 18기) 변호사가 승리했다. 2009년 문을 연 로스쿨은 2012년 이후 9년간 매년 1600~1700명의 졸업생을 배출해 왔다. 정확한 집계는 이뤄지지 않았지만 판·검사 임용 인원을 제외하면 현재까지 로스쿨 변호사들은 1만 3000여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대한변협 회원으로 등록된 변호사가 총 2만 9600여명(개업 회원 2만 4800여명+휴업·미개업 준회원 4800여명)이니 로스쿨 변호사들이 전체 변호사 중 차지하는 비중은 45%에 달한다. 2017년 사법시험 폐지 이후 로스쿨 변호사들의 비중이 꾸준히 늘고 있는 반면 업계 내 위상은 제자리걸음, 오히려 퇴보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경력이 짧은 청년 변호사들이 대부분이고 일거리조차 넉넉지 않아 생계형 변호사들이 넘쳐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이종엽·김정욱 변호사의 당선은 변화를 위해선 더이상 가만히 있을 수 없다는 로스쿨 변호사, 청년 변호사들이 결집한 결과로 법조계는 분석한다. 대한변호사협회 제51대 회장으로 당선된 이종엽(왼쪽) 변호사와 서울지방변호사회 제96대 회장에 당선된 김정욱 변호사.(이데일리DB)◇현 집행부에 불만 가진 선배 변호사도 가세실제로 이들의 당선 배경엔 로스쿨 변호사 4000여명을 회원으로 둔 한국법조인협회(한법협)의 강력한 지지가 있었다. 한법협 초대 회장을 역임한 김정욱 변호사와, 그와 연대한 이종엽 변호사에게 한법협은 공개 지지를 표명했다. 한법협은 한창 사시 존치를 두고 사회적 논란이 뜨거웠던 2015년 출범해 로스쿨 변호사들의 입장과 이익을 대변해 온 대표적인 청년 변호사 모임이다. 이와 함께 현 집행부에 대한 불만을 가진 변화를 바라는 선배 변호사들의 목소리도 힘을 보탰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방변회 회장을 역임한 한 변호사는 “직역 수호 등 변호사들의 이익을 대변하겠다고 한 두 후보에 대한 지지와 더불어 사회적으로 책임감 있는 목소리를 내는 데 다소 소극적이었던 대한변협, 서울변회 현 집행부에 대한 반발 심리가 작용한 것 같다”며 “결과적으로 청년 변호사들의 결집에, 변화를 원하는 다수의 사법연수원 출신 선배 변호사들이 힘을 보탠 것이 이들의 당선을 견인했다”고 분석했다.대한변협을 이끌게 된 이종엽 변호사는 인천 광성고, 서울대 법대를 졸업한 뒤 검사로 법조계에 발을 들였다. 인천지검과 대구지검 영덕지청, 창원지검에서 검사를 지낸 그는 1995년 변호사로 나섰다. 그는 인천변회 회장 출신 첫 대한변협 회장이기도 하다. 그가 대표변호사로 있는 법무법인 케이앤피도 인천에 있고, 2017년 제19대 인천변회 회장을 역임한 경력을 감안할 때 인천 지역 변호사들의 지지 역시 이 변호사 당선에 큰 힘이 됐을 것이란 분석이다.서울변회 회장으로 당선된 김정욱 변호사는 성균관대 시스템경영공학과를 졸업한 뒤 서울시립대 로스쿨을 1기로 졸업했다. 그간 한법협 초대 회장, 대법원 사법발전위원회 전문위원, 대한변협 부회장, 서울변회 부회장, 직역수호변호사단 상임대표 등을 거치며 활발한 대외활동을 펼쳐 왔다.대한변협과 서울변회 회장 선거에 각각 출마 선언을 할 당시부터 연대를 맺었던 두 변호사가 향후 함께 풀어 나갈 핵심 과제로는 변호사 공급 과잉 시대 로스쿨 배출인원 감축이 우선 꼽힌다. 이와 관련, 두 변호사 모두 로스쿨 결원 보충제 폐지를 공언하고 있다. 유사 직역 관련 법률 개정안에 대한 대응과 로톡 등 법률 플랫폼 시장과의 맞대결 등도 풀어야 할 난제다.◇‘변호사 업계 위상 제고’ 약속선거 운동 캐치프레이즈로 ‘밖으로는 강한 위상! 안으로는 전폭 지원!’을 내세운 이종엽 변호사와 ‘행동하는 직역 수호! 승리하는 서울변회!’를 내세운 김정욱 변호사 모두 변호사 업계의 위상 제고를 약속하고 있다. 한법협의 지지 성명처럼 이 두 회장이 ‘변호사 사회 새로운 흐름’을 불러올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이하 각 단체장 약력이다.이종엽 대한변협 회장 △1963년생 △서울대 법과대학 △제28회 사법시험 합격 △사법연수원 18기 △인천지검·대구지검 영덕지청·창원지검 검사 △제19대 인천지방변호사회 회장 △제51대 대한변호사협회 회장김정욱 서울변회 회장 △1979년생 △성균관대학교 산업공학과 △서울시립대학교 로스쿨 △제2회 변호사시험 합격 △한국법조인협회 회장 △제49대 대한변호사협회 부회장 △서울지방변호사회 부회장 △제96대 서울지방변호사회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