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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기의 삼성]`운명의 날` 이재용, 피말리는 영장심사…치열한 공방 쟁점은(종합)
- [이데일리 남궁민관 최영지 하상렬 배진솔 기자] 삼성물산·제일모집 합병과 경영권 승계를 둘러싼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아온 이재용(52) 삼성전자 부회장이 8일 오전 10시 2분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서울중앙지법에 출석했다. 2017년 2월 국정농단 사건으로 구속돼 1년 간 수감생활을 하다 항소심에서 징역 2년 6월·집행유예 4년으로 감형돼 풀려난 이후 2년 4개월 만이다. 검찰은 그간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자료와 관련자 진술 등 20만쪽에 달하는 수사기록을 바탕으로 증거가 충분해 이 부회장 혐의 입증을 자신하고 있다. 사안의 중대성과 총수 지위를 이용한 증거 인멸 우려 등을 감안할 때 구속 수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이 부회장 측은 합병은 합법적으로 진행됐고, 어떤 불법적인 내용을 보고 받거나 지시한 적이 없다며 맞서고 있다. 특히 특별한 구속 사유가 없는 데도 수사가 종결된 시점에 검찰이 무리수를 두고 있다고 지적했다. 여러 쟁점들을 둘러싼 양측의 첨예한 공방이 예상되는 가운데, 이 부회장의 구속 여부는 이르면 늦은 밤, 또는 9일 새벽에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 부회장은 영장심사를 마치면 결과가 나올 때까지 경기 의왕 서울구치소에서 기다리게 된다. 불법 경영 승계 의혹을 받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사진 왼쪽부터)과 최지성 삼성 전 미래전략실 실장(부회장), 김종중 전 미래전략실 전략팀장(사장)이 8일 오전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이 부회장은 국정농단 사건과 관련해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 측에 뇌물을 준 혐의로 2017년 2월 구속돼 이듬해 집행유예로 풀려난지 2년4개월 만에 재구속 기로에 놓였다. (사진=방인권 기자)◇JY, 심사 30분 앞서 모습 드러내…취재진 질문에 `묵묵부답`이 부회장과 최지성 삼성 전 미래전략실 실장(부회장), 김종중 전 미래전략실 전략팀장(사장)의 영장심사는 오전 10시 30분 서울중앙지법 원정숙 영장전담 부장판사 심리로 진행됐다. 영장심사가 열리는 서울법원종합청사 서관 앞은 오전 8시부터 취재진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조명은 물론 크레인에 카메라를 설치해 촬영하는 지미집까지 등장했다. 좋은 촬영 위치를 찾기 위한 방송과 사진 카메라 기자들의 움직임과 질문을 논의하기 위해 둘러선 취재기자들까지, 큰 소란은 없었지만 국내 1위 재벌 총수의 출석을 앞두고 긴장감이 흘렀다. 영장심사 30분 전인 오전 10시께 이 부회장이 가장 먼저 모습을 드러냈다. 검은 양복, 분홍색 넥타이 차림에 흰색 마스크를 낀 채 검정색 스타렉스에서 내린 이 부회장은 “불법 합병을 지시하거나 보고받은 적 있느냐” “하급자들이 수사과정에서 보고 했다는 입장으로 알려졌는데 여전히 부인하는 입장인가” “3년 만에 영장실질심사를 받게 된 심경이 어떠신가” 등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런 답을 하지 않고 법원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일부 시민들은 “이재용 화이팅”을 외치기도 했다.최 전 실장과 김 전 팀장도 각각 오전 10시 4분, 6분께 뒤따라 법원에 들어갔다. 이들 역시 취재진 질문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8일 오전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의 영장실질심사 현장을 취재하기 위해 서울법원종합청사 서관 앞에 취재진이 몰려 있다. (사진=연합뉴스)◇보고나 지시 여부 등 관여 했나…영장실질심사 쟁점은?검찰은 지난 2015년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과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 등이 이 부회장의 안정적인 경영권 승계를 위해 그룹 차원에서 조직적으로 계획·진행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 부회장이 최대주주였던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간 합병과정에서 합병비율을 제일모직에 유리하게 맞추기 위해 삼성물산 주가를 떨어뜨리고, 제일모직 자회사였던 삼성바이오의 가치를 부풀렸다고 보고 있는 것.특히 검찰은 합병으로 삼성물산 등에 손해를 입혔다는 혐의보다는, 이 부회장이 합병 성사를 위해 주가를 의도적으로 띄우는 시세조종에 직접적으로 관여하고 지시했다는 혐의에 방점을 찍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이 부회장이 사전에 인지하고 있었는지, 또 직접 지시했는지 여부를 집중적으로 파고 들어 구속의 필요성을 입증할 방침이다. 반면 삼성 측은 이 부회장의 시세조정 관여와 관련 “결코 있을 수 없는 상식 밖의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또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은 관련 법 규정과 절차에 따라 적법하게 진행됐다”며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회계처리 역시 국제회계기준에 맞게 처리됐다”고 거듭 강조하기도 했다. 증거인멸 가능성 역시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이 부회장이 두 차례 비공개 소환 조사에서 혐의를 전면 부인한 만큼,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고 보고 있다. 삼성 측은 이미 검찰이 막대한 증거를 수집해 기우에 불과하다고 반박하고 있다.◇초호화 변호인단 눈길법조계에 따르면 이 부회장 측은 영장심사를 앞두고 한승(사법연수원 17기) 변호사와 고승환(32기) 변호사를 선임한 것으로 알려졌다.한 변호사는 1988년 사법연수원을 수석으로 수료하고 현직 시절 대법원 재판연구관과 선임재판연구관, 수석재판연구관을 모두 지낸 `엘리트 판사`로 유명하다. 2018년 대법관 후보로도 이름에 올렸지만, 지난 2월 전주지방법원장을 끝으로 법복을 벗었다. 고 변호사는 전주지법원장 시절 같은 법원에서 부장판사를 지냈던 인물로, 현재 한 변호사와 같은 법무법인에서 근무 중이다. 대검 중수부장을 지낸 최재경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지휘 아래 검찰 `특수통` 출신 김기동 전 부산지검장, 이동열 전 서울서부지검장 등도 법률 자문을 하고 있다. 검찰에서는 관련 수사를 이끌어 온 서울중앙지검 경제범죄형사부 이복현 부장검사와 최재훈 부부장검사, 김영철 의정부지검 부장검사 등 8명이 영장심사에 참여했다.
- [위기의 삼성]삼성 "무리수" vs 檢 "증거 충분"…이재용 구속, 공은 법원으로
- [이데일리 남궁민관 기자] “합병은 합법하게 진행됐다”며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는 무리수라고 비판하고 나선 삼성, 그리고 1년 8개월의 수사 끝에 20만쪽에 달하는 수사기록을 앞세워 구속할 만한 증거는 충분하다는 검찰.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간 부당합병 및 경영권 부정승계 의혹을 받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2017년 2월 국정농단 사건으로 구속된 이후 3년 4개월 만 재구속 위기의 갈림길에 놓였다. 이미 양측 간 팽팽한 설왕설래가 전개되는 가운데, 이제 법원이 그 공을 넘겨받게 됐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달 6일 서울 서초동 사옥에서 경영권 승계와 노조 문제 등과 관련해 대국민 사과를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7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 부회장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은 오는 8일 오전 10시 30분 서울중앙지법 원정숙 영장전담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다. 이 부회장의 혐의는 자본시장과 금융 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및 주식회사 등의 외부 감사에 관한 법률 위반 등으로, 이 부회장과 함께 최지성 전 삼성 미래전략실장 부회장, 김종중 전 미래전략실 전략팀장 사장도 함께 구속 여부에 대한 판단을 받는다.구속 여부가 반드시 검찰의 기소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통상 구속영장은 범행의 혐의에 대해 충분히 입증됐다고 판단되는 경우 발부된다는 점에서, 이 부회장이 이번에 구속된다면 검찰의 수사에 힘이 붙을 뿐더러 향후 기소 가능성 역시 매우 높아지게 된다. 구속영장 청구가 기각된다면 반대로 삼성의 무죄 주장에 법원이 힘을 실었다고 볼 여지가 커지는 셈이다. 이 경우 최근 이 부회장 측이 신청한 수사심의위원회 소집 가능성도 커진다. 수사심의위원회는 시민의 참여를 통해 검찰의 기소 재량권을 견제·감독함으로써 수사의 중립성을 확보하고 권한 남용을 방지한다는 취지에서 2018년 도입됐다.수사심의위원회가 소집될 경우 그간 검찰의 수사내용이 완전히 무력화된다고 볼 수는 없지만, 이 부회장 기소를 목적으로 한 검찰의 행여 무리한 기소를 막을 수 있다는 측면에서 삼성 입장에서는 적절한 ‘카드’로 평가받고 있는 상황이다.이런 상황을 반영하듯 이번 영장실질심사에 검찰과 삼성 양측 모두 전·현직 ‘특수통’을 투입하며 공을 들이는 모양새다.검찰에선 이번 수사를 이끌어 온 서울중앙지검 경제범죄형사부 이복현 부장검사가 직접 참석해 프레젠테이션 등을 통해 구속 필요성을 강조할 것으로 알려졌다.이에 맞서 이 부회장 측은 삼성전자 법률 고문역을 맡고 있는 대검 중수부장 출신 최재경 변호사 등 ‘특수통’을 전진 배치해 검찰 측 법리의 허점을 파고들 것으로 보인다. 영장실질심사는 구속 필요성에 대한 법원의 판단을 받는 절차인 만큼 판사 출신 변호사들도 대거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과 삼성 경영권 승계를 둘러싼 의혹과 관련해 피고발인 신분으로 조사를 마친 후 지난달 30일 새벽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을 나서고 있다.(사진=연합뉴스)심리를 맡은 영장전담판사에도 이목이 쏠리는 바다. 영장전담판사는 구속영장이나 압수수색영장을 짧은 시간 내 정확히 심리해야 하고 본안 판단에 앞서 피의자의 신체자유 박탈 여부를 결정해야 하는 심적 부담이 큰 자리여서 법관들 중에도 실력을 인정받는 이들이 배치된다.원 부장판사는 전국 최대 법원인 서울중앙지법에서 여성으로서는 두번째로 영장전담판사로 맡아 이목을 끈 바 있는 인물이다. 1974년생으로 경북 구미 출신인 원 부장판사는 구미여고와 경북대를 졸업하고 1998년 제40회 사법시험에 합격하고 사법연수원을 30기로 수료했다. 2001년 대구지법 판사로 임관한 이후 인천지법 부천지원, 서울가정법원, 서울중앙지법, 서울동부지법 등을 거쳐 올 2월 다시 서울중앙지법으로 돌아왔다. 주로 민사사건이나 행정사건을 담당했다.영장전담 판사로는 올해 전 국민을 공분케했던 텔레그램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에 대한 신속한 구속영장 발부로 주목을 받았다.통상 영장실질심사 후 구속영장은 이르면 심사가 진행된 당일 늦은 저녁에 발부되기도 하지만, 이 부회장의 경우 수사기록이 워낙 방대해 심사 익일인 9일 새벽에나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한편 영장실질심사 당일 이 부회장은 법원 포토라인을 피하기는 어려워보인다.앞서 이 부회장은 이번 사건과 관련 두 차례의 검찰 소환 조사에서는 비공개로 조사를 받아 포토라인을 피할 수 있었다. 다만 현재 법원 출석의 경우 공개 또는 비공개 규정이 없어 의도적으로 숨어들어가지 않는 이상 포토라인을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따라 법정에 출석하는 이 부회장의 입에도 재계, 법조계는 물론 국민들의 이목이 집중될 전망이다.
- [서초동 결정적장면]아내 골프채로 때려 죽였는데…살인죄 면한 이유
- [이데일리 남궁민관 기자] 아내가 세번째 불륜에 빠졌다. 증거가 필요했던 남편은 아내의 차에 몰래 소형 녹음기를 설치했다가, 자신을 비아냥대고 자신의 재산까지 탐내는 아내와 불륜남의 대화까지 듣게 됐다. 녹음을 들은 그날 오후 남편은 자신의 집으로 돌아와 아내와 술을 마시며 이를 추궁하다가 아내를 주먹과 골프채로 폭행, 결국 죽음에 이르게 했다. 남편은 다름 아닌 유승현 전 김포시의회 의장. 세간에 알려진 이른바 ‘골프채 아내 살해’ 사건이다.잔혹한 방법으로 아내를 때린 가정폭력은 용서할 수 없는 중대 범죄일뿐더러 결과적으로 죽음에 이르게 했다는 점에서 유 전 의장에 대해 살인죄 적용은 불가피해보였다. 처음 사건을 수사한 김포경찰서는 당초 상해치사 혐의로 유 전 의장을 구속했다가 이후 살인으로 죄명을 바꿔 검찰에 송치했고, 인천지검 역시 살인 혐의로 유 전 의장을 재판에 넘겼다.하지만 항소심까지 이른 재판 과정에서 살인 혐의에 대한 다른 판단이 나왔다. 1심 재판부는 이같은 살인 혐의를 인정하고 유 전 의장에게 징역 15년을 선고했는데, 항소심 재판부는 이같은 원심을 파기하고 살인에 대해서는 무죄로 판단하고 유 전 의장에게 상해치사 혐의를 적용해 징역 7년을 선고했다. 살인이 아니라는 항소심 재판부의 판단, 이번 주 서초동 결정적 장면이다.유승현 전 김포시의회 의장이 지난해 5월 경기도 김포시 장기동 김포경찰서를 나와 인천지방검찰청 부천지청으로 향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그는 살인할 ‘고의’가 있었는가서울고법 형사합의1부 재판장 정준영 부장판사는 3일 유 전 의장의 항소심 선고에 앞서 다소 긴 판결 이유를 설명하고 나섰다. 이번 선고를 앞두고 정 부장판사 역시 고심에 고심을 거듭했다는 후문이다.정 부장판사는 “유 전 의장에게 상해의 고의를 넘어 미필적으로나마 아내를 살해할 범의가 있었다는 점에 대해 합리적 의심을 배제할 정도로 증명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즉 살인을 하려는 고의성이 증명되지 않았다면 유죄가 의심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례에 따른 설명이다.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살인의 고의성은 △범행에 이르게 된 경위와 동기 △준비된 흉기의 유무·종류·용법 △공격 부위와 반복성 △사망의 결과발생 가능성 정도 등 범행 전후의 객관적 사정을 종합해 판단할 수밖에 없다.◇살인 부른 불륜?…폭행 후 죽게 방치한 걸까?정 부장판사는 먼저 “범행의 동기와 범행 후 행동에서 유 전 의장에게 살인 고의성이 없었다는 정황이 다소 있다”고 지적했다.유 전 의장은 2000년과 2007년 이미 아내의 두 차례 불륜을 겪었고 지난해 또 다른 남자와의 불륜 사실을 알고도 아내를 용서하고 결혼생활을 지속해 온 만큼 불륜이 살인의 동기가 되지 않았다고 봤다. 실제로 유 전 의장은 세 번째 불륜 사실을 알고 난 이후에도 아내와 자주 전화를 했고, 범행 직전 결혼기념일에는 아내와 여행을 가기도 했다.정 부장판사는 “유 전 의장은 아내가 만취한 상태에서 깨진 소주병을 들고 자해하겠다고 위협해 이를 저지하는 과정에서 몸싸움이 시작됐다고 주장했는데, 범행 현장에서 깨진 소주병이 발견됐고 유 전 의장의 양 손에 날카로운 물체에 베인 상처도 발견됐다는 점에서 자해 시도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폭행 이후 유 전 의장이 아내를 죽도록 방치한 것으로 보기도 어렵다고 판단했다.유 전 의장은 모친과 함께 거주하고 있었고, 범행 당일 오후 6시 모친이 귀가 예정이었음에도 범행을 은폐하려는 별다른 행동을 하지 않았다. 단지 아파하는 아내를 침대에 눕히고 더러워진 아내의 옷을 갈아입힌 뒤 어질러진 집안을 정리하는 정도였다. 이후 아내의 상태가 이상한 것을 느낀 유 전 의장은 119구급대에 신고하기도 했다. 특히 아내의 사망 원인은 외상에 의한 이차성 쇼크인 것으로 파악됐는데, 의료인이 아닌 유 전 의장이 사망을 예측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는 의학적 소견도 뒷받침됐다. 외상에 의한 이차성 쇼크란 구타로 인해 발생한 광범위한 멍에 의해 순환혈액량이 감소해 주요 기관의 기능에 장애가 일어나는 것을 말하는데, 한 법의관은 ‘의료인들도 잘 이해하기 힘들 때가 많아 일반인이 이를 예측하기 어려울 것 같다’는 취지로 진술했다.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 전경.(이데일리DB)◇그렇다면 골프채까지 휘두른 것은 살인 의도가 아닌가?범행 당시 유 전 의장이 골프채를 사전에 준비해 아내에게 휘둘렀다면, 이에 더해 골프채 헤드 부분으로 아내를 때렸다면 살인 혐의를 피치 못했을 것이다.다만 정 부장판사는 해당 골프채는 사전에 준비된 것도, 또 헤드로 아내를 때리지도 않았다고 봤다.정 부장판사는 “가족들의 진술에 따르면 유 전 의장은 평소 골프채 1~2개를 주방 또는 현관 근처 벽에 세워뒀으며, 범행에 사용하기 위해 골프채를 미리 준비한 것은 아니다”라고 판단했다. 이어 “범행 당시 주방에는 식칼, 깨진 소주병 등 치명상을 입힐 수 있는 물건들이 손에 쉽게 잡힐 만한 거리에 있었는데, 유 전 의장에게 살해의 범의가 있었다면 위와 같은 물건들을 사용했을 수도 있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또 여러 법의관의 소견에 비춰 아내의 몸에 골프채 헤드 부위로 맞은 상처가 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다만 정 부장판사는 “아내의 하체 부분에 막대기로 맞았을 때 생기는 중선 출혈이 발견되는 등 유 전 의장은 골프채의 막대기 부분을 회초리처럼 이용해 아내를 때린 것으로 보인다”며 “유 전 의장이 살인의 범의를 갖고 골프채로 아내를 때렸다면 손잡이를 잡고 헤드로 아내를 내리쳤을 것”이라고 덧붙였다.◇그럼에도 중형은 불가피다만 정 부장판사는 상해치사의 권고형인 징역 3~5년보다 무거운 징역 7년을 선고했다.가정폭력일뿐더러 죄질 역시 매우 나쁘다는 이유다.정 부장판사는 “가정폭력은 어떤 이유나 동기에 의한 것이든 우리 사회가 용인할 수 없다. 아내의 온몸을 주먹, 발, 골프채 등으로 때려 사망에까지 이르게 한 것으로 그 죄질과 범행 정황이 매우 나쁘다“며 ”비록 유 전 의장에게 살인의 범의는 인정하기 어렵지만 소중하고 존엄한 아내의 생명을 앗아간 유 전 의장에게 상해치사 범행은 어떠한 이유로도 합리화할 수 없다“고 질타했다.
- '백상예술대상' 트로피 주인공은?…김희애·공효진→'기생충', 화려한 후보 라인업 [예고]
- [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 기자] 오늘(5일) 저녁 열릴 ‘2020년 제56회 백상예술대상’에서는 영화부터 드라마, 예능, 연극까지 각 부문별 치열한 수상 경쟁이 예상된다. 영화 ‘기생충’부터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 ‘부부의 세계’ 등 한 해를 달군 다양한 작품과 이를 장식한 수상자 후보들이 대거 포진돼 별들의 잔치를 일굴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왼쪽부터 시계방향)백상예술대상 남자 최우수 연기상 후보에 오른 강하늘, 남궁민, 현빈, 주지훈, 박서준.이날 백상예술대상은 오후 4시 50분부터 경기도 일산 킨텍스 7홀에서 개최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이날 시상식은 무관중으로 치러지며 JTBC, JTBC2, JTBC4에서 생중계된다. 비공개 레드카펫과 수상자 백스테이지 인터뷰는 글로벌 쇼트 비디오 애플리케이션 틱톡에서 라이브로 만날 수 있다.MC는 3년 연속 신동엽과 박보검, 배수지가 맡아 활약할 예정이다. TV, 영화, 연극으로 나뉜 각 부문에는 쟁쟁한 후보들이 올라 누가 트로피의 영광을 안게 될지 주목되고 있다. 이에 각 부문별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수상자 후보들을 살펴봤다. (사진=백상예술대상 홈페이지)◇TV부문 남자·여자 최우수 연기상 후보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은 TV부문의 남자 최우수 연기상에는 ▲‘동백꽃 필 무렵’ 강하늘 ▲‘스토브리그’ 남궁민 ▲‘이태원 클라쓰’ 박서준 ▲‘하이에나’ 주지훈 ▲‘사랑의 불시착’ 현빈이 후보로 이름을 올렸다. 이들 드라마 모두 높은 시청률과 함께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은데다 남자 주인공의 활약도가 우열을 가릴 수 없이 높았던 만큼 누구에게 수상의 영광이 돌아갈지 관심이 집중된다.TV부문 여자 최우수 연기상 후보로는 ▲‘동백꽃 필 무렵’ 공효진 ▲‘하이에나’ 김혜수 ▲‘부부의 세계’ 김희애 ▲‘사랑의 불시착’ 손예진 ▲‘호텔 델루나’ 이지은이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 말 방영 드라마 중 최고로 높은 시청률을 기록한 ‘동백꽃 필 무렵’과 올 상반기 최고 시청률을 장식한 ‘부부의 세계’의 수상대결이 될 것이란 관측이 높다. 특히 공효진은 지난해 이 작품으로 KBS 연기대상을 수상한 바 있다. 김희애는 이번에 수상할 시 1993년 ‘아들과 딸’로 TV부문 대상, 2004년 SBS ‘완전한 사랑’ TV 부문 대상 수상 이후 3관왕을 기록하게 된다. 김희애는 영화 ‘윤희에게’로 영화 부문 여자 최우수 연기상 후보에도 올라 주목을 받고 있다. (사진=백상예술대상 홈페이지)◇TV 작품상 후보드라마 부문 최고 수상인 작품상 후보에는 ▲동백꽃 필 무렵(KBS) ▲사랑의 불시착(tvN) ▲스토브리그(SBS) ▲킹덤2(넷플릭스) ▲하이에나(SBS)가 올라와 있다. 최우수 연기상 후보까지 오른 ‘부부의 세계’는 작품상에 이름이 올라가지 않았다. 한편 ‘사랑의 불시착’으로 호흡을 맞춘 현빈과 손예진은 이날 인기상 수상이 확정돼 나란히 상을 받을 예정이다. 지난달 26일부터 지난 2일까지 진행된 백상예술대상 인기상 투표 결과, 현빈과 손예진이 각각 남녀 1위를 차지했다.예능 부문 작품상 후보에는 ▲구해줘 홈즈(MBC) ▲놀면 뭐하니?(MBC) ▲맛남의 광장(SBS) ▲내일은 미스터트롯(TV조선) ▲신서유기 외전(tvN)이 후보에 올랐다. 올 한 해 ‘미스터트롯’이 비지상파 역대 최고 시청률과 함께 대중문화계에 트로트 열풍을 불어넣을 정도로 화제를 모았던 만큼 강력한 수상 후보로 떠오른다. (사진=백상예술대상 홈페이지)◇신인상 경쟁 치열여자 최우수 연기상 후보와 함께 올 백상예술대상에서 가장 주목받는 수상자 후보는 여자신인연기상 부문이다. ‘이태원 클라쓰’의 김다미, ‘슬기로운 의사생활’의 전미도, ‘멜로가 체질’의 전여빈, ‘방법’ 정지소에 이어 ‘부부의 세계’ 한소희까지 화제를 모은 여자 신인들이 잇달아 포진돼 브라운관을 풍성히 채우며 화제를 몰았기 때문이다. 남자신인상 후보도 여자만큼 쟁쟁하다. 아역 배우의 한계를 뛰어넘고 성인 배우 못지 않은 뛰어난 연기를 보여준 배우 김강훈이 ‘동백꽃 필 무렵’으로 이름을 올렸고, ‘이태원 클라쓰’로 악역으로서 존재감을 각인시킨 안보현, ‘낭만닥터 김사부2’로 주연으로 확실히 발돋움한 안효섭, 가수에서 연기자로 성공적으로 변신한 ‘옹성우’, ‘어쩌다 발견한 하루’로 화제를 모은 이재욱까지 한 곳에 모였다. (왼쪽부터 시계방향)영화 ‘미성년’의 김소진, ‘윤희에게’의 김희애, ‘82년생 김지영’의 정유미, ‘기생충’ 조여정, ‘생일’ 전도연.◇영화부문 후보남자 최우수 연기상에는 ▲‘기생충’ 송강호 ▲‘남산의 부장들’ 이병헌 ▲‘사냥의 시간’ 이제훈 ▲‘엑시트’ 조정석 ▲‘천문:하늘에 묻는다’ 한석규가 경쟁을 펼친다.여자 최우수 연기상은 ▲‘미성년’ 김소진 ▲‘윤희에게’ 김희애 ▲‘생일’ 전도연 ▲‘82년생 김지영’ 정유미 ▲‘기생충’ 조여정이 후보에 올랐다.작품상은 ▲기생충 ▲남산의 부장들 ▲벌새 ▲엑시트 ▲82년생 김지영이 경쟁하고 있다. ‘기생충’ 봉준호 감독과 ‘남산의 부장들’ 우민호 감독, ‘벌새’ 김보라 감독은 감독상 후보에도 올라있다. 특히 대종상영화제에서 ‘기생충’이 최우수작품상을, 봉 감독이 감독상을 받은 만큼 백상예술대상에서도 ‘기생충’이 상을 휩쓸지 주목된다. 다만 봉 감독은 장기 휴가에 돌입해 대종상 영화제 시상식에 참석하지 않았다. 백상예술대상에서는 그가 얼굴을 비출지 관심이 모아진다. ◇화려한 시상자 라인업 수상자 후보들 못지 않게 화려한 시상자 라인업도 이날 백상예술대상의 관전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먼저 JTBC 드라마 ‘눈이 부시게’로 지난해 TV 부문 대상을 수상했던 배우 김혜자가 1년 만에 시상자로 백상에 문을 두드린다. ‘증인’으로 영화 부문 대상을 차지했던 정우성도 이날 시상자로 자리를 빛낼 예정이다. 염정아와 영화부문 최우수 연기상 후보에도 오른 이병헌이 함께 무대에 선다. 활발한 활동을 보여주고 있는 이성민과 한지민도 시상대에 선다.지난해 ‘스카이 캐슬’로 조연상 이후 주연으로 우뚝 선 김병철과 ‘눈이 부시게’ 이후 영화 ‘기생충’으로 활약을 이어간 이정은·‘미쓰백’으로 조연상을 받은 뒤 눈물을 왈칵 쏟은 권소현도 참석을 확정했다.방영을 앞둔 드라마의 주인공들도 시상자로 나설 예정이다. 이달 방송되는 SBS ‘편의점 샛별이’의 주인공 김유정은 임시완과 함께 시상한다. 하반기 방송될 JTBC 드라마 ‘런 온’을 준비하고 있는 임시완과 김유정은 2012년 드라마 ‘해를 품은 달’에서 아역으로 만났다. 오는 20일 첫 방송되는 tvN ‘사이코지만 괜찮아’를 통해 안방극장에 복귀하는 김수현도 전역 후 첫 공식석상에 나선다. 김수현은 드라마 속 파트너인 서예지와 시상자로 모습을 드러낸다.
- 하나은행 'DLF 징계' 취소 소송…法, 일단 18일 집행정지 심문
- [이데일리 남궁민관 기자]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사태 관련 금융당국으로부터 중징계 처분을 받은 하나은행이 이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제기한 가운데 오는 18일 일단 집행정비 여부에 대한 법원 심문이 열릴 예정이다. 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은 하나은행,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부회장, 장경훈 하나카드 사장, 박세걸 하나은행 전무가 금융위원회와 금감원을 상대로 낸 업무정지 등 처분 취소 소송 및 집행정지 신청을 행정5부(재판장 박양준)에 배당했다. 이번 행정소송 및 집행정지 신청은 금융위 등 금융당국이 DLF 판매 은행에게 내린 징계에 대한 대응이다.DLF 피해자대책위원회와 금융정의연대 회원들이 지난 2월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앞에서 우리·하나은행장 사퇴 촉구 및 부실한 자율 배상 규탄 집회를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금융위원회는 지난 3월 5일 DLF 판매은행인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에 각각 6개월 간 사모펀드 신규판매 업무 일부를 정지하는 제재와 함께 과태료 부과를 통보했다. 과태료는 하나은행에 167억8000만원, 우리은행에 197억1000만원이 각각 부과됐다. 이와 함께 DLF 사태 당시 행장을 맡고 있던 함 부회장과 손태승 우리금융지주회장에게 문책경고라는 중징계도 함께 내렸다.일단 금융당국의 중징계 처분의 집행정지 신청은 오는 18일 오전 11시 50분 열릴 예정이며, 이후 해당 처분 자체가 적법한지 여부를 판단할 업무정지 등 처분 취소 소송이 이어질 전망이다.함께 중징계를 받았던 우리은행의 경우 이미 행정소송을 제기해, 집행정지 인용을 받아낸 상태다.손 회장은 정채봉 우리은행 부행장과 지난 3월 8일 금감원을 상대로 문책경고 등 취소 청구 소송 및 집행정지 신청을 낸 바 있다. 이에 서울행정법원 행정11부(재판장 박형순)는 같은 달 20일 집행정지 인용을 결정했고 이어 현재 문책경고 등 취소 청구 소송 심리를 진행 중에 있다.다만 금감원은 서울행정법원의 집행정지 인용과 관련 지난 3월 26일 항고장을 제출해, 현재 해당 사건은 서울고법 행정4-2부(재판장 이범균)에 배당돼 심리가 진행되고 있다.한편 참여연대는 두 은행의 행정소송 및 집행정지 신청과 관련 논평을 통해 “DLF 사태에 결정적 책임이 있는 손 회장과 우리은행, 함 부회장과 하나은행에 대한 중징계 처분이 행정재판을 통해 철회되어선 결코 안 된다”며 “고위험 금융상품의 불완전판매에 따른 소비자 피해에 대한 책임은 이사 등 최종책임자에게 있으며, 경영진과 본사의 방침에 따른 일선의 직원에게만 그 짐이 전가된다면 이는 심히 불공정한 일로 비판받아 마땅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