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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역협회 "美 3차 관세폭탄, 韓 영향 제한적…개별기업 피해는 불가피"
- 미국의 대중국 3차 수입 제재 대상 가공단계별 비중.(자료=한국무역협회)[이데일리 남궁민관 기자] 미국이 중국을 대상으로 3차 관세 폭탄을 부과한 가운데 우리나라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다만 다수의 소비재 등 우리나라의 대중국 투자기업의 수출 품목이 포함돼 있어 개별 기업의 피해는 불가피할 전망이다.19일 한국무역협회 통상지원단이 발표한 ‘미국의 대중국 3차 수입 제재 현황’에 따르면 미국은 17일(현지시간) 대중국 3차 관세 품목 5745개 제품(약 2000억달러 규모)을 발표하고 오는 24일부터 10% 추가 관세를 부과하기로 결정했다. 내년 1월 1일부터는 관시 수준을 25%로 인상한다는 계획이다.이번 수입 제재는 앞선 7월과 8월 1, 2차 관세 부과에 이은 세번째 조치다. 1차 조치로 미국은 중국산 첨단기술제품(818개 품목, 340억달러 상당)에 25% 관세를 부과했으며, 2차 조치로 중국산 수입품(279개 품목, 160억달러 상당)에 대해 25% 관세를 부과한 바 있다.3차 수입 제재 대상 중 품목기준으로는 화학제품이 1319개, 금액기준으로는 전기전자 부품이 480억달러로 가장 많이 포함됐다. 가공단계별로 보면 중간재가 3854개(67.1%), 899억달러(47.4%)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으며, 소비재는 1235개(21.5%), 452억달러(22.4%)를 차지했다.미국의 3차에 걸친 제재조치로 중국 역시 18일 맞대응 할 것이란 입장을 밝혔지만 아직 구체적인 시기나 내용은 언급하지 않은 상황이다. 다만 중국은 지난달 3일 이미 미국의 3차 제재조치에 대해 600억달러 규모의 보복 관세 품목을 발표한 상황으로 미국산 수입품 5207개에 대해 5~25% 관세를 부과할 가능성이 높다는 진단이다.미국의 이번 관세 결정은 미국과 중국이 무역협상을 재개하기로 한 가운데 나온 것으로, 이로 인해 향후 양국의 무역협상 개최가 불투명해졌다. 중국에 대한 강경한 자세를 고수하는 미국과 체제 유지를 위해 명분을 찾는 중국 간 무역갈등이 장기화될 것이란 전망이다.무역협회는 우리나라에 미치는 영향은 일단 제한적일 것으로 봤지만, 개별기업의 피해는 불가피할 것으로 봤다. 우리나라의 대중국 중간재 수출 중 미국을 최종 귀착지로 하는 수출 비중은 5%에 불과하고 대중 제재 품목의 상당 부분이 중국 내수용 및 기타 국가 수출용으로 사용되고 있어 큰 악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다만 이번 전체 제재 품목 중 소비재도 다수 포함돼 있어 중국에서 가공 후 미국으로 수출하는 우리기업의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오히려 미국 시장에서 중국 제품과 경합하고 있는 일부 한국제품의 경우 오히려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긍정적 분석도 나왔다. 대표적으로 인쇄회로 기계, 냉장·냉동고, 타이어 및 자동차 부품 등을 꼽았다.
- [단독]주52시간제 우려, 현실로...현대오일뱅크, 설비보수 발목
- 현대오일뱅크 대산공장 전경.현대오일뱅크 제공[이데일리 남궁민관 기자]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 이후 정유·석유화학업계 첫 정기보수에 돌입한 현대오일뱅크가 결국 생산 재개 예정일을 지키지 못했다. 3개월 탄력근무제 도입에도 불구하고 인력 부족과 근무시간 제한으로 제 속도를 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관련 업계 내 주 52시간 근무제에 대한 의구심이 현실화된 모양새다.18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오일뱅크는 지난달 10일부터 이달 10일까지 제1공장(원유정제처리시설 및 중질유분해시설 등)의 생산을 중단하고 정기보수 작업에 돌입했지만, 생산재개 예정일을 훌쩍 넘긴 현재까지 작업을 채 마무리 짓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적으로 정기보수는 일년 전부터 준비작업을 진행하며 외주업체들과의 계약 등 여러 이유로 예상 기간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회사 관계자는 “태풍과 폭우 예보 따른 작업중단으로 설비별로 예정일보다 며칠 지연된 것은 맞으나 현재 대부분 설비가 시운전 중이며 곧 정상 가동에 돌입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실제 결정적 영향을 미친 것은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오일뱅크는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에 따른 정기보수 기간 지연을 막기 위해 노사 간 합의를 통해 3개월 탄력근무제까지 도입했지만, 근무시간 제한을 지키는 동시에 인력부족을 함께 해소하기에는 역부족이었던 셈이다.현대오일뱅크 내부 사정을 잘 아는 한 정유업계 관계자는 “현대오일뱅크는 당초 예정일 보다 생산재개가 열흘 이상 연기되고 있는 상황으로 여전히 작업이 채 마무리되지 못한 곳들까지 있다”며 “인력이 충분하다면 원만하게 정기보수가 진행됐겠지만, 인력 충원이 소극적인 상황에서 정부가 규정한 근무시간은 지켜야하니 결국 시간이 부족해 생산재개가 지속 늦춰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지적했다.정기보수 기간이 연장될수록 기업과 직원 모두에게 부담으로 작용한다. 주 52시간 근무제는 일자리 창출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정유·석유화학업계는 설비별로 2~3년에 한번씩 보수를 진행하는 업계 특징상 이를 위한 채용을 진행하는 것은 비효율적이라는 지적이다. 채용을 늘리지 않고 정기보수 기간을 늘리면 가동중단에 따른 매출액 감소는 피할 수 없다. 정기보수가 진행되는 1공장의 지난해 매출액은 3조9318억원으로 하루에 110억원 규모의 손실이 발생한다는 추산이 가능하다.기업으로서는 최소한의 인력 및 기간를 들여야하는 입장으로, 결과적으로 이는 직원들의 업무 부담으로 전가되는 모양새다. 다른 정유업계 관계자는 “탄력근무제를 적용한 인원들은 3개월 평균 주 52시간을 맞춰야하기 때문에, 이후 정상가동에 투입되는 인원들은 휴가조차 쓸 여력이 없어진다”며 “현장에서는 행여 안전사고가 발생하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고 강조했다.현대오일뱅크 뿐 아니라 향후 정기보수를 진행해야하는 모든 정유·석유화학 업체들도 예외없이 동일한 문제에 직면할 가능성은 높다. SK이노베이션, LG화학, 한화케미칼, 롯데케미칼, 금호석유화학 등 업체들은 하반기 정기보수를 앞두고 있다. 이에 관련업계는 대한석유협회 등을 통해 정기보수를 ‘특별 인가 연장근로’에 포함하거나 현재 3개월까지 허용되는 탄력근무제를 최소 6개월에서 최대 1년까지 연장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협회 관계자는 “특별 인가 연장근로란 자연재해나 재난 등에 준하는 사고가 발생한 경우 주 52시간을 초과할 수 있는 제도로, 고용노동부는 이에 대해 불가입장을 밝힌 상황”이라며 “탄력근무제 연장과 관련해서는 업체 실사가 진행된 것으로 알고 있지만, 마땅한 답변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유·석유화학 설비는 국가적으로 중요한 인프라 설비인 동시에 사고 발생시 재난에 가까운 위험한 상황이 벌어질 수 있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주 52시간 근무제 예외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이데일리 이동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