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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립철도박물관 '제2의 신공항' 되나…11개 지자체 '깜깜이' 유치경쟁
- [이데일리 박진환 기자] 국립철도박물관 유치를 놓고, 대전시와 충북도, 경기도 등 광역자치단체들의 유치경쟁이 과열양상을 보이고 있다.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가 입지선정 기준 및 추진 계획 등 세부안은 공개하지 않은 채 각 지자체에 후보지 추천을 요청, 과당경쟁을 야기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과열 경쟁으로 인해 감정싸움마저 벌어지고 있어 ‘제2의 영남권 신공항’ 사태로 비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지자체간 과열 경쟁, 국토부 꼼수가 불씨 국토부는 2014년 9월 26일 ‘국립철도박물관 입지 후보지 추천을 요청한다’는 내용의 공문을 전국의 16개 시·도에 보냈다. 공문에는 철도역사 115년의 발전과 미래상에 대한 교육, 연구 등을 통한 철도문화가치 재창출을 위해 ‘국립철도박물관 건설 기본구상 연구 용역’을 추진 중이며, 최적 입지를 공정하게 선정하기 위해 광역자치단체별로 추천지 1곳을 신청받아 연구에 활용하겠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최소 조건으로 입지후보지 중심 인접 지자체 배후에 인구 100만명 확보, 철도 관련 시설 및 철로 등 물리적 연결체계 연결 가능성 여부, 박물관 건립 및 향후 확장 가능성을 전제로 한 잠정적 사업부지 5만㎡ 확보 여부 등을 제시했다. 이와 함께 국토부는 지자체의 적극성을 부지 선정시 판단근거로 삼겠다고 명시했다. 물리적 조건이 동일하다면 철도박물관 유치에 보다 적극적인 지자체의 손을 들어주겠다는 것이다. 국토부는 5만㎡ 넓이 부지에 총사업비 1000억원(추정치)을 투입해 철도 입체 체험영상관, 철도역사 문화 전시관, 철도산업 과학기술관, 어린이 철도 테마파크 등 초대형 체험·관광 자원을 건설할 계획이다. 부지매입부터 건축, 운영비는 모두 국비로 충당한다. 관광수입 확대, 낙후지역 발전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자기 돈 한푼 안들이고 잡을 수 있는 기회라고 판단한 지자체들은 앞다퉈 사업에 뛰어들었다. 최종적으로 공문을 접수한 16개 시도 중 대전과 세종, 부산, 울산, 충북 청주, 경기 의왕, 강원 원주, 전북 군산, 전남 나주, 경남 창원, 경북 포항 등 11개 시도가 유치경쟁 나섰다. ◇대전·청주·의왕시 과열 양상 현재 국립철도박물관 유치에 가장 큰 관심을 보이고 있는 지역은 대전과 충북 청주, 경기 의왕 등 3곳이다. 이들 지역은 대규모 유치위원회를 구성하고, 지역주민 수십만명이 참여하는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다. 국립철도박물관 청주유치위원회를 구성한 충북 청주시는 지난 4일 ‘국립철도박물관 청주 유치 기원 서명운동 60만명 달성 보고대회 및 전달식’을 개최했다. 청주는 오송의 무가선 트램 시험선과 철도완성차 안전시험 연구시설, 철도 종합시험선로, 오송시설장비사무소 등 집적된 철도 인프라를 기반으로 철도박물관과 연계한다는 계획이다.경기 의왕시도 지난해 12월 태스크포스팀(TF)를 구성, 유치작업을 본격화했다. 의왕시는 경기도 시장군수협의회 등 지역 정치권과 시민사회단체들을 총동원해 유치 공동결의문을 채택하고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다. 의왕시는 국내 유일의 ‘철도 특구’라는 점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대전시 역시 유치 서명운동을 전개해 50만명 서명을 완료, 국토부에 전달한 상태다. 특히 권선택 대전시장이 직접 나서 대전선 활용을 골자로 하이승훈 청주시장과 한장훈 충북지역개발회장을 비롯해 설문식 충북도 부지사, 박종규 충북도의회 부의장 등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4일 충북 청주시청사에서 국립철도박물관 청주유치위원회가 ‘국립철도박물관 청주 유치 기원 서명운동 60만명 달성 보고대회 및 전달식’을 진행하고 있다.사진=청주시 제공는 ‘국립철도박물관 조성 방안’을 발표했다. 대전시는 당초 철도박물관 후보지로 정한 대전역 일원에는 한국철도산업의 과거·현재·미래 전시관과 선상공원으로 꾸민 ‘박물관 1관’을 건립하고, 인근 중촌근린공원에 글로벌 철도테마파크와 순환열차 등으로 구성된 ‘박물관 2관’을 각각 세운다는 수정안을 제시했다. 또 1관과 2관을 잇는 5.7㎞ 구간에 ‘도심 증기기관차’를 도입, 대전선 위를 왕복 운행한다는 계획도 밝혔다. 대전시는 이와 함께 시유지 8만 4000여㎡를 2관 부지로 제공하고, 박물관 1관 조성에 필요한 부지 매입비도 전액 시비(78억원 상당)로 지원한다는 내용의 강수를 꺼냈다. 경기 원주는 중앙선 철도시설인 현 원주역사 부지를 후보지로 올렸으며, 경북 포항은 1945년 준공된 후 원형 그대로 보존된 포항역사를, 부산은 진구 가야동의 미군 잉여재산 처리장 부지를 후보지로 추천했다.지난달 27일 권선택 대전시장이 대전시청사에서 설립부지 조정과 대전선 활용을 골자로 하는 ‘국립철도박물관 조성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대전시 제공◇ 철도박물관 백지화 가능성도 국토부는 연내 국립철도박물관의 사업 예정지를 확정·발표한다는 계획이다. 국토부가 예정한 ‘사전 타당성 조사 및 최적 후보지 선정용역’ 결과 발표는 12월이다. 국토부는 이에 앞서 9월까지 평가 기준을 마련, 최종 입지요건을 발표하기로 했다. 그러나 현재 철도박물관 유치전이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어 지자체간 감정의 골이 깊어지는 등 부작용이 상당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이에 따라 철도박물관 건립 사업이 대폭 축소되거나 백지화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국토교통부 철도정책과 관계자는 “국립철도박물관 건립사업을 빨리 추진하려다 보니 자치단체들간 과열 경쟁 등 여러 가지 변수가 발생했다”면서 “현재 객관적인 입지 선정 기준을 만들고 있는 만큼 각 지자체들이 사업을 자의적으로 해석해서는 안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유치경쟁에 뛰어든 지자체 관계자들은 “국토부가 2014년 전 지자체에 보낸 공문이 철도박물관과 관련된 정보의 전부”라며 “철도박물관 건립사업을 국토부 입맛대로 추진하면서 사업의 투명성과 절차의 공정성, 행정의 신뢰성이 모두 훼손될 처지”라고 입을 모았다.
- [취업명문 폴리텍①]아산캠퍼스 베이비부머·경단녀 취업률 61%…비결은?
- [아산=이데일리 박진환 기자] 치열한 취업 전쟁속에서 발군의 성적을 올리는 대학이 있다. 구인시장의 수요를 예측하고 특화된 교육과정을 마련해 기업이 요구하는 인재를 양성하는 곳이다. 한국폴리텍 대학의 특화된 취업 교육 프로그램을 3회에 걸쳐 소개한다. [편집자주] “지금도 전국 최고 수준의 취업률을 기록하고 있지만 보다 근본적으로 베이비부머 세대와 경력단절여성의 평생 일자리를 책임질 수 있는 교육시스템을 만들어야 합니다.” 한국폴리텍대학 아산캠퍼스에서 운영하는 ‘베이비부머와 경력단절여성을 위한 취업 교육과정’은 다른 캠퍼스에 비해 월등히 높은 취업률을 자랑한다. 아산캠퍼스 학장실에서 만난 윤기설 학장은 “취업 시장에서 어떤 전문 인력을 원하는 지 먼저 파악했다. 국내 최고의 강사를 섭외해 교육한 뒤 교육생과 구인 업체를 연결해주는 고리를 찾은 게 비결”이라고 말했다. 아산 캠퍼스의 취업교육과정이 처음부터 성공적으로 자리 잡은 것은 아니다. 2014년 전국 34개 전 캠퍼스가 일제히 베이비부머와 경력단절 여성을 위한 교육과정을 개설·운영했지만 대부분 저조한 취업률을 기록했다. 폴리텍이 최초로 시작한 사업이어서 일반의 인지도 부족 영향이 컸다. 아산 캠퍼스도 마찬가지였다. 아산 뿐 아니라 대다수 캠퍼스들이 기존에 운영하던 학과를 중심으로 교육 프로그램을 개설했다. 그러나 취업은 커녕, 수강생 모집조차 쉽지 않았다. 2014년 8월 아산 캠퍼스 희망플러스센터 센터장을 맡은 윤혁중 메카트로닉스과 교수가 해법을 찾아냈다. 윤 교수는 천안과 아산을 비롯해 전국적으로 아파트 관리에 대한 수요가 폭증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관리업체에서는 조경·시설관리와 경리 등 나이나 경력 구분없이 바로 현장에 투입이 가능한 인력을 찾고 있었다. 아산 캠퍼스는 베이비비부머를 위해 전기와 조경 등 공동주택 설비·관리 등에 필요한 ‘공동주택설비관리전문가과정’을, 경력단절여성을 위해서는 전산과 회계 실무 등 경리로 취업할 수 있는 ‘공동주택정보처리실무과정’을 각각 개설했다.또 대한주택관리사협회 충남도회, 충남북부상공회의소 중장년일자리지원센터, ㈜JM코리아 등의 기관과 베이비부머 및 경력단절여성의 취업 지원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교육과정도 충실히 다졌다. 조경, 공동주택 회계, 전기 등 각 분야에서 국내 최고 수준의 강사들을 섭외, 교수진에 포함했다. 현장 경험이 고스란히 녹아 있는 강의에 수강생들도 반색했다. 아산 캠퍼스는 2014년부터 올해까지 3개월·20명 정원으로 베이비부머 4회, 경력단절여성 3회씩 교육과정을 운영했다. 경력단절여성 공동주택정보처리실무과정의 경우 2014년에는 취업률이 26%에 그쳤지만 작년에는 61%로 껑충 뛰었다. 일단 4년제 대학 취업률을 월등히 뛰어넘는 수치다. 현재 경력단절여성을 위한 2차 교육과정을 듣고 있는 김정미(42·충남 예산) 씨는 “전업주부라는 이유로 회사에서 번번이 퇴짜를 맞았다. 공부를 시작하면서 새로운 것을 배우고, 새로운 희망을 가질 수 있게 됐다”며 “힘들지만 하루하루가 보람차고 즐겁다”고 말했다.또 지난해 수십년 넘게 근무했던 직장에서 정년퇴직한 박춘근(61) 씨는 “100세 시대에 인생 이모작을 준비하기 위해 폴리텍 대학을 찾았다”며 “새롭게 배우는 전기분야가 생소하고 어려운 부분도 있지만 평생 일할 수 있는 기술을 갖는다는 점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 올해 자격증을 따고 내년에는 전기기술 기능장 시험에도 도전할 계획”이라고 전했다.윤혁중 교수는 “조경 관련 분야에 대한 수요가 더 많아질 것”이라며 “취업률에 매달리기 보다 베이비부머와 경력단절여성이 평생 일할 수 있는 기술을 찾아 교육시켜주는 시스템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용어설명>* 폴리텍대학 : 전국에 있는 실무중심의 직업중심대학 8개 대학(34개 캠퍼스)에 대한 통칭으로 고용노동부 산하의 직업교육대학이다. 산업학사(2년제) 학위과정과 함께 직업능력개발을 위한 기능사과정, 산업체 근로자를 위한 재직자직무능력향상훈련, 실업자 등을 위한 취약계층훈련 등 다양한 과정을 운영한다. 나이와 학력에 상관없이 입학할 수 있다.지난 20일 개설된 베이비부머 공동주택설비관리전문가과정에 참가한 박춘근 씨가 전기 실습교육에 참여하고 있다.사진=한국폴리텍대학 아산캠퍼스 제공지난 20일 개설된 경력단절여성 공동주택정보처리실무과정에 참가한 김정미 씨가 전산·회계실무 교육을 듣고 있다.사진=한국폴리텍대학 아산캠퍼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