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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업이익률 때문에...HK이노엔, MSD 보내고 케이캡 직판까지?
- [이데일리 송영두 기자] HK이노엔이 수익성 강화를 목표로 큰 폭의 변화를 꾀하고 있다. 약 2000억원의 매출을 안겨주던 MSD 백신 7종 판매를 종료하는 대신, 새 제품 도입에 나섰다. 또 케이캡 직접판매도 고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27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HK이노엔(195940)은 2021년 1월부터 진행했던 MSD 백신 7개 제품 유통판매를 올해 종료한다. 해당 품목은 △가다실·가다실9(HPV 백신) △조스타박스(대상포진 백신) △로타텍(로타바이러스 백신) △프로디악스-23(폐렴구균 백신) △엠엠알(홍역·유행성 이하선염·풍진 혼합 바이러스 백신) △박타(A형 간염 바이러스 백신)으로 내년부터는 광동제약과 보령바이오파마가 유통 판매에 나선다.HK이노엔은 MSD로부터 백신 7품목을 도입하면서 매출 파이를 크게 키웠다. MSD와 도입 계약을 체결했던 2020년 당시 GC녹십자가 판매하던 가다실·가다실9 매출은 611억원, 조스타박스 559억원으로 총 1170억원에 달한다. SK바이오사이언스가 판매했던 로타텍, 박타, 엠엠알, 프로디악스 연 매출액은 각각 118억원, 73억원, 41억원, 5억원으로 모두 237억원 규모로, 7개 제품 매출은 약 1400억원 규모였다.HK이노엔이 유통 판매를 맡은 후 이들 제품 매출은 2022년 약 2000억원대로 성장했다. 이 기간에 HK이노엔 매출도 2020년 5984억원에서 2022년 8465억원으로 약 41.5% 증가했다. 반면 영업이익은 같은기간 870억원에서 525억원으로 약 40% 감소했다. 이런 이유가 MSD 백신 판매 수익성이 좋지 못했기 때문이다.HK이노엔 관계자는 “백신 유통 판매의 경우 비용 소모가 많이 된다. 일반 치료제와는 달리 콜드체인 같은 물류비용과 카드 수수료 등 추가 비용이 든다”며 “이런 부분을 몰랐던 것은 아니지만, 도입 당시 매출 성장이 필요했고, 상장 준비까지 하고 있었던 만큼 사업다각화도 필요해 도입을 전격 결정했었다”고 말했다. 이어 “백신 판매로 매출 증가, 영업 커버리지지 확대 등 여러 도움을 받았지만, 내실을 키우기 위해 MSD와 계약을 종료했다”고 덧붙였다.(자료=네이버페이증권)◇영업이익률 2년새 반토막...파트너 빅파마 바꾼다HK이노엔은 2020년 영업이익률 14.54%로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 평균 영업이익률 10%를 넘어서는 준수한 실적을 보여줬다. 하지만 영업이익률은 2021년 6.45%, 2022년 6.21%로 약 57% 이상 감소했다. 올해는 7%대까지 오를 것으로 보이지만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HK이노엔은 코프로모션 파트너를 MSD에서 아스트라제네카, 로슈로 변경했다. 백신보다 수익성이 높은 당뇨치료제와 인플루엔자 치료제를 팔겠다는 계획이다.HK이노엔이 도입하는 아스트라제네카의 당뇨치료제 ‘시다프비아’(다파글리플로진+시타글립틴)는 제2형 당뇨병 치료제로서, 국내 시장 규모는 연평균 8% 성장해 2022년 약 1조5000억원으로 추정된다. 또 로슈 인플루엔자 치료제는 ‘조플루자’(성분명 발록사비르마르복실)로 올해 시장 규모는 100억원을 상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HK이노엔 측은 새롭게 도입한 두 제품의 경우 예상 매출을 가늠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회사 관계자는 “시다프비아는 아스트라제네카가 HK이노엔을 통해 시장에 처음으로 내놓는 제품이고, 조플루자도 시장 출시후 반응을 살펴봐야 할 필요가 있다. 각각 아스트라제네카와 로슈가 사업 전략을 주도하고 있어 구체적인 매출 또는 시장점유율 목표를 밝히기 어렵다”고 말했다.이와 함께 HK이노엔 측은 국내외 제약사들과 또 다른 제품 도입 계약 체결도 앞둔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 관계자는 “두 제품 외에도 국내외 제약사들과 코프로모션 관련 계약을 마무리 중인 제품들도 있는 만큼 MSD 제품 판매 종료로 빠진 매출을 메꾸는데 상당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케이캡, 직판도 고려 중제품 도입과 함께 매출 2000억원을 메꿀 후보로는 케이캡이 꼽힌다. 케이캡을 올해까지 종근당이 유통 판매를 하고 있는데, HK이노엔은 올해를 끝으로 종근당과 계약을 종료한다. 당초 올해 3분기 정도에 신규 계약 소식이 들릴 것으로 예상됐으나, 아직 내부적으로 논의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종근당과 코프로모션 계약의 경우 수수료료 규모가 알려진 바는 없지만, 꽤 높은 것으로 추정된다. 케이캡 수익률이 한자릿수 후반대로 추정된다는 분석도 있다. 이번 신규 계약 체결로 케이캡 수익률이 20% 후반대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민정 DS투자증권 연구원은 “종근당과의 케이캡 코프로모션 계약은 케이캡 수익성에 직접적인 악영향을 미쳤다. 성장은 가팔랐지만, 종근당에 지급해야 할 수수료 비율이 기하급수적으로 상승했다”며 “현재 HK이노엔 케이캡 마진은 약 한자릿수 후반으로 추정된다. 새로운 파트너사와 신규계약을 진행하면 2024년 HK이노엔의 케이캡 마진은 20% 후반 이상으로 큰 폭으로 개선될 예정”이라고 분석했다.특히 케이캡 신규 계약이 늦어지는 것은 HK이노엔 내부적으로 케이캡 직접판매도 고려하고 있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김 연구원도 “HK이노엔이 직접 영업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언급했다. 업계 관계자는 “케이캡 계약의 경우 종근당이랑 계속할지 다른 기업이랑 할지 아직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안다”면서 “케이캡 직판 관련해서도 HK이노엔 내부에서도 논의되고 있는데,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고 말했다.HK이노엔은 종근당을 통해 소화기 계통 의약품에 대한 영업 커버리지를 확대한 것과 파트너사에 주는 수수료를 고려하면 직판이 낫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자체 영업력으로 경쟁 제품으로부터 시장 점유율을 지킬수 있을지는 불확실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케이캡 경쟁자인 펙스클루(대웅제약)와 내년 출시가 예상되는 자스타프라잔(제일약품)의 경우 해당 제약사들이 소화기 약품 영업력에 강점을 보인다.HK이노엔 관계자는 “케이캡 신규 계약을 통해 수수료율 변경이나 단독 판매 등 여러 방면으로 검토 중”이라며 “직판이 가장 좋지만, 관련 시장을 적극적으로 방어하는데 초점이 맞춰질 것”이라고 말했다.
- 피씨엘, 지분투자 유치(?)에 쏠리는 의혹 3가지
- [이데일리 송영두 기자] 피씨엘이 해외 장기투자 운용사로부터 투자를 유치했다는 소식을 발표했지만, 오히려 시장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다. 투자운용사가 지분을 취득하기로 계약을 체결했다고 언급했지만, 지분을 취득할 매수자, 매수금액 등이 정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여기에 구주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알려지면서 여러 의혹이 일고 있다.피씨엘(241820)은 지난 16일 글로벌 대체투자그룹 GEM(Global Emerging Market)과 미국을 비롯한 북미, 유럽 체외 진단 의료기기(IVD) 시장 진출을 위한 주식 지분 취득 계약을 체결했다고 보도자료를 냈다. 자료에 따르면 GEM이 피씨엘 주식 400만주 지분을 취득하는 방식이다. 피씨엘 측은 “업계에서는 GEM 주식 인수 방식 투자가 피씨엘 기업가치를 매우 높이 평가한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며 “투자 혹한기인 국내 바이오기업에 투자하는 이례적인 사례라고 평가한다”고 이번 계약 의미에 관해 설명했다.해당 보도자료가 발표되자 당일 피씨엘 주가는 오전 한때 전일 대비 30% 상승한 3250원까지 오르는 등 강세를 보이면서 종가 2920원(16.80%↑)으로 거래를 마쳤다. 회사 측 설명대로 투자 유치라는 부분이 강조되면서 시장에서도 기대감을 모은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GEM이 직접 피씨엘 지분을 취득하는 것이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피씨엘 주식 400만주를 매수할 기업이 선정돼야 하고, 이 과정에서 GEM이 간접투자 방식으로 진행하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이 외에도 업계와 시장에서는 불확실성이 크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의혹 1. 왜 구주 취득일까GEM 투자 유치가 발표되면서 여러 의혹이 제기되자 피씨엘은 해명 공시를 냈다. 이 과정에서 지분 투자가 구주 매매로 이뤄진다는 사실이 추가로 알려졌다. 회사는 “지분 취득 방식은 GEM이 피씨엘을 통해 현재 한국거래소에서 유통되고 있는 구주식을 취득하는 방식”이라며 “매각대상 주식 수는 정해져 있으나, 매각대상자, 매각 금액 등을 정해져 있지 않다. 취득의 방식은 여러 가지 방법을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서 시장 관계자들이 물음표를 던지는 것이 ‘구주 취득’ 방식이다.바이오 기업 고위 관계자는 “먼저 아무것도 정해진 것이 없는데, 투자 계획을 체결한 것처럼 보도자료를 내는 것은 이해가 가지 않는다”라면서 “보통 구주 매매는 창업자나 최대주주가 엑시트할 때 진행하는 방법이다. 그만큼 구주 딜은 일반적이지 않다. 구주 매입은 하고 싶다고 해서 할 수 있는 것이 아니고 매도할 대상이 정해져야 할 수 있다. 피씨엘 주장이라면 현재 지분을 가지고 있는 기업이나 사람이 지분을 매도할 의사가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또 다른 바이오 기업 IR 임원은 “구주 거래는 피씨엘이 주체가 되는 사안이 아니다. 또 구주 매매로 인해 피씨엘에 돈이 들어오는 구조가 아니다”라면서 “정말 회사가 성장성 높고 비전을 보고 투자하는 것이라면 보통은 돈을 직접 투자하던지, 신주 발행을 통한 지분인수를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번 (GEM)거래를 투자 유치나 전략적 협업이라고 얘기하기 힘든 이유다. 구주 거래는 매도자의 엑시트를 위한 액션에 불과한 것”이라고 강조했다.피씨엘 지분보유 현황.(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의혹 2. 김소연-올릭스-이동기피씨엘이 구주 취득 방식으로 지분 매매가 이뤄진다고 한만큼 지분 매각 당사자가 누구일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올해 9월 30일 기준 피씨엘 지분 보유 구조는 김소연 피씨엘 대표가 29.68%(1529만3148주) 지분율로 최대주주이며, 올릭스가 8.02%(413만2665주) 지분율로 2대주주로 올라있다. 또한 이동기 올릭스 대표가 1.91%(98만6001주)로 3번째로 높은 지분을 보유 중이다. 김 대표와 이 대표는 부부사이로 알려져 있다.따라서 업계 일각에서는 올릭스(226950)가 가장 유력한 구주 매도 후보군으로 판단한다. 물론 김 대표 지분 일부가 매각 대상이 될 수도 있고, 이 대표 지분도 포함될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어느 경우에나 피씨엘 투자자 입장에서는 호재로 보기는 어렵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피씨엘 측은 공식적으로 알수 없다는 입장이지만 내부에서는 올릭스가 조만간 엑시트를 할 것이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바이오 기업 고위 임원은 “400만주를 만들기 위해서는 최대주주인 김 대표와 올릭스 두 지분을 활용할 수 있다. 여기에 이 대표의 지분까지도 생각할 수 있다”며 “이 셋중 누구라도 지분을 매도할 경우 피씨엘 입장에서는 악재다. 결국 지분을 엑시트 하는 쪽에게만 좋은 일이다. 물론 향후 지분투자를 하는 기업이 어디인지가 중요하고, 그 기업이 어떤 스탠스인지도 중요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올릭스 측은 “GEM에 지분을 매각할 계획이 없다”고 반박했다.◇의혹 3. GEM이 확인한 피씨엘 포텐셜은 무엇?무엇보다 피씨엘은 GEM이 2년간 수차례의 IR 및 미팅을 통해 상세하게 분석을 마치고 높은 포텐셜을 확인해 투자 계약이 이뤄졌다고 강조했다. 특히 김소연 대표는 “GEM은 시총이 작지만 포텐셜 있는 피씨엘 같은 회사에 이런식으로 주식 획득을 해왔다”고 말했다. 하지만 피씨엘 관계자는 GEM이 확인한 포텐셜이 어떤 부분이었는지에 대한 질문에 “신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디지털헬스케어나 과거부터 추진했던 비즈니스를 같이 협력해 점프할 수 있도록 하는 판단이 있었던 거 같다”면서 구체적인 언급은 피했다.실제로 피씨엘은 코로나 엔데믹으로 넘어오면서 실적 하락세가 확연하다. 2020년 537억원이던 매출은 지속 하락세를 보이며 올해 3분기 누적 약 17억원에 불과하다. 2020년 257억원이었던 영업이익도 2021년 258억원의 영업적자로 돌아섰고, 올해 3분기 누적 적자는 약 112억원에 달한다. 또한 회사 측이 얘기한 신사업인 디지털헬스케어 분야도 2022년 9월 진출 소식을 알린바 있으나 1년 넘게 신규 투자나 새로운 진행 소식이 없는 상황이다.또한 피씨엘 측이 올해 4월 윤석열 대통령 미국 순방 당시 열렸던 ‘한미 디지털 바이오헬스 비즈니스 포럼에서 다양한 협력을 체결했던 ARC그룹(자산운용 기업)과 설립하기로 했던 조인트벤처 소식도 함흥차사다. 여기에 피씨엘이 코로나 진단키트 수출용 제품 불법 국내 유통 등으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는 점도 리스크로 작용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회사 관계자는 “해외 기업들과 일을 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린다. 조인트벤처와 관련된 내용은 확인을 해봐야 한다”며 “경찰 조사와 관련해 현재까지 연락온 건 없다. 연락이 오면 당당하게 조사를 받을 예정”이라고 말했다.업계 관계자는 “아무것도 정해지지 않았는데, 투자 유치 계약이라고 발표하는 것은 바이오 시장을 어지럽히는 것이다. 매수 기업, 매도자, 매각 금액 등이 모두 정해진 다음 발표하는 것이 정상적”이라며 “이번 지분 매매 건으로 피씨엘에 유입되는 돈은 없다. 매수 기업과 매도자가 주인공이고, 지분 딜 배경이 무엇인지가 중요하다”고 꼬집었다.
- M&A 주요 타깃된 K-의료기기...“저평가된 알짜 매물”
- [이데일리 송영두 기자] 국내 의료기기 기업들이 최근 몇 년 새 굵직굵직한 인수합병(M&A) 주인공이 되고 있다. M&A를 주도하고 있는 기업도 글로벌 기업부터 대형 투자기관까지 다양하다. K-의료기기 기업들이 M&A 표적이 되고 있는 이유는 높은 성장성에 비해 아직 저평가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17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2년동안 국내 의료기기 기업들을 대상으로 한 대형 M&A가 7건이나 발생했다. 2022년 4월 미국 베인캐피털이 미용 의료기기 기업 클레시스를 인수(6699억원) 한 것을 시작으로 올들어서만 6건의 딜이 성사됐다. △UCK컨소시엄(유니슨캐피탈코리아·MBK파트너스)-오스템인플란트 인수(2조2779억원) △일본 올림푸스-태웅메디칼 인수(4880억원) △MBK파트너스-메디트 인수(2조4200억원) △미국 메드트로닉-이오플로우 인수(9710억원) △한앤컴퍼니-루트로닉 인수(9689억원) 등이다.이 외 베인캐피탈은 클래시스를 활용해 이루다 인수도 나서고 있다. 지난 9월 클래시스는 이루다 지분 18%를 총 405억원에 인수했다. 18개월 내 김용한 이루다 대표 잔여 지분을 인수할 수 있는 권리도 확보한 만큼 추가 지분인수도 유력하다.특히 오스템임플란트와 메디트 M&A 규모는 그동안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 M&A 중 가장 크다. 2018년 한국콜마(161890)는 HK이노엔(195940)을 인수하면서 약 1조3000억원을 투자했고, 2021년 GS(078930)그룹 컨소시엄은 휴젤(145020) 인수에 1조7239억원을 들였다. 지난해에는 에스디바이오센서(137310)가 미국 메르디안바이오사이언스를 인수하면서 약 1조9800억원을 투자한 바 있다.(자료=다올투자증권)◇짧은 투자 기간-성장성 대비 저평가전문가들은 글로벌 기업들과 대형 기관들이 앞다퉈 K-의료기기 기업들 인수에 매달리는 이유는 다양한 요인이 있다고 분석한다. 그중에서도 바이오텍에 대한 기대가 줄어든 대신 높은 시장성에 기반한 매출과 영업이익 등 실적 성장이 가파른 의료기기 쪽으로 투심이 눈을 돌렸다는 평가다. 특히 기업가치도 저평가돼 투자 가치가 높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2020년을 기점으로 오스템임플란트, 클래시스, 덴티움, 루트로닉, 제이시스메디칼은 이후 3년동안 매출이 약 80% 이상 성장했지만, 주가는 그에 비례해 성장하지 못했다. 박종현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바이오텍 대비 의료기기 기업 메리트는 상대적으로 짧은 투자 회수기간과 작은 CAPEX(자본적 지출) 규모에 기인한다”며 “M&A 사례 공통점은 국내에서 쌓은 레퍼런스를 기반으로 해외 공략을 이어가면서 높은 매출 성장세를 보인다. 오리지널 제품을 모방해 오리지널보다 좋은 제품을 개발했다. 현재 50% 넘는 매출이 해외에서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미용기기와 톡신 기업은 대형 고객과 중소형 병원을 대상으로 판매하고 있어 현금 회수율이 높고 매출 채권 비중이 작다”며 “확보한 현금을 기반으로 배당, M&A를 위한 추가 재원으로 활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결국 의료기기 업체들에 대한 인수합병 또는 투자 사례는 더욱 증가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박병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실적 성장에도 저평가 된 기업가치를 언급했다. 그는 “국내 의료기기 시장은 치과용 임플란트와 미용기기, 톡신 필러 중심으로 지속 성장하고 있다”며 “글로벌 시장에서는 제약 대비 의료기기 섹터 멀티플이 더 높다. 하지만 국내 시장은 반대 상황이다. 국내 의료기기 섹터는 여전히 저평가받고 있다”고 말했다.◇K-의료기기 새판짜기...해외 진출 관문 더욱 넓어질 것시장에서는 대형 M&A로 K-의료기기 새판짜기가 이뤄질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실제로 MBK파트너스는 임플란트 기업 오스템임플란트와 구강 스캐너 기업 메디트를 연이어 인수했는데, 두 기업 간 시너지를 위한 합병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또한 클래시스를 인수한 베인캐피털도 또 다른 미용 의료기기 기업인 이루다 지분을 확보한 만큼 시장에서는 유심히 지켜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의료기기 기업들의 M&A가 또 다른 대형 M&A로 이어진다면 한국 의료기기 시장은 물론 글로벌 시장의 지형을 변화시킬 수 있는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전문가들도 의료기기 M&A가 결국 K-의료기기 기업들의 가치와 산업의 경쟁력을 높여주는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유철욱 한국의료기기산업협회장은 “국내 의료기기 기업들과 산업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기술력이 집약돼야 한다. 기술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투자를 해야 하는데, 그럴 여력이 안된다”며 “결국 오픈 이노베이션이 필요하다. 그런점에서 글로벌 기업들이 K-의료기기 기업들을 인수합병하는 것은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한국의료기기산업협회에 따르면 현재 국내 의료기기 기업은 약 4000여 개에 달하는데, 대부분 영세한 수준이다. 기술 업그레이드를 위해 투자가 이뤄져야 하지만 연매출이 몇백억 수준이다 보니 한계가 있다는 게 유 회장 설명이다. 그는 “글로벌 기업들은 실패를 줄이고 신속하게 혁신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좋은 아이템이나 기술력을 갖고 있는 기업들을 살펴보는 것이 중요한 과제”라며 “글로벌 기업들의 투자와 네트워크가 국내 의료기기 기업들에게 유입된다면 기업가치가 높아지고 해외 진출 관문이 더욱 넓어지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 블록버스터 신약 시대 도래...K-바이오, 길리어드 신화 나온다
- [이데일리 송영두 기자]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혁신 신약 개발로 연매출 1조원 블록버스터 신약 탄생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그동안 끊임없는 신약 R&D로 기업 연매출 1조원 시대에서 신약 하나로 연매출 1조원을 바라보는 시대가 다가왔다는 평가다. 과거 바이오벤처로 출발해 혁신신약 개발로 짧은 기간내 빅파마로 성장한 길리어드 사이언스 사례처럼 국내 기업들의 퀀텀점프도 현실화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20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몇 년 내 국내 기업들이 개발한 신약 중 연매출 1조원이 가능한 글로벌 블록버스터 탄생에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그 후보군은 최근 미국 식품의약국(FDA)로부터 신약 허가를 획득한 셀트리온(068270) 짐펜트라(자가면역질환), HK이노엔(195940) ‘케이캡’(위식도역류질환), SK바이오팜(326030) ‘엑스코프리’(뇌전증 치료제), 유한양행(000100) ‘렉라자’(비소세포폐암), 한미약품(128940) ‘롤론티스’(호중구감소증) 등이다.이들 치료제 모두 국내는 물론 미국과 유럽 등 대규모 시장 진입이 유력하고, 글로벌 기업들과 협력하고 있다는 점에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전문가들은 글로벌 연매출 1조 블록버스터 신약이 탄생한다면, K-바이오 산업 전반에 큰 변화는 있을 것으로 관측한다.업계 관계자는 “신약을 개발하기까지 바이오 벤처 기업으로서는 순간순간 높은 허들이 존재한다. 연구개발(R&D)도 그렇지만, 규모가 작은 기업에서 10여년 이란 기간동안 지속적으로 투자하기가 어려운게 사실”이라면서도 “어려움을 뚫고 신약을 개발에 글로벌 시장에 안착한다면, 매출뿐만 아니라 기업가치가 크게 상승할 것이다. 또한 한국 바이오산업의 평가를 높일 수 있는 기회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길리어드 사이언스 주가 추이.(자료=인베스팅닷컴)◇길리어드가 들여다봤더니...블록버스터 개발후 글로벌 우뚝잘 만든 신약 하나가 기업을 어떻게 변화 시키는지는 글로벌 제약사로 성장한 길리어드 사이언스가 잘 보여준다. 1987년 ‘올리고젠’이라는 바이오벤처로 출발한 길리어드는 2023년 세계 20대 제약사로 거듭났다. 혁신신약 개발에 성공해 연매출이 조 단위에 이르는 블록버스터 약물을 탄생시켰기 때문이다.길리어드는 글로벌 제약사들이 기피하던 인플루엔자 신약 연구개발에 집중했다. 글로벌 기업들이 인플루엔자 치료제에 개발을 기피한 까닭은 투자 비용 대비 치료제 수명이 상대적으로 짧기 때문이다. 하지만 길리어드는 1999년 스위스 로슈와 타미플루 공동개발에 나섰고, 2009년 신종플루 팬데믹에 타미플루를 출시해 글로벌 기업 반열에 올라섰다. 이후 2011년 에이즈 치료제 개발에 성공했고, 2014년부터 C형 간염치료제 하보니, 엡클루사, 보세비를 출시하면서 매출은 물론 주가를 크게 끌어올렸다.실제로 2009년 신종플루 유행 당시 타미플루 매출은 무려 3조원에 달했고, 주가도 껑충 뛰었다. 이어 2011년부터 에이즈 치료제, C형 간염 치료제를 연이어 내놓으며 2022년 연매출이 약 34조원에 달했다. 이는 매출 기준 글로벌 제약사 중 11위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길리어드 제품 중에서는 에이즈 치료제인 빅타비가 103억 달러(약 13조2700억원)의 매출(글로벌 의약품 매출 순위 8위)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주가도 나스닥에 상장했던 1992년 0.38달러에 불과했던 주가는 1999년 타미플루 개발 당시 2.17달러로 상승한 뒤부터 주가가 상승해 2011년 20달러 선으로 올라섰다. 이후 에이즈 치료제와 C형 간염 치료제가 본격적으로 판매되면서 2015년 100달러 선을 돌파했다. 그 결과 창업 초기인 1992년 3억 달러에 불과했던 시가총액이 2023년 현재 940억 달러(약 121조1557억원)에 달하는 거대 기업으로 성장했다. 약 30년만에 시가총액이 3만1233% 상승한 것이다.◇길리어드 신화 재현 가능, 대규모 투자→R&D 선순환 구조 확립업계와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연매출 1조 블록버스터 신약을 배출하게 되면, 길리어드 신화를 재현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특히 개별 기업의 글로벌 도약은 물론 K-바이오 생태계가 선순환 구조로 접어들 것으로 전망한다.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부회장은 “한국 제약바이오 산업이 아직까지 (블록버스터 신약 탄생)그런 사례가 없었기 때문에 한계성이 지적돼 왔다. 글로벌 시장에서 신뢰를 못쌓았던 이유”라면서도 “내년부터는 연매출 1조원 매출이 가능한 신약이 계속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그렇게 되면 블록버스터 신약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수 있다. 제2의 길리어드가 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진단했다.이 부회장은 “블록버스터 신약이 탄생하면 단순 숫자만의 의미보다는 경험치가 쌓이는 것이고, 한국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글로벌 기업들과의 네트워킹이 그 전과는 상대가 되지 않을 정도로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며 “글로벌 네트워킹의 활성화로 인수합병(M&A), 파이프라인 인수 등 국내 기업들을 향한 대규모 투자가 이뤄질 것이다. 결국 풍부한 자금으로 R&D가 활성화되는 선순환 구조로 이어져 K-바이오 생태계가 크게 변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다만 그는 글로벌 TOP 20위권 제약사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복수의 블록버스터 신약 개발을 목표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지난해 매출 기준 1위 기업은 1003억3000만 달러(약 130조원)를 벌어들인 화이자였고, 20위는 162억1810만 달러(약 21조원) 매출을 낸 비아트리스였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글로벌 20위 제약사 연매출은 약 21조원이었다. 국내 기업들도 하나의 블록버스터 신약이 아닌 다수의 블록버스터 신약을 개발해야 수십조 매출이 가능하다”며 “지난 20~30년간 글로벌 기업들의 순위 변동은 거의 없었다. 첫술에 배부를 수 없지만, 한국 기업들의 기술력이 인정받고 있는 만큼 글로벌 TOP 20위권 제약사 탄생도 기대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 클래시스, FDA 첫 허가·지표 우상향...연매출 2000억 보인다
- [이데일리 송영두 기자] 피부 미용 의료기기 기업 클래시스의 성장세가 심상치 않다. 연매출이 지속 상승 중이고, 올해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최초로 품목허가까지 받으면서 글로벌 기업으로의 도약을 예고하고 있다. 내년 연매출 2000억 시대를 열것이 확실시되고, 미국 시장 진출로 장기적 성장 모멘텀을 마련했다는 평가다.15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클래시스(214150)는 올해 3분기 매출 482억원, 영업이익 247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각각 전년동기 대비 45%, 41.1% 증가한 수치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분기 역대 최고 실적이다. 3분기 누적 수치로도 매출 1331억원으로 지난해 1013억원 대비 31.4% 증가했다. 영업이익도 677억원으로 전년 494억원 대비 36.9% 증가했다. 올해 매출은 약 1700억원~1800억원대로 전망된다. 글로벌 시장 진출 확대로 내년에는 2000억대 매출도 유력하다는 분석이다.클래시스는 외과적 수술 없이 비침습적 에너지 자극을 통해 피부재생과 탄력 등을 유도(EBD)하는 레이저 초음파 장비 판매가 핵심 사업이다. 대표적인 제품군이 슈링크다. 슈링크는 일명 하이푸(HIFU)로 불리는 고강도 접속 초음파 에너지를 활용해 눈썹 리프팅, 얼굴 및 복부, 허벅지 탄력 개선과 주름을 개선하는 미용 의료기기다.클래시스 실적 추이.(자료=클래시스)◇하이푸 시장 국내 1위, 이유 있는 코스닥 블루칩클래시스는 국내 하이푸 분야 톱 기업으로 분류된다. 특히 최근 창립 후 최초로 하이푸 제품인 사이저(SCIZER)가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받아 아메리칸드림을 실현할 수 있게 됐다. 미국 시장 진출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는 것은 이미 시장 진출에 성공한 국내는 물론 해외 시장에서 혁혁한 성과를 거두고 있기 때문이다. 관련된 지표 대부분이 우상향이다.먼저 국내에서 하이푸 장비를 누적 5200대 이상 판매하며,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 중이다. 하이푸 장비를 보유한 약 5500여 개 피부과 병의원 중 약 3000여 개 병원이 클래시스의 하이푸 장비 슈링크를 사용하고 있다. 시장점유율이 55%에 이른다. 또 브라질, 일본, 태국 등 해외 70여개국에 진출해 높은 성장세를 보인다. 하이푸 장비의 글로벌 누적판매 대수는 1만4000대를 돌파했다.실제로 기업 가치의 실질적인 영향을 주는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5년간 큰 폭으로 상승했다. 2020년 765억원이었던 매출은 2021년 1006억원, 2022년 1418억원으로 뛰었고, 올해는 3분기만에 지난해 매출에 근접한 상태다. 영업이익도 같은기간 406억원에서 689억원으로 크게 증가했고, 올해는 3분기만에 지난해 수준으로 올라섰다. 지난 5년간 클래시스 연평균 매출 증가율은 32%, EBITDA 성장률은 46%에 달한다. 해외 매출 비중도 65%에 달하는데. 브라질의 경우 70%씩 성장 중이다.클래시스의 성장은 사업 구조도 한몫하고 있다. 하이푸 장비 판매 매출과 장비에 필요한 소모품 매출이 복합적으로 발생하는 구조로, 장비 판매가 확대될수록 소모품 매출도 증가하는 방식이다. 특히 장비와 소모품 원가율이 각각 30%, 10%대로 클래시스 영업이익률은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 중 최고 수준인 50%에 육박한다.이런 성장세에 한국거래소는 클래시스를 코스닥 시장 블루칩 기업으로 선정했다. 성장성이 높은 산업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고 우수한 재무구조와 기술력을 보유한 기업으로 인정한 것이다. 현재 클래시스 시가총액은 약 2조4400억원에 달한다. 클래시스 관계자는 “자체 기술력을 바탕으로 각국의 인허가 및 CE 인증을 통해 제품의 안전성과 효과성을 입증받고 있다”며 “의료진과 일반 소비자들 사이에서 높은 신뢰와 만족도를 얻고 있다. 슈링크 인지도와 판매가 점차 확대되면서 높은 성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경쟁사 대비 제품력·가격경쟁력 우수....美 진출도 앞당겨질 가능성회사는 이달 초 FDA로부터 사이저 제품이 품목허가를 받으면서 빅 마켓인 미국 시장 진출 발판도 마련해, 고속 성장을 예고하고 있다. 사이저는 HIFU를 이용해 복부 둘레 감소에 도움을 주는 의료기기로, 복부 둘레 평균 감소 범위는 2cm 내외다. 특히 이번 FDA 허가로 미국 시장 진출은 당초 계획보다 더 빨라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미국 시장 진출시 백승한 클래시스 대표가 3년내 세계 TOP3 기업 도약을 자신한 만큼 기대치도 상당하다.클래시스는 올해 초부터 지난 7일 있었던 IR 행사에서까지 미국 진출 시기를 2026년으로 발표해왔다. 하지만 사이저 FDA 허가 획득 후 미국 시장 진출 전략을 수정 중인 것으로 분석됐다. 실제로 미국 시장 출시 시기와 시장 점유율 목표 등에 대한 이데일리 질문에 클래시스 관계자는 “현재 내부적으로 신중하게 논의 중이다. 공개할 수 있는 사항이 아직 없다”고 말을 아꼈다. 다만 “사이저 품목허가 획득은 클래시스가 단독으로 이뤄낸 성과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HIFU 장비의 FDA 승인 경험을 바탕으로 주력제품인 슈링크 계열 허가도 계획대로 순항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제품 라인업이 확대되면 클래시스 브랜드 가치도 상승할 것”이라고 강조했다.브라질, 일본, 태국 등에서 이미 시장을 선점한 클래시스는 미국 진출시 독일 멀츠 울쎄라와 경쟁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차별화된 경쟁력으로 승산이 높다는 평가다. 회사 관계자는 “우리 제품은 MP 및 노멀(Normal) 총 2가지 모드를 통해 선 또는 점 타입의 조사 형태를 제공한다. 강한 초음파 에너지를 원하는 부위에 더욱 정확히 전달할 수 있다”며 “굴곡진 부위에도 섬세한 시술이 가능하고, 양방향 조사 방식을 통해 시술 시간을 약 8~10분에서 75% 단축한 2~3분으로 단축했다”고 말했다. 또 울쎄라 대비 월등한 가격경쟁력을 갖고 있다. 국내의 경우 울쎄라는 약 100만원 수준인데, 클래시스 제품의 경우 10만원을 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미국에서도 경쟁 제품 대비 월등한 가격 경쟁력이 예상된다.
- 루닛, 북미영상의학회서 루닛 인사이트 연구 8편 발표
- 루닛 흉부 엑스레이 AI 영상분석 솔루션 ‘루닛 인사이트 CXR’(왼쪽)과 유방촬영술 AI 영상분석 솔루션 ‘루닛 인사이트 MMG’ (사진=루닛)[이데일리 송영두 기자] 의료 인공지능(AI) 기업 루닛은 북미영상의학회(RSNA 2023)에서 AI 영상분석 솔루션 ‘루닛 인사이트(Lunit INSIGHT)’를 활용한 8편의 연구결과를 선보인다고 20일 밝혔다.RSNA 2023은 오는 26일부터 30일까지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다. 루닛(328130)은 흉부 엑스레이 영상 판독 시 이중 AI 알고리즘으로 안전망을 구축, 실제 임상 환경에서 대다수를 차지하는 정상 흉부 영상에 대한 판독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이상 사례 누락을 예방하는 연구 내용을 구연 발표(Oral Presentation)한다. 연구진은 정상/비정상 소견을 자율적으로 진행하는 알고리즘(Normal Filtering, 이하 NF모델)을 개발해 엑스레이 영상을 먼저 분석하고, 이후 상용 제품인 흉부 엑스레이 AI 영상분석 솔루션 ‘루닛 인사이트 CXR’로 추가 분석했다.총 8029명 환자의 엑스레이를 NF모델로 분석했다. 이 중 3531건의 정상 엑스레이 중 절반인 1765건에 대해 정상 판정을 내린 문턱값을 적용했을 때 이상 여부를 정확하게 진단하는 민감도(Sensitivity)는 평균 97.8%를 기록했다. 이후 루닛 인사이트 CXR 추가 분석을 통해 NF모델이 찾아내지 못한 24건 중 중요 이상 사례가 있는 4건(16.7%)를 추가로 찾아냈다. 이는 NF모델과 같은 정상/비정상 소견 판단 알고리즘을 통해 많은 양의 정상 흉부 영상에 대한 빠른 판독을 지원하고, 여기에 더해 기존의 루닛 AI 솔루션을 이중으로 적용하면 비정상 사례 누락도 방지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루닛은 추후 루닛 AI 솔루션 제품에 이번 연구에 쓰인 NF모델을 추가로 포함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또한 회사는 유방촬영술 영상의 시간적 변화를 추적하며 미래의 유방암 발생 위험을 예측하는 AI 모델을 자체 개발, 이에 대한 연구 결과도 함께 발표한다. 지난 9월에 스웨덴 왕립 카롤린스카 연구소(Karolinska Institutet) 연구진이 세계적 의학 학술지 ‘란셋 디지털 헬스(Lancet Digital Health)’에 발표한 전향 연구에 대한 후속 연구로서, AI와 영상의학 전문의의 유방 촬영술 판독을 비교한 연구 결과도 발표된다. 이 연구는 5만5581명의 여성을 대상으로, 두 명의 전문의와 유방촬영술 AI 영상분석 솔루션 ‘루닛 인사이트 MMG’를 사용한 독립적인 판독 결과에 따른 환자 리콜(recall) 정확도의 관계를 분석했다. 결과적으로, AI가 이상 징후를 포착한 뒤 리콜한 3,014건에서는 29%의 PPV(양성 예측값)를 보인 반면, 전문의만 잠재적 이상이 있다고 판단한 뒤 리콜한 2501건에서는 3.4%의 PPV를 보였다. 이는 AI의 정확한 판독력을 확인함과 동시에, AI 결과에 대한 전문의의 최종적인 해석에 있어서 비뚤림(bias)이 있을 수 있으므로 유의해야 함을 시사한다.서범석 루닛 대표는 “루닛 AI 솔루션의 기술력을 지속 입증하고, 산업계에 제품을 소개하고자 매년 RSNA 학회에서 양질의 연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며 “이번 학회를 통해 AI 기반 암 진단 분야에서 글로벌 선두 위치를 더욱 공고히 하고, 의료진과 환자에게 실질적인 혜택을 제공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겠다”고 말했다.
- 천당과 지옥 오간 제이엘케이, 무너진 신뢰 딛고 가치 입증할까
- [이데일리 송영두 기자] 의료 인공지능(AI) 기업 제이엘케이가 열흘새 주가가 오락가락 행보를 보인다. 업계 최초 건강보험 적용이라는 호재로 주가를 끌어올렸지만, 이내 고위 임원의 지분 매도로 주가가 곤두박질치는 모양새다. 특히 회사가 나서 기업가치가 저평가됐다고 주장했지만, 복수의 임원이 오히려 지분 매도에 나서면서 기업 신뢰도에도 금이 갔다는 분석이다. 회사는 2024년 미국 시장에 진출해 그 가치를 입증하겠다는 계획이다.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제이엘케이(322510)는 13일 주가가 2만1800원으로 마감했다. 이는 전일 2만4600원 대비 11.38%(2800원) 하락한 수치다. 지난 10월 31일부터 4거래일 연속 오름세를 보였던 주가는 11월 3일 3만150원까지 올라섰지만, 7일부터 13일까지 4거래일 하락세를 보이며 다시 2만원대로 주저앉았다. 이 기간 주가는 약 27.7% 하락했다.지난달 30일 제이엘케이는 AI 뇌경색 유형 분류 솔루션 ‘JBS-01K’가 건강보험 수가 적용이 결정됐다고 밝힌바 있다. 이는 의료 AI 업계 최초로 업계는 물론 시장 및 투자자들 사이에서 큰 반향이 일었다. 10월 31일부터 주가가 연속으로 상승한 것도 이런 이유였다. 제이엘케이 관계자는 “뷰노(338220)의 딥카스가 앞서 비급여 적용을 받았지만, 제이엘케이 제품은 혁신의료기기 통합 심사 평가제도 트랙을 통해 비급여를 적용받은 사례다. 해당 트랙으로 비급여를 적용받은 사례는 제이엘케이가 최초”라고 말했다.제이엘케이 최근 주가 흐름.(자료=네이버페이 증권)◇저평가라더니...임원은 장내 지분 매도의료 AI 기업 최초 혁신의료기기 통합 심사 평가제도 트랙을 통한 건강보험 비급여를 적용받으면서, 제이엘케이는 향후 국내 사업에서 상당한 실적을 쌓을 것으로 기대됐다. 국내 뇌질환 환자의 MRI 촬영 건수는 553만건에 이르며, 뇌질환 환자가 지속해서 늘어나고 있다. 특히 뇌졸중 확진자뿐 아니라 검진 및 의심환자까지의 진료 시장을 계산하면 그보다 더 큰 시장성을 가지고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해외의 경우 매년 1500만명 이상의 신규 환자가 지속해서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특히 회사 측은 지난 2일 ‘제이엘케이,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세계 최초 AI 뇌졸중 전문기업’이라는 제하의 보도자료를 통해 현재 기업 가치가 극히 저평가됐다고 주장했다. 제이엘케이가 비교 대상으로 제시한 기업은 미국 라피드AI와 이스라엘 비즈AI다. 해당 기업들은 이미 미국시장에서 분기에 약 1000억원에 넘는 매출을 기록 중인 기업이다. 이들 기업 가치는 약 2조~4조에 달하는데, 제이엘케이도 이와 유사하거나 더 높다는게 회사 측 주장이다. 회사의 이런 언론플레이가 주가 상승에도 영향을 끼쳤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하지만 기업가치가 저평가됐다는 제이엘케이의 주장이 무색하게 고위 임원들이 최근 지분 장내 매도해 주가 하락은 물론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10일 제이엘케이 이명재 부사장과 강신욱 부사장이 각각 24만2500주(1.51%)씩 총 3.02%를 5거래일(6일~10일)에 거쳐 장내 매도했다. 총 115억원의 시세차익을 거뒀다. 이들은 지난 4월 스톡옵션 행사(1주당 2500원)로 지분을 취득했는데, 약 7개월만에 모두 매도했다. 회사가 시장과 투자자들에 기업가치 저평가를 주장할 때 내부자인 임원은 지분을 팔아치운 것이다.임원 등 고위 내부 관계자의 주식 매도는 현재 주가가 고점으로 인식되고, 매도로 인한 주가 하락은 투자자들에게 악재로 작용한다는 점에서 제이엘케이에 대한 여론이 악화되고 있다. 제이엘케이 관계자는 “최근 경기 불황 등의 영향으로 어쩔 수 없는 개인적인 자금 마련이 필요한 상황이었다”며 “현금화한 주식은 지극히 개인적인 사용 목적이다. 임원들은 현재 당사 기업가치가 저평가돼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수준 높은 기술력과 솔루션 경쟁력, 국내 점유율 등 기반 시장성을 예측한다면 경쟁 피어 그룹인 라피드와 비즈사 가치보다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이와 별개로 김동민 제이엘케이 대표는 “제이엘케이 향후 미래에 대한 기업가치를 높게 평가해 당사 주식을 보유 중인 주주, 적극적인 투자를 진행 중인 투자자, 예기치 않은 해당 사태로 불편을 겪으신 모든 분들께 죄송하다”며 “본격적인 매출이 발생하는 시점의 향후 잉여현금흐름(Free Cash Flow)의 40%를 장내 자사주 매입과 100% 소각을 단행할 것”이라고 말했다.◇美서 성과 낸다는데...그 가능성은제이엘케이는 현재 미국 시장 진출에 큰 희망을 걸고 있다. 국내에서 본격적인 매출이 발생하고, 미국 진출에 성공하면 수조원 이상의 기업가치를 갖게 될 것이라는 게 회사 측 주장이다. 제이엘케이는 2024년 미국 진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회사 측은 그 배경으로 뇌졸중 솔루션의 여러 경쟁력을 꼽고 있다. 제이엘케이 관계자는 “뇌졸중 전주기 11가지 풀 솔루션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은 제이엘케이가 세계에서 유일하다. 이는 더 많은 큰 시장의 진입이 가능하다”며 “뇌질환의 모든 의료영상기기인 MRI, MRA, CT, CTA 등 모든 장비에서 활용이 가능하다. 뇌졸중 병변 검출뿐만 아니라 진단용으로도 가능하게 설계됐다. 실시간 진단을 할수있다”고 말했다.실제로 라피드AI 사의 제품 대비 제이엘케이의 솔루션이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발표된 논문에 따르면 라피드사의 MRI가 전체 뇌경색 환자의 39%에서만 병변을 검출했는데, 제이엘케이의 ‘JBS-01K’는 98.1%에서 검출해 월등한 성능 차이를 보였다. 회사 측은 “전문가도 육안으로 구분이 어려울 수 있는 작은 병변 검출 성능이 월등했다. 뇌경색 부피 측정에서도 경쟁사 솔루션 대비 5배 더 정확한 성능을 보였다”고 설명했다.이와 관련 업계에서는 제이엘케이의 미국 시장 안착은 제품력과 함께 어떤 파트너사를 만나느냐에 달린 것으로 보고 있다. 제이엘케이와 유사한 의료AI 기업인 루닛의 경우 글로벌 기업인 GE헬스케어, 후지필름, 가던트헬스 등과의 파트너십으로 해외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하고 있기 때문이다. 제이엘케이 측은 “파트너사와의 전략에 대해서는 지금 오픈할 수 없지만, 미국의 유명 건강보험회사, 헬스케어 기업, 유통회사들과 접촉하고 있다”고 말했다.
- 휴젤, 미래 행복 대상 ‘여성가족부 장관상’ 수상
- 한선호 휴젤 대표집행임원이 미래 행복 대상에서 ‘여성가족부 장관상’을 수상했다.(사진=휴젤)[이데일리 송영두 기자] 휴젤은 지난 16일 서울 여의도 CCMM빌딩에서 열린 제7회 미래 행복 대상에서 ‘여성가족부 장관상’을 수상했다고 17일 밝혔다.미래 행복 대상은 대한민국의 현(現)세대와 미래 신(新)세대 모두가 행복한 사회를 조성하기 위해 마련된 행사다. 생활안전 환경개선, 국민건강 기여, 국민건강 증진, 여성 대표성 제고 등 각 분야에서 기여한 기업ㆍ기관ㆍ개인 등을 선정해 시상하고 있다.휴젤(145020)은 △여성 대표성 제고를 위한 전문성 및 역량 △성 평등한 문화 정착을 위한 수행 실적 △파급 효과 △향후 비전 및 계획 4가지 평가 항목으로 이뤄진 ‘행복한 여성’ 부문에서 우수한 평가를 받았다. 여성 친화적 기업으로서 조직 내 성별 다양성을 확보하고 일과 가정을 양립할 수 있는 업무 환경을 조성한 공로를 인정 받았다.실제 휴젤은 자녀 출산과 양육을 돕기 위해 전 사업장에 여성 휴게실 및 수유실을 운영하고, 임신기 근로시간 단축, 성별 구분 없는 육아 휴직, 학자금 등을 지원하고 있다. 월 1회 가족들과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매월 3번째 주 금요일에 ‘Family Day’도 실시하고 있다.평등하고 건강한 기업 문화를 위한 다양한 제도도 마련됐다. 매 분기 노사협의회를 개최해 인사 및 복리후생 규정을 개선해 나가고 있으며, 고용ㆍ해고ㆍ승진ㆍ임금ㆍ교육 등에서 차별이 발생하지 않도록 필수 교육과 사내 캠페인을 정기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직장 내 괴롭힘 방지를 위해 규정을 제정하고 사이버 신문고ㆍ조직 문화 인터뷰 등으로 실태도 상시 모니터링하고 있다.휴젤은 소외 여성 계층을 위한 CSR 활동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2019년 ‘리얼 미(Real Me)’ 캠페인을 도입, △서울시 △한국미혼모지원네트워크 △희망친구 기아대책 등 단체와 함께 미혼모 및 취약 계층 여성 청소년을 위한 화장품 기부를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2021년에는 국제개발협력 NGO 지파운데이션에 원데이키트, 핸드크림, 마스크팩 등 자사 코스메틱 브랜드 ‘웰라쥬’ 제품 1만8000여 개도 기부했다.휴젤 관계자는 “국내 대표 메디컬 에스테틱 기업으로서 조직 내 다양성을 제고하고 긍정적인 조직 문화를 확산하는데 적극 지원하고 있다“며 “능력과 자질이 있다면 성별 관계없이 누구나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업무 환경을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 3년간 매출 증가율 85%...K-의료기기, 폭발적 성장 이유는
- [이데일리 송영두 기자] 최근 덴탈과 미용 의료기기 기업들을 중심으로 한 의료기기 분야 성장세가 눈부시다. 집약된 기술력과 제품력을 기반으로 과거엔 부족했던 해외 시장 진출 노하우가 결합하면서 상당한 성과를 내고 있다는 분석이다. 해외 시장에서 K-의료기기에 대한 이미지도 좋아 지속 성장이 가능하다는 평가다.16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임플란트 등 치과 의료기기 기업들과 초음파, 레이저 등 미용 의료기기 기업들의 실적 성장이 가파르다. 대표적으로 오스템임플란트는 2020년 6350억원이던 매출이 2022년 1조537억원으로 약 66% 성장했다. 이 회사는 글로벌 임플란트 시장 4위 기업(점유율 기준)이다. 또다른은 덴탈 분야 기업인 덴티움(145720)도 같은 기간 매출이 2297억원에서 3559억원으로 약 55% 증가했다. 바텍(043150)은 이 기간 연매출이 2443억원에서 3951억원으로 약 62% 성장했다. 이들 기업은동기간 영업이익도 각각 139%(981→2347억원), 217%(396→1257억원), 152%(316→796억원) 폭발적으로 성장했다,미용 의료기기 기업들의 성장도 만만치 않은 것으로 집계됐다. 클래시스(214150)는 2020년부터 2022년까지 매출이 765억원에서 1418억원으로, 약 85% 성장했다. 루트로닉(085370)과 제이시스메디칼(287410)도 같은 기간 매출이 919억원에서 1965억원으로 약 114%, 508억원에서 1165억원으로 약 129% 증가했다. 의료기기 분야 대표기업으로 분류되는 위 여섯 개 기업의 3년간 평균 매출 증가율은 약 85%, 영업이익 증가율은 약 155%로 집계됐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그야말로 폭발적인 성장을 한 셈이다.(자료=각사 IR 자료 및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막혔던 해외 진출...FDA 허가·CE 인증 노하우로 뚫었다전문가들은 이른바 K-의료기기 기업들의 성장 배경으로 해외 진출을 꼽았다. 시장성에 한계가 있는 국내 시장보다 잠재력이 무궁무진한 해외 시장을 적극 공략했기 때문이라고 입을 모았다. 의료기기 기업에 직접 투자를 하는 벤처캐피털(VC) 고위 임원 A씨는 “투자 시장에서도 신약이나 바이오 벤처보다는 의료기기 기업들에 투자하는 빈도가 훨씬 높다”며 “그 이유는 숫자가 나오기 때문이다. 즉 매출이 잡힌다는 것인데, 그 이유는 해외 시장에서의 성과가 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그는 “과거 1세대 의료기기 기업들의 경우 해외 진출이 원활하지 않았다.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 또는 유럽 CE(통합규격인증마크) 인증 경험이 거의 없었기 때문”이라며 “반면 1세대 이후 기업들은 자체적으로 FDA 허가 및 CE 인증 능력을 키웠다”고 덧붙였다. 유철욱 한국의료기기산업협회장도 비슷한 분석을 내놨다. 그는 “국내 시장은 과거에 비해 엄청나게 커지거나 하지 않았다. 결국 시장성 높은 해외 시장에서 승부를 본 것이 매출 성장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실제로 해외 시장의 진출 러시로 인한 매출 상승은 숫자로도 나타난다. 덴티움의 경우 매출액의 77%가 해외 매출이고, 클래시스도 매출액의 약 60%가 해외에서 발행하고 있다. 해외 시장에서 K-의료기기의 높은 호감도도 한몫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의 ‘한국 바이오헬스 제품 및 의료서비스에 대한 해외 소비자의 인식 분석’ 리포트에 따르면 미국, 캐나다, 일본, 중국, 사우디, 프랑스, 태국, 베트남 소비자 중 53.4%가 K-의료기기에 대해 높은 호감도를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의약품(38.0%), 화장품(48.1%) 등 주요 산업 섹터 중 가장 높은 수치다.◇기술·제품력 집약...혁신 기술로 해외 시장 공략해외 시장에 진출한다고 해서 제품이 알아서 팔리고, 매출이 늘어나는 것은 아니다. K-의료기기 기업들의 해외 시장 선전은 그만큼 기술력과 제품력의 업그레이드가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평가다. VC 임원 A씨는 “해외 시장 진출을 결심한 국내 기업들은 소비자와 시장의 니즈를 적극적으로 빠르게 파악해 제품을 개발했다. 기술력을 업그레이드해 최적의 제품을 만들어 공급했던 것이 시장 안착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유 회장은 “국내에서 먼저 까다로운 절차를 거처 허가를 받고, 의료기관 및 시장에서 환자와 소비자가 직접 사용하면서 제품력을 입증했다”며 “국내에서 리얼월드 데이터를 바탕으로 효능과 안전성을 입증하고 해외 진출에 나섰기 때문에 실질적인 성과가 나타난 것”이라고 귀띔했다.이어 “국내 의료기기 기업들의 기술력은 상당한 수준에 올라와 있다. 임플란트 분야의 경우 임플란트 재료만 수출하는 것이 아닌 관련 시스템과 장비, 소모품까지 수출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 기술이 가장 앞서있다”며 “미용 의료기기 분야의 경우 프랑스 기술력이 가장 앞서있다고 평가받고 있다. 최근 들어 한국 기업들의 기술력은 프랑스의 90% 수준까지 근접한 상태다. 과거부터 장비와 기술 개발에 과감하게 투자했던 부분들이 꾸준히 이어지면서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받고 있다”고 덧붙였다.박종현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의료기기 섹터의 중장기적 성장 가능성은 고령화와 가성비에서 찾을 수 있다. 국내 (의료기기) 업체들이 해외 업체들 대비 갖고 있는 경쟁력은 가성비와 기술력으로 평가된다”며 “한국 의료 인프라는 우수한 수준이다. 높은 제조업 경쟁력을 기반으로 가성비 제품을 출시해 시술과 치료의 대중화가 이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 오름테라퓨틱, 역대급 계약금 배경..."기술수출 아닌 파이프라인 매각"
- [이데일리 송영두 기자] 오름테라퓨틱이 최근 백혈병 치료 후보물질을 글로벌 제약사 브리스톨 마이어스 스큅(BMS)에 총 1억8000만 달러(약 2334억원) 규모로 기술수출하는데 성공했다. 특히 계약금 규모가 역대급인데, 총 규모의 55.6%에 달하는 1억 달러(약 1297억원)다. 하지만 이번딜은 향후 상업화에 따른 마일스톤을 기대할 수 없는 기술이전 계약이 아닌 파이프라인 매각 건으로 확인됐다. 이는 회사 내부 사정이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8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지난 6일 오름테라퓨틱은 BMS에 자체 개발 중이던 급성골수성백혈병(AML) 치료제 ‘ORM-6151’ 프로그램 이전 계약 체결 소식을 발표했다. 특히 계약금 규모가 역대급이지만 마일스톤 금액에 1000억원에 불과해 여러 얘기가 나오고 있는데, 이데일리 취재 결과 이번 딜은 기술이전 계약이 아닌 파이프라인 매각 계약으로 확인됐다.이승주 오름테라퓨틱 대표.(사진=이영훈 기자)◇파이프라인 매각 계약, 1상 후 나머지 1000억원도 수령오름테라퓨틱은 이승주 대표가 2016년 설립한 바이오 벤처다. 이 대표는 연세대학교 생화학과, UC버클리대 박사, 스탠퍼드대 박사 후 과정을 거쳐 LG생명과학에 입사했다. 이후 글로벌 제약사 사노피로 이직해 아시아연구소장까지 역임한 신약개발 전문가다.이 회사는 항체·약물 결합체(ADC)와 표적 단백질 분해(TPD) 기술을 융합한 플랫폼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해당 플랫폼 기반 개발되고 있는 치료제가 ‘ORM-6151’이다. 이 후보물질은 최근 미국 식품의약국(FDA)로부터 글로벌 임상 1상 승인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세계적으로 ADC 기술에 대한 관심도가 높은 상황인데, 오름테라퓨틱의 ADC+TPD 결합 기술은 혁신적인 기술로 평가받는다. 세계적으로 유사한 기술을 보유한 기업은 오름테라퓨틱 외 미국 2개 기업 정도밖에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중 임상 진행 단계 등 전체적인 개발 단계는 오름테라퓨틱이 가장 앞서있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오름테라퓨틱에 투자하고, 내부 사정에 정통한 벤처캐피털 A 대표는 “오름테라퓨틱과 BMS 딜은 일반적인 기술이전 계약이 아닌 자산 매각, 즉 파이프라인 매각 계약”이라며 “계약금 약 1300억원은 이미 수령했고, 또 1000억원 정도는 임상 1상 첫 환자 투여 시 일부를 받고, 나머지 금액은 마지막 환자 투여가 끝나면 받는 계약이다”라고 말했다. 임상 1상 단계에서 이번 계약의 모든 과정이 종료되는 셈이다.이와 관련 기술이전 협상에 정통한 바이오벤처 B 대표는 “이번 계약의 경우 BMS가 후보물질의 가능성을 살펴보고 구체적인 가치를 설정했을 것이다. 충분히 전체 딜 벨류를 높일 수도 있었던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다만 업프론트 규모가 높은 것은 오름테라퓨틱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처음부터 BMS 측이 높은 업프론트를 제시하지 않았을 것이다. 오름 측에서 미래 불확실성이 많은 딜보다는 업프론트 부분을 최대한 맥스마이즈(Maximize) 하는 쪽으로 선호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오름테라퓨틱이 이같은 계약을 원했던 배경에는 회사 자금 사정이 결정적인 영향을 끼친 것으로 확인됐다. A 대표는 “오름테라퓨틱의 이번 계약은 투자자로서 매우 아쉬운 상황이다. ‘ORM-6151’은 데이터도 좋았고, 이승주 대표가 정말 개발을 잘했다. 좋은 약으로서의 높은 가치가 예상됐다”고 강조했다. 이어 “임상 1상을 시작하는 단계라는 점을 고려하면 굉장히 잘된 계약”이라면서도 “아쉬운 부분은 회사 내부 자금 사정이 좋지 않았다”고 부연했다. 또 그는 “‘ORM-6151’ 외에도 3개의 파이프라인을 개발하고 있고, 그중 하나는 미국에서 글로벌 임상 1상에 들어갔다”면서 “따라서 R&D를 계속하고, 회사를 끌고 나가려고 하다보니 자금 사정이 녹록지 않았다. 최대한 앞단에서 현금을 많이 받을 수 있는 계약을 체결한 이유”라고 설명했다.◇코스닥 상장 시동, 내년 기술특례상장 나서오름테라퓨틱은 BMS에 매각한 ORM-6151’에 이어 또 다른 기대주 유방암 표적 치료제 ‘ORM-5029’의 개발도 가속할 예정이다. 해당 후보물질은 미국 임상 1상을 진행 중이며, 연내 1상 중간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오름테라퓨틱은 BMS와의 파이프라인 매각 계약으로 ‘ORM-5029’ 등 나머지 파이프라인 개발을 순항할 수 있게 됐다.특히 회사는 코스닥 상장으로 다시 한번 도약의 전기를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업계에 따르면 이 회사는 내년 기술특례상장 방식으로 코스닥 상장에 도전한다. 이미 기술성평가에 대비해 예비 기술성평가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A 대표는 “오름테라퓨틱은 내년을 목표로 코스닥 시장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이미 예비 기평을 통해 좋은 평가를 받았고, BMS와의 계약으로 신약 개발 기술력과 지속 성장 가능성을 입증했다”며 “내년 기술성평가에서도 좋은 결과가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