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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이오 투자자들이 '팜이데일리'를 주목하는 까닭
- [이데일리 송영두 기자] 올해 초 공식 론칭한 이데일리 제약·바이오 프리미엄 콘텐츠 서비스인 ‘팜이데일리’가 다른 언론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심층 분석기사로 제약바이오 기업 옥석가리기에 상당한 기여를 하고 있다는 평가다. 기업 및 업계의 호재 및 악재를 객관적이고 깊이 있게 분석하는 것은 물론 잘못된 관행까지 바로 잡는 콘텐츠로 투자자들 사이에서 호평을 받고 있다. 지난해 시범서비스를 거쳐 지난 2월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 팜이데일리는 특히 다양한 단독성 정보를 발굴해 뉴스로 제작, 투자자들에게 전달하면서 주목을 받고 있다. 유튜브 채널 ‘약오른기자들’을 통해서는 기업발 이슈에 대한 분석과 전문가가 권장하는 투자 포인트와 주가 전망까지 내놓으며 호응을 얻고 있다.특히 시간이 지날수록 팜이데일리 기사가 투자자들의 투심을 크게 좌우한다는 것을 입증하는 사례가 점점 많아지고 있어 주목을 받고 있다. 실제 △[단독]무디 세브스 와이즈만연구소 교수 인터뷰 △에스티큐브 면역항암제 기술수출 전망 △[단독]엔지켐생명과학 최대주주 KB증권의 지분 대량 매각 불가피 △유틸렉스, 파이프라인 비공개 이전 및 쪼개기 상장 등의 기사는 관련 기업들의 주가에 큰 영향을 줬다는 평가다.팜이데일리 기사 공개 후 비엘, 유틸렉스 주가 추이.(그래픽=문승용 기자)◇기업 호재 가장 먼저, 입체적으로 분석팜이데일리는 기업들의 호재를 가장 먼저 보도하고 이를 전문가를 통해 입체적으로 분석해 관련 기업들의 주가를 끌어올렸다. 5월 27일 무디 세브스((Mudi Sheves) 이스라엘 와이즈만 연구소 유기화학과 석좌교수 단독 인터뷰를 통해 비엘과 공동 개발 중인 p53 항암제의 가치와 성공 가능성, 비엘의 성장성등을 심층 분석했다. 와이즈만 연구소는 세계 5대 기초과학 연구소로 무디 교수는 휴미라(애브비), 얼비툭스(머크) 등 글로벌 블록버스터 치료제 탄생에 기여한 인물이다. 와이즈만 연구소는 비엘과 합작법인 퀸트리젠를 설립해 p53 항암제를 개발 중이다. 유료 콘텐츠로 먼저 회원들에게 제공되고 4일이 지나 기사가 일반에 공개된 후 비엘 주가는 3일간 24.95% 상승했다.5월 12일에는 적자를 지속하던 체외진단기기 전문기업 아스타가 올해 흑자전환으로 관리종목 우려에서 벗어난다는 유료 기사가 일반에 공개됐다. 이후 3일간 주가가 29.82% 상승했다. 6월 16일 유료 선 공개후 17일 일반에 공개된 김영호 툴젠 대표의 특허분쟁 승리를 자신한 인터뷰 기사는 16일 6만3000원에서 17일 6만8100원(8.1%↑)으로 주가를 끌어올렸다. 팜이데일리가 시리즈로 게재하는 ‘대해부’ 기사의 영향력도 상당하다는 평가다. 지난 4월 19일 일반에 공개된 큐라클 대해부 유료 기사는 공개된 당일 큐라클 주가를 상한가로 이끌었다. 팜이데일리의 차별화 콘텐츠 중 하나인 대해부 기사는 유망 기업들의 현주소와 다양한 정보를 입체적으로 분석한다. 이를 통해 투자 가이드라인을 제시해 업계와 투자자들 사이에서 호평을 듣고 있다. ◇악재성 정보도 신속 보도, 잘못된 것은 바로잡아팜이데일리는 기업들의 악재성 정보도 가장 먼저 보도해 투자자들과 업계에 큰 영향력을 행사했다. 특히 팜이데일리는 잘못된 부분들은 과감하게 지적해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올바른 성장과 변화를 도모하고 있다는 평가다. 엔지켐생명과학 최대주주인 KB증권이 금산법에 따라 지분 대량 매각이 불가피하다는 소식을 지난 4월 10일 업계 최초로 보도했다. 10일부터 17일까지 엔지켐생명과학 주가는 12.53% 하락했다. 이어 5월 27일엔 유틸렉스가 자회사에 유망 파이프라인을 넘기면서 매각가를 비공개해 논란이 된 것을 최초 보도했다. 6월 17일에는 유틸렉스가 무리하게 쪼개기 상장을 한 후 앞뒤가 다른 해명을 한 것 또한 최초 보도했다. 유틸렉스 주가는 5월 27일부터 6월 23일까지 34.39% 하락했다.4월 코오롱생명과학이 인보사 기술수출로 화제를 모으자, 팜이데일리는 기술이전 한 싱가포르 바이오텍 ‘주니퍼바이오로직스’의 정체를 밝혀냈다. 라민싱 주니퍼바이오로직스 대표는 과거 인보사 기술수출을 체결했던 먼디파마 대표 출신이었다. 2020년 설립됐으며, 파이프라인은 인보사 한개 밖에 없다는 사실을 보도했다. 해당 기사가 공개된 15일부터 25일까지 코오롱생명과학 주가는 7.70% 하락했다.6월 16일에는 코오롱생명과학이 3년간 정부 주도 사업 및 연구과제 등에 참여하지 못함에도 불구하고, 정부로부터 민간R&D협의체 대표 기업으로 선정된 사실을 단독 보도했다. 16일 3만2050원이던 주가는 20일 3만500원(4.83%↓)으로 하락했다. 특히 해당 사업 실무를 담당했던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는 잘못을 인정하고 민간R&D협의체 문제를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
- 국산 1호 코로나 백신 탄생 초읽기...2년 7개월만에 백신 주권 완성
- [이데일리 송영두 기자] 국산 1호 코로나 백신 탄생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중앙약사심의위원회가 SK바이오사이언스 코로나19 백신 스카이코비원의 품목허가를 권고했다. 이번 달 내 최종점검위원회에서 허가 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다. 2400억원이 투입돼 개발 착수 약 2년 7개월만에 한국이 백신 주권을 확보하게 돼 세계 세 번째로 코로나 치료제와 백신을 자체 개발한 국가가 될 것으로 보인다.27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전날 열린 중앙약사심의위원회(이하 중앙약심)가 회의결과 SK바이오사이언스(302440) 코로나 백신 스카이코비원멀티주 허가를 권고했다고 발표했다. 이날 중앙약심 회의에는 생물의약품분과위원회 상임위원 11인, 코로나19 백신 안전성·효과성 검증 자문단 4인, 외부 전문가 16인, 식약처 코로나19 위기대응 지원본부 7인 등 총 38명이 참석했다. 이들은 SK바이오사이언스가 개발한 코로나19 백신 스카이코비원멀티주 안전성과 효과성 등을 토대로 허가권고 여부를 결정했다.중앙약심은 스카이코비원멀티주 품목허가 신청을 위해 제출된 자료를 통해 안전성·효과성 인정 여부를 논의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국내 및 해외 5개국(태국, 베트남, 뉴질랜드, 우크라이나, 필리핀)에서 만 18세 이상 성인 4037명을 대상으로 아스트라제네카 백스제브리아즈와 비교 임상을 진행했다. 임상 결과를 분석한 중앙약심은 스카이코비원에 대해 국내 코로나 예방 목적의 필요성을 인정했다.서경원 식약처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장은 “허가를 위한 효과성과 안전성을 인정한 코로나19 치료제·백신 안전성·효과성 검증자문단의 자문 결과(6월 21일)를 종합할 때 품목허가 할 수 있을 것으로 자문했다”고 말했다. 식약처는 검증 자문단과 중앙약사심의위원회 자문을 종합적으로 판단, 이번주 내 최종점검위원회를 개최해 허가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코로나19 백신 스카이코비원.(사진=SK바이오사이언스)◇아스트라제네카 뛰어넘었다중앙약심에 따르면 스카이코비원은 아스트라제네카 벡스제브리아주와 비교한 면역원성 결과에서 높은 효능을 입증했다. 오일환 중앙약심 위원장은 “18세 이상 4주 간격 2회 투여 14일 후 중화항체가는 2.93배 형성됐고, 혈청전환율이 백신군 98.06%, 대조군 87.30%로 백신군에서 10.76% 높게 확인됐다”며 “중앙약심은 허가를 위한 면역원성 결과가 인정 가능한 범위로 판단했다. 허가 후 백신 예방효과 자료를 제출하도록 권고했다”고 말했다.임상시험에서 발생한 이상사례 등은 허용할 수 있는 수준으로 판단했다. 오 위원장은 “백신 투여와 관련성이 있는 예측되지 않은 이상사례는 3029명의 백신군 중 402명(약 13.3%)에서 발생했다”며 “주요 증상은 주사부위소양증, 어지러움, 통증 등이었다. 대조군의 경우 996명 중 145명(약 14.6%)에서 발생해 백신군과 큰 차이가 없었다”고 설명했다.중대한 이상사례의 경우에도 백신군 0.5%(15명, 15건), 대조군 0.5%(5명, 9건)로 유사했다. 다만 오 위원장은 “국소 및 전신에서 예측되는 이상반응(피로, 근융통, 두통, 오한, 발열, 설사 등)이 2차보다 1차 투여 후 고령자보다 젊은 성인에게서 발생률이 높아 1차 접종 시 이에 대한 안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백신 주권 완성, 국산 1호 백신 출격스카이코비원이 중앙약심에서 허가 권고 자문을 받으면서 사실상 국산 1호 코로나 백신이 탄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식약처는 이번 달 허가 여부를 결정해 발표한다는 계획이다. 서 원장은 “이번 달 안으로 최종점검위원회를 개최하고 최종 허가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달 내로 스카이코비원이 허가를 받으면 SK바이오사이언스가 2020년 2월 개발에 착수한 이래 약 2년 반만에 국산 코로나 백신이 탄생하는 것이다. 특히 한국은 미국과 영국에 이어 세계 세 번째로 코로나 치료제와 백신을 자체 개발한 국가가 돼 글로벌 신약개발 능력을 입증하게 된다. 또한 전염병 창궐시 백신 개발에 유연하게 대처하고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개발역량을 확보했다는 것에 큰 의미가 있다는 게 업계 평가다. 스카이코비원은 빌앤멜린다게이츠재단(BMGF)과 전염병예방백신연합(CEPI)으로부터 개발비 지원을 받아 SK바이오사이언스가 글로벌 네트워크를 통해 개발한 ‘대한민국 1호’ 코로나19 백신이다. CEPI 등으로부터 총 2억1370만 달러(약 2450억원)을 지원받았다.스카이코비원의 허가는 한국의 백신주권 확보와 함께 국내 최초 블록버스터 의약품의 지위를 확보할 가능성이 높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국내 허가와 동시에 코백스를 통해 세계 곳곳에 백신을 공급할 계획이다. 코백스가 백신을 공급하고 있는 국가는 144개국에 이른다. 전통적인 백신 개발 방식인 유전자재조합 방식으로 부작용 논란이 거셌던 mRNA 백신 대비 안전성이 뛰어나다는 장점도 있다. 여기에 냉장유통과 장기보관이 가능한 것도 공급 확대에 영향을 줄 전망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 관계자는 “인류를 위협하는 바이러스에 대처해야 한다는 사회적 책임감을 가지고 2020년 2월부터 개발에 착수했다”며 “국내 품목허가 획득 후 코백스를 통해 전 세계에 공급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 주가 90% 하락한 신풍제약, 코로나 치료제 개발 역풍 우려
- [이데일리 송영두 기자] 신풍제약이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에 나선지 2년이 넘었지만, 대내외적인 영향으로 임상시험이 지연되는 등 결실을 내지 못하고 있다. 개발 기간이 늘어나면서 연구개발비가 급증해 영업손실도 확대되는 등 자칫 회사에 큰 타격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22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신풍제약(019170) 코로나19 치료제 임상이 해외에서 차질을 빚고 있다. 신풍제약은 한국과 영국 포함 6개국에서 피라맥스를 활용한 코로나 치료제 임상 3상을 계획했다. 이를 위해 올해 1월 영국, 폴란드, 콜롬비아, 아르헨티나, 칠레에서 임상시험계획(IND)을 신청했다. 하지만 폴란드와 콜롬비아에서 임상 승인을 받지 못했다.신풍제약은 공시를 통해 “콜롬비아 보건부(Ministry of health)와 폴란드 규제기관(Competent Authority)으로부터 IND 보완 요청을 받았다”며 “콜롬비아의 경우 요청사항에 답변해 심사가 진행 중이지만 콜롬비아 시스템 문제가 발생해 심사와 승인이 지연되고 있다. 현지 상황으로 정확한 승인일자를 특정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신풍제약이 한국 포함 6개국에서 모집할 환자 규모는 1420명이다. 회사가 한국과 동시에 해외 임상을 추진한 배경에는 국내에서 환자모집이 어려웠기 때문이다. 신풍제약은 지난해 8월 27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임상 3상 계획을 승인받았지만, 최초 환자등록은 그해 10월 18일에서야 이뤄졌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코로나 치료제 개발 기업들이 환자 모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신풍제약도 마찬가지다. 때문에 이를 타개하고자 해외 임상에도 나선 것”이라고 말했다.(사진=신풍제약)△어느새 2년...기업이 흔들린다신풍제약이 말라리아 치료제 피라맥스를 활용해 코로나 치료제 개발에 나선 것은 2020년 5월이다. 당월 13일 식약처로부터 임상 2상을 승인받으며 본격적인 치료제 개발 경쟁에 합류했다. 투자자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으며 기대감을 키워나갔지만, 녹록지 않은 현실에 부딪혔다. 환자모집을 위해 백방 노력하고 있지만 쉽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이다.문제는 코로나 치료제 임상 기간이 길어지면서 연구개발비도 급증하고 있다. 2019년 167억원, 2020년 179억원이던 연구개발비는 지난해 약 두배 수준인 303억원으로 급증했다. 매출액 대비 비율도 8.80%, 9.05%에서 16.01%로 상승했다. 여기에 올해는 1분기에만 107억원을 집행했다. 이는 지난해 연구개발비 규모의 약 35.3%에 달한다. 연구인력도 2020년 74명에서 지난해 92명으로 증가했고, 올해 1분기에는 2명이 더 늘어 94명으로 집계됐다.연구개발비가 급증하면서 재무제표에도 영향을 끼치고 있다. 2020년 78억원의 영업이익은 지난해 143억원의 영업손실로 전환됐다. 올해는 1분기까지 영업손실 규모가 약 70억원에 달해 지난해 보다도 빠른 페이스를 보인다. 신풍제약이 보유한 현금 및 현금성자산도 2020년 558억원에서 지난해 276억원으로 절반가량 감소했다. 업계 관계자는 “신약개발의 경우 임상기간이 늘어나거나 지연될 경우 비용 지출이 늘어난다. 특히 해외 임상 3상의 경우 상당한 자금이 투여될 수밖에 없어, 기업 입장에서는 임상이 길어지는 부분이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지친 주주들...주가도 역풍업계에서는 코로나 치료제에 대한 기대감이 많이 사라진 것은 사실이지만, 개발을 완료해 상용화하는 것만으로도 회사 입장에서는 큰 의미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임상 3상을 통해 결과물을 얻고자 하는 노력에는 박수를 쳐줘야 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코로나 환자가 급속도로 감소하고 있고, 다수 백신과 치료제가 넘쳐나는 상황인 만큼 코로나 치료제 개발 명분이 사라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신풍제약 주주게시판에도 치료제 개발 소식을 기다리다 지친 주주들의 불만섞인 글들이 대다수다.실제로 신풍제약 주가도 이를 대변하는 모양새다. 2020년 5월 13일 2만100원이던 주가는 4개월 뒤인 9월 18일 19만8000원까지 급등하면서 최고가를 찍었다. 2021년 들어서도 4월 21일 10만3000원을 기록하는 등 10만원선을 유지했지만, 그해 7월 임상 2상에서 부족한 데이터가 공개되면서 6만원대로 가라앉았다. 이후 기대감이 한풀 꺾인데다 임상 지연과 세계적인 증시 불안정 상태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22일 주가는 2만1950원에 머물렀다. 최고가 대비 약 90% 감소한 수치다.코로나 치료제 개발에 뛰어들었던 회사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신풍제약은 코로나 치료제 개발에 전사적인 역량을 집중했다. 어려운 환경에서도 흔들림 없이 임상 3상을 통해 결과물을 확인한다는 자세는 긍정적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면서도 “해외 임상 3상의 경우 큰 투자가 필요하고, 회사 자체에 타격이 될 수 있다. 지금 시점에서 꼭 끝까지 끌고 갈 필요가 있는지에 대해서는 고민해 볼 문제”라고 말했다.신풍제약 관계자는 “현재 경구용 코로나 치료제로 정식 승인받은 제품은 없다. 팍스로비드, 라게브리오는 조건부 승인이다. 신풍제약은 코로나 치료제 임상 연구를 중단하지 않고 끝까지 개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임상 지연에 따른 재무건전성 악화 등의 우려에 대한 질문에는 답변하지 않았다.
- [단독]유전자 대표 기업이 코오롱생명과학?, 정부 R&D 대표 기업 선정 논란
- [이데일리 송영두 기자]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120개 기업이 참여하고 있는 민간연구개발협의체를 확대 개편하는 과정에서 유전자치료제 분과에 코오롱생명과학을 대표 기업으로 선정해 논란이 되고 있다. 코오롱생명과학은 정부와 연구비 환수소송 등을 진행 중이고, 정부 주도 과제 및 연구, 사업 참여도 3년간 제한하고 있기 때문이다.지난 10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민간주도 연구개발 본격 추진을 위해 산업별 민간연구개발협의체(이하 민간R&D협의체)를 5개 분야로 확대 발족한다고 발표했다. 5개 분야는 △탄소중립 △신재생에너지 △첨단바이오 △미래모빌리티 △디지털전환 등이다. 특히 첨단바이오 분야는 차세대 모달리티와 디지털 헬스케어로 나뉜다. 차세대 모달리티 분과는 △항체치료제 △유전자치료제 △세포치료제로 나뉘고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는 △치료기기 △진단기기/시약 △S/W로 나뉜다.민간연구개발협의체는 국가 연구개발(R&D) 투자규모 100조원 시대를 맞아 새로운 R&D 정책패러다임 필요성이 제기됨에 따라 발족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가 운영하고 있다. 정부 주도 단발성 협의체에서 벗어나 정부와 민간 역할 분담과 협업 방향 등을 구체적으로 논의하고 전달할 수 있는 상시적 R&D 민관 협업 체계 구축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특히 정부 R&D 투자방향 설정에서 사업기획까지 기업이 직접 참여할 기회를 확대하겠다는 게 민간연구개발협의체의 추진목적이다. 과기정통부는 혁신본부 투자심의국을 통해 국가 R&D 예산 배분 조정 권한을 갖고 있다.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발표한 민간R&D협의체 첨단바이오협의체 기업 리스트.(자료-과학기술정보통신부)하지만 유전자치료제 분과에 SK바이오팜(326030), 헬릭스미스(084990)와 함께 코오롱생명과학(102940)이 대표 기업으로 이름을 올린 것으로 알려지자 업계 안팎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코오롱생명과학은 2019년 인보사 사태 이후 지금까지 품목허가 취소, 연구비 환수 문제 등을 놓고 정부와 소송을 진행 중이다. 특히 3년간 정부와 관련된 과제 및 연구, 사업 등에 참여가 제한돼 있기 때문이다. 코오롱생명과학 측에 따르면 3년간 정부 주도 사업 등에 대한 참여 제한 효력은 올해 11월까지 유효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업계 관계자는 “코오롱생명과학의 경우 아직 인보사 사태가 매듭지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참여한 것이 아이러니하다”며 “정부와 소송 중인 것은 물론 정부 주도 연구 및 사업 등에 3년간 참여할 수 없는데도 이름을 올렸다는 것은 문제의 소지가 있어 보인다”고 지적했다.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는 민간R&D협의체를 구성하기 위해 대표성이 있는 기술들을 추렸고, 그 기술들 안에서 대표성을 가지고 있는 기업들을 섭외했다는 입장이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지난해 4월부터 대기업과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대표성 있는 기업들로 섭외했다”고 말했다. 섭외 실무를 담당했던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 측은 “2개년도 기술이전 실적, 3개년도 연구개발비 투자, 연구인력, 매출 규모까지 고려해 100개 기업을 선정했다. 그중에서 신약개발과 관련한 연구분야 실적이 있는 30개 기업을 추려 섭외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협회 측은 100개 기업 명단 공개 요구에는 응하지 않았다.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가 기업들에게 발송한 민간R&D협의체 참여 요청 공문.정부의 이런 해명에 업계는 더욱 의아하다는 반응이다. 한 유전자치료제 기업 대표는 “유전자치료제 분과에 이름을 올린 코오롱생명과학과 헬릭스미스가 어떤 실적을 냈는지 되묻고 싶다”며 “유전자치료제 인보사와 헬릭스미스 엔젠시스가 성공했다고 보기 힘들다. 이들 기업이 어떤 대표성이 있는지 의문스럽다”고 직격했다. 실제로 인보사는 미츠비시타나베와 먼디파마와 체결했던 기술수출 계약이 해지됐고, 엔젠시스는 임상 3상에서 유효성을 입증하지 못했다. 코오롱생명과학 측은 “정부 관련된 사업 등에는 3년간 참여할 수 없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며 “이번 건은 국책과제와는 연관이 없는 것으로 알았고, 우리쪽에서는 민간 자문역할 정도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논란이 확산되자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 측은 문제를 인정하고 다시 고려해보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협회 관계자는 “조금 더 세심하게 고려하지 못했던 것을 인정한다. 처음부터 고려하지 못하고 안일하게 판단을 한 것 같다. 저희가 잘못한 부분”이라며 “과기부와 기업들하고 내부적으로 논의하겠다. 현재 협의체 문제를 재검토하기 위해 절차를 밟고 있다”고 말했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도 “(연구비 환수 소송 등)지적한 부분이 있었다고 하면 당연히 재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 보톡스 신흥강자 이니바이오,1조 공급계약에 마이크로니들까지
- [이데일리 송영두 기자] 보툴리눔 톡신 개발 기업 이니 바이오가 최근 괄목할만한 성과를 내면서 행보에 눈길이 쏠리고 있다. 중국에 이어 브라질 제약사와 5000억원 규모 공급계약을 체결했고, 보툴리눔 톡신 신 제형인 마이크로니들 개발에도 착수했기 때문이다.17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이니바이오가 브라질 제약사 아렐라 파마슈티카와 5000억원 규모 보툴리눔 톡신 공급 협력의향서(LOI)를 체결했다. 아렐라는 보툴리눔 톡신 품목허가 후 자회사인 메이스킨을 통해 유통 및 마케팅 업무를 진행하게 된다. 메이스킨은 중남미와 유럽 전역에 유통망을 보유한 코스메틱 전문기업이다. 브라질 보툴리눔 톡신 시장은 2021년 기준 약 4000억원을 상회하는 것으로 추정된다.이니바이오 관계자는 “브라질은 라틴 아메리카 최대의 보툴리눔 톡신 시장이다. 브라질은 제품 판매를 위한 별도 임상이 필요하지 않다. 국내 임상 3상을 완료한 만큼 현지 품목 등록 허가 절차를 통해 공급될 것”이라며 “아렐라는 보툴리눔 톡신을 유망 제품이라 판단하고 브라질 시장에 공급해 줄 수 있는 업체를 찾고 있던 상황에서 이니 바이오에 먼저 연락을 해왔다. 자사의 우수한 기술력과 생산 시설을 확인한 뒤 본 계약을 진행하게 됐다”고 말했다.16일 이니바이오는 브라질 제약사 아렐라와 보툴리눔 톡신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왼쪽)이명진 이니바이오 COO와 (중간)밀톤 삼파이오 아렐라 COO.(사진=이니바이오)◇중국·페루·브라질까지 공급계약만 1조원 규모이니바이오는 해외 국가와 올해 들어서만 세 번의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지난 2월 중국 현지 업체와 총 3억7000만 달러(약 4400억원) 규모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같은 달 중남미 국가 페루 제약사 파마솔루션(약 30억원)과도 독점유통 계약을 체결했다. 6월에는 브라질 아렐라와 5000억원 규모 공급계약을 체결하면서 해외 공급 규모는 약 1조원에 달한다. 이 외 미국과 유럽에서도 연내 공급 계약 체결을 위해 논의 중이다.이니바이오는 보툴리눔 톡신 국내 임상 3상을 완료했고, 이번달 식품의약품안전처에 품목허가를 신청할 계획이다. 연내 제품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중국에서도 임상 3상 시험계획을 연내 제출할 예정이다. 이니바이오가 해외 기업들과 조 단위 공급계약을 체결할 수 있었던 것은 보툴리눔 톡신 개발 능력과 품질력, 생산 역량을 갖췄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아렐라의 경우 계약을 체결하기 앞서 핵심 인력들이 직접 이니 바이오 보툴리눔 톡신 생산공장과 서울사무소 등을 여러 차례 방문해 내부 상황을 꼼꼼히 확인했다는 게 이니 바이오 측 설명이다.이니바이오 관계자는 “자사는 연간 200만 바이알 생산 규모의 자동화 시스템이 적용된 스마트 모듈 팩토리를 보유하고 있다. 의약품 GMP와 수출허가 승인도 완료해 글로벌 수출에 있어 기본적인 역량을 모두 보유했다”며 “해외 기업들도 이러한 점을 높게 평가해 공급계약 체결이 가능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이니바이오가 확보한 보툴리눔 톡신 생산시설은 2019년 9월 건물 연면적 5742.81㎡, 지하 1층~지상 6층으로 완공됐다. 2020년 9월에는 GMP 승인을 완료했다. 현재 200만 바이알을 생산할 수 있는데, 생산시설 풀가동시 약 400억원의 매출이 발생한다. 회사 측은 올해 말 완공을 목표로 추가 2개 완제 라인 증설 공사를 진행 중이다. 이듬해 9월 GMP 승인을 완료했다. 회사는 보툴리눔 톡신 균주도 스웨덴 균주은행인 Culture Collection university of Gothenbur(CCUG)에 등록된 균주를 수입했다. 여기에 균주 전체 염기서열도 식약처에 제출해 균주 문제에 대해서도 자유롭다.이니바이오 연구소 모습.(사진=이니바이오)◇차세대 톡신 ‘마이크로니들 보톡스’ 개발 착수이니바이오는 차세대 톡신이라 불리는 마이크로니들 보툴리눔 톡신 개발에도 착수했다. 지난 16일 중국 글로벌 의료기기 전문그룹 마이크로포트(MicroPort) 자회사 레베다(REVEDA)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공동연구에 나섰다. 마이크로포트(홍콩 상장사)는 대동맥 스탠드, 내분비 의료기기 등 400여개 제품을 제조 판매 중인 의료기기 기업이다. 중국은 물론 세계 시장에서 오랜기간 독보적인 위치를 유지하고 있다. 레베다는 고분자 마이크로니들 성형 공정 및 기술 상용화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회사 관계자는 “마이크로니들은 차세대 의약품 중 하나로 세계 글로벌 제약사들이 연구개발 및 임상진행을 서두르고 있는 분야다”라며 “이니바이오도 이러한 흐름에 발 빠르게 움직여 자사 강점인 보툴리눔 톡신 기술과 레베다 마이크로니들 원천기술을 결합한 제품을 개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마이크로니들은 머리카락의 1/3 크기의 미세바늘이 각질을 뚫고 진피층으로 약물을 전달하는 경피 약물전달시스템이다. 통증은 줄이고 빠르게 약물을 전달할 수 있고, 보관 및 유통이 편리하다. 특히 피부에 부착할 수 있게 만들어진 패치형 마이크로니들은 주사보다 환자 적응력이 뛰어나고 통증, 외상, 감염 등의 부작용을 낮출 수 있어 자가 치료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이니바이오 관계자는 “마이크로니들의 장점을 활용한 패치형 보툴리눔 톡신은 기존보다 더 얇은 진피 혹은 진피와 근육 사이에 약물을 주입할 수 있게 된다. 자연스러운 주름개선 효과와 피부 톤 변화, 리프팅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어 미래 성장 가치가 매우 크다”고 강조했다.한편 이니바이오는 지난해 11월 DB투자증권을 상장 주관사로 선정했고, 올해 하반기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 SK바이오사이언스, 내년은 독감백신일까 노바백스일까
- [이데일리 송영두 기자] 지난 1분기 저조한 실적을 받아들였던 SK바이오사이언스가 2분기 실적 회복을 눈앞에 두고 있다. 품질검수 지연으로 해외 공급에 차질을 빚었던 노바백스 위탁생산 물량이 정상적으로 공급되고 있어서다. 하지만 코로나 엔데믹 상황으로 접어들었고, 노바백스 위탁생산 계약이 1년 단위로 이뤄지는 것으로 알려져 계약 연장 및 독감백신 사업 재개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14일 SK바이오사이언스에 따르면 미국에서 품질검수(QA) 지연 문제로 공급하지 못했던 노바백스 코로나19 백신 해외공급이 본격화되고 있다. 미국 유통사의 품질검수 문제가 해결됐기 때문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해 12월 23일 약 2045억원 규모의 코로나 백신 위탁생산 및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이후 올해 1월 수주물량이 증가해 총규모는 약 2331억원으로 증가했다. 해당 계약은 올해 12월 31일까지다.SK바이오사이언스는 1분기 매출 871억원, 영업이익 238억원을 기록했는데, 이는 전년동기 대비 각각 22.7%, 55.8% 감소한 수치다. 1분기 인식될 예정이던 노바백스 코로나 백신 위탁생산 물량 공급이 QA 이슈로 지연된 것이 원인이었다. SK바이오사이언스 관계자는 “노바백스 코로나 백신 미국 쪽 QA 이슈가 마무리되고, 2분기부터 정상적인 공급이 이뤄지고 있다”며 “2분기 실적은 1분기 실적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업계는 올해 총 수주금액인 2331억원이 SK바사 매출로 전액 인식될 가능성이 높고, 상황에 따라 증가도 가능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SK바이오사이언스 백신생산공장 ‘안동 L하우스’(사진=SK바이오사이언스)◇SK바사, 내년 독감백신 사업 복귀 전망 솔솔SK바이오사이언스는 국산 최초 코로나 백신 스카이코비원 상용화도 눈앞에 두고 있다. 지난 4월 29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품목허가를 신청했고, 식약처는 이번주 중 최종적으로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자체 코로나 백신 개발과 맞물려 독감백신 사업에 다시 참여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업계 관계자는 “업계 내부에서 SK바이오사이언스가 내년 독감사업을 재개할 것이 유력하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며 “자체 코로나 백신 상용화에 코로나 엔데믹으로 인한 백신 공급 과잉으로 독감백신 사업에 뛰어들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독감백신은 국가필수예방접종(NIP) 입찰이 핵심인데, 싼 가격과 대량 공급 여부가 가장 큰 영향을 끼친다”며 “SK바이오사이언스가 독감백신 사업을 재개한다면, 빠른 기간내 과거 독감백신 매출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SK바이오사이언스는 코로나19 백신 사업을 위해 지난 2년간 핵심 캐시카우 사업인 독감백신 사업을 중단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 지난 2020년 독감백신 스카이셀플루로 매출 638억원을 올리면서 시장점유율 31%로 1위를 차지했다. 2019년 시장점유율 19%에서 두 배 가까운 점유율 증가로 매출 상승세에 있었다. SK바이오사이언스 관계자는 “독감백신 사업 재개는 결정된 것이 없다. 내년 사업에 대한 플랜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면서 “향후 코로나 상황과 백신 공급 등 다양한 사안을 검토해 결정할 것”이라고 언급했다.◇노바백스 위탁생산 축소되나SK바이오사이언스가 내년 독감백신 사업에 나설 경우 노바백스 코로나 백신 생산라인을 독감백신 생산으로 메꿀 것이라는 게 업계 전망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가 지난 2년간 독감백신 사업을 중단한 이유는 아스트라제네카와 노바백스 코로나 백신 위탁생산으로 생산시설이 풀가동 되고 있어서다. 하지만 노바백스와의 코로나 백신 위탁생산 계약은 1년 단위로 이뤄지며, 연장에 대한 협의가 없으면 올해 12월 31일부로 종료된다. 코로나 백신 과잉 공급으로 노바백스 코로나 백신에 대한 사업성이 축소되고, 노바백스 백신 생산라인을 독감백신 생산으로 메꿀 것이라는 게 업계 전망이다.실제로 노바백스 코로나 백신은 올해 1분기 3100만 도즈를 글로벌 시장에 판매했지만, 이는 올해 판매 계획인 20억 도즈의 1.5% 정도에 불과한 규모다. mRNA 백신도 넘쳐나 개도국에 무상 공급되고 있을 정도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자체 코로나 백신 상용화도 유력한 가운데, 향후 시장성이 불확실한 노바백스 코로나 백신 위탁생산 사업을 계속 이어가진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스카이코비원이 상용화되면 노바백스 코로나 백신도 잠재적인 경쟁자라는 점도 영향을 끼칠 수도 있다”며 “코로나 엔데믹 상황에서의 독감백신 사업을 재개하고 자연스럽게 노바백스 사업을 정리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SK바이오사이언스 관계자는 “노바백스와의 계약은 1년 단위로 이뤄진다. 지난해의 경우 연말 정도에 계약이 이뤄졌다”며 “현재 생산라인들은 코로나 백신 생산에 활용되고 있다. 코로나 백신 수요가 줄어들면 생산 라인은 변경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노바백스 연장 계약에 대해서는 “ 현재로선 정해진 부분이 없고, 계약 물량을 생산하고 공급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 계열사 숫자만 41개...에이치엘비, M&A로 두 마리 토끼 잡았다
- [이데일리 송영두 기자] 에이치엘비가 기업 명운을 건 인수합병(M&A)을 여러차례 성공시키면서 종합 바이오 기업으로 발돋움하고 있다. 회사는 파이프라인 약점과 취약한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공격적인 M&A 전략을 구사했는데,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았다는 분석이다.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3월 31일 기준 에이치엘비 계열사는 총 41개사다. 에이치엘비, HLB생명과학(067630), HLB글로벌(003580), 에이치엘비제약, HLB(028300)사이언스, 에이치엘비테라퓨틱스, 노터스(278650) 등 상장사가 7개사고, 34개사는 비상장사다. 업계에서는 에이치엘비가 최근 몇 년동안 공격적인 M&A를 통해 신약개발 기업에서 종합 바이오 기업으로서의 조건을 갖춰나가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업계 관계자는 “리보세라닙 하나에 의존하던 에이치엘비가 적극적인 M&A를 통해 신약 파이프라인을 확대하고, 진단 등 의료기기 분야를 강화했다”며 “일각에서는 워낙 공격적인 M&A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도 있었다. 하지만 리보세라닙 임상 3상에서 가능성을 보였고, 종합 바이오 기업으로서의 구색을 갖춰 다양한 시너지가 예상된다”고 말했다.◇미국서 찾은 파이프라인 확대 전략에이치엘비의 M&A 전략은 크게 파이프라인 확대와 재무구조 개선으로 압축된다. 그 중에서도 에이치엘비는 리보세라닙에 의존도를 줄이고 리스크를 분산시키기 위해 신약개발 기업들의 인수를 추진했다. 엘레바, 이뮤노믹, 베리스모 M&A가 대표적인 사례다. 에이치엘비 관계자는 “그동안 파이프라인이 리보세라닙 뿐이라는 지적을 많이 받아왔다. 그래서 파이프라인 확대를 위해 차세대 신약개발 기업들을 중심으로 M&A를 추진했다”고 설명했다.엘레바는 리보세라닙 글로벌 판권을 보유한 곳으로 에이치엘비가 100% 자회사로 인수했다. 지난해 인수한 이뮤노믹은 세포치료제 및 세포치료백신을 개발하고 있고, 교모세포종 임상 2상이 마무리 단계에 있다. 지난 4월에는 CAR-T(키메라 항원 수용체 T세포) 치료제 개발사 베리스모 지분을 30% 취득해 최대주주로 올라섰다.특히 베리스모는 펜실베니아 대학에서 스핀오프 한 기업으로 세계 최초 CAR-T 치료제 킴리아(Kymriah)를 개발한 연구팀이 참여하고 있다. 세계 최초 T세포에 발현시킨 SynKIRTM 플랫폼을 갖고 있다. 현재 췌장암, 난소암, 유방암, 폐암 등 4개의 파이프라인을 개발 중이다. CAR-T 치료제의 경우 세포배양시설을 갖춰야 하는데 시설 구축비용이 너무 비싸 한국 기업들이 많이 힘들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베리스모는 CAR-T 치료제를 위한 세포배양시설을 갖추고 있고, CAR-T 관련 가장 큰 특허권을 확보하고 있기도 하다.에이치엘비 관계자는 “한국보다는 미국에서 큰 시장을 공략하는 회사 인수가 목표였고, 대학교와 연계된 기술력을 확보한 기업을 찾는데 주력했다. 엘레바와 이뮤노믹, 베리스모가 대표적인 기업이었다”며 “이들을 통해 다양한 파이프라인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파이프라인에 대한 약점을 지웠다고 판단한다”고 강조했다.에프에이 세종공장.(사진=에이치엘비)◇재무구조 개선, 에프에이·에임이 이끈다전략적 M&A로 에이치엘비는 재무구조 개선에도 성공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미 지난 1분기 전년동기 대비 큰폭의 성장을 했다. 매출액 655억원, 영업손실 65억으로 전년동기 대비 매출(약 76억원)은 761% 증가했고, 영업손실(약 188억원)은 65% 감소했다. 에이치엘비는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신약개발과 의료기기사업을 두 축으로 한 성장 전략 추진했고, 수익성 높은 의료기기 업체 인수에 심혈을 기울였다.특히 회사 측은 지난해 1019억원에 인수한 에프에이와 최근 HLB생명과학을 통해 979억원에 인수한 에임이 재무건전성에 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에프에이와 에임은 모두 체외진단의료기기 업체다. 에프에이는 지난해 매출 1298억원, 영업이익 469억원을 기록했고, 에임도 지난해 매출 1669억원, 당기순이익 342억원을 기록해 탄탄한 재무구조를 자랑한다.에이치엘비 관계자는 “재무구조 문제, 신약개발 지연 등에 대비해 의료기기 사업을 영위하고자 에임과 에프에이 M&A였다”며 “에프에이의 경우 작년에 1300억원에 가까운 매출을 올렸는데, 구체적인 숫자는 언급할 수 없지만 매출 증가가 굉장히 빠르다. 지난해 연매출 수준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한다”며 “에임도 작년에 비해 올해 엄청난 성장을 할 것으로 보인다. 작년 실적을 상회할 것으로 기대된다. 에이치엘비나 HLB생명과학 둘 다 상장 기업으로 재무건전성에 대한 이슈가 있었는데 해결이 되고 있다. 결국 에프에이와 에임의 M&A 전략이 잘 맞아떨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 아리바이오, 세계적 권위자와 치매치료제 美 3상 가속화
- 데이빗 그릴리 워싱턴의대 신경과 교수.(사진=아리바이오)[이데일리 송영두 기자] 아리바이오는 치매 임상의학 세계적 권위자인 데이빗 그릴리 워싱턴 의대 신경과 교수와 다중기전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AR1001’ 미국 임상3상을 본격화 한다고 14일 밝혔다. 아리바이오는 최근 미국 식품의약국(FDA)와 치매치료제 AR1001의 임상 2상 종료 미팅을 성공적으로 완료했다. 오는 7월 미국 FDA에 글로벌 3상 허가 신청과 함께 8월 완제의약품 제조 완료 및 12월 환자 투약을 계획하고 있다. AR1001은 뇌혈관을 확장해 혈류를 개선하고 신경세포의 사멸 억제, 장기기억 형성 단백질과 뇌세포 증식 단백질의 활성화, 뇌의 독성 단백질을 제거하는 등 다중 작용 기전의 경구용 치매 치료제다. 미국 임상 2상을 통해 치매 진행 억제와 인지기능 향상 효과가 성공적으로 입증됐다. 아리바이오 초청으로 첫 방한 활동을 갖는 데이빗 그릴리 교수는 현재 아리바이오가 최초의 경구용 치매 치료제로 개발 중인 AR1001 임상2상 · 3상 핵심 연구자다. 18일부터 23일까지 한국에 머물며 AR1001 연구진과 함께 임상 3상 미팅을 갖고 연구 설계와 규약(프로토콜) 등을 논의 한다. 또한 한국 신경과학회 교수 및 전문의와 알츠하이머 전문가 미팅을 열어 한국과 미국 치매 임상에 대한 토론, 글로벌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개발 현황, 미래 신약 전망 등 치매 치료제 개발에 대한 글로벌 정보를 공유할 예정이다. 연세대 대사성치매센터 등 치매 관련 한국 기관과 제약사 연구소도 방문할 계획이다.데이빗 그릴리(David Greeley)교수는 지금까지 치매 치료 및 예방과 관련한 60개의 주요 임상을 직접 수행해 온 대표적인 치매 임상의학자다. AR1001 임상 2상을 비롯, 바이오젠 아두카누맙 임상연구 전 과정에 참여했고, 릴리 도나네맙 초기 알츠하이머병에 대한 안전성, 내약성 및 효능 평가를 진행 중이다.그릴리 교수는 특히 지난해 11월 보스턴에서 열린 제 14차 알츠하이머병 임상시험 학회(CTAD)에서 AR1001 임상 2상 결과를 직접 발표해 주목을 받았다. 그릴리 교수는 “임상 2상에서 구강 투여 결과 AR1001은 상대적으로 안전하고 혈류, 뇌 장벽 투과성이 다른 치료제(PDE5억제제)에 비해 우수한 것으로 보인다” 며 ”뇌 혈류를 증가시키고 독성 단백질을 감소시키며, 신경 보호 효과 뿐만 아니라 잠재된 다른 효과도 기대된다”고 밝힌 바 있다.
- 3년 만에 바이오 재시동 건 코오롱, 신약-CDMO 투트랙 전략
- [이데일리 송영두 기자] 3년간 멈춰있던 코오롱(002020)의 바이오 시계가 다시 본격적으로 돌아갈 예정이다. 그룹 차원의 대규모 자금을 투입해 인보사 미국 임상 3상 외 후속 파이프라인 개발과 바이오 CDMO(위탁개발생산) 사업을 확대할 방침이다.8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코오롱그룹이 바이오 분야에 4500억원을 투자키로 했다. 이는 바이오 사업 본격화를 의미하는 것으로, 지난 2019년 인보사 사태 이후 멈춰있던 바이오 사업을 3년만에 다시 본격화하는 것이라는 게 업계 분석이다.코오롱그룹은 지난달 30일 주요 사장단이 참석한 원앤온리(One&Only) 위원회에서 미래성장동력 6개 분야에 총 4조원 규모를 투입키로 결정했다. 그룹 차원의 미래 투자 및 고용 전략을 통해 첨단소재분야, 친환경에너지분야와 함께 바이오를 미래성장동력으로 선택했다. 신약개발에 필요한 연구와 임상시험, 공정개발 등 설비투자에 5년간 4500억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이다.◇3년만의 바이오 재도전...왜?코오롱그룹의 이번 바이오 투자는 업계 내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코오롱그룹 내 바이오 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코오롱생명과학(102940)은 인보사 사태 후폭풍으로 이제까지 몸살을 앓아왔다. 미츠비시타나베 제약(약 5000억원), 먼디파마(약 6677억원)와 체결했던 기술수출 계약이 해지됐다. 미츠비시타나베 측과는 계약금 반환소송까지 갔으나 패소해 수령했던 계약금 250억원을 포함해 이자, 손해배상금, 소송비용 등 약 430억원을 지급했다.여기에 인보사 투약 환자들에 대한 장기추적조사까지 더해지면서 실적 악화로 이어졌고, 현금 유동성 확보를 위해 마곡 코오롱 원앤온리타워 토지 및 건물까지 코오롱인더스트리에 양도했다. 2019년 114명이던 R&D 연구인력도 2021년 84명으로 급감했고,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율도 12.2%에서 8.65%까지 떨어졌다. 인보사 사태가 회사 전반에 악영향을 끼쳤고, 코오롱생명과학 홍보조직도 해체됐다. 19년간 약 1100억원을 들여 개발해 연 매출 6조원을 목표로 하던 인보사가 악재로 되돌아오면서 바이오 사업 동력을 상실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이번 코오롱그룹의 투자에 대해 업계는 바이오 사업을 통해 다시 한번 도약이 가능하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보고 있다. 코오롱그룹 관계자도 “그룹 내에서 이번에 투자를 발표한 분야는 미래 핵심 먹거리 산업으로 선택한 것”이라며 “바이오 분야 역시 미래 성장 동력으로 5년간 대규모 투자를 통해 구체적인 모습을 갖출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대기업들의 바이오 진출이 가속화되고 유망 시장에 진출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며 “세포 문제가 있었긴 하지만 혁신신약을 개발해 본 경험에 대규모 투자가 이뤄지면 바이오 사업에서도 가능성이 있다고 회사 측에서 판단한 것 같다. 이번 투자 발표는 바이오 사업에 대한 의지를 피력한 것”이라고 언급했다.(사진=코오롱바이오텍)◇후속 파이프라인 발굴-CDMO 사업 투트랙코오롱그룹의 바이오 사업은 코오롱생명과학과 코오롱바이오텍을 중심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코오롱그룹 관계자는 “이번에 그룹이 발표한 바이오 투자는 큰 틀에서 5개년 계획으로 발표한 것이다. 구체적인 부분보다는 마스터 플랜 정도로 이해하면 될 것 같다”며 “인보사 미국 임상 3상과 기존 코오롱생명과학 파이프라인 개발을 구체화하고, 추후 파이프라인 추가 확보 등을 살펴볼 계획이다. 여기에 장기적으로 CDMO 사업을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할 것이다”라고 설명했다.코오롱생명과학은 인보사 미국 임상 3상 외 요천골 신경근병증 치료제 ‘KLS-2031’이 미국 임상 1/2a상을 승인받아 환자 투약을 완료한 상태다. 지난 2020년 2월 미국 식품의약국(FDA)로부터 패스트트랙으로 지정받은 바 있다. 또한 고형암 치료제로 개발 중인 KLS-3021은 미국 IND 신청 예정이다. 이들 파이프라인 임상이 본격화 되고, 향후 파이프라인 확대를 위한 후보물질 도입 등이 예상된다는 게 업계 평가다.특히 핵심 캐시카우던 인보사가 허가 취소된 후 코오롱생명과학은 새로운 매출 창출을 위해 2020년 12월 CDMO 기업 코오롱바이오텍을 물적분할 했다. 충주에 인보사를 생산하던 시설 포함 17000㎡ 규모의 대형 첨단바이오의약품 전용 공장을 갖추고 있다. 코오롱바이오텍은 당장 세포치료제 및 엑소좀 CDMO에 집중하고 있는 만큼 인보사 사태 이후 신뢰 회복과 공정개발 및 인력 충원 등이 이뤄져야 한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실제로 코오롱그룹은 이런 우려를 불식시키고 캐시카우 사업으로 만들기 위해 코오롱바이오텍 CDMO 사업 투자를 이미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최근 생산공정개발 연구직과 바이오의약품 CDMO 사업 서비스 및 마케팅 기획, 신규 고객 발굴 및 계약관리, CDMO 프로젝트 관리자 등 다양한 인력을 충원 중이다. 코오롱그룹 관계자는 “미래 신사업 투자 일환으로 코오롱바이오텍이 영위하고 있는 CDMO 사업 관련 설비 투자와 공정개발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 접지도 못하는 스푸트니크 백신 위탁사업...K바이오 '휘청'
- [이데일리 송영두 기자] 러시아 코로나19 백신 스푸트니크 위탁생산 사업에 나선 국내 바이오 기업들이 사면초가에 놓였다. 품질 이슈와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사업 재개가 불투명하지만, 사업 자체가 기업 명운을 쥐고 있어 쉽사리 사업 중단을 할 수도 없는 처지기 때문이다.2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국내 기업들이 러시아 코로나19 백신 ‘스푸트니크’ 위탁생산을 통해 수익을 내기 쉽지 않은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스푸트니크는 2020년 8월 러시아 정부로부터 세계 최초 코로나19 백신으로 허가받았다. 하지만 품질관리 미흡 등으로 미국과 유럽에서는 승인받지 못해 반쪽짜리 백신으로 전락했다.그런데도 국내 몇몇 바이오 기업들은 스푸트니크 위탁생산 사업에 뛰어들었다. 상당한 매출 확보를 자신했기 때문이다. 한국코러스는 종근당바이오(063160), 보령바이오파마, 큐라티스, 이수앱지스(086890), 바이넥스(053030), 제테마(216080) 등과 컨소시엄을 꾸렸다. 휴온스글로벌(084110)은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950210), 휴메딕스(200670), 보란파마 등과 컨소시엄 꾸려 사업에 참여했다. 이 중 사업 포기를 선언한 기업은 휴온스글로벌, 종근당바이오, 바이넥스, 휴메딕스 등이며 이수앱지스, 제테마 등도 컨소시엄 탈퇴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 백신센터.(사진=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백신과잉 공급에 전쟁까지...1600억 생산시설 공회전업계는 러시아 스푸트니크 위탁생산 사업은 지속 가능하지 못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위탁생산 업계 한 관계자는 “스푸트니크 사업은 힘들 것으로 본다. 우크라이나 전쟁 발생 이전부터 코로나19 사태가 엔데믹으로 전환되면서 백신이 남아도는 상황”이라며 “가장 선호도가 높은 mRNA 백신 마저 과잉 공급으로 개도국에 무상 지원이 되는 점들을 고려하면 스푸트니크가 공급되긴 어려운 상황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미국과 유럽에서는 품질관련 문제로 허가받지 못해 스푸트니크 공급은 어려운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백신 과잉 공급이라는 악재에 러시아발 우크라이나 전쟁은 스푸트니크 사업에 직격탄이란 분석이다. 스푸트니크 위탁생산 사업에 주도적으로 나섰던 기업 관계자는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러시아에 대한 국제사회의 경제제재가 이뤄지면서 스푸트니크 사업 자체가 올스톱되는 분위기다”라면서 “위탁생산을 해서 공급하더라도 러시아가 실질적으로 대금 지급을 못 할 가능성이 높다. 대금 지급을 하더라도 루블화로 하게될텐데 환차손을 떠안을 수 있어 스푸트니크 사업을 지속하기 어렵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강조했다.당초 증권업계에서는 이들 기업이 스푸트니크 위탁생산 사업으로 연간 1조원 규모 신규 매출을 발생시킬 것으로 전망했다. 때문에 위탁사업을 위한 투자금액도 상당하다.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그룹은 백신 위탁 사업을 위해 약 1600억원을 들여 충북 오송 바이오폴리스지구에 백신센터를 건설했다. 지난해 12월 완공된 해당 생산시설은 지상 6층, 연면적 1만342.88㎡, 총 생산규모 10만4000ℓ 규모를 자랑한다. 백신센터에서는 스푸트니크V 1차 접종용(아데노바이러스 26형) 백신을 연간 약 26억회분 생산이 가능하다.하지만 지금까지 백신센터를 통한 위탁생산 매출은 발생되지 않고 있다. 회사는 지난해 11월 엔소 헬스케어 디엠씨씨(UAE), 스테리스 피티이 엘티디와 약 1621억원 규모 스푸트니크 라이트 백신 위탁생산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그해 8월에는 약 162억원 규모 선수금까지 수령했다.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 관계자는 “위탁생산 계약에 따른 백신 생산규모와 공급여부는 고객사와의 비밀유지계약으로 밝히기 어렵다”며 “수령한 선수금은 재무제표상 유동부채로 계상돼 있고, 백신 납품 시 매출로 인식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사정은 한국코러스도 마찬가지다. 스푸트니크 위탁생산을 위해 춘천공장에 관련 시설투자가 이뤄졌다, 지난해 10월에는 500만회 분(100만병)을 초도생산했다. 백신생산 비용과 폐기비용까지 떠안을수도 있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한국코러스가 생산한 러시아 코로나 백신 스푸트니크.(사진=한국코러스)◇“사업 중단 없다”지만...내부적으로 고민 중공식적으로 한국코러스와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그룹은 스푸트니크 위탁생산 사업의 중단은 없다고 밝혔다. 한국코러스 관계자는 “스푸트니크 사업이 변수에 지연되고 있지만 우리가 할수 있는 방안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당장 사업을 중단하는 일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 관계자도 “현재까지 변동사항은 없다. 전쟁 및 엔데믹 등의 사정으로 사업에 약간의 속도 변화는 불가피하다. 고객사로부터 중차대한 사업 지연이나 중지 요구를 받은 적이 없다”며 사업 지속 의지를 피력했다.하지만 업계 내에서는 스푸트니크 위탁생산에 참여한 기업들이 난처한 상황에 몰려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한국코러스는 내부적으로 사업 중단에 대해 논의도 했던 것으로 알려진다. 위탁생산 참여 기업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사업 중단과 관련된 언급도 있었다. 고심 끝에 사업을 지속하기로 했지만, 스푸트니크 사업이 힘든 상황인 것은 맞다”고 말했다.또 다른 관계자는 “스푸트니크 위탁생산을 위해 대규모 시설투자까지 단행한 만큼 사업 중단을 선언하기에는 부담이 클 것이다.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의 경우 지난 3월 호주 백신개발 기업과 코로나 백신 공급 업무협약을 맺은 것도 이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며 “생산시설을 활용할 수 있는 대안이 마련돼야 스푸트니크 사업을 정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 [주목! e기술]아두헬름 사실상 실패...갈길 먼 알츠하이머 치료제
- [이데일리 송영두 기자] 바이오젠이 알츠하이머 치료제 ‘아두헬름’ 상용화를 사실상 포기했다. 5일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알츠하이머병 극복의 꿈, 이대로 좌초하나’ 리포트에 따르면 바이오젠은 지난 5월 3일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은 알츠하이머 치료제 아두헬름의 상용화 인프라를 최소하하고, 후속 약물 개발에 집중하겠다고 발표했다. 사실상 아두헬름 상용화를 포기한 것이라는 해석이다.바이오젠의 이같은 결정은 미국 공공의료보험 체계를 주관하는 보건복지부 산하 메디케어의 판정이 결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메디케이드 사무국(CMC)는 지난 4월 7일 아두헬름의 메디케어 적용에 대해 최종 판정을 내렸다.리포트는 메디케어는 65세 이상 고령자 대상 공공 의료보험체계로써 노인 환자가 대부분인 알츠하이머 치료제의 경우 메디케어 적용 여부가 성공 척도가 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CMC는 아드헬름 메디케어 적용대상을 모든 알츠하이머병 환자가 아닌, 임상시험 참가자로 제한한다고 결정했다.특히 이번 결정은 아드헬름 뿐만 아니라 아두헬름과 같은 ‘아밀로이드 가설’을 기반으로 개발된 다른 의약품에도 같은 기준이 적용된다. 하지만 같은 계열 약물이라도 FDA 신속승인이 아닌 정식 승인 절차를 거친 경우에는 모든 환자에 대한 메디케어 적용을 허가한다는 방침이다.또한 미국 민간 의료보험사 유나이티드헬스케어 등도 아두헱름 보험 적용을 임상시험 대상자로 제한한다는 CMC 방침에 따른다고 밝혔다. 바이오젠 입장에서는 또 다른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바이오젠이 개발한 알츠하이머 치료제 ‘아두헬름’.(사진=KOTRA))업계는 이번 CMC 결정에 우려를 나타냈다. 앤 화이트 릴리 뉴로사이언스 대표는 “FDA가 일단 승인한 의약품을 메디케어가 커버하지 않은 것은 이례적”이라며 “이러한 조치가 신약 개발 속도를 지연할 뿐만 아니라 제약사의 투자 의욕까지 위축시킬 수 있다”고 비판했다. 글로벌 제약사 일라이 릴리 자회사인 릴리 뉴로사이언스는 현재 안티 아밀로이드 계열 알츠하이머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어, CMC 결정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의료계에서는 아두헬름에 대해 크게 3가지의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첫째, 아두헬름의 효능이 과학적으로 충분히 검증되지 않았다는 것. 둘째, 임상시험 과정에서의 안전성 문제다. 임상 참가자 약 41%에서 뇌부종 또는 뇌출혈이 보고됐고, 다수의 환자가 두통, 어지럼증, 구토, 망상 등의 부작용을 호소했다. 셋째, 높은 비용 부담이다. 바이오젠은 최초 아두헬름 가격을 환자당 연간 5만6000달러(약 6000만원)으로 책정한 바 있다. 하지만 환자들의 저항에 부딪혀 절반 가격인 2만8000만 달러오 인하했다.문제는 피해가 고스란히 환자들에게 전가된다는 것이다. 아두헬름의 상용화 실패는 오랫동안 신약을 고대해왔던 알츠하이머 환자들에게 충격이다. 하지만 아직 낙담하기 이르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의견이라고 리포트는 소개했다.현재 알츠하이머 치료제 개발을 위해 143개 성분으로 172건의 임상시험이 진행되고 있다. 이중 임상 3상 단계가 47건으로 상당수아 2025년 이내 사용승인을 목표로 진행 중이다. 도날리 테라퓨틱스는 뇌 속 염증을 치료하는 방식을 연구 중이며, 알렉터는 면역체계 치료 방식으로 접근하고 있다. FDA 식약관을 지낸던 R박사는 코트라 워싱턴 무역관과의 인터부에서 “지난 10여년 동안 알츠하이머병 원인 규명과 치료 연구에 괄목할 만한 진전이 있었고, 다국적 대기업으로부터 신생 연구개발 기업까지 활발한 연구시도가 진행돼 과학계로 부터 많은 관심을 모으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