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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대적 달러 포지션 조정…환율, 장중 1325원으로 추가 하락[외환분석]
- [이데일리 이정윤 기자] 원·달러 환율이 추가 하락하며 장중 1320원대로 내려갔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가 기대에서 확신으로 바뀌고, 중동 휴전 협상이 진행되면서 달러 포지션에 대한 대대적인 조정이 일어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하반기 달러화 약세로 방향성이 잡히면서 환율 하단 탐색이 이뤄지고 있다. 사진=AFP◇약달러 심화+중동 휴전 논의20일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이날 환율은 오후 12시 12분 기준 전 거래일 종가(1334.0원, 오후 3시 30분 기준)보다 0.1원 내린 1333.9원에서 거래되고 있다.이날 환율은 역외 환율을 반영해 전 거래일 종가보다 2.2원 내린 1331.8원에 개장했다. 지난 15일 새벽 2시 마감가(1334.8원) 기준으로는 3.0원 하락했다. 이후 환율은 1330원대가 지지되는 듯했으나 오전 10시 무렵부터 추가 하락하기 시작해 10시 7분께 1325.2원까지 내려갔다. 이는 장중 저가 기준 지난 3월 21일(1321.9원) 이후 약 5개월 만에 최저다. 이후 환율은 소폭 반등하며 1330원선을 중심으로 등락하며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금융 시장 전반에서 연준이 9월부터 25bp(1bp=0.01%포인트) 점진적 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크다. 9월을 시작으로 연말까지 3차례 인하에 나설 것으로 베팅하고 있다. 페드워치에 따르면 9월 금리가 25bp 내려갈 확률은 76.0%를 반영하고 있다. 11월 금리가 현재보다 50bp 더 떨어질 확률은 60.1%, 12월 금리가 75bp 내려갈 확률은 44.1%를 기록 중이다.연준 내에서도 금리 인하에 대한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연준 내 대표적 매파(통화긴축 선호)인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위험의 균형이 바뀌었기 때문에 9월에 잠재적으로 금리를 인하할지에 대한 논의는 적절하다”고 말했다. 이에 달러화는 약세가 심화하며 7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달러인덱스는 19일(현지시간) 저녁 11시 12분 기준 101.94를 기록하고 있다. 전날 102에서 101로 하락한 것이자, 지난 1월 1일 이후 최저 수준이다. 아시아 통화는 강세를 지속하고 있다. 달러·엔 환율은 146엔대, 달러·위안 환율은 7.14위안대에서 거래되고 있다.간밤 뉴욕 증시 훈풍에 국내 증시도 상승세다. 외국인 투자자는 국내 증시에서 매수세로 돌아서며 환율 하락을 지지하고 있다. 외국인은 코스피 시장에서 900억원대, 코스닥 시장에서 300억원대를 사들이고 있다.이번주 급락하는 외환시장에 대해 전문가는 ‘대대적인 포지션 정리’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8월 초에 불거졌던 미국 경기 침체 우려,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 중동 전쟁 리스크 등이 완화되면서 연준의 차분한 금리 인하가 가시화됐다. 이 과정에서 달러화 자산에 대한 정리가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백석현 신한은행 연구원은 “장 초반에 삼성전자 분기배당으로 인해 달러 매수로 대응하는 움직임이 있었는데 그리 오래가지는 않았다”며 “8월 초에 시장 격변을 겪은 후에 환율이 상승하는 관성에서 벗어나서 주요 시장 참가자들이 포지션을 검토하고 전략을 리셋하는 과정에서 달러화가 하락하는 방향이 잡혔고, 계속해서 그 흐름을 이어가는 장”이라고 분석했다.중동 휴전 논의도 안전자산인 달러에 대한 선호를 낮추고 있다. 미국의 압박에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전쟁 휴전과 인질 석방 협상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1320원 안착 가능…민주당 전당대회 관심오후에도 환율은 하락세를 이어가면서 1320원대에 안착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주 잭슨홀 미팅, 한국은행 금리 결정 뿐만 아니라 미국 민주당 전당대회도 시장에 이벤트가 될 것이란 전망이다.백 연구원은 “잭슨홀이나 금통위보다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대규모 시위가 시장에 이벤트가 될 것”이라며 “시위를 주도하는 이들은 민주당의 전통적인 지지 기반이기 때문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들은 잡으려고 휴전을 압박하고 있다”고 강조했다.그는 “환율 하단은 1320원까지 열어놔야 할 것 같다. 다음달까지 달러화가 하락하는 흐름을 보일 것”이라며 “달러 매도 규모는 어제보단 크지 않지만 오후에 1320원대 안착도 가능하다”고 했다.
- 한·미 ‘비둘기 신호’ 찾기…환율 1300원 초반대 진입 초읽기[주간외환전망]
- [이데일리 이정윤 기자] 이번주 미국과 한국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움직임에 외환시장 참가자들의 관심이 모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에서는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과 잭슨홀 미팅, 한국에서는 기준금리 결정이 예정돼 있다. 이들 이벤트에 대해 외환시장에서는 대체로 비둘기적(통화완화 선호)으로 평가할 것으로 보이며, 연내 미국이나 한국의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며 원·달러 환율은 하락 압력이 우세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주 발표된 7월 미국 생산자물가지수(PPI)와 소비자물가지수(CPI), 소매판매 지표는 미국의 소비력이 여전히 견고하면서도 물가상승률은 둔화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며 경기 침체 공포를 불식시켰다. 이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9월에 점진적인 금리 인하를 할 것이란 기대를 높였고, 한 주간 환율은 종가(오후 3시반 기준) 기준으로 20원가량 떨어지며 1350원대에 안착했다. ◇잭슨홀과 9월 美금리 인하사진=AFP오는 23일(이하 현지시간)로 예정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이른바 ‘잭슨홀 연설’에 주목해야 한다. 파월 의장은 잭슨홀 심포지엄에서의 연설을 통해 금리 인하에 대한 신호를 줄 것으로 전망된다.이 행사는 통화정책 결정을 하는 7월과 9월 FOMC 중간 시점에 열리는 데다, 최근 금리 인하 가능성이 높아진 가운데 파월 의장의 미국 경제와 통화정책 전망에 대한 최신 평가를 확인할 수 있어 글로벌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이달 초 고용 지표가 부진한 모습을 보이자 시장참가자들 사이에서 연준이 긴축 정책을 너무 오랫동안 유지하고 있다는 우려와 함께 경기침체에 대응하기 위해 다음 달 금리를 공격적으로 0.5%포인트(빅 컷) 인하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이런 가운데 지난주 발표된 7월 소매 판매 호조 등 최근 지표들이 인플레이션이 실제로 하락하고 있지만 경제가 붕괴하지 않고 있다고 시사하는 등 고무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투자자들은 연준이 다음 달 금리를 0.25%포인트(베이비 스텝) 인하할 것으로 전망한다.잭슨홀 미팅이 9월 금리 인하 개시 기대감에 변화를 줄 가능성은 낮아 보이나, 결과를 확인하기 전까지 경계심리가 잔존해 환율 움직임을 제한할 수 있다. 예상외로 고용에 대한 우려를 언급하며 긴축 장기화를 시사할 경우 달러화는 다시 강세를 보이며 환율은 상승세로 돌아설 수 있다. 또한 잭슨홀 미팅 주제가 ‘통화정책 효과성과 전달에 대한 재평가’인 만큼, 해당 부분에서 거론된 정책 실행 아이디어가 향후 적용될 가능성도 상존하고 있다. 22일에는 7월 FOMC 의사록이 공개된다. 의사록에서 연준위원들의 연내 금리 인하에 대한 공감대가 어느정도 형성돼 있는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지난 7월 FOMC에서 성명서 문구 수정을 통해 노동시장의 둔화 징후에 좀더 관심이 높아진 것을 확인할 수 있었고, 연준 의장 발언도 비둘기적이었기 때문이다. 디스인플레이션에 대해 많은 위원들의 공감대가 형성됐다면 연내 금리 인하 폭 확대에 대한 기대도 높아질 수 있다. ◇금통위 ‘소수 의견’ 나올까사진=연합뉴스오는 22일엔 한국은행의 금융통화위원회가 예정돼 있다. 기준금리는 3.5%로 동결될 것으로 보이나, 최근 2분기 경제성장률이 예상보다 부진하게 나오고 연준의 금리 인하가 좀 더 가시화되고 있는 만큼 금리 인하에 대한 소수의견 등장도 가능해 보인다. 물론 인플레이션, 은행 대출 증가 등의 부담 요인은 잔존하나 환율의 급등세가 제한적인 상황에서 내수 중심으로 성장 모멘텀이 약화에 대한 우려 등을 고려할 때 한은 역시 통화 완화적인 신호를 보낼 것으로 예상한다. 이주원 대신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금통위에서 금리 인하 개시 가능성도 유입돼 있으나 미국보다 선제적인 인하 개시에 대해서는 상반기부터 시장도 어느정도 인지했다고 판단한다”며 “이에 실제로 금리 인하를 단행하더라도 관련한 환율 상승압력은 제한적일 것이고 오히려 금리를 동결할 경우 환율 하락 폭이 커질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찬희 신한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은 ”이번주 환율은 1300원 중후반대의 박스권 이어갈 것“이라며 ”단기적으로 위험선호 회복과 연동된 하방 압력이 유효하나 8월 금통위 회의를 앞둔 경계감이 하락 압력을 제어할 전망“이라고 밝혔다.사진=NH투자증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