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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요국 '금리 변경' 눈치게임…환율 1300원 중반대 고점 확인[주간외환전망]
- [이데일리 이정윤 기자] 이번주 원·달러 환율은 1300원 중반대에서 고점을 확인하는 시간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주에는 미국의 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인사들의 공개적인 발언이 금지되는 블랙아웃 기간인 만큼, 유럽과 일본의 통화정책 회의에 환율이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조기 금리인하 기대감 약화와 지정학적 리스크는 지속되며 이번주도 환율 상승 압력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한 주간 환율은 25.5원 상승했다. 미국의 3월 금리인하 기대가 50%대까지 떨어졌고, 중동을 비롯해 대만. 북한 등 세계 곳곳에서 지정학적 불안이 커졌다. 이로 인해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커지며 안전 자산인 달러 수요를 높였다. 이에 환율은 1310원대에서 3일 만에 장중 1346원까지 급등하며 약 두 달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ECB-BOJ 통화정책 회의사진=AFP이번주는 1월 FOMC를 앞두고 블랙아웃 기간에 돌입하는 만큼 연준 통화정책 이슈에 의한 환율 변동성 확대는 제한될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선 일본은행(BOJ)과 유럽중앙은행(ECB)의 금리 결정이 더욱 주목되는 바다.오는 25일 예정된 ECB 통화정책에서는 금리 동결과 함께 조기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를 낮추려는 움직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금리가 정점에 도달했다는 평가는 하겠지만, 인플레이션에 대한 경계감을 늦추기에는 아직 이른 만큼 금리 인하 시기는 예상보다 느릴 것이라는 입장을 보일 수 있다. 앞서 지난 17일(현지시간)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는 금리인하 시점에 대해 봄이 아니라 여름이 될 것이라는 신호를 보내기도 했다. 이번 회의에서 유럽의 조기 금리인하 기대를 낮춘다면 고금리 장기화에 유로화는 강세를 보이며 달러화 약세를 부추길 수 있다. 시장은 금리동결이 확실시되는 ECB 보다 전망이 엇갈리는 BOJ의 움직임에 주목할 것으로 보인다. 23일 통화정책회의에서 BOJ는 현 정책을 유지할 가능성 높다. 우에다 가즈오 총재가 강조하는 실질 임금이 아직 하락 국면에 위치해 있으며 물가 또한 둔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월초 발생한 지진의 영향 또한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따라서 2분기 임금 협상 전후로 정책전환 시점이 지연될 것으로 예상된다.외국계은행의 한 딜러는 “BOJ 정책 변경도 1월에서 오는 4월로 전망이 지연되면서 논(non)이벤트로 갈 가능성이 있다”면서 “달러·엔 환율이 다시 150엔대로 오를 수 있다”고 했다.◇한·미 경제성장률, PCE 물가 주목 사진=AFP25일에는 한국과 미국의 지난해 경제성장률이 발표된다. 지난해 4분기 및 연간 한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각각 전년대비 2.3%, 1.4% 수준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한국 경제는 에너지, 공공요금 등에 기인한 인플레이션에 구매력이 위축된 가운데 글로벌 긴축 기조 및 중국 경기 부진 여파에 수출 낙폭이 확대되는 등 대내외 여건이 녹록치 않았다. 다만 미국의 인프라 투자 확대, 글로벌 반도체 수급 불균형 완화 속에서 4분기 수출 회복이 본격화되면서 경기 반등을 시도했다. 미국의 지난해 4분기와 연간 GDP 성장률은 각각 1.8%, 2.4% 수준으로 예상된다. 미국 경제는 팬데믹발(發) 초과 저축과 이민 제한 등의 영향으로 견조한 소비와 고용을 유지하며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금리 쇼크 등의 하방 압력을 막아낼 수 있었다. 특히 3분기 대규모 국채 발행은 동기간 성장률을 4.9%까지 끌어올렸다. 26일 발표되는 미국의 12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 지수는 점진적 하락이 예상된다. PCE 물가와 근원 PCE 물가는 각각 전년대비 2.6%, 3.0%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는 연준의 금리인하를 지지하는 요인이다. ◇이번주 환율 1350~1360원 고점 탐색 시장 전문가들은 이번주 환율도 상승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주 상승 레인지를 넘어 1350~1360원대까지 고점을 높일 수도 있을 것으로 봤다. 외국계은행의 한 딜러는 “10년물 미 국채 금리가 위로 10bp(1bp=0.01%포인트) 남은 정도여서 이번주 금리 고점을 확인하면서 환율도 1340~1350원대까지 고점을 탐색할 듯 하다”고 말했다.국내은행의 한 딜러는 “BOJ 통화정책 결정은 시장에 큰 영향을 주지 못할 것 같고, 미국 4분기 GDP를 유심히 볼 필요가 있다”며 “이번주 환율도 상승 압력이 커 1320~1345원 레인지에서 움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정용택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연준 금리인하 기대 약화, 지정학적 리스크 등 연초 원화 약세를 부추기는 요인들이 쉽게 해소되기 어려울 것”이라며 “우리나라가 하반기보다 상반기 외환수급이 어려워지는 계절성을 가지고 있다는 점도 고려하면 환율은 상반기 중 1300~1380원 이상 선에서 움직일 듯 하다”고 내다봤다. 사진=NH투자증권
- 美금리·지정학적 리스크에… 원화, 날개없는 추락
- [이데일리 이정윤 기자] 지난해 1200원대로 떨어졌던 원·달러 환율이 해가 바뀜과 동시에 거침없이 상승하면서 1340원대까지 몸집을 키웠다. 원화는 달러 대비 4% 이상 급락하며 주요국 중에서도 하락 폭이 두드러졌다.미국의 금리인하 시기를 두고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고 중동, 대만, 북한 등 지정학적 리스크에 위험회피 심리가 커지며 원화가 속절없이 추락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단기적으로 해소되기 어려운 문제인 만큼 원화 약세는 한동안 더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동시다발 지정학 리스크·금리인하 시기 불확실성18일 마켓포인트 등에 따르면 원화는 이달 들어 17일까지 달러화 대비 4.2% 가량 급락했다. 16개 주요국 통화와 비교하면 일본 엔화(-4.6%) 다음으로 낙폭이 가장 컸다. 미국의 조기 금리인하 기대감이 사그라들면서 달러인덱스가 올해 들어 2% 정도 하락한 것보다도 원화 가치가 훨씬 더 크게 떨어진 것이다. 원화 다음으로 많이 떨어진 통화는 호주 달러화(-3.8%), 남아프리카공화국 란드화(3.7%), 뉴질랜드 달러화(3.1%), 튀르키예 리라화(-2.5%), 캐나다 달러(-2.0%) 순이었다. 원화와 동조성이 높은 중국 위안화는 1.3% 하락에 그쳤다. 한국 뿐만 아니라 주요국 대부분의 통화 가치가 하락했다. 이는 미국의 연내 금리인하 시기가 불확실해진 것에 기인한다. 지난해 만해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올해 3월부터 금리인하를 시작할 것이란 기대감이 커졌다. 하지만 미국 경제 지표가 여전히 강하게 나타나고 연준 내에서도 매파(통화긴축 선호) 목소리가 나오면서 시장의 기대감이 잦아들며 달러화 가치가 반등했고, 이는 한국을 비롯한 신흥국 통화의 선호도를 낮췄다. 또한 전세계적으로 지정학적 리스크까지 가세했다.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커지며 위험자산인 원화는 약세가 불가피해졌다. 예멘 관련 중동의 지정학적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고, 대만 총통 선거 관련한 미국과 중국의 갈등 우려도 있다. 여기에 국내에선 북한의 포격 등 도발이 이어지고 있는 것도 원화에 부담이다.아울러 국내에선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 불안, 홍콩H지수 연계 주가연계증권(ELS) 손실, 반도체 업황 회복 기대 약화 등 추가 악재들이 더해진 상황이다. 국내 금융과 산업 불안은 외국인 투자자들의 자금 이탈을 키우며 원화 약세 압력으로 작용한다. ◇단기간 리스크 해소 무리…환율 상단 1350~1360원외환시장 전문가들은 현재 원화 약세를 키우는 요인들이 단기간에 해소되긴 어려울 것으로 보고, 당분간 환율이 추가 상승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박수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연초 이후 북한 도발이 지속되고 한국 총선이 4월에 예정돼 있기에 한반도 지정학적 리스크는 당장에 해소되기는 어렵다”면서 “1분기 환율 상단을 1330원에서 1360원으로 상향조정 한다”고 밝혔다.다만 박 연구원은 “최근 환율이 빠르게 상승했고, 지난해 1345원 내외에서 한국은행이 외환시장 개입에 나섰다는 점을 감안하면 향후 상승 속도는 둔화될 것”이라고 했다.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1분기 중 환율은 1300원 내외에서 등락을 보일 것”이라며 “연준의 금리인하 시기를 두고 의견이 분분한 상황인 만큼 3월 금리인하 전망에 대한 시장 기대치가 낮아지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환율이 1350원을 넘어설 가능성은 낮아 보이지만 동시에 단기적으로 환율이 추세적인 하락세로 전환하기도 힘든 국면”이라며 “당분간 1300~1350원대 등락 장세가 유지될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