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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금센터 “내년 세계경제 둔화…美 피봇·연착륙 기대”
- [이데일리 이정윤 기자] 국제금융센터는 2024년 세계경제가 올해보다 둔화하는 가운데 미국 경제가 연착륙하며 피봇(통화정책 전환) 기대감이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국금센터는 30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2024년 세계경제·국제금융시장 전망 및 주요 이슈’ 설명회를 개최해 “세계경제는 성장 둔화와 완만한 디스인플레이션(물가 상승 둔화)을 보이면서 주요국들이 통화정책 피봇을 모색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올해 세계경제는 예상보다 양호한 흐름을 보였으나 물가 하락세가 더디게 이뤄지면서 ‘고금리 장기화’ 기조를 보였다. 이에 주가와 금리, 달러는 상승세를 나타냈다.이용재 국금센터 원장은 내년 키워드로 ‘피봇’을 제시하며 “내년 세계경제는 2.7% 성장에 그치며 올해 3.1%보다 성장세가 둔화되겠지만 회복도 모색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내년 전망치는 2009년과 2022년 위기 국면을 제외하면 2001년 2.5% 성장세를 나타낸 이후 최저 수준이다. 국금센터는 내년 세계경제는 통화긴축에 따른 금융비용 증가와 대출여건 악화, 재정지출 축소, 서비스 수요 약화 등으로 선진국을 중심으로 성장세가 둔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선진국의 견조한 노동시장 및 가계와 기업의 양호한 재무여건 등을 고려할 때 급격한 성장세 둔화 가능성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했다. 내년 세계 물가는 디스인플레이션이 지속되면서 주요국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내년에 2%대에 진입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지정학적 불안, 임금 상승 등으로 불확실성도 상존한다. 주요국 별 경제 전망을 살펴보면 미국과 유럽은 1.2%, 0.4%로 침체는 아니지만 과거 추세보다 낮은 성장을 나타낼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은 잠재성장률(0.5%)보다 높은 0.9%, 중국은 1990년 이후 처음으로 4%대 중속 성장이 예상된다.국금센터는 내년 ‘미국 경제의 연착륙 여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봤다. 통화 긴축에 따른 성장 모멘텀 둔화가 예상되지만 견고한 노동시장과 디스인플레이션 진행 등을 고려할 때 미국 경제의 연착륙 전망이 우세하다. 이에 따라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피봇 기대감이 커지며 주가 상승, 금리 하락, 달러 약세 흐름이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이 원장은 “현재 고용, 생산, 신용 지표와 미국 경제가 연착륙할 것이라는 전제하에 향후 전망을 감안하면 하반기에는 연준이 피봇을 단행할 가능성이 우세하다”고 말했다. 세계주가는 양호한 기업 펀더멘탈과 연준의 피봇 기대에 힘입어 상승할 것으로 보이며, 국내 증시는 반도체 사이클 반등이 기대되고 있다. 다만 밸류에이션 부담, 신용 이벤트 촉발 가능성 등이 상승 폭을 제한할 가능성도 있다. 금리는 연준의 금리인상 사이클 종료 기대로 하락 가능성이 높다. 다만 연준의 물가목표 달성 확인에 시간이 필요하고, 재정건전성 및 국채발행 이슈 등을 고려할 때 큰 폭의 금리하락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환율은 강달러 기조를 장기화시켰던 요인들이 약화되면서 달러화가 약세로 전환될 것으로 관측된다. 하지만 연준의 통화정책 전환 지연, 유로존의 경기침체, 일본 통화긴축 지연 등 환율 변동성을 확대시킬 수 있는 요인들도 상존하고 있다.아울러 국금센터는 내년 금융시장에 영향줄 주요 이슈로 △연준의 불확실한 피봇 시기, △부동산발(發) 중국 리스크, △글로벌 부채위험 점증, △전쟁과 미국 대선, △기후변화 리스크 등을 꼽았다.
- 환율, 연 고점에서 80원 급락…"1280원대가 바닥, 추가 하락 제한"
- [이데일리 이정윤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내년 상반기에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시장의 기대가 확산하면서 원·달러 환율이 1300원대에서 빠르게 1200원 후반대로 주저 앉았다. 그러나 1280원대에서 지지력을 보이면서 환율의 추가 하락이 제한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 “환율 1280원 밑으로 빠지기 어려워”출처=서울외국환중개29일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이날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1293.7원)보다 4.1원 내린 1289.6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지난 21일 이후 6거래일 만에 다시 1280원대로 내려간 것이다. 이날 환율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위원의 비둘기(통화 완화) 발언에 내년 상반기 금리인하 기대감이 커지면서 국채 금리 하락, 달러화 약세에 하락 압력을 받았다. 개장 직후 환율은 1286.1원까지 내리기도 했다. 그러나 환율이 1280원대 수준에서 더 아래로 밀릴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환율은 지난 달 4일 장중 1363.5원으로 연 고점을 찍은 후 한 달 만에 1200원대에 진입하는 등 빠르게 급락했다. 지난 21일 장중 1284.0원까지 밀리며 연 고점 대비 무려 79.5원이나 급락했다. 환율은 다시 반등하며 1300원 안팎을 오가는 등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현재 환율이 연말 저점 수준에 가까워졌다는 진단을 내놨다. 문정희 KB국민은행 연구원은 “내부 모형으로 추정해보면 올 12월 평균 환율은 1280원으로 추정된다”며, 다음 달 환율 레인지를 1260~1310원으로 제시했다. 그는 “다음 달 미국 고용, 물가 지표와 더불어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시장 예상에 부합하느냐가 중요하다”며 “위험선호가 지속된다면 1260원까지 내려갈 수 있지만, 고용이 여전히 견조하다면 1300원 초반대까지 오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그러면서 “물가는 낮아질 것 같고 소비 심리도 크게 나쁘지 않은데 고용이 견조해서 경기가 크게 하강할 정도는 아니다”라며 “이에 미 국채 금리와 달러화 하방이 강하지 않을 것으로 보여 환율이 1250원까지 내려갈 것 같지는 않다”고 덧붙였다.시장에서는 내년 5월 연준이 금리 인하를 단행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이날 장 마감 기준 연준이 내년 5월까지 연준이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은 73.8%에 달했다. 이런 기대가 현실화 될 경우 내년 초 달러 약세 커질 것이란 전망이다. 12월 FOMC에서는 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미국 고용과 물가 지표는 더욱 중요해졌다. 지난 10월에 이어 11월에도 뜨거운 고용 시장이 냉각하고 물가가 연준의 목표치인 2%에 가까워진다면 금리인하 시점이 빨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서정훈 하나은행 연구원은 “12월 FOMC와 물가, 고용 지표를 감안해보면 물가는 하락하고 고용도 냉각될 것으로 본다”며 “미국 경제가 연착륙 분위기로 가면서 원래 연말 환율 하단을 1310~1320원으로 봤는데, 11월 FOMC 이후로 국제유가와 고용이 하락하면서 하단을 1270~1280원으로 내렸다”고 말했다.오창섭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1300원을 고점으로 환율은 당분간 완만한 하락세를 보일 것”이라며 “단기 바닥은 1270원으로 연말까지는 1200원대를 나타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연준 내에서 금리인하 발언도 나오고 있지만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이에 제동을 거는 스타일”이라며 “12월 FOMC가 환율 변곡점이 될 것으로 보고, FOMC 이전까지는 환율 하향 안정화 흐름을 예상한다”고 했다.◇ 美는 성장 둔화·금리 인하 기대에 ‘强달러’ 제약사진=AFP내년 미국과 비(非)미국간 경제 상황이 달라지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 올해는 미국이 나홀로 성장하며 달러화는 강세를 보였다. 하지만 미국 경제가 4분기 들어 위축되자 내년엔 경기가 둔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반면 비미국은 경기 바닥을 통과하며 반등이 기대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올해 잠재성장률이 처음으로 2% 하회했지만, 내년엔 성장세를 나타낼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9월까지 발표된 우리나라 경상수지는 5개월 연속 흑자를 이어가며 경제 청신호를 나타냈다. 반도체 등 IT업종을 중심으로 완만한 수출 회복이 기대되고 있다. 다만 최근 중국 정부가 부동산 기업 지원에 나서면서 위안화가 강세를 보이고 있지만, 중국 경기둔화 우려는 상존하고 있어 위안화 약세에 원화도 동조화되며 환율의 추가 하락이 제약될 수 있다. 또 일본은행(BOJ) 통화정책 전환도 눈여겨봐야 한다. BOJ는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유지하며 엔화 약세로 경기 부양을 꾀하고 있다. 하지만 내년 상반기 중 마이너스 금리를 해제할 것이란 전망이 커지고 있어 엔화 강세 가능성도 고려해야 할 전망이다. 이에 환율은 내년 연준의 금리 인하와 더불어 서서히 1200원대로 안착하는 흐름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서 연구원은 “내년 미국 물가가 2%대에 도달하고 고용 지표까지 냉각되면 연준은 금리를 내리고 싶어할 것”이라며 “2분기 환율은 추가 하락해 내년 연간으로 보면 1200원대로 진입하는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